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알못이 쓰는 정치글 – 민주당편 : 배신자에게 죽어 묻힐 무덤자리는 없다.

  안녕하세요. PGR분들. 오랜만에 뵙습니다. 늘 건강하시죠. 저는 그놈의 건강을 지키지 못해 한동안 고생하다 최근들어 겨우 수습하고 밥벌이를 하는 중입니다. 다만 몸은 수습을 했는데 마음은 도저히 수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혼란하다 못해 엉망진창인 정치권 상황 때문입니다. 최근 일어난 일들만 보면 정말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무능을 넘어 그냥 무의 상태에 돌입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말할 것도 없고;;; 야권의 친노패권주의, 문재인 책임론, 안철수 탈당, 호남홀대론, 호남을 위핸 신당창당!?, 어제는 아예 문재인 당대표가 정동영 전장관을 만나 감자나 먹었다는 황당한 상황까지?!!

  최근에는 야권종말론의 예언이 시작 되는거 아니냐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스믈스믈 나오고 있는 지경입니다. 너무 어지럽습니다. 저만 그리 생각하는게 아닐텐데요... 그래서 다가오는 총선시즌 전까지 몇가지 써보고 PGR분들과 의견을 나누고 싶습니다.  

  길기만 하고 별 영양가 없는 변변치 못한 글이라 미리 사과 드립니다.

- 조금이나마 글을 가볍게 하기 위해 인물에 대한 존칭을 글에서 생략합니다.
-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긴 이름 대신 민주당이라고 통칭합니다. - 김민석씨 죄송해요;;;

* 민주당 그들은 왜 항상 지는가

  수만은 탈당과 합당 그리고 당명변경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 제1야당. 지금은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뭔가 잡탕같은 긴 이름을 지니고 있는 이 정당은 항상 지탄의 대상입니다. 맨날 지기 때문이죠. 물론 그들에게 변명거리가 없는건 아닙니다. 지역기반은 2배이상 차이나지, 메이져 언론은 불공정 정도가 아니라 편파적으로 치우쳤지 그렇다고 나머지 언론이 우호적인것도 아니고;;;;,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기타등등.

  분명 체급 자체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매번 지는게 오로지 그런 이유일까요. 민주당을 지탄받는게 오로지 그런 이유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체급이 떨어지고 경기룰이 불공평한 것을 넘어.. 그들은 뭔가 이상합니다. 자신의 가진 역량을 제대로 내보이지 못하고 집니다. 그걸 반복적으로 보는 국민들은 한심해 합니다. 왜 그들은 제1야당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도 이런 지경에 이르렀을까요.

1. 거인의 그림자

  정치에 대한 정의가 개개인마다 다르고 때문에 정치인에 대한 평가가 모두 다르겠지만,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래에 최고의 역량을 가진 정치인이라면 김대중을 꼽을 수 있다 자신합니다. 거두절미하게 반공과 지역감정의 아성이 살아있는 90년대에, 빨갱이의 수괴라는 낙인이 찍힌 호남출신 민주당 후보로 대권을 쟁취하고 다음 정권까지 이양시켰습니다. 21세기에 사는 지금 그게 믿어지십니까.

  혹자는 이회창 아들의 병풍과, IMF, 이인제의 트롤링이라는 운빨로 대통령이 되었다고 말합니다만, 대부분의 야권인사들은 그런 기회조차 살리지 못한다는점, 또한 그가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정권을 잡고도 국정운영에 성공하여 IMF를 극복하고, 다음정권에 정권이양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그를 평가 절하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거인조차 해결하지 못했던 어떤 문제가 시작되게 됩니다.

2. 거버넌스(Governance)의 부재 – 정체성의 부재

  “민주당에는 거버넌스가 없다.” 유시민 전장관이 팟케스트 방송에서 한 말입니다. 당 내에 주인의식은 없고, 모두가 자신은 비주류라고 생각하고, 덕분에 당내 최대세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난 비주류라고 생각하고, 주류라면 하지못할 행동을 거리낌없이 한다는 것이죠. 민주당의 고질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러다면 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 전 정체성의 부재 때문이라고 봅니다.

