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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2/11 02:33:58
Name OrBef
Subject [일반] [영어 동영상] 켄 로빈슨, "공교육은 창의력을 파괴하는가?"
저는 개인적으로 건강한 공교육 시스템은 사회를 위해서 매우 중요한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이걸 뭐 굳이 냉소적으로 '사회에서 필요한 부품을 생산하는 거지' 라고 생각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 시절의 저를 지금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그래서 그런 부품을 생산하지 않으면 뭐 어쩔 건데?' 라고 반박할 것 같습니다.

부모의 관점에서도 공교육은 중요합니다. 극히 현실적으로만 보아도, 부모가 일하러 나간 사이의 8 시간 동안 아이를 돌봐주는 것만으로도 공교육은 중요하고, 그곳에서 생존에 필요한 필수 스킬을 가르쳐주기도 하고, 앞으로 같이 살아가야 할 동년배들을 상대하는 법을 (이건 뭐 스스로 터득해야 하는 거지만) 알게 되는 공간이기도 하죠.

해서 공교육 자체를 놓고 이게 무쓸모네 뭐네 하는 것은 선을 넘는 거로 생각합니다. 여기에 토 달면 반란군이죠.

하지만 그것을 인정하더라도, 공교육 과정에서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아이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가? 그것을 위해서 사회는 어떤 비용을 지불할 의무가 있는가? 정도는 이야기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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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d talks 는 아무거나 대충 골라 봐도 대부분 재미있죠. 그리고 다들 시청 횟수가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1 등은 있게 마련이고, Ted talks 중에서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영상은 바로 공교육에 대한 영상입니다. 강연자는 켄 로빈슨이라는 영국의 교육학 교수죠. 이 사람은 아래의 Ted 영상을 통해서 (8년 전입니다), 공교육 싫어하는 사람들의 영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공교육을 지지하는 사람들로부터는 '도와주는 건 하나도 없으면서 되도 않는 소리나 한다' 라는 비판을 들었죠. 저요? 음 제가 보기에는 로빈슨의 이야기는 중산층 이상이 사비를 들여서만 구현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공교육을 저렇게 만들려면 세금을 더 걷어야 할 거고, 그렇게 해도 저 사람이 주장하는 시스템에서는 루저가 더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아마 안 될 겁니다. 그래도 생각해볼 만한 이야기거리가 많은 영상이니까 한번 보시죠. (실제로 미국에서 홈스쿨링 하는 분 중에서는 저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첫 3:30 분은 드립을 이용한 주의 끌기니까 내용만 관심 있는 분들은 스킵. 드립 영어에 관심 있으시면 보시고요]

첫 3:30 분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개의 커멘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지금 학교에 들어가는 아이들이 퇴직하는 것은 50년 뒤에요. 2065 년이죠. 5년 뒤 미래도 예측을 못 하는데, 50년 뒤에 세상에 어떨지 우리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러면서도 아이들에게 이러저러한 것을 알아야 한다면서 교육을 한단 말이죠"
"그러니까 미래의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창의력일 수밖에 없습니다. 창의력이 문자 읽는 능력만큼 중요할 거에요"



[3:30 ~ 6:30 역시 드립의 향연입니다. 이 양반은 교수가 아니라 스탠딩 코미디언이 되었어야 해요. 조지 칼린하고 형님 동생 가능했을 듯]

이 3 분을 요약하자면 다음의 커멘트입니다.
"어린이들은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아요. 물론 뭐 실수하는 능력이 창의력과 동일한 것은 아닙니다만,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서는 창조할 수 없지요. 따라서 이건 중요한 능력인 겁니다. 하지만 공교육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들은 그 능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공교육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교사가 가르쳐 준 내용을 실수 없이 반복하는 거니까요. 제 요지는, 공교육을 거치다 보니 어찌어찌 그런 일도 생긴다는 것이 아니라, 공교육의 본질이 그렇다는 겁니다."

이건 진짜 동감합니다. 제 아이가 중1 이라서 제가 수학을 조금 봐주는데, 제가 저를 자평하기를 나름 자상한 아빠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런 저도 아이에게 자주 많이 하는 말이 '수학은 니 마음대로 푸는 게 아냐. 정해진 룰이 있어. 룰 대로 안 하면 문제가 풀리질 않아요.' 거든요. 다만, 제 아이가 필즈상을 목표로 하는 수학 천재도 아니니만큼, 수학은 그냥 룰 대로 풀고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다른 일에서나 창의력을 발휘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라고 반박하고 싶은 마음은 조금 있습니다.


