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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4/26 12:59:20
Name 분리수거
Subject [일반] 밴드 이름의 무게

Preoccupations 라는 밴드가 있습니다. 

이들은 2012년 캐나다에서 조직된 포스트펑크 밴드로 작년 초 [Viet Cong]이란 앨범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으며 데뷔했습니다. 여러 웹진으로부터 Joy Division이나 This Heat같은 선배 포스트펑크 밴드들의 향수를 진하게 풍기는 훌륭한 앨범이라는 평가를 받았죠.

하지만 문제는 전혀 다른 곳에서 발생합니다. 사실 이 밴드의 원래 이름은 Viet Cong, 베트콩이었습니다.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베트콩이라고 밴드명을 지은 계기에 대해
"녀석 베이스 튕기는게 마치 총쏘는거 같은데? 베트남 모자(Ricd Paddy Hat)만 쓰면 딱 베트콩이겠어" 란 밴드 드러머의 말을 듣고 밴드명으로 좋아보여서 바로 택했다고 합니다. 

그 후 이들은 베트콩이란 이름을 쓰지 말아달라는 협박성 메일을 매 공연마다 받았고, 이들의 밴드네임의 무신경함을 지탄하는 기사가 몇몇 웹진에 실리기도 했습니다. 캐나다의 백인밴드가 어떻게 '베트콩'이란 이름을 아무렇지도 않게 가져다 붙일 수 있느냐, 베트남을 탈출해 미국에 살고있는 수많은 베트남인들의 역사를 인식하지 못하는가? 가 이들을 비판하는 주요 논지였고, 결국 지난 4월 16일 밴드 명을 Preoccupations 라고 바꾼다는 성명서를 발표했죠.

이 이야기에 대해서는 만감이 교차합니다. 새 밴드명이 참 별로구나 라는 가벼운 인상부터, 이 비판이야 말로 베트콩을 피해 미국으로 빠져나왔다는, 베트남전을 간단한 선악구도로 치환하는 얄팍한 미국인들의 비판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요. 당장 위에서도 언급됐던 Joy Division도 사실 독일의 성노예들을 가둬놓던 기관의 별칭이었다는걸 생각해보면 그들이 언제는 그렇게 철저했었는지 씁쓸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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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조나무
16/04/26 13:08
수정 아이콘
헐 그런 일이 있었군요. 몇 년전에 Viet Cong 노래를 들은 기억이 있는데 이름이 바뀐건 몰랐네요. 최근에 알게된 노래중에 리버럴들의 위선을 비판한 Love me, I'm a Liberal이라는 노래가 갑자기 생각나네요. 개인적인 느낌으론 미국 리버럴들의 위선이 최근에는 PC함에 대한 논란으로 전이되는 양상인데 참 보이는 곳,관심있는 곳에서의 PC함이라는 얄팍함에 대해서 저 역시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드네요.
분리수거
16/04/26 21:45
수정 아이콘
전 비교적 pc함을 지향하긴 하지만 실제로 이렇게 돌아가는걸 보면 주장에 있어 더 신중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사실 저 가디언지와의 인터뷰가 너무 건방졌던게 결정적인것 같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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