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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3/28 03:52:57
Name 곰주
File #1 어륀지.jpg (0 Byte), Download : 56
Subject [일반] 영어는 언어다.


1.
얼마 전 유게에서 "반기문 영어 수준"이라고 하는 글을 봤습니다.(링크 -> https://pgr21.net/?b=10&n=119818)
그 글의 댓글 중에서 나온 한 의견중에 하나가

"사실 발음이 안좋아도 괜찮다고하는건 한국인들의 자기위안에 불과합니다. "

라는 글을 보았는데요.
한번쯤 딴지를 걸어보려고 합니다.

2.
     a. 저는 미국에서 오래 살지는 않았다는 점을 고백합니다. 5년이상 10년이하 정도 밖에는 안 살아서 제 정보력에 한계가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b. 100% 한국원어민이고 어학연수같은 것은 해본적도 없이 미쿡에 나와서 살고 있습니다.
     c. 한국에서 계속 살다가 학사학위를 따고 미쿡에 와서 석사를 마친 후 현재 박사과정중입니다.
     d. 주로 활동하는 곳은 대학교 특히 대학원이므로 만나는 사람들의 학력수준은 높지 않나라고 생각하긴 합니다.
     e. 주변에 만나는 사람은 영어원어민이 대략 70%정도 이고, 인도/중국어를 원어로 사용하는 사람이 20%정도입니다.

제 개인적 배경에 대하여 이정도 소개하면 괜찮지 않을까합니다.

3.
얼마전에 박사학위를 받은 친구가 있습니다. 100% 미국에서 태어나서 자라서 정규 교육으로 한국어를 배워본적도 없었지요.
그러다 대략 3년전부터 그 친구의 딸과 어머니가 한국 드라마에 빠지면서 스스로 한국어를 습득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친구가 어느날 와서 자기 한국말이 어떤지 가르쳐 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한 5분정도 한국말로 이야기 시작합니다. 문법도 엉망이요 발음도 요상하니 한국어 시험이 있었다면 D정도 되었지 싶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무슨말을 하고 싶은지, 무슨말을 하는지는 알 수 있다는 겁니다.

반대 경우를 말해볼께요. 제 지인의 경우인데요.
미쿡에서 박사학위를 받기위해 영어시험을 치는데요.  그당시 TOEFL점수는 CBT로 대략270점 정도, 과 GRE는 PBT로 verbal을 800점 만점에 760점을 받았습니다.그냥 간단히 말해서 토익 만점 수준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미쿡의 아주 좋은 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정말 유수의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과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본인은 언제나 상대와 대화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더군요.

4.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나 부모님께서 항상 묻는 것이 "너 이제 영어 잘하겠네?"라는 겁니다.
그러면 저는 이렇게 말하지요.

"내 전공분야 영어만 잘해요." 라구요.

언어에 대한 여러가지 정의가 있으나, 그 중에 하나를 위키에서 가져오면
"사람들이 자신의 머리 속에 있는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나타내는 체계" 라고 합니다.
저는 거기에 하나 덧붙이고 싶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머리 속에 있는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나타내고 그 생각을 이해하는 체계".

5.
물론 발음이 좋으면 전달력이 올라갑니다.
빠르고 유창하게 이야기하면 당연히 전달력이 올라갑니다.
당연히 일상생활에는 이러한 것은 중요합니다. 특히나 자신의 직업이 대화스킬과 관련된 일이라면 더더욱 중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내 생각이 뭐다"라는 것을 타인에게 전달하고 의견을 공유할 수 있냐는 것입니다.

너무나 극단적인 선택일지는 모르겠으나
발음은 좋은데 초등학생의 수준의 사고를 가지고 말하는 것과
초등학교 수준의 영어수준으로 높은 수준의 사고를 표현하는 것
둘중에 무엇이 나을까 생각해 봅니다.