  1990년 김영삼의 삼당합당은 김대중과 그의 후신세력인 야권에 엄청난 타격을 입혔습니다. 호남 vs 영남이라는 고질적인 지역감정의 탄생과 함께 야권의 잠재력을 집권세력에 못미치게 제한하는데 성공합니다. 삼당합당 이후 야권의 성적표는 6번의 대선에서 2번, 7번의 총선에서 1번의 승리... 답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직접적인 타격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삼당합당이 김대중과 그의 후신들에게 정체성을 빼앗아 버렸다는데 있겠습니다.

  어떤 집단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 나와 상대를 구분하고 싸울 전선을 형성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 신념 또는 이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정체성은 현 민주당에는 없습니다. 과거 군부독재세력과 싸우던 시절에는 있었습니다. ‘민주주의’ 하지만 삼당합당 이후 이 정체성은 사라졌습니다.

  과거 이승만이 친일파와 연합하여 첫 단추를 엉망으로 끼웠다면 김영삼은 군부독제세력과 연합하여 2번째 단추를 엉망으로 만드는데 성공합니다. 민주 60년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민주당에는 변변한 정체성이 없습니다. 정체성을 강제 박탈당한 이후 정체성을 만들 시간과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건 단시일에 어떤 누군가가 만들어 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물론 반론도 있겠죠. 김대중은 김종필, 박태준과 연합 안했냐... 하지만 일의 순서는 정확히 따져야죠. 김대중이 그들과 연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낸 김영삼의 삼당합당과 동일하다는건 너무 편파적이네요. 하기야 어떤 양반들은 요즘 민주당이 뺄셈의 정치를 한다면서 이걸 김대중의 포용력이라고 포장하기도 하더군요.

3. 1인 카리스마

  물론 김대중은 이런 정체성의 문제를 안고서도 민주당을 이끌고 대권을 쟁취하는데 성공합니다. 자신이 가진 정치적 경력과 역량을 통해서 말이죠. 하지만 그건 김대중이라는 희대의 정치인만이 가능했던 것이고 그 후신들이 그것을 흉내 내는 것은 불가능 했습니다. 또한 이런 1인의 카리스마는 민주당을 유지하는데 까지는 가능했으나, 정당이 시대에 발 맞추어 발전하는 것 까지는 불가능한 구조가 되어 버렸습니다. - 이건 나중에 후술하도록 합니다.

  철저하게 김대중에 의해 기획되고 그 기획에 아주 한 부분만 가신 1명 1명에게 분할하여 실시되는. 일에 참여하는 가신들조차 그의 의중을 알 수 없고 나중에 그 가신들이 한 일을 모두 합쳐야 김대중의 의도를 파악 할 수 있는 뭔가 민주주의 정당구조라고는 믿기 어려운 구조. 그걸 김어준은 박지원과의 인터뷰 기사에서 이렇게 후술합니다. ‘마치 점조직과 같다.’

  어찌되었든 이런 구조는 김대중 이후 민주당내 고질적인 계파싸움의 요인이 됩니다. 김대중이 자신 이후 주류세력을 남기는데 실패하거든요. 이런 고만고만한 계파싸움으로 풍비박살이 나야 했을 민주당은 또 한 인물의 등장으로 수명이 좀 더 연장됩니다.

4.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저에게 있어 애증의 존재. 뒷배가 있는것도 아니고, 뭔가 우어어!! 할만한 성과가 있었던것도 아닌 별거 없는 사람이었지만 강렬할 만한 승부근성, 직설적이면서도 감성적인 호소력, 그리고 같은 공감대를 가지고 있었던 열성적인 지지자를 무기로 그는 많은 역경을 뛰어넘어 대권을 성취합니다. 문제는 거기서 딱 멈춰 버렸다는 사실.

  공천권의 김대중과 돈줄의 권노갑이 사라진 이후 노무현은 대권획득 후 민주당을 접수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는 난 구시대의 막내가 아니라 새시대의 큰형이 되겠다는 망상과 함께 당내 일에 선을 그어버리는 치명적인 실수를 해버립니다. 당을 단합시킬 정체성이 없는 민주당에서 김대중의 역할을 이어받아야 했던 인물이 책임방기. 정작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민주당내 갈등의 핵심이 되어 버리는데 말입니다.

