어쩌다 멍 때리면서 눈의 초점을 흐리다보면 눈앞에 웬 벌레 같기도 하고 먼지 같기도 한 투명한 형태의 모양들이 둥둥 떠다니는 것을 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시야를 돌리면 따라서 움직이고 수시로 모양도 바꾸며 눈을 깜박이면 잠시 사라지는 듯 했다가 다시 두둥! 하고 시야에 나타나는 놈들...마치 우주유영을 하는 듯 느리게 위아래 또는 좌우로 움직이는 놈들의 정체가 그동안 궁금하시진 않으셨나요?
눈앞에 이런게 막 아른거림...
저는 처음에는 이놈들이 눈의 각막에 존재하는 미세한 박테리아나 세균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아니면 각막에 내려앉은 먼지가 아닐까 여겼던 적도 있었고요. 하지만 알고 봤더니 이놈들의 정체는 박테리아도 먼지도 아니었습니다. 오늘은 이놈들의 정체를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일단 과학적으로 이들에게 붙여진 이름은 muscae volitantes라고 합니다. 라틴어로 "날아다니는 파리들"이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이들이 존재하는 곳은 눈의 표면이 아니라 안구 안쪽입니다. 우리의 안구는 축구공처럼 속이 텅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유리체라고 하는 투명하고 혈관이 없으며 마치 젤리 같은 형태의 물질로 차 있다고 합니다.
눈의 구조...(vitreous body = 유리체)...
이 친구들은 아주 작은 물질로서 이렇게 유리체 속을 떠다니는데 우리의 안구로 들어온 빛이 이들을 통과하게 되면 안구 뒤쪽의 망막에 그림자를 지게 합니다. 그렇게 망막에 그림자가 지게 됨으로써 우리가 이들을 투명하고 희미하게 인식하게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보이는 것이라고 함...
이들이 움직이고 모양도 바꾸기 때문에 마치 살아있는 놈들인 것처럼 착각할 수도 있는데 이들의 실제 정체는 작은 조직 조각들, 또는 적혈구들이거나 단백질 덩어리들이라고 하네요. 이들이 이렇게 유리체 속에 둥둥 떠다니기 때문에 우리가 눈을 움직일 때마다 이들도 같이 안구 안쪽에서 따라서 흔들리게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다가 우리가 안구를 고정시키면 이들은 좌우로 유동하듯 부드럽게 움직이게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muscae volitantes들은 평상시에는 잘 인식되지 않으며 우리가 굳이 보려고 마음을 먹고 초점을 인위적으로 조정했을 때에만 보이게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파란 하늘이나 온 세상에 하얗게 눈에 덮인 것처럼 밝은 색의 배경을 놓고서 보게 될 때 더 잘 보이게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평소에는 우리의 뇌가 이들을 무시하도록 프로그램 되어있다고 하네요.
이걸 몰랐을 때는 제가 심한 근시이기 때문에 일상생활은 불편하지만 반대급부로 이렇게 각막에 있는 박테리아나 세균을 볼 수 있구나 하는 이상한 자부심(?) 같은 것에 빠졌던 적도 있었는데 알고 봤더니 누구나 다 경험하는 특별할 것 없는 현상이었습니다.
자, 지금 잠깐 시간을 내서 muscae volitantes 좀 보고 오시죠.
무서운 놈들인줄 알았는데 알고 봤더니 이런 놈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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