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2/11/01 01:46:35
Name 그리움 그 뒤
Subject [일반] 사랑일까? 情일까?
오늘 저녁 술약속이 있어서 술자리를 했습니다.
술자리가 예상보다 길어져서 조금 전에 들어왔고 괜히 기분이 울쩍해져서 글을 씁니다.

언제부터인가 술자리를 하게 되면 2차를 가지 않고 1차로 끝내고 집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술자리를 하면 모든 사람이 집에 갈때까지 자리를 지켰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일찍 집에 들어오게 되더군요
얼마전에 우리 직원이 집에 꿀단지가 있냐고 물어봅니다.
그런게 있을리가....

하루를 마치고 집에 와서 부인님과 눈인사를 하고 애들과 포옹을 하지 않으면 뭔가 하루를 끝낸 기분이 들지 않고 찝찝합니다.
어쩌다 피치못할 사정으로 늦게 집에 들어오게 되고 이미 부인님과 애들이 자고 있어서 눈인사와 포옹을 못하게 되면 불안해집니다.
괜시리 부인님과 애들이 자는 침대 옆에서 알짱거리다 애들이 깨기라도 하면 부인님께 혼나기도 합니다.
혼나도 눈인사와 포옹을 하게 되니 기분은 좋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일부러 깨우기도 합니다.
그런데 얼마전에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이 아빠가 늦게 와서 술냄새 풍기면서 자는 사람 깨워 뽀뽀하는게 싫다는 몸쪽 깊숙한
돌직구를 당하고나서 더이상 늦게 와서 옆에 알짱거리기가 겁이 납니다.

첫머리에 쓴것처럼 조금 전에 집에 와서 보니 예상대로 부인님과 아이들이 이미 잠들어 있습니다.
아이~~씨... 오늘은 하루를 깔끔하게 마무리 못했네...
찝찝하고 울쩍해져서.... 괜시리 몇 년만에 피지알에 글을 남겨봅니다.

글제목은 애들 옆에는 알짱 못대고 부인님 옆에서 자는 모습 지켜보다가 갑자기 부인님과 지내온 15년이 잠깐 떠오르면서
생각난 말입니다.
부인님!! 사랑일지 정일지 모르겠지만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Catheral Wolf
12/11/01 01:52
수정 아이콘
부럽습니다....
저도 글쓰신분 나이에 비슷한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프리템포
12/11/01 01:54
수정 아이콘
연애도 안 해 봤는데 결혼은 무슨 느낌일까요.............??????
그러려니
12/11/01 02:45
수정 아이콘
헐.. 제 얘기가 여기 왜 있나요..
술 한잔 하고 들어와 애들 깨워 인사하는 걸로 아내에게 엄청 혼났었는데..
그래서 저도 이제 못 한다는.. 으헝
12/11/01 09:38
수정 아이콘
아름답네요
그리메
12/11/01 10:25
수정 아이콘
음 부인을 그리 사랑하시다니...전 아직 멀었나봅니다. 크
12/11/01 15:36
수정 아이콘
어릴적.. 늦은 밤 술에 취해 들어오셔서 얼굴을 부비시던 아버지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는 술+음식+담배 냄새에, 까칠한 수염에, 꿀잠을 방해받은 괴로움으로 짜증이 났었는데요..
그리움 그 뒤 님과 같은 기분이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너에게힐링을
12/11/01 16:45
수정 아이콘
저도 어릴적 아버지가 늘 술 마시고 들어온 날이면
저와 여동생을 꼭 깨웠습니다. 손에는 늘 여름이나 겨울이나 아이스크림을 사오셨죠.
그렇게 짜증내고 그랬는데 세월이 지나 내가 나이가 먹어가니 그게 그립습니다.
그리움님 너무 행복해 보입니다..
GloomySunday
12/11/01 17:10
수정 아이콘
수욕양이 풍부지하고 자욕양이 친부대라...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이 효도하고자 하나 부모가 기다려 주지 않는다.

중학교 혹은 고등학교 때 배웠던 사자성어 인데 15년이 훨씬 넘은 지금까지도 기억하고 있네요.

얼마전 근 몇 년만에 어머님과 함께 잘 수가 있었는데,

손주 관련하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 자식 낳아 보니 부모님 마음을 알 것 같다 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날씨도 추운데 가슴 한 곳이 아려오는군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0100 [일반] 안철수 후보가 친노계열을 날카롭게 비판했습니다. [182] Sviatoslav9840 12/11/03 9840 2
40098 [일반] [연애학개론] 연애할 때 만나선 곤란한 남자들 [41] Eternity11844 12/11/03 11844 0
40097 [일반] 멕시코 ifone과 iphone상표권 소송 관련 왜곡 [18] OurFreedom4908 12/11/03 4908 0
40096 [일반] 투표시간 연장과 선거보조금환수법에 대한 토론 (부제:말장난의 끝은 어디인가?) [38] 곰주5828 12/11/03 5828 1
40094 [일반] 충격과 공포의 내한공연 2건. [22] 김연아6939 12/11/03 6939 0
40092 [일반] 역사채널e 49 - '수우미양가' 에 숨겨진 진실 찾기 [18] 김치찌개6641 12/11/03 6641 0
40091 [일반] 배움너머 1 - 곰팡이, 노벨상을 받다 [1] 김치찌개3391 12/11/03 3391 0
40090 [일반] 현대.기아차 미국에서 자동차 연비오류에 대한 수백억 배상하게 돼 [24] empier6215 12/11/03 6215 0
40089 [일반] 전 세계에서 가장 더운 지역 Top10 [12] 김치찌개6650 12/11/02 6650 0
40088 [일반]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인 Top25 [8] 김치찌개5664 12/11/02 5664 0
40087 [일반] 눈물똥 [11] 이명박4149 12/11/02 4149 3
40086 [일반] 스마트폰 어플 얼마나 구매하세요? [38] Axl5540 12/11/02 5540 0
40085 [일반] 김종국 7집이 나왔습니다 [12] Wicked5482 12/11/02 5482 0
40084 [일반] 애플의 연이은 뻘짓 [63] 순두부9400 12/11/02 9400 0
40083 [일반] 2013년 월드시리즈: 팀 코리아 vs 뉴욕 양키스??? [72] Neandertal6251 12/11/02 6251 0
40082 [일반] KBO, 한화 이글스 요청으로 MLB에 정식 포스팅 [49] BaDMooN6471 12/11/02 6471 0
40080 [일반]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 결과와 축하공연 [9] 타나토노트4212 12/11/02 4212 0
40079 [일반] [해축] 레지스타, 사비 알론소 [17] 너에게힐링을4992 12/11/02 4992 0
40078 [일반] "그것은 알기싫다" 에서 이스포츠 관련 부당사례를 제보 받습니다. [9] 어강됴리8205 12/11/02 8205 0
40075 [일반] 가정폭력 피해 여성과 아이들의 자립을 응원해 주세요. [2] letsburn2701 12/11/02 2701 0
40074 [일반] 교육공무직원? [17] W9299 12/11/02 9299 1
40073 [일반] 가볍고 훈훈하며 즐거운 만화, 애니메이션 - 6 - [11] 화잇밀크러버8645 12/11/02 8645 1
40071 [일반] [공포] 난 사육당했었다. [78] 삭제됨7890 12/11/02 7890 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