(물론 높은 수준의 사고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수준의 영어로는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영어의 수준은 올라갈 수 밖에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6.
인도인들의 영어 발음은 정말 안좋습니다. 미국영어의 기준으로 말이지요.
인도인들의 영어 발음은 좋은편입니다. 영쿡영어를 기준으로 말이지요.
따라서 영어는 잘하지만 어느 것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나뉠 수 있습니다.

부산사투리를 쓰는 사람은 발음이 좋지 않습니다. 서울 표준어를 기준으로 말이지요.
부산사투리를 쓰는 사람은 발음이 좋은 편입니다. 경상도 사투리를 기준으로 말이지요.
따라서 한국어는 잘하지만 어느 것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나뉠 수 있습니다.

영어 (혹은 타 언어의) 발음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닙니다.
의사소통이 가능한가 아닌가.
그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7.
제가 바라본 한국인들 중 가장 영어 습득이 빠르다고 판단되어 지는 그룹은 이민오신 아줌마들이고
가장 늦은 사람들은 연구과정 혹은 학위과정으로온 남자들인 듯 합니다. (저도 늦은 그룹에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듯 하지만, 제 생각에는 우리네 성격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문법 발음따위 눈치보지않고 부딫히는 사람과 완벽하지 않으면 부끄러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태도를 가지는 사람.

마지막으로 예전에 제가 했던 세미나에 들어오셔서 한마디 날리신 그 한국인 연구원분의 말씀이 기억에 남는군요.
다른 교수들과 Q&A도 잘하고 그랬는데 저에게 마지막으로 오셔서 하신 말씀...
"곰주씨 영어발음 안좋네.여기 교수들은 이해력이 좋은가봐 나는 잘 못알아 듣겠는데..."

저는 첫 도입부에 제시한 말씀에 대하여 반대로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사실 발음이 좋아야만 영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건 한국인들의 완벽주의에 불과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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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 ne sais quoi
12/03/28 04:10
수정 아이콘
그렇죠. 저는 온지 1년 반 됐는데, 발음 교정 따윈 해봐야 안된다는 걸 알고 있기에 그냥 대충 되는대로 말하고 살고 있습니다. 내 말을 못 알아듣는 놈은 나처럼 영어 못하는 놈이란 생각으로 살고 있죠 후후후
12/03/28 04:21
수정 아이콘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요즘 교내에서 세계 각지에서 교환학생으로 온 외국인 친구들과 만나는 일이 잦았는데, 만날 때 마다 느낀 것은
정말 각양각색의 발음과, 틀린 문법이 난무함에도 자기네들끼리 얘기하는데는 하등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초딩때부터 글로 영어를 배웠던 기간보다, 이 친구들과 함께한 1달이 영어 실력을 늘리는데 더 큰 도움이 되었다 느낄 정도입니다.
문법이고 뭐고 다 떠나서,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되니 말입니다. 영어 역시 한국어처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언어 수단인데 말이죠.
그동안 글로만 영어를 배운 탓인가 봅니다.
kleingeld
12/03/28 04:23
수정 아이콘
제 생각과 대부분 일치하네요. 서로가 알아먹을수 있으면 만사오케이인데 발음을 문제삼는건 너무나 부차적인 문제같습니다. 한국내 외국인이 서투른 한국어로 의사를 표현하는건 귀엽게 봐주고, 한국인이 외국에서 서툰 발음으로 영어하는걸 지적질 하는게 웃긴거죠...
12/03/28 04:28
수정 아이콘
국문과 대학원 왔더니 중국인이 80%더군요 - -; 개중에는 발음이 진짜 한국인과 구별이 안 될 정도로 완벽한 사람도 있고 개판인 사람도 있지만 의사소통은 다 됩니다. 물론 발음 좋은 사람과의 의사소통이 더 편하긴 합니다만 그건 발음 차이라기 보다는 알고 있는 어휘 수나 표현력의 차이더군요. [m]
고딩어참치
12/03/28 04:51
수정 아이콘
사투리 억양도 고치기 힘든데 하물며 한 나라에서 쓰는 모국어가 자연스럽에 영어 발음에도 베어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유럽 교환학생 생활중인데 온갖 정체모를 억양이나 발음이 난무하지만 서로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으니 발음이나 억양이 영어가 언어로서 기능하는데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닌듯 해요.
Wizard_Slayer
12/03/28 04:57
수정 아이콘
본문과 다른내용이지만
영어는 언어인데 공부 시작부터 교과서나 문제집 보면서 주어 동사 문장 쪼개가면서 배워나가는 한국인들(저포함해서) 정말 대단한것 같습니다.