  노무현은 구시대 권위 타파를 자신의 소명으로 말했고 그걸 실행하려고 노력했습니다만.. 노무현 당선 당시의 대한민국 정치판이 그렇게 말랑말랑한 생각으로 돌아갈 수 있을만큼 만만한 곳이 아니라는게 문제의 시발점 이였습니다. 과거 대선정국 당시의 트롤짓을 명분으로 민주당을 재편해야 했음에도 그는 민주당내 일에서 한발 물러나 선을 그었고 그것은 김대중 이후 민주당내 계파싸움의 연장전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5. 배신자에게 죽어 묻힐 무덤자리는 없다 – 열린우리당 창당

  열린우리당의 탄생. 이걸 과연 노무현의 의도였다고 하기는 의문스러우나, 결과적으로 노무현이라는 인물이 이 문제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버렸습니다. 전 노무현의 최악의 실책이 열린우리당 창당으로 봅니다. 구정물에 손을 담그더라도 민주당을 휘어잡을 생각은 왜 못했던 것일까요. 하기야 정대철의 구속된거 보면 애초에 그럴 사람은 아니겠지요. 너무 순진했습니다. 정대철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정치 그따위로 하지 마세요.”

  열린우리당을 창당하여 기존민주당 세력과 선긋기를 하신 분들은 천.신.정이라고 불리는 분들이죠. 아!! 그중 천정배, 정동영은 현재 친노패권주의 척결을 부르짖으며 새정치를 추구하고 계시죠. 그 당시와 비판의 대상이 달라지기만 했을 뿐 행동방식은 변하는게 없네요.

  열린우리당의 창당으로 기존 민주당에 대한 장악력을 상실, 또 열린우리당에 대한 장악력을 상실하여 말 그대로 콩가루를 만드는 것을 두는 뜨고 보기만 했다는 것은 노무현의 치명적인 실수였고, 노무현은 그 대가를 톡톡히 치루게 됩니다. 집권 중 탄핵이라는 핵폭탄과 참여정부 이후 세력구성의 실패가 그것입니다. 그 후 노무현은 그 죄과를 죽음으로 돌려받게 됩니다.

  노무현의 집권기동안 있었던 민주당내 분열은 모든 구성원들의 뿌리깊은 불신감을 탄생시켰습니다. 그리고 당내 정체성이 없는 정당에서는 치명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에 민주당내 일어나는 내분과 갈등 그리고 안철수의 때늦은 바람몰이는 이런 문제에서 야기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6. 배신자에게 죽어 묻힐 무덤자리는 없다 – 나는 반노다

  자신은 비노 또는 반노라며 부득불 주장하시는 분들의 이력을 살펴보시면 참 재미있습니다. 참여정부 장관, 열린우리당 당대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탄핵정국 당시 탄생한 탄돌이 등등등등. 개인 이력에 참여정부 시절 방구 좀 뀐 내력이 나옴에도 스스로를 반노를 지칭하고 참여정부 시절의 부채에 대해 선긋기를 해대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 물론 그 이유는 있습니다.

  그들에게 노무현은 타고다닌 말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노무현이라는 인물의 경력이 그들을 누를만큼 대단한 것도 아니고, 대통령이 된 이후 그 힘으로 그들을 휘어잡지도 못했습니다. 나중에 그들이 뻔뻔스럽게도 반노를 부르짖으며 노무현과 참여정부에 선긋기를 실행할 수 있었던 것을 보면 그들의 사고방식이 어떤 수준인지를 알수 있죠. 잠깐 얻어타던 말이니 그 말이 싼 똥은 내가 치울게 아님!! ;;;; 그게 지들끼리는 통할지 몰라도 대다수 국민여론에 통할 리가 있나;;;;

  훗날 이런 반노라고 부르짓는 분들은 서거국면에서 노무현의 장례식에 숟가락 꽃는 블랙코메디를 연출하게 되고 현재 안철수라는 새로운 말이 등장한 이후에는 또다시 친노 패권주의 척결을 부르짖으며 민주당 내 새로운 전선을 구축하려고 합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정말 너무 짧게 반복되네요.