[6:30 ~ 11:10 역시 드립의 향연입니다 (2). 하지만 슬슬 중요한 이야기가 나오네요.]

"셰익스피어도 한때는 일곱 살이었을 거에요 그렇죠? 그리고 누군가의 영어 수업에 들어갔을 거고요. 거기서 아마 '더 공부를 열심히 하세요' 라는 말도 들었을 거고, 아빠한테서는 '넌 말투가 왜 그 모양이냐!' 라고 혼나기도 했겠죠." [주: 교육이 가지는 창의성 억제 기능을 풍자하는 듯]
"전 세계 어디를 가든지 공교육 시스템은 대체로 비슷한 계층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수학과 언어가 맨 위를 차지하고, 인문학이 그 아래, 그리고 맨 아래에 예술이 있지요. [주: 여기서 맨 아래라 함은 foundation 이라는 뜻이 아니라 하층민이라는 뜻] 제가 알기로는, 어느 나라를 가든 이 계층 구조에는 예외가 없어요. 예술 속에서도 [주: 로빈슨은 주로 예술 교육이 전공입니다] 계층이 있어요. 미술과 음악이 드라마나 댄스보다 중요하게 다루어지죠."
"외계인이 지구를 방문해서 공교육 시스템을 보고 '이 시스템은 무엇을 위한 것일까?' 라는 의문을 품었다고 칩시다. 외계인은 인간적인 편견이 없으니, 자신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공교육 시스템이 가르치는 내용, 계층 구조, 공교육을 통해서 키워지는 능력 등을 정량적으로 연구해볼 테고, 그런 식으로 객관/중립적인 연구를 해본다면 결론은 단 하나에요."
[이하는 드립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나름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 '인류의 공교육은 대학교수를 키우기 위한 것이군!' 이란 결론밖에 나올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공교육에서 시키는 것을 열심히 잘 따라가면 결국 교수가 되거든요. 저도 전직 교수지만, 솔직히 이 직군에 있는 사람들은 문제가 좀 있어요. 이 사람들한테는 머리'만' 중요하거든요? 이 사람들한테 몸은, 뭐랄까, 머리를 이동시키기 위한 운송 수단 같은 거죠. 학회 같은데 가서 이 사람들 노는 거 보면 우와 정말 눈물 납니다."


[11:10 ~ 13:10 현재의 공교육이 19 세기 세상에 최적화된 시스템이라는 점,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통하지 않을 거라는 점이 주제입니다]

이하가 진짜 하려던 말입니다:
"공교육의 목적이 뭘까요? 이것을 이해할 수 있는 두 가지가 단서가 있습니다. 첫 번째부터 보죠. 자, 공교육 시스템 자체가 19세기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어요. 이것은 산업화 이후에 등장한 시스템이죠. 그렇기 때문에 수학과 언어가 교육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겁니다. 솔직히 당신들도 아이들이 그림 그리고 있으면 '예술가 될 거 아니면 그런 거 하지 마' 라고 하잖아요? 여러분들도 본능적으로는 이미 알고 있어요. 근데, 산업화 시대는 이제 끝났습니다. 세상은 변하고 있죠."
"두 번째는, 공교육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주체가 대학교들이었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이루어지는 공교육은 대학 입시라는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해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건 우연이 아니에요. 교육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친구들이 결국 위에서 이야기했던 머리'만' 있는 친구들이고, 그러다 보니 자신들을 재생산하는 것에 중점을 둔 거죠. 이것에 대한 부작용이 뭘까요? 이 시스템에서 주목하지 않는 재능을 지닌 학생들은 스스로를 루저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 두 번째 시스템도 망가질 거에요. 유네스코의 미래 예측에 따르면, 앞으로 30년 동안 교육 시스템을 졸업하게 되는 사람의 숫자가 인류 역사를 통틀어 지금까지 교육 과정을 졸업한 사람의 숫자보다 많다고 합니다. 이제 학위 졸업장은 아무 의미가 없어요. 고통스럽게 공부해서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예전처럼 비디오 게임이나 하겠죠.'