우리가 2~3살때 한국말을 그랬던것 처럼 영어는 언어인데 당연히 작문과 짧은문장이라도 말하기부터 시작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읽는것조차 발음,억양,악센트 개판이요 영어공부할때 주어 동사 쪼개고 주절 부사절 나누고, 수동태 구분 관계대명사절 전명구...-_-

자녀교육시 유치원,초딩때 조기유학 보내는 분들 마음을 알것 같습니다. 저도 몇년뒤 결혼해서 애낳으면 그렇게 할것 같군요..
여튼 그건 내자식 얘기이고 저는 지금 그래머 인 유즈 문제집 사러 인터파크 접속중....
王天君
12/03/28 05:30
수정 아이콘
저도 기본적으로 곰주님에게 동의하는 편입니다. 유창함이나 발음 같은 부분은 정말 나무랄데가 없는 친구들도 막상 표현이나 어휘를 들어보면 한계가 명확히 느껴져서 영어를 잘 한다의 기준을 어디에 둬야 하는지 잘 모르겠더군요. 맨날 쓰는 말만 쓰고 조금만 포멀한 단어가 나와도 갸웃거리더라구요.make make make get get get 의 연속인 영어를 과연 잘 한다고 말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제가 쓸데없이 야심이 큰 것도 있겠지요)

한편으로 곰주님께서 반론을 제기하셨던, '발음은 영어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 꽤나 중요한 요소다' 라는 것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영어 아니더라도 모국어도 발음이 안좋고 표준어에서 많이 엇나가있으면 말을 잘 한다는 평가를 받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사실 이 두가지를 따로 떼놓고 생각하는 것도 별 의미없는 것 같기는 합니다. 영어를 잘 한다, 유창하게 한다는 사람들이 어휘 공부 게을리 하고 발음 연습만 주구장창 할 리가 없으니 말이지요..