7. 배신자에게 죽어 묻힐 무덤자리는 없다 – 노무현의 유산 1#

  노무현이라는 인물이 만들어낸, 자신들 역시 노무현이라는 간판 뒤에서 만들어낸 부채를 조금도 책임질 생각이 없으셨던 분들은 과감하게 새로운 당을 창당합니다. 일일이 세기도 귀찮을 만큼의 이산집합을 통해 과거 구태로 몬 분들과 대통합민주신당을 창당하죠. 결과적으로는 열린우리당 아니 그냥 옛날 민주당과 동일합니다. 물론 이런 귀찮은 행동을 했던 이유는 단 하나 노무현을 지우겠다는 꼼수였습니다. 물론 이건 얕은 술수가 국민들에게 먹힐리는 없었고,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로 당당하게 나갔던 정동영 후보는 대한민국 정치 역사에 길이남을 대패를 당하게 됩니다. (제 평생 지는걸 예상하고 찍은 선거는 이때가 처음입니다.)

  노무현에 대한 책임론 그리고 뉴타운바람으로 돌풍을 일으킨 주류세력은 그야말로 총선에서 대승을 거두게 되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개헌까지 시도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게 됩니다. 이런 막강한 힘으로 그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편성된 경기장을 더욱더 유리하게 편성하죠. 뭐 이건 민주당 성토글에서 중요한건 아니고, 그 후 주류세력은 좌충수를 두게 되는데 노무현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었습니다.

  노무현에 대한 표적수사. 뭐.. 노무현이 지은 죄가 있으니 걸리는거 아니냐 라고 할수도 있겠습니다만, 대한민국의 정치수준을 고려할 때, 전임 대통령을 포토라인에 세우는 것은 권력자의 재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죠. 이건 정치적 보복이고 아예 단도리질 치겠다는 선언과 같습니다. 물론 여기서 민주당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쉴드는 바라지도 않겠습니다만 공격이라도 하지 말아야지;;;; 자당 전임 대통령이라고는 인정하지 않겠다 라는 선언을 참 거창하게들 하셨더랬습니다. 그러던 중 정국을 뒤흔드는 사건이 터지게 됩니다.

  노무현이라는 인물은 꽤나 단점이 있는 사람이지만 그 강렬한 승부사 기질로 모든 단점을 덮어 버리는 사람이었습니다. 대선정국에서도 탄핵정국에서도, 그리고 그 마지막 순간 까지도 말입니다. 노무현 서거 이후 정국은 혼란에 싸이게 되고 민주당은 블랙코메디를 찍게 됩니다.

8. 배신자에게 죽어 묻힐 무덤자리는 없다 – 노무현의 유산 2#

  친노는 폐족이라는 자조석인 한탄을 하던 안희정의 말처럼 그동안 노무현이라는 이름 석자를 지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민주당에서 노무현 서거국면은 분명 상당한 호기이면서 한계를 야기하게 됩니다. 과거에는 부채가 더 많아보여 유산상속을 거부한 자식이 이제와 자산이 더 많아보여 계승하겠다는 꼴이니...

  개인적으로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것이 1번째 잘못이라면 열린우리당을 해산한 것이 2번째 잘못이라고 봅니다. 모든 일에 공과가 있기 마련이고 그 공과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질수 있어야 국민들에게 신뢰를 요구할수 있겠습니다. 참여정부때 많은 실책이 있다 하더라도 자신들의 대통령이면 자신들이 몸담았던 정당이면 그걸 받아들여 심판받고 잘못을 분석하여 기존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고 좀 더 발전된 방향으로 나가는 아주 기본적인 행동 조차 못하는 민주당. 그들이 대선에서 패배하고 현재 걷잡을수 없을 만큼의 내홍에 휩싸인 것은 이런 기본조차 지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노무현의 유산을 부채라고 거부했던 분들이 이제와 자본이 더 많아 보이니 이어받겠다는 것. 기존의 유산에서 조금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그냥저냥 유산만 축내는 아들이 되버린. 그 결과로 노무현에서 더 발전된 인물이 아닌 노무현의 마이너카피였던 문재인이라는 후보가 대선에 나왔고 그는 결국 마이너 카피인 박근혜에게 패배하게 됩니다.