[13:10 ~ 17:40 해서 이 사람의 요지는, 예전처럼 수학 문제 잘 푸는 거로 살아갈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겁니다.]

"앞으로의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능에 대한 관점을 조금 바꿔야 합니다. 지능이라는 것 자체가 애초에 수학 잘하는 능력이 아니에요. 우리가 사고할 때 시각 정보, 청각 정보, 움직임에 대한 정보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지능 자체도 다차원적인 능력인 거죠. 그리고 그런 다차원적 사고에서만 창의적인 생각 (원래 없던 생각이기만 하면 창의적인 건 아니고, 뭔가 가치가 있어야죠) 가 나옵니다."
"뮤지컬 캣츠랑 오페라의 유령 안무를 맡았던 질리안 아세요? 질리안은 어렸을 때 도대체 자리에 앉아있을 수가 없는 아이였답니다. 그래서 질리안 엄마는 아이를 데리고 정신과에 갔고, 거기서 20분 동안 의사에게 질리안이 학교에서 숙제를 제때에 내지 못한다, 집중을 못 한다 등등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다행히도 의사가 열린 마음의 소유자였는지, 질리안에게 '엄마랑 잠시 둘이서만 얘기하게 나갔다 올께. 음악이나 듣고 있어' 하면서 라디오를 틀어주고는 엄마와 방 밖으로 나갔어요. 질리안은 혼자가 되자마자 음악에 맞춰 춤추기 시작했고, 그것을 방 바깥에서 몰래 몇 분간 지켜본 후, 의사는 엄마에게 '질리안은 아픈 게 아니라 댄서로 태어난 겁니다. 병원이 아니라 댄스 학교에 데려가세요' 라고 이야기했대요. 요즘이라면 아마 ADHD 진단이나 받았겠지요."


[17:40 ~ 끝, 말이야 좋죠. 근데 질리안 같은 사람은 흔하지 않죠. 누가 평범한 댄서한테 월급을 줄까요? 로빈슨은 그에 대해서 대답하지 않습니다.]

"알 고어는 어제 지구의 생태학에 대해서 발표했었죠 (모르긴 해도 알 고어가 불편한 진실 강연하고 다니던 시절인가 봅니다). 저는 인간 사회도 19세기 시스템을 벗어나서 새로운 생태 시스템을 구축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50년 뒤의 미래를 보지 못할 거에요. 하지만 아이들을 그 시대를 살아가겠죠. 그 아이들이 예측 불가능한 미래에서 잘 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교육이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창의력 교육이 필요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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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말이야 좋죠.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사회의 경제 구조가 변하기 전에는 그냥 듣기 좋은 이야기로 끝나기 십상입니다. 정작 이런 이야기를 가슴에 새기고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워주기 위해서 돈과 시간을 쏟아붓는 사람들은 홈스쿨링이나 사립학교를 택한 부모들이라는 것이 아이러니입니다. 

공교육이 저렇게 변할 수는 없을 거에요. 왜냐하면.... 솔직히 우리 대부분은 창의력도 그다지 대단하지 않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조지 칼린 영감님의 일침이나 봅시다. 이건 욕설이 범람하는 영상이라 임베딩을 안 하고 링크만:

https://youtu.be/u-ryuJDTpEc

"웃기고 자빠졌네. 아이도 어른과 마찬가지야. 소수의 승자와 대부분의 패자가 존재하지. 그리고 상당수의 아이들은 그냥 희망이 없어. 안 되는 건 안되는 거야. 그런 아이의 부모는 아이에게 진실을 가르쳐주고 터프해지는 법을 가르쳐줘야지 과보호하면 안 돼."

개인적으로는 둘 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타고난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는 재능을 잘 키워주되 택도 없는 욕심을 부리면 안 되겠죠.