굳이 비유를 들자면, 빠르고 '깔끔한 마우스질과 높은 apm' 과 '전략 전술의 이해도와 상황판단력' 정도라고 할까요?
사박사
12/03/28 06:37
수정 아이콘
발음을 어떻게 정의하냐에 따라 좀 다른 것 같습니다. 각 알파벳 또는 음절을 얼마나 원어민에 가깝게 발음하는댜는 (원론적으로는 매우 중요하지만) 실 생활에서 어느 정도 용인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인이 world 같은 단어 제대로 발음하기 어렵습니다만 그냥 한국식으로 "월드"라고 해도 대부분의 경우 문맥상으로 의미를 전달하는데 크게 무리가 없습니다. 오히려 제 경험상 강세가 적절하지 않은 경우는 단어 자체를 못알아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도 넓은 의미에서 발음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인데 실제 미국인과의 대화에서 개별 음절의 발음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spaghetti의 경우 그냥 한국식으로 편안하게 "스파게티"라고 하면 못 알아듣는 경우가 꽤 발생합니다. 그냥 "퍼게리"라고 발음하는 것이 낫습니다 ("스"는 거의 들릴락 말락하고 "게"에 강세).
그리고 마지막으로 첨언하자면 한국원어민으로 매번 아무 오류없는 영어를 구사하기는 정말 정말 어렵습니다. 따라서 실수나 오류는 어무나도 당연합니다. 단, 대화 도중에 상대방이 못 알아듣는 경우가 발생할 시에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부연 설명하시면 대화 전체의 흐름이 끊어지지는 않습니다. 물론 영어에 대한 짬이 좀 생겨야 자연스럽게 대처할 수 있겠죠. 보통 초보자들이 잘하지 못하는 것이 상대방이 못 알아듣는 경우 "같은 표현을 같은 방식"으로 무한 반복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OneRepublic
12/03/28 06:48
수정 아이콘
미국에서 삼년반정도 학부유학을 다녀왔는데,
발음정말 중요합니다. 혹자들은 어차피 외국인이 아무리 연마해봐야 미국인들 귀에는 어차피
외국인이라 플루언트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게 셩각하는데, 그럼 발전이 없고 내 얘기 듣는 애들은
언제나 특별한 신경을 써야죠. 사실 발음이란게 생각보다 교정이 어렵지 않아요. 발음기호보는 연습과
따라하는 것들이 병행돼면 말이죠. 인토네이션도 사실 강세만 제대로 넣으면 자연시레 돼구요.
단어 하나하나가 어떻게 발음돼는지 알면 은근 쉽게 잡을수 있는거죠.
네이티브는 불가해도 준네이티브급 발음은 연습으로 충분히 됍니다.
로렌스
12/03/28 07:45
수정 아이콘
가끔 한국어를 아주 유창하게 하는 코높은 외국인들을 보면, '우와 저 외국인 한국말 진짜 잘한다.'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발음은 개판입니다. 억양도 이상하고, 뭔가 어색한데 의미 전달은 확실히 됩니다.

물론 발음까지 좋다면 더할나위 없을정도로 좋겠지만, 발음이 그렇게까지 중요한지는 잘 모르겠네요.
다미아니
12/03/28 08:17
수정 아이콘
하는 일로 인해 중고등학교 애들을 접하게 되는데, 요즘은 미국에서 살다가 온 아이들이 종종 있어서 영어 쓰기가 겁납니다.
발음 때문에 혹시 비웃음 사지는 않을까 해서.
그러다보니 더 소심해지죠.
제 사촌형의 경우는 한국에서 대학교 마치고 미국으로 유학갔는데, 발음은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은 미국의 대학에서 10년 넘게 교수생활중이고, 현재 대학에서는 종신교수입니다.
그 정도면 영어 구사는 물론이고 발음에 문제가 없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겠죠.
12/03/28 08:40
수정 아이콘
저는 외국인 앞에서 전혀 거리낌없이 영어를 구사합니다.
물론 제가 아는 어휘력안에서요..서로 웃고 농담도 하면서 합니다만..
옆에 한국사람만 있으면 말이 느려지고 별로 영어하기가 꺼려집니다..
왠지 그사람이 제 영어를 평가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실수하기 싫어서입니다.
영어잘하면 똑똑하게 보이고 틀리면 바보처럼 보이는 느낌이 들어서입니다.
이게 정말 잘못된 생각인것을 알지만 문제는...
저도 모르게 저도 그사람의 영어를 속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두둔발
12/03/28 09:12
수정 아이콘
영어능력(필기류)은 우수하지만 회화는 중하~중급정도였던 제가 90년대 중반에 홍콩에 잠시 거주할때 업무와 관련되지 않은
일상 생활에서 느낀점입니다.

1. 흔히 말하는 사회친구들중 영국인 또는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사람들과 이야기할때는 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
저역시 얼굴에 철판 두르고 문법 발음 다 무시하면서 이야기 해도 다 알아듣고 나를 위해서 천천히 또박또박 말해주고
빨리 말해도 어느정도는 들어먹으니 의사소통 잘 됩니다.