  당시 서거국면에서 대선까지의 상황에서 제 기억에 남는 인물은 유시민입니다. 아... 왜 국민참여당이라는 되도 않는 정당을 새웠을까.. 그는 언젠가 말하더군요. 노무현 서거 이후 그것을 애달파하는 국민의 여론이 자신에게 잠시 머물렀을 뿐이고 자신은 언젠가 자신이 받은 이것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줘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글쎄요... 노무현의 정치적 적자는 바로 본인이 아니었던가... 당시 그에게는 노무현의 유산을 계승하여 그 유산의 힘으로 민주당을 변화시킬수 있는 책무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는 그것을 거부하고, 지방선거에서 김문수에게 꺾이면서 사그러들게 됩니다. 그리고 문재인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지금까지 힘겨워 하고 있습니다만. 뭐.. 이제 정치에서 은퇴하신 분이니 남은 여생 잘 살길 바랍니다.

  요즘 민주당내 일어나고 있는 친노패권주의 척결의 구호는 그런점에서 저에게 참으로 쓴웃음을 지어주고 있습니다. 노무현 서거당시에는 숟가락 꽃기 바쁜 양반들이 이제는 친노패권주의를 청산하고 끝내야 한다나 뭐라나.. 안철수를 간판으로 친노를 제외한 모든 야권세력을 통합하여 정권교체를 이루에야 한다고 주장들 하는데... 거참.. 김영삼의 말이 떠오르는군요. ‘정치는 생물이다’

9. 부실한 당내구조

  기울어진 경기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것만이 민주당이 새누리당에게 번번히 박살이 나는 것을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울어진 경기장만큼 새누리당이 국정운영을 정말 못하거든요. 결국 실력부족이라는 것인데, 그 실력부족의 원인을 개인적으로 정당구조가 매우 부실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어떤 기업이든 단체든 파벌은 없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파벌이 단체 자체를 뒤흔들고 망하게 하는 경우는 극히 드믑니다. 결국 내 식구고 내 집이라는 서로 공동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그딴거 없죠. 과거 김대중이라는 인물의 1인 카리스마에 운영하던 집단이었습니다. 그가 붕괴된 후 노무현은 그 역할을 거부했고 지금은 그 노무현 만한 인물조차 없으니 늘 싸움의 연속입니다. 이런 곳에서 어떤게 가능할까요. 민주당 당대표가 수도없이 갈려나가는 이유는 이런 문제에서 기인합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정당구조 차이는 비대위 운영방식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당내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에 대한 분석과 당내 조직에 의해 해결책을 만들어 냅니다. 그 후 비대위에 전권을 부여하여 일관되고 통일된 행동을 실행하죠. 그리고 위기를 극복해 냅니다. 민주당 비대위는... 문제가 발생합니다만, 그에 대한 분석과 대책이 없습니다. 애초에 당내기구가 발동하지를 않아요. 비대위는 각 계파간 싸움을 중재시키고 일단 봉합하자로 진행합니다. 그리고 다음에 싸울 날을 잡아두고 전당대회에서 싸웁니다. 그리고 또 위기상황이 오면 당대표는 물러나고 또 비대위는 봉합하고... 무한반복을 하죠. 결국 문제점은 늘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이게 무슨 비대위야...

  기업이나 종류를 구분할거 없이 조직체계는 동일합니다. 최고기구에서 절차에 맞춰 결정되면 일단 따라야 합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그딴거 없죠. 당내기구에서 합법적 절차로 통과해도 내 마음에 안들면 어깃장 놉니다.

  최근 손혜원씨를 보면 당내 문제점을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손혜원씨는 마케팅 부분의 전설적인 인물로 비록 이런저런 구설수에 있다고 한들, 민주당에서 감히 영입할 엄두도 못 낼 외부인사죠. 근데 손혜원씨 불러와 뭐했나요. 그나마 야심차게 준비한 민주 60년 기념행사를 김영삼 사진이 앞에 김대중 사진이 뒤에 왔다고 쌩 난리를 쳐댔죠. 근데 이게 손혜원씨 한명의 문제점이 아닙니다. 그동안 민주당에서 영입했던 외부인사들 모두가 공통되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것도 안 시킬 거면 왜 불렀어요?” 외부인사를 아무리 불러온들 그들을 써먹을 조직적인 구조가 전혀 되어 있지를 않으니 그냥 얼굴마담에서 끝입니다.

