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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5/10 06:46:35
Name OrBef
Subject [일반] 컨트리 뮤직을 들어봅시다.
경고: 저는 음알못입니다. 누가 누굴 표절했는지 이런 걸 스스로 판단한 능력이 전무하기 때문에 진짜 창조적 예술품과 키치를 구별하지 못하죠. 따라서 이 글은 소개해드리는 음악의 퀄리티는 전혀 보장하지 못합니다.

부탁: 사실 전 컨트리 뮤직 잘 모릅니다. 원래 음악에 대해서 관심이 많던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죠. 근데도 유달리 컨트리 음악이 주변에서 들리면 그건 귀에 좀 꽂히곤 했었는데, 텍사스 정착하고 나니까 이 장르 음악을 들을 일이 확 많아졌고, 그러다 보니 좀 듣게 된 것뿐입니다. 그러니까 컨트리 뮤직 전문가 있으시면 좋은 댓글 많이 달아주세요.

1. Justin Moore - Point at you


컨트리 음악은 우리나라 트로트나 포크송 마냥, 가사가 매우 알기 쉽습니다. 사랑, 가족, 자유, 술 등등등 일상 대화에 흔하게 나오는 소재들로 가사를 뽑죠. 컨트리 음악 하면서 뭔가 형이상학적인 가사를 쓰면.... '뭐지 이 놈은?' 이라는 반응을 얻을 것 같습니다.

Justin Moore 는 현재 활동 중인 젊은 컨트리 가수입니다. 남부 테네시에 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Point at you 는 모던 컨트리라고 보면 될 것 같은데, 가사를 보죠. 맨날 싸움질하는 좀 껄렁한 남자가 여자한테 반해서 '내가 좀 사나운 사람인데, 너만 보면 정신을 못 차리겠어. 너 보면 순해지는 듯요.' 뭐 이런 겁니다. 뮤직 비디오를 봐도 비슷하죠. 비디오에 나오는 주인공 (이 가수입니다) 밤마다 자동차 경주하고 낮에는 싸움하고 (근데 맨날 같은 사람하고 경주하고 싸움하는 거 보면, 둘이 이미 싸우다가 정든 사이인 듯) 하여튼 마을의 골칫덩어리죠. 근데 이 남자한테 잘 해주는 여자 친구가 (근데 뮤직 비디오 속의 여자분은 가사에 나오는 착한 여자 수준이 아니라, 거의 보살 급인 듯.... 근데 무기 투척술은 신기에 달했고 주먹도 상당합니다. 미국 남부에서 이상형으로 치는 여자의 스테레오 타잎이죠. 남부인들은 공부만 잘하고 머리 복잡하고 이런 사람 싫어합니다.) 하나 있어서 남자가 여자한테 불러주는 노래입니다.

2. Little Texas - What might have been

위는 신나는 음악이죠. 하지만 컨트리 음악이 꼭 신나는 음악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슬픈 음악을 좋아하는 관계로, 컨트리 음악도 슬픈 계열을 좀 많이 듣는 편이고요. 다음 곡은 리틀 텍사스라는 밴드에서 대충 20년 전에 발표한 곡입니다.


리틀 텍사스는 현재 활동은 테네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언더 시절에는 텍사스의 알링턴에서 활동했었습니다. 알링턴은 저의 집에서 4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곳이라, 이웃이라 할 수 있지요! 뭐 멤버가 많이 바뀌고 해서 지금은 초기 멤버들이 별로 남아있진 않습니다.

What might have been 은, 가수가 옛사랑을 추억하는 노래입니다. 대충 내용이, '분명히 우리가 같이 지냈던 시절이 서로에게 가장 빛나는 시절이었던 것은 맞지. 왜 우리가 헤어졌을까. 아마 영원히 알 수 없을 거야. 하지만 우린 헤어졌고, 이젠 서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겠지.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저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이런 생각은 더 이상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거야. 우린 이제 서로 작별 인사를 해야 해' 이런 거죠. 누구나 이런 사랑 한 번쯤은 있잖아요? (전 없습니다만 흑흑)