2. 문장구사력은 좋은데 발음이 형편없는 홍콩인 또는 동아시아인(한일중대)
저의 히어링 실력이 안 좋다보니 애를 먹습니다. 저 친구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전체적인 맥락은 이해가 오지만 중요한
부분이면서도 디테일한 단어에서 두리뭉실 들리는 경우가 있어서 눈치코치로 풀어가야 하니 힘들때가 많았고 가끔 오
해가 생기는 웃지못할 일도 발생하네요.

3. 문장구사력과 발음도 쉬원찮은 친구들 (나와 같은 부류들)
솔직히 답은 안나옵니다. 일상적인 이야기나 회화는 가능하지만 특정 주제에 대하여 약간 심도가 있는 토론이나 대화는
어렵더군요. 대화라는 것이 맞장구가 서로 오가줘야 재미도 있고 이해전달도 되는 것인데 서로간의 노력이 더 필요한
관계입니다.

4. 제 영어가 딱딱하답니다.
15년이상 영어공부한다고 그 어려운 성문, 이재옥, 김영로 등등 엄청 공부를 해 댔으니 일반적으로 잘 안쓰는 용어들은
기가 막히게 알아내고 생각해서 문어체영어에 간간히 그런류의 단어들을 써주고 있으니 외국애들이 첨에는 아주 이상한
친구같았다고 하네요.
생활영어학원에 양복 말쑥하게 입고 와서 회화공부하고 끝나면 뒤풀이 맨날 다니는데 쓰는 영어는 외교관들 정도나 구사
하는 아주 고급스러운 문장과 단어들을 주로 쓰는데 발음은 영 아니더라구 하네요. 하하하

아주 친했던 홍콩친구와는 광주에 있는 그 친구집에 놀러가던중 너 왜 발음이 그렇게 쉬원찮냐고 웃으면서 물었더니
남 이야기 하고 있다고 더 웃더군요.


지금까지 생활해오면서 느끼는 것은 제일 쉬운것은 업무영어이고 제일 어려운 것은 준비되지 않은 특정주제를 가지고
쉬원찮은 실력의 외국애들과 토론하거나 이야기 할때 인 것 같습니다.
summerlight
12/03/28 09:30
수정 아이콘
발음이 좋다 안 좋다라는 기준이 좀 모호한데요. 유창한가, 정확한가, 등등 여러 기준이 있겠죠. 반기문 사무총장 같은 경우는 유창하다기보다는 정확한 발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잘 들어보면 한국인들이 잘 틀리는 발음들을 아주 정확하게 발음하십니다. 강세도 정확하고요.) 누가 들어도 네이티브와는 거리가 있지만 정확함이라는 부분만 놓고 보자면 네이티브 레벨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반면 한국 사람들이 중시하는건 유창한 발음이죠. 이건 좀 서글픈게,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정확한 발음"을 모르기 때문에 유창함만을 보게 된다는 겁니다. 하지만 유창함은 이미지와 연관된거라, 의사 소통에 꼭 필요하느냐면 그건 아닙니다. 아나운서나 공인이라면 모를까, 외국인에게 중요한 기준은 아니라는거죠.

요약하자면 유창함만 중시하면 어륀지 꼴 난다는거. 유창하기만 하고 정확하지 못한 발음은 정말로 비웃음 사기 딱 좋습니다. 사실 이 쪽은 훈련만이 아니라 공부도 해야 되는 부분이라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 사람들이 많은거겠죠.
12/03/28 09:52
수정 아이콘
한국어 제법 잘 구사하지만 발음은 썩 좋지 않은 외국인 만났을 때 어느정도는 긴장을 하면서 보조를 맞춰주곤 하죠. 마찬가지로 표현은 그럭저럭 하면서도 영어발음이 잘 안되는 한국인을 대하는 미국인은 천천히 말해주고 평소보다 간결한 언어를 사용하게 되죠. 깊은 대화를 나누고 정서적 일체감 같은 것을 공유하기 위해서, 할 수 있다면 원어민 발음을 갖기 위해 노력해야 된다고 봅니다.
김연아이유리
12/03/28 10:02
수정 아이콘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보다는 제2외국어로 배운 사람과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것이 더 쉬었습니다.

