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늦게 찾아왔습니다. ^^;
오늘은 대략 100만원대 가격의 시계들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 가격대 시계들은 제가 가장 정이 많이 가는 시계들이기도 합니다. 백만원 정도라면 크게 부자 아들이 아니라도
월급을 모아모아 질러볼 수 있는 가격대인데, 저와 같은 직장 초년생이라면 시계에 큰 투자를 하는
시덕의 기점이
되는거 같아요. 어떠면 주위의 좋지 않은 시선도 조금씩 받을 수 있는 가격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맘에 드는
시계를 사기에는 충분치 않은 가격입니다.
이 얘기 언제까지 할거니...;재력이 충분하지 않은 이상, 이 가격대 시계를 저려미 시계마냥 여러개 지를 수는 없습니다. 대충 제 또래의
시덕들은 이 가격대에서 나름의 현실적 드림와치 마련하고, 결혼할 때 예물 시계로 2~300대 시계로 업그레이드 하더라고요.
좋아하지도 않는데 결혼을 왜 함?
-> 예물시계 사려고요
-> 웅.. 넴어쨌든 크게 맘 먹어봐야 서민 입장에서 한 두개 밖에 가질 수 없는 시계입니다. 시계 하나를 사려고 1년을 꼬박 돈 모으기도 하죠.
그렇기에 더욱 후회하지 않을 시계를 사야겠죠? 하나씩 살펴봅시다!
참, 처음 보시는 분들은 지난 글에 이어 보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
무브 자체에 자신이 있거나 범용 무브먼트를 쓰더라도 나름의 기계적, 예술적(코스메틱) 수정을 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물론 아뜰리에는 범용 무브를 사용한 후자죠;
하지만 제대로된 정파는 스켈레톤 따윈 없습니다. 뚜르비옹? 햇빛 쬐면 더 정확해지나?

훠이~ 눈버린다!(물론 파텍에도 뚜르비옹이 노출된 디자인이 많습니다 ^^;)
다음에는 저번에 잠깐 소개한 해밀뚜기입니다. 원래 이름은 해밀턴 마에스트로죠.

서브 핸즈 구성 중에 이런 12시, 6시 구성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크로노그래프(시간 측정) 기능이
가장 쓸모 없으면서도 가장 많이 쓰이는 이유가 이런 서브 핸즈를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어서이죠. 역시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가끔씩 해밀뚜기를 백만원 훨씬 넘게 주고 사셨다가 후회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얘는 영구초침이 없습니다. 지금 12시를
가리키고 있는 초침은 크로노 초침이기 때문에 평소에는 돌지 않죠. 쿼츠도 아니고 기계식 시계에 영구 초침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크로노그래프를 계속 작동시키면 될거 같지만 그러면 시계에 무리가 너무 많이 갑니다.
이것이 바로 2원 서브 핸즈 구성보다 3원 핸즈 구성이 더 많이 쓰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크로노그래프의 중앙 긴 초침은 주로 크로노 초침인 경우가 많으며, 영구 초침은 그 합계가 60으로 표시되니까
물처럼 흐르는 스윕세컨드가 보고 싶은 분들은 꼭 체크하시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사진으로 볼 땐 몰라도 일상 생활에서 실착할 때, 초침은 매우 매우 중요합니다.
크로노라고 해도 이렇게 아예 크로노 시침을 포기하고 영구 초침을 다는 경우도 있을 정도죠.

해밀턴이라도 이러고 싶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가격대에는 범용 무브먼트에 시계의 디자인을 맞춰야 하기때문에 이런
안타까운 장면이 많이 있죠. 다음 편에 소개할 해밀턴 째마 크로노도 안타까운 사연은 이어집니다. ㅠ
3. 미도는 미도미도해: 미도
미도, 위의 해밀턴과 같은 스와치 그룹의 브랜드입니다.