근데 이 음악은 뮤직 비디오가 참 잘 나왔어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요양원에서 지내는 할아버지를 손자와 증손자가 찾아왔죠. 근데 증손자가 '증조할아버지~ 제가 이런 사진을 할아버지 상자에서 찾았는데, 이 분 누구예요?' 라고 말을 꺼내죠. 그 사진에는 젊었던 시절의 주인공과 어떤 젊은 여자가 있습니다. 그걸 보고 손자가 '와, 아름다운 분이네요. 근데 우리 할머니는 아니네요?' 라고 말을 합니다. 그래서 시작되는 할아버지의 추억담이 뮤직 비디오의 내용입니다. 2차대전 직전에 만나서 사랑에 빠졌다가, 남자는 전쟁에 나가게 되고, 뭐 흔한 얘기에요. 하지만 아름답습니다. 우린 어차피 모든 것을 손에 넣는 인생을 살 수는 없어요. 하지만 인생에서 재미있는 것은, 못 이룬 것들 역시 추억이 된다는 점 아닌가 합니다.

3. Kevin Fowler - Hall Yeah, I like beer!


사랑 얘기도 좋지만, 컨트리 음악의 또 하나의 특징은 뭔지 모르게 느슨하고 여유 있는 분위기죠. 컨트리 가수 중에서는 술 얘기 나오면 정신 못 차리는 양반들이 많습니다.

케빈 파울러는 맥주를 주제로 곡을 여러 번 썼는데, 그중에서 '맥주, 낚시, 그리고 사냥' ('beer bait and ammo') 이라는 곡이 특히 유명합니다. 하지만 이 곡은 남부의 깃발이 가사에 나오는 관계로 개인적으로는 그저 그래요. 대신 '으하하하하 난 맥주가 좋아' 라는 곡을 소개합니다. 

가사를 보면, 혼자 술 마시는 여자한테 들이대 보려고, 자기는 맥주 한 병을 들고 여자한테는 칵테일을 한 잔 주려고 여자의 테이블로 갑니다. 그랬더니 여자가 칵테일을 슬쩍 보더니 피식 썩소를 짓고, 대신 맥주를 낚아채면서 '고마워 형제' 라고 하죠. 그 순간 여자한테 확 반해버리면서 '그래 바로 이거야 우리는 맥주를 마셔야 해! 맥주를 마시는 동안에는 행복하지 않을 수가 없어!' 라고 하는 노래입니다. 뮤직 비디오는 그런 거 없고, 그냥 케빈 파울러의 친구들이 술 마시는 영상 컴필레이션입니다. 저 중에는 텍사스 지역 가수/미술가 등등이 많이 나온다는데, 전 지식이 짧아서 누가 누군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컨트리 뮤직 좋은 거 훨씬 더 많은데, 글 하나 읽으면서 뮤비를 몇십 분씩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니 여기서 마칩니다. 님들아 컨트리 뮤직 좋다능. 그렇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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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10 07:46
수정 아이콘
컨트리 하면 예전 CCR이나 SRV정도 밖에 몰랐는데 이렇게 들어보니 좋네요
저는 3번 음악이 친숙하기도 하고 귀에도 잘들어 옵니다
16/05/10 08:31
수정 아이콘
사실 저도 3번이 가장 컨트리다운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런 노래는 뭐 언제 어떤 상황에서 들어도 좋죠.
16/05/10 08:01
수정 아이콘
미국 사람들은 텍사스 출신이면 진짜 컨트리 많이 듣긴 하는 모양이던데 옆에서 얻어들으면 신나고 좋던 기억이 나네요
아침에 좋은 곡 듣고 갑니다
16/05/10 08:33
수정 아이콘
텍사스는 술집 같은 곳에서 컨트리를 워낙 많이 틀어주니까요. 라디오도 컨트리 음악 채널 하나, '텍사스 풍 컨트리 음악 채널' 하나가 따로 있지요.
샤르미에티미
16/05/10 09:03
수정 아이콘
컨트리 음악을 즐겨 듣는 편은 아니지만 John Denver의 Take Me Home, Country Roads 는 있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컨트리인지 록인지 모르겠지만 본 조비 로스트 하이웨이 앨범 곡들도 많이 들었습니다. 남는 건 Livin On A Prayer 인데
이게 컨트리 음악인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또 GTA 때문에 루이지애나 우먼, 미시시피 맨이라는 음악도 많이 들었네요.