정작 미국인은 한국식의 이상한 문장이나 발음이라 잘 못알아듣는데, 오히려 아시아인들이나 유럽이나 러시안들이 더 잘 알아듣더군요.
미국사람과 주로 영어로 대화해야한다면 발음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다국적사람과 영어를 공용어 삼아 이야기한다면 발음 별로 안중요한것 같습니다.

그리고 쉬운문장으로 상대방이 알아듣기 쉽게 생각을 표현해내는건 그사람의 발음이나 영어실력과는 전혀 다른 능력인것 같습니다.
12/03/28 10:15
수정 아이콘
의사소통이 당연히 첫번째로 중요하고요. 중요도로 따지면 한 80%쯤?
비즈니스나 남을 설득해야 하는 그런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발음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 사회에서 허접하다고 생각되는 발음을 하면 곤란하지요.

근데 뭐 이건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요. 우리나라도 보험설계사가 사투리 심하고 말 느리면
하기 힘든 거랑 비슷
12/03/28 10:15
수정 아이콘
발음 중요하죠.

문제는 영어로 기초 대화도 못하는 인간이
남이 영어로 대화하는 것 듣고 꼬투리잡는다는거죠.

그 동영상의 핵심이 그거 아닙니까?
'전 제 자식이 저거보다는 영어 잘 했으면 좋겠어요..'
'저 분이 무슨 말 하신지 아세요?'
'아니요..'

발음 중요하죠.
APM 중요합니다.

근데 원팩더블이 뭔지도 모르는 인간한테 원팩더블을 마스터 한 사람이
APM 느리다고 지적질 받는 건 좀 아닌 것 같거든요. [m]
고요함
12/03/28 10:20
수정 아이콘
사실 영어발음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엑센트 입니다. 인도애들 발음 안좋지만 미국애들 이해하죠.. 하지만 미국애들 중국애들 영어 잘해도 잘 못알아 듣습니다.
예전에 미국애랑 이야기하는데.. (테크닉컬 프리젠테이션) 나 영어 정말 못하는 것 같아... 그랬더니..
넌 저 중국애 보다 잘해라고 말하더라고요.. 그 친구 영어 정말 유창했습니다. (정말 빠르게 정확한 문법 사용)
그런데 그 미국 친구가 난 제말은 하나도 못알아듣겠다.. 이러더라고요..
엑센트가 정확하면 거의 미국애들 알아 듣습니다. 하지만 엑센트가 틀리면 못알아 듣죠.. .
꼭 한국사람이 발음 따지죠...

저도 처음 제가영어를 잘하는 줄 알았습니다. 본문에 있듯 저도 그 정도 (토플은 조금 더 높고 지알이는 버벌이 좀 낮고 math는 좀 높고) 점수가지고 유학왔으니까요.. 또 토익강사도 조금 하고.
그리고 미국와서 좌절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좌절중입니다. (6년차)
12/03/28 11:01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발음은 중학교-고등학교 전에 영어를 잠시라도 해본다면 엄청나게 변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기 지나면 모국어 물이 빠지질 않더라구요.
물론 저도 영어라는 국제공용어에 대해서 본문에 동의하는 편입니다만 발음에 대해서는...키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20세가 넘은 성인에게 키가 더 크라고 하는 건 답답한 소리지만, 어린 아이들에게 지금이 유일한 성장기니 우유를 먹어서 키를 키우라고 조언을 해줄거 같네요. [m]
영원한초보
12/03/28 11:29
수정 아이콘
미국사람 처럼 보이고 싶으면 발음 중요하겠죠. 음악 들읍시다.
Yolanda Be Cool & DCUP 의 We no speak Americano
Judas Pain
12/03/28 14:29
수정 아이콘
생각을 교환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데 동의합니다.

