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알을 좋아합니다. (이번엔 거짓이 아니라구요) 이렇게 좋아하는 피지알에 출입 한지도 10년이 넘어가는데 근속연수(?)가 쌓이고 나니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피지알을 즐기는 저는 재수생에서 대학생으로, 군인으로, 다시 대학생으로, 취준생으로, 신입사원으로, 대리로 신분이 변화했으며
피지알 내적으로는 등업을 기다리던 눈팅족에서 숨겨왔던 나의 수줍은 가입인사를 올리는 신규회원으로, 잉여력을 폭발시켜 소설을 연재하며 올해의 피지알러 후보에 선정되었던 네임드 시절을 거쳐 자게와 질게와 유게와 불판 게시물을 모두 훑어보는 평범한(?) 댓글러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피지알과 함께하면서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 훨씬 많았지만 가끔 짜증나고 분노가 솟구쳤던 적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리고, 짜증 나고 분노가 솟구쳤던 순간은 대부분 피지알에 게시되는 게시물이나 댓글을 다는 피지알러들 때문이었습니다.
파이어가 될 게시물을 올리고 피드백 한 번 없이 유유히 사라지는 방화범 유형의 피지알러, 앞뒤 문맥 없이 댓글로 저주에 가까운 비아냥을 퍼붓는 거두절미 유형의 피지알러, 관련 분야에 상식도 없으면서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만 말하는 우물 안 개구리 형 피지알러, 어느 한 쪽의 이념에 사로잡혀 타인의 의견을 듣지 않는 고요 속의 외침 형 피지알러 등등.
그런데, 제가 경험했던 이들 피지알러들에게는 재미있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피지알 회원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아시다시피, 피지알 회원정보는 공개 여부를 본인이 설정할 수 있고, 공개하더라도 아주 기초적인 정보만을 보여줄 뿐입니다. (물론 포인트를 통해 얼마나 피덕후인지 알 수 있는 근거가 되긴 하지만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제게 불쾌감을 주었던 피지알러들의 대부분은 회원정보 공개를 하지 않았더라고요.
애초에 회원정보 공개 자체가 본인의 의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회원정보 공개를 하지 않은 분들이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불쾌감을 느꼈던 회원들은 대부분 회원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이 신기하네요.
(명심해, 홍진호를 이겼다고 모두 우승을 하진 않았어. 하지만 홍진호를 만난 사람은 모두 우승을 했지!) (명심해, 회원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사람이 모두 나쁘진 않아. 하지만 나를 화나게 한 사람은 모두 회원정보 공개를 하지 않았지!)
제가 겪었던 불쾌한 사례의 주인공들이 공통점을 가진 것은 우연일까요? 아니면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걸까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