ck에서 브레게까지 차근차근 올라갑시다.90년대 이후 시계 산업은 급격하게 그룹화됩니다. 각 브랜드별로 가격대가 정해지고 제품 라인업이 결정되죠.
가령 론진은 원래 현재보다 더 높이 있던 브랜드지만 스와치 그룹에 팔리고 나서는 오메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또 ck가 그나마 패션시계에서 개념 취급을 받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습니다. 물론 상위 브랜드만은 못하지만
일정한 품질 관리는 이뤄진다는 얘기죠.
홍독과는 다르다 홍독과는!롤렉스나 프콘 같은 예외도 있지만, 여러분이 아시는 대부분의 시계 브랜드는 이미 스와치나 리치몬드, 불가리 등과
같은 거대 시계 그룹 내에 포함돼 있습니다. 나한테 아무리 예뻐도 명확한 등급하에서 갈아타기를 강요당할 수 밖에 없는 슬픈 현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롤렉스를 차야합니다.어쨌든 미도는 티쏘와 해밀턴하고 같이 묶이기는 하는데, 가격적으로는 약간 그 사이에 낀 듯한 느낌이 있습니다.
인지도는 둘보다는 조금 떨어지고요. 하지만 미도는 몰라도 사람들이 멀티포트는 압니다.
이렇게 심플하고 예쁘거든요.

미도도 멀티포트의 인지도를 알기에 멀티포트로 다양한 라인업을 갖춰놓고 있습니다.
쿼츠도 있고 기계식도 있고, 흰판도 있고 검판도 있고, 스페셜 에디션도 있고 가죽줄, 메탈줄, 크로노, 논크로노,
데이데이트/논데이데이트 다 갖춰 놓고 있습니다.
근데 얘는 심플할수록 예쁜 시계라서 너무 많이 기능이 추가되는 것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멀티포트가 100만원 근처에서
가격이 형성되는데, 차라리 조금 더 가격을 쓰면 프콘하고는 또다른 심플한 럭셔리함과 미칠듯한 가성비를 보여주는 시계가 있습니다.
미도 바론첼리입니다.

볼 때마다 4시의 날짜창이 참 귀엽습니다.
얘도 라인업에 따라 파워리저브, 문페이즈 등이 있지만 여기에 뭘 더 더하겠습니까.
또 심미성의 측면뿐 아니라 이 시계의 기능성은 6시 방향에 있는 크로노미터 인증으로 충분하다 할 것입니다.
크로노 인증이란, 스위스의 독립적 시계 인증 기관인 ‘COSC(Controle Officiel Suisse des Chronometres)’에서 보름동안
서로 다른 온도, 압력, 위치에서 시계의 오차와 기능성을 측정(하루 오차 범위 -4에서 6초)하여 그 기준을 통과한 시계에만 부여하는
것으로 스위스 시계 중 대략 5% 정도만 이것을 인증받는다고 합니다. 미도가 부족한 인지도에도 칭송받는 이유가
이 가격대에서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은 시계를 가질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겠죠. 보통 이 가격대 기계식 시계는 하루 오차가 30초 정도는
됩니다. 며칠마다 한번은 오차를 수정해줘야 한다는 얘기죠. 크로노미터는 단순히 기계적 엄밀성을 보여줄 뿐아니라
일상에서도 여러분의 귀찮음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또 시계 그룹화의 재미있는 점이 있습니다. 미도는 해밀턴, 티쏘와 같은 가격대지만 크로노미터 인증 시계 순위로서는
롤렉스, 오메가, 브라이틀링의 뒤를 잇는 시계 브랜드입니다. 무브먼트의 뛰어남과 심미성을 모두 잡은 시계라고 할 수 있겠죠.
꼭 사고 싶습니다.
5. 다음편에서 계속
100만원대 시계도 역시 한번에 끝내지 못하네요. 다음에는 쓸데없는 인증은 꾹 참고...;
빨리 준비해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오리스와 해밀턴, 론진을 주로 다루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좋은 말씀 해주셔서 힘이 납니다. 자만하지 않고 부족한 지식이나마 쉽게 소개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재밌게 읽어 주세요 ^^
마지막으로 오늘 많이 보여드린 스켈레톤 디자인과 관련해서 미스트리우스 핸즈를 소개해드립니다.
스켈레톤하고는 좀 다르죠? 보여주지만 보여주지 않는...
원리를 알면 마술상자처럼 간단한 기술이기는 한데, 보면 볼수록 신기합니다. 저 핸즈는 어떻게 움직이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