제 생각을 덧붙이자면 외국어 습득자가

해당 외국어권 사회의 상류층에 해당하는 직업일 때는 발음의 예쁨과 자연스러움(그리고 강세 같은 의미 표현부분을 포함해)이 그닥 중요하지 않지만
해당 외국어권 사회의 하류층에 해당하는 직업일 때는 인권과 수입의 문제에 관계가 있으리라 봅니다.

스페인 교수가 한국말을 서툴게 하는 건 귀엽습니다. 상대하는 사람들도 배운 분들이고 다 아량을 보여주죠.
그러나 동남아 서빙 아주머니께서 만약 한국말을 서툴게 발음하고 서툴게 알아듣는다면, 다들 아시는대로죠.

언어적 약자의 처지인 사람에게 천천히 말을 해주고 긴장해서 들어주는 사람들이 있냐 없냐의 차이가 있을 겁니다.
끝없는사랑
12/03/28 15:20
수정 아이콘
전 미국영어는 애시당초 몰라서 미국 사람들이 말 하는건 정말 못 알아듣겠더군요.
호주 사람들 말은 왠만하면 다 알아듣겠는데... 그리고 저도 발음이나 문법은 언어를 멋스럽고 고급스러워 보이게 하는데 도움은 되지만
가장 중요한건 악센트와 단어라는데 동감합니다.
막 뱉어내도 다 알아듣는 호주 사람들에게 그저 감사의 말을.....;;
Surrender
12/03/28 15:24
수정 아이콘
런던에서 7개월째 거주중인데 개인적으로 영국인 발음 awesome하다고 생각합니다.
(런던 기준) 가끔 이스트 런던이나 잉글랜드 남부 학생들과 이야기 하다보면 애먹는 경우도 있지만요.
당연한건지 모르겠지만 리버풀이나 뉴캐슬 사람들도 제 영어는 알아듣더군요. 문제는 제가 못알아듣...흐흐
Siriuslee
12/03/28 15:30
수정 아이콘
한가지 일화가 생각이 나네요.
미국 업체와 컨퍼런스 콜을 할때인데..

우리쪽 개발자가
"What's your problem?" 이라고 말을 했습니다. 직역하자면, 문제가 뭐냐? 어떤 문제냐? 정도라고 생각을 한거 같지만....

그쪽에서 불같이 화를 내더군요.
그 뒤로 영어 조심하라고... 이야기가 나왔었습니다.
엷은바람
12/03/28 16:28
수정 아이콘
그말이 "넌 대체 왜 그 모냥이냐? (이 화상아)"라는 뉘앙스가 있긴한데,
보통 외국인이 그런 실수하면 영어를 잘 몰라서 그런 거라고 이해하고 넘어가거나, 설령 본인이 그 말을 듣고 기분나빴다면 그렇게 말하면 안되는거라고 정정해주는게 상식 아닌가요? -.-;
만약 앞뒤 안보고 진짜로 화를 냈다면 "What's your problem?" 이란 말을 들을만한 사람이네요.
12/03/2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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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필드 잉글리쉬를 구사하는 제 입장에서는 엄청 공감이 가네요.
어쩔 수 없이 출장지에 통역 없이 떨어졌을때, "살아남기 위해서" 중학생 수준의 영어를 더듬더듬...
그래도 다 알아듣는것에 자신을 얻고, 어느날 호텔방에서 Star-TV의 MC들이 하는 영어가 들릴때의 희열!!

그래서 "이제 나도 영어에 귀가 열렸구나!!" 하고 CNN을 틀었는데, 뭐라 그러는지 하나도 알아들을 수가 없어...
BBC를 틀었더니...... 왠 외계인들이 이상한 말을 하고 있어... ㅠㅠ
네, 제 영어는 아시아에서만 통하는 영어였던 겁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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