------ 지난 영어 동영상 ------
1. 조지 칼린 스탠딩 코미디 "지구의 날": https://pgr21.net/?b=8&n=46393
2. 크리스토퍼 히친스 "종교의 폭력성": https://pgr21.net/?b=8&n=46491
3. 로버트 바론 "자유주의 신학의 반론": https://pgr21.net/?b=8&n=46577
4. 데이빗 채머스 "의식의 기원": https://pgr21.net/?b=8&n=46815
5. 칼 세이건 "내 차고 안의 드래곤": https://pgr21.net/?b=8&n=46905
6. 대니얼 데닛 "의식의 기원, 유물론의 관점에서": https://pgr21.net/?b=8&n=46987
7. "광고와 노래로 보는 천조국의 종교": https://pgr21.net/?b=8&n=48697
8. 루이 CK, "양키식 자학 코미디": https://pgr21.net/?b=8&n=48820
9. Qualia Soup, "열린 마음 != 무비판적 사고": https://pgr21.net/?b=8&n=49627
10. 로렌스 크라우스, "A Universe from Nothing": https://pgr21.net/?b=8&n=51700
11. 무신론자 (도킨스 etc) vs 기독교인 (크레이그 etc): https://pgr21.net/?b=8&n=52348
12. 스티븐 핑커 "폭력의 역사에 대한 오해": https://pgr21.net/?b=8&n=54887
13. 아인 란드 "개인이 중요하지 연대 따위는 필요 없어": https://pgr21.net/?b=8&n=55614
14. "한 이슬람 청년의 ISIS 가입 이야기": https://pgr21.net/?b=8&n=56640
15. "대선 토론회로 보는 미국 공화당": https://pgr21.net/?b=8&n=60443
16. 버니 샌더스, "사민주의를 미국에!": https://pgr21.net/?b=8&n=60597
17. 힐러리 클린턴, "백악관 넘보지 마. 그건 내 꺼야": https://pgr21.net/?b=8&n=60632
18. 조지 칼린, "정치적 올바름에 대하여" : https://pgr21.net/?b=8&n=60793
19. 존 롤즈, "공정함으로서의 정의" : https://pgr21.net/?b=8&n=61977

그러고보니 20개를 채웠군요. 다음 부터는 리스트에서 오래된 것들은 빼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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쩌글링
15/12/11 02:46
수정 아이콘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TED는 뭘 봐도 평균이상은 하니까 좋기는 하지만, 그래도 양이 너무 방대해서 난감한데, 이렇게 골라주시는 내용은 정말 내용이 좋네요. 그러니 20개 넘는다고 굳이 소중한 리스트를 줄이실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15/12/11 02:49
수정 아이콘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15/12/11 03:38
수정 아이콘
좋은 영상 감사합니다.

조금은 다른 측면이지만, 공교육의 중요한 효과 중 하나는 사회보장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부모가 아이의 양육에 써야할 시간을 사회가 맡아줌으로써 양육에 쓰여질 부모의 시간과 재화 및 에너지를 절약하게 해 주는 것이지요. 반대로 말하면, 일반적으로 부모 모두 일을 해야하는 현대사회에서 공교육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또한 창의성이라는 것의 효용성에 대해 한번 쯤 다시 생각해봅니다. 창의성이 사회적으로 해가 되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면 효율성을 강조하는 우리 주변에서 아주 쉽게 볼 수 있는 어떤 국가, 혹은 사회에서는 창의적 인재보다 수동적이고 말을 그대로 잘 알아듣는 인재가 더 수요가 많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의 철학 자체도 응용보다는 암기, 출제자의 의도에 맞는 내용만 정답만 골라야 하는 것에 중점을 맞추었을 것이고, 그것은 결국 대입과 심지어 사회진출에 반영되었지 않을까...라는 씁쓸한 결론도 내려봅니다.
15/12/11 04:47
수정 아이콘
사실 뭐 인간에게 농사짓는 능력 이외의 것이 요구되기 시작한 것도 고작 2-300년 정도인 지라, 인간에게 창의력이 있다는 말 자체에 대해서 저는 '이데올로기' 라고 판단하는 편입니다. 물론 창의력이 전혀 없는 사람은 없겠습니다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유의미한 수준이기 힘들지 싶어요. 해서 '모두에게 재능이 있는데' 로 시작하는 교육 이야기는 일단 50 점 접고 듣습니다. 수학을 모두 잘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이해하는데, 그 과목을 창의력으로 바꾸면 왜 갑자기 인간의 능력에는 끝이 없다는 식이 되는지.... 전 회의적입니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것은 인류 집단이지 인간 개개인이 아닌데 말이죠.