  새누리당에서는 외부인사를 영입하더라도 보조하는 세력은 정치판에서 닳고 닳은 당직자들입니다. 외부인사가 의견을 내면 그걸 당내에 적용하기 위해서 당직자들 그리고 당내기구가 움직입니다. 근데 민주당은 외부인사가 주가 됩니다. 기존 당내기구나 당직자들은 안움직여요. 물론 시민운동 출신들이 이건 기업구조형 집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역시 한목 단단히 거들고 있구요. 박원순 서울시장이 다른 시민운동가 출신과 다르게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다른 것 보다 박원순 본인이 이런 조직운영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데 있습니다.

10. 마치면서..

  지금의 민주당은 반등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든지 있었습니다. 이명박근혜정부는 국정운영을 정말 못했고 이제 그 대가가 언론통제, 여론몰이로는 가리기 힘들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반등하기 어렵습니다. 왜? 최소한의 기본조자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떨어지는 감조차 받아먹을 여력이 없습니다. 정말 한심하고 또 한심합니다. 만약 당내 체계가 새누리당의 절반만이라도 갖추어 졌다면, 박근혜 정부의 실책에 대한 반등이 가능했을 것이고 민주 60년 기념행사를 통해 자당의 역할을 홍보할 수 있었고, 최근 네트워크정당으로의 변화라는 이슈로 또 여론몰이가 가능했을 겁니다. 물론 이건 당내 내분에 있으나 마나한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만.

민주당은 늘 배신의 연속 이였고 또 이제 다시한번 역사를 반복하려 합니다. 최근 일어나는 야권내분은 어떤 간악한 패권세력이 없어지면 해결되는 그런 말랑말랑한 것이 아닙니다. 옛날부터 늘 반복되던 일입니다.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그냥 임시봉합에 그쳤기 때문에 반복되는 것 뿐이죠. 만약 패권주의를 없에고자 한다면 본인들이 나서서 과거에 미뤄왔던 책임을 온몸으로 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제발 최소한의 룰은은 지키세요. 당 의결기구에서 적법한 절차로 통과된 안은 제발 따르란 말입니다. 되도 않는 패권주의 운운하지 말고.

  옛날 뭣도 모르던 시절처럼 정권교체와 같은 과한 기대는 하지 않겠습니다. 제발... 개헌선 까지 만이라도 살아남기를 간절하게 바랍니다.

ps. 문재인 대표님 정동영 전장관을 만나고 뒷통수 얻어맞는 것과 같은 헛짓거리는 이제 그만하셨음 합니다. 당신을 지지하고 당신이 하고자 하는 혁신안을 존중합니다. 당신은 혁신을 하겠다는 대의아래 봉합의 길을 거부했습니다. 이제와 헛짓거리 하셔서 저의 지지를 부끄럽게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ps2. 다음에 쓸 글은 진보정당이나 안철수 전대표에 대한 글을 고려중인데 아마 안철수 전대표에 대한 글이 될거 같네요.

ps3. 글이 너무 길어져 혁신안에 대한 내용이 빠지다 보니 혹시 제가 제왕적 총제 체제를 선호한다는 오해를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절대 아닙니다. 전 민주적인 정당체계를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입니다. 다만 노무현과 참여정부 시절에는 너무 빨랐고 (새누리      
       당에서 그나마 민주적인 체계가 갖추어 진 것은 이회창 전총재의 나가리 이후죠;;; 물론 지금은 다시 박근혜 대통령 사당화가 완료됬지만.)
     너무 당내 문제에 두손 두발 다 놓아 버렸다는데 그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결국 옛날 고질적인 문제 재탕이죠.
      굳이 따지면 지금 새정치민주연합내 논란의 혁신안은 노무현 대통령 재임기 참여정부 시절 시행되었어야 하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