여담으로 아마 한국 사람들은 혁오 밴드 & 정형돈의 멋진 헛간을 제일 많이 들어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16/05/10 09:14
수정 아이콘
Take Me Home, Country Roads 는 전설까진 아니지만 레전드는 되지요. 본 조비 음악이 컨트리 계열로 분류할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말씀듣고 보니까 그게 또 그렇네요...??? 신기합니다!
16/05/10 12:18
수정 아이콘
컨트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존 본조비의 영건스2 앨범이 그나마 좀 컨트리적인 요소가 좀 보이긴 합니다.
영원한초보
16/05/10 09:20
수정 아이콘
요즘은 컨트리하고 멀어지긴 했지만 테일러 스위프트 기대했는데...
한국 트로트처럼 미국도 컨트리 음악 아니더라도 많은 음악에 컨트리 정서가 깔리더군요
샘 스미스같은 경우도 그런 느낌 들고요
16/05/10 09:28
수정 아이콘
테일러 스위프트 You belong with me 이거 진짜 좋아했었는데!!!!

흑흑 아쉽습니다.
Neanderthal
16/05/10 09:20
수정 아이콘
컨트리...소시적 친해질래야 절대 친해질 수 없었던 장르의 음악...죄송합니다...저는 텍사스에 가더라도 레이디 가가와 린킨파크, 데쓰 캡 포 큐티, 그리고 샘 스미스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16/05/10 09:29
수정 아이콘
하지만 텍사스에 오셔서 킹 사이즈 바베큐 좀 드시고 로데오 좀 보시고 미칠듯한 햇볓과 빨간 먼지에 휩싸여서 일주일만 지나고 나면 님도 이미 컨트리 팬.
16/05/10 09:33
수정 아이콘
https://www.youtube.com/watch?v=y5zCaRaJ-kE
이런 노래는 어떤가요?
16/05/10 09:38
수정 아이콘
아니 이렇게 아름다운 노래도 있군요. 전 처음 들어보는데, 우와 진짜 멜로디와 가사 모두 심장 떨리네요.

질문에 답하자면, 컨트리로 분류해도 무리 없는 노래같습니다만, 정통 컨트리라기보다는 컨트리 뽕을 맞은 포크송(?? 둘이 뭐가 다른데?) 같은 느낌입니다. 하여튼 진짜 좋은 곡이네요. 감사합니다!
16/05/10 10:23
수정 아이콘
Darius Rucker가 Hootie & the blowfish라는 Rock 밴드 보컬이었고, 큰 반응을 얻지 못했지만 R&B로 솔로 음반도 냈고, 지금은 컨트리 활동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정통 컨트리 느낌은 아닌 것 같긴 하네요.그래도 빌보드 컨트리 차트에서 1위도 하는 것 같더라구요.
저도 컨트리 음악을 원래 좋아하던 게 아니고 Darius Rucker 노래만 들어봤는데 어떨까 해서 추천해봤습니다.
최유형
16/05/10 09:35
수정 아이콘
저는 미란다 램버트나 캐리 언더우드, 케이시 머스그레이브스랑 매디&태 종종 듣습니다.
16/05/10 09:38
수정 아이콘
캐리 언더우드 저도 좋아합니다!
비수꽂는 남자
16/05/10 11:00
수정 아이콘
전 sugarland를 즐겨 듣습니다.
stuck like glue는 전주부터 자동으로 박수를 치게 되는.. stay같이 차분한 것도 좋고요.
위엣분이 말씀한 darius rucker도 대부분 좋아합니다.
가장 히트한 곡이 wagon wheel 이죠?
16/05/10 11:12
수정 아이콘
제대로 찾아보진 않았지만 Wagon Wheel이 가장 히트한 게 맞는 것 같네요.
16/05/10 11:12
수정 아이콘
Stay 진짜 명곡이죠. 이거 과장 안 보태고 백 번은 들은 것 같습니다.
세이야
16/05/10 11:09
수정 아이콘
딕시 칙스, 캐리 언더우드, 샤니아 트웨인, 페이스 힐
요렇게 네 컨트리 가수를 참 좋아했었어요~

어쩌다보니 다 여가수네요
가장자리
16/05/10 11:36
수정 아이콘
컨트리 하면 저의 뮤즈인 노라 존스도 빠질 수 없죠.
한때는 컨트리가 한국에서 미국 음악의 대표선수격이었던 때도 있었죠.
말씀하신 존 덴버라던가, 케니 로져스, 에밀루 해리스, 카펜터즈 등등...
아스미타
16/05/10 15:06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로 치면 뽕짝 같은 개념인가요?
가장자리
16/05/10 15:45
수정 아이콘
네, 아마 그렇겁니다.
16/05/10 22:41
수정 아이콘
바로 그렇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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