해서 교육은 '불평등한 잠재능력을 지닌 아이들' 을 전제로 놓고 자유와 평등을 저울질 하는 것이어야지, 다른 전제는 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본문의 로빈슨도 그런 맥락에서 그다지 많이 동의하진 않고요. 그래도 개인 차원에서는 일단 참고 정도는 할 수 있겠죠.
15/12/11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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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도 한 사회내의 구성원의 자유와 평등이라는 면에서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그런 면에서 education이라는 범위에서의 공교육의 목적은 크게 두가지 목적을 중심으로 둬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첫번째는, 사회 전반적 혹은 범 인류적 허용가치의 범위를 알려주는 것이죠. 예를 들면, 살인은 나쁘다라던가, 법은 왜 존재하는가 라던가, 왜 나의 자유가 중요한 만큼 남의 자유도 중요한가, 자유의 범위란 무엇인가...등등이요. 두번째는, 첫번째의 교육에 대한 개개인이 반응이 다른 경우 그 가치를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해야 하는가 라는 이른바 소통법을 가르쳐 줘야 한다라고 생각합니다. 소통의 중요성이야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겠지요.

창의력이 통용되는 사회라는 것은 결국 개인의 특이성을 사회적으로 얼마나 존중해 줄 수 있는가, 반대로 이야기하면 어떤 새로운 점에 대해서 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정도가 어느정도인가에 대한 정의가 나름 내려져 있는 사회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15/12/11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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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나니 건조에만 원댓글과 별로 상관없는 이야기네요. 나른한 목요일 오후에 사케 한잔 했더니 지능지수가 75 로 내려가서 그럴....
15/12/11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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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교수님. 맥주도 아니고 사케라뇨... 그런 저도 내일 미팅 준비+논문 드래프트 쓰고 있는 중에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어쩔...
15/12/11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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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교육학 분야에서 창의력이 뭔지 정확히 정의되어 있고, 창의력에 개인차가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는 도구가 있으며, 그 개인차에 대한 인과관계가 낱낱이 밝혀져 있어서 저런 말을 하는건지 궁금합니다.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창의력을 교육으로 개발한다/타고난 창의력을 잃지 않도록 교육한다 등의 발언은 아무 의미도 없죠.

창의력으로 밥벌이를 시키네 마네 하는 건 그 뒤의 얘기인 것 같습니다.
15/12/11 06:37
수정 아이콘
듣고 보니 애초에 저 단어 자체가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는 지가 저도 궁금하네요. 일상 생활에서야 대충 쓴다지만, 학문의 영역에서는 조금 다를 텐데 말이죠.

다만, 저 연사는 '기존에 하지 않았던 것을 해보되, 그 결과에 일정 수준의 가치가 있는 행동' 을 기준으로 삼더군요. 그리고 공교육 특유의 '표준화' 는 자신이 생각하는 창의성에 극도로 해롭다는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뭐, 저는 일정 수준의 표준화를 거치지 않고 창의성이 발현된다는 것을 오히려 신화라고 생각하는 쪽이고요. 선대가 해본 것을 습득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어떻게 한다는 것인지.... 말이 안 돼죠. 다만 너무 원숭이처럼 배운 대로만 행하는 것도 곤란하겠습니다만...
15/12/1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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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교육철학에서 탈탈 털어서 분석적으로 정립해줘야 가능할 겁니다. 창의력이란 무엇인지, 창의력을 개발한다는 것이 무얼 의미하는지, 개발하는 도구들은 충분히 과학적으로 검증이 가능한지 등을 말이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인간의 인지영역과 능력에 대한 확실한 메카니즘이 밝혀지지 않을 때 까지는 수박 겉핥기가 될 것 같아요.
그 전까지 공교육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은 문제 해결에서 기존과 다른 색다른 접근 방법에 대한 열린 수용, 그것에 대한 격려 등으로 좁혀지지 않을까 싶어요.
cafferain
15/12/11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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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는 아이가 제가 볼 때는 창의력이 꽤 뛰어난편입니다. 손재주가 좋은데요..이것저것 다양하게 참 잘만듭니다. 루빅스 큐비클도 아이가 어디서 보고서는 사주세요 해서 사주었더니 1분30초 걸려서 다 맞출정도로, 더 잘하는 아이도 많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예쁩니다. 만들기 하는 것을 그런데 어떻게 알았니 배웠니 하면 혼자서 하는 것들도 많지만 유튜브에서 보고 배웠지 합니다. 보고 배운 것을 응용하고 생각하고 발전을 시키는 거지요. 타고난 창의력도 있겠지만 (3세때 프리스쿨다닐때에 천개짜리 퍼즐 맞추고 다녔거든요)... 그 이후에 요즘 하는 것들은 유튜브를 잘 이용해가면서 노는 시간을 잘 활용하더라구요. 공교육에서 실망도 많이 하기는 했지만 홈스쿨링을 했을때 밸런스있게 맞춰줄 수 있을런지 의문스럽습니다. 공교육을 기반으로 남는 시간에 공교육학습을 위한 시간투자를 하기 보다는 혼자 가지는 시간과 생각하는 시간이 그 아이를 그렇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15/12/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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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홈스쿨링은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아이에게 모든 정성을 쏟을 마음의 준비 + 본인 스스로가 평균을 훨씬 웃도는 지능/감성지수 보유 + 끊임 없는 정보 습득 + 자신이 그동안 모든 것을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난 싫은데?' 라고 하면 아이의 뜻을 존중할 자신 정도가 있어야만 의미가 있겠죠. 아이가 타고 났다면야 이 모든 이야기가 의미가 없어지는 거지만, 대체로는 그렇지 싶습니다.
15/12/11 09:37
수정 아이콘
1994년에 초등 6학년때 담임선생님께서

앞으로는 지식과 문제풀이보다 창의성과 융합, 통찰력이 필요한 시대가 올거라고 하셨었는데, 지금생각하니 진짜 소름돋는 말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늘 강조하셨던게 여러분들 시대는 지식은 어디든 가서 구할 수 있으니 그게 어디에 있는지 찾아내는 능력과 그걸 소화해서 자기것으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중요한 시대가 올거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제도권 교육 안에서도 토론과 직접 조사를 통해 스스로 배우게 하고 미숙할지언정 논문의 형식으로 보고서를 내고 레퍼런스 다는 법을 가르쳐주신 정말 훌륭한 선생님이셨습니다. 수도권도 아니고 그 시골에서요.
살려야한다
15/12/11 10:08
수정 아이콘
94년이요? 후덜덜.. 현자급 통찰력이신듯.
냐옹이
15/12/1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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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미래에서 오신 분이 아닐까 싶네요.
15/12/1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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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1994년요. 20년 이상 뒤를 내다보신거죠. 인터넷도 없던 시절인데.
멀할까나
15/12/1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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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초명문 나오신 분인데 운동권 활동 때문에 시골로 발령 나신 걸 수도.. 저 아는 분이 강원도에서 그런 선생님 밑에서 배웠다네요. 어린 와중에도 저 분은 클라스가 다르다 느꼈답니다 흐흐
15/12/11 11:27
수정 아이콘
아마 그런 케이스는 아닐겁니다. 저희를 마지막으로 이듬해부터는 교감선생님이 되셨고 교장선생님 하시다가 장학사까지 하시고 정년퇴임 하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시절이 하수상할 때라서 운동권 출신이었다면 아마 그렇게 젊은 나이에 교감은 못하셨을거애요.
멀할까나
15/12/11 11:35
수정 아이콘
아~ 그럼 당시에 나이도 많으셨는데 그렇게 깨어 계셨군요. 그 분에게 배운 분들은 복 받으신 듯^^
켈로그김
15/12/11 11:48
수정 아이콘
게임을 잘하는 능력을 스스로 죽여버려야 했던 나 자신에게 위로의 건배... 를 오늘 저녁 혼신의 힘을 다하여 들어보자꾸나;;
강정호
15/12/11 17:18
수정 아이콘
제가 제일 좋아하는 테드 영상이네요! 오랜만에 재미있게 봤습니다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개념테란
15/12/11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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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 창의력이란게 도대체 뭐냐고 말하면 누구든지 막연한 얘기밖에 할 수 없죠. 창의력이란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엄청난 능력처럼 과도하게 포장 되는 것도 지양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정말 그렇다고 하더라도 창의력만 가지고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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