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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1/13 20:42:59
Name TheGirl
Subject [일반] 서울에서 느껴보는 소외감
1월 10일. 11일에 의사국가 시험을 보았습니다.
지방대 출신으로 제가 나온 대학은 서울이 시험장이었기 때문에 서울에서 시험을 보았죠.
11일 시험이 끝나고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새벽 첫차를 타고 집에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저는 지방에서 태어나서 지방대학을 다녔기 때문에 서울지리를 잘 알지 못하고 지하철도 익숙지 않아서 택시를 타고
'센트럴 시티' 가주세요 라고 했어요. 왜 서울터미널로 가자고 하지 않았을까.. 술을 먹다 동기가 여기서 센트럴 시티 가까우니까 거기가서 버스 타면 되겠네라는 말을 듣고 '서울터미널=센트럴시티' 로 인식을 했습니다. 그냥 택시아저시께 잘 모르는데 서울에서 고속버스타는곳 가달라고 했으면 됫을텐데 촌티를 내기 싫어서였겠죠.
헌데 내려보니 무슨 호텔 앞인겁니다. 아차 싶었죠. 센트럴시티가 서울터미널이 아닌 근처의 큰 건물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버리는 택시를 뒤로 하고 그래도 근처에 터미널이 있겠지 찾기 시작했습니다. 다행이 조금 걷다보니 터미널이 보였고..
하지만 눈앞에 있는 터미널에 어떻게 들어가야 하는지 알수가없었습니다. 30분정도를 이쪽으로 걸어갔다 돌아오고를 반복하고 도저히 입구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답답하기도 하고 참 꼴이 우스워요. 터미널입구를 못찼겠다니.
할수없이 호텔앞에 택시아저씨에게 터미널데려다 주라고 하기에는 또 민망하여서 기차를 타려고 하는데 용산역이나 서울역 가까운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이제는 촌놈이라는걸 숨기기 보다는 그냥 안전하게 기차라도 타고 싶었어요.
헌데 아저씨 시선이 좀 이상합니다. 저를 위아래로 훌터보면서..
제 몰골이 말이아니었겠죠. 츄리닝에 점퍼하나 걸치고 학교에서 단체로 잡은 호텔에는 면도기가 없어서 4일동안 면도도 하지 않았고
또 밤새 술을 마셨으니..
헌데 왜인지 그냥 아래내려가서 택시타라고 하더군요. 말투가 참 차갑습니다. 왜 승차거부를 당한건지 확실히 알수는없지만 호텔앞에서 타는 분들은 공항을 가거나 하니까 주행거리가 길고, 내가 가려고 하는곳은 돈이 안되는건가. 아니면 그냥 내가 '거지같기 때문인가'
아무튼 새벽에 정신도 없는데 승차거부를 당하고 나니 기분이 싸 합니다. 실습돌면서 실습방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를 동료들이 멀뚱멀뚱 쳐다볼때에도 우리가 배출하는 쓰레기를 치워주시는데 대해 감사하다고 이야기 했고, 의사의 지위에 대한 갈망들을 볼때 한심하다고 생각했고, 후배님들에게 예의바르게 행동하려 노력했었는데, 어느누구에게나 공손하게 지내왔었는데 정작 내가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한 순간에 너무 쉽게 거절당했어요.
할수 없이 저~아래로 내려가 보았지만 택시가 다니질 않아요. 택시가 설만한 곳은 없고 게다가 새벽이니까요. 다행히 지하철역이 있기에( 그것도 처음에는 지하철역인지 잘 몰랐어요) 일단 내려보기로했습니다. 지하철을 타본적이 몇번없고 그 몇번도 친구나 동료들이 해주는대로 따라갔던 것이라 조금 겁이 났지만 서울 천만인구가 이용하는 것이니 찬찬히 보면 내가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겠다 싶었지요. 헌데 역으로 내려가다보니 표지판으로 터미널가는쪽이 표시되어있네요. 그렇게 거진 한시간이 걸려서 광주행 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별 부족한것 없이 살았고 크게 상처받아본적이 없어서인지 낯선곳에 와서 참 별것 아닌것에도 기분이 쓸쓸해지네요. 내가 사는 곳에 많은 사람들이 수시로 이런 쓸쓸함들은 안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지 걱정도 되구요.
의사가 되면 어제의 나보다는 훨씬 절박한 사람들에게 조금 더 마음을 기울여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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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13 20:55
수정 아이콘
택시기사님이 왜그랬을까요?
센트럴시티에서 용산역까지 멀지는 않아도 승차거부할만한 코스가 아닌데
그냥 이상한 분인가부다 하세요
발로텔리
12/01/13 21:04
수정 아이콘
원래 센트럴시티 터미널 구조가 좀 이상해요.. 휴가 때 마다 헤맸던 기억이..
그리고 황송할 정도로 친절한 택시 기사님들이 있는가 하면 퉁명맞거나 승차거부 하시는 기사님들도 있더군요
뭐 그냥 그런 날이었나 보다 하세요..
제가 글쓴이 분이셨다면 엄청 열 받아 있었을 것 같은데 오히려 마음을 다잡는 모습 보기 좋네요^^
12/01/13 21:05
수정 아이콘
글을 읽고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촌티,촌놈,민망'(글에 있는 표현을 썼습니다.)라는 표현을 봐서는 TheGirl님께서 너무 남의 시선을 신경쓰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사람이 아닌데 서울길 모르는건 당연한건데 그것을 본인 스스로 부끄러워 할 필요는 없다고 보네요.
샨티엔아메이
12/01/13 21:05
수정 아이콘
매리엇 호텔앞에 내리셨나보네요.
저는 거꾸로 매리엇호텔로 누구 마중가야하는데 센트럴시티입구에 내려서 한참을 해맸었는데

추레한 몰골로 용산역이나 서울역 가주세요라고 하셨다하니 기사분이 뭔가 오해를 하시지 않았나 생각도 들지만
일단 승차거부는 신고감이죠.
12/01/13 21:15
수정 아이콘
전 항상 지하철역을 통해 가서 헤맨적은 없는데 또 그게 지상에서는 구조가 이상하나 보네요 -_-;;

광주분이신가요? 반갑습니다~
12/01/13 21:22
수정 아이콘
너무 맘상해 하지 마세요 센트럴 시티와 고속 터미널은 몇십번을 가봤던 저도 잘못하면 헤메게 되더라고요 - 제가 길치이기도 하지만...
이제 합법적으로 자격증을 갖은 의사가 되시겠네요
글 쓰신 것을 보니 좋은 의사가 되실 듯 한데 잘부탁드립다 :)
12/01/13 21:25
수정 아이콘
저 서울 십몇년 살았었고 수도권 떠나 산 적은 한번도 없지만
아직도 가끔 거기서는 헤멥니다 -_-
된장찌개
12/01/13 21:26
수정 아이콘
?????
그냥 계단 내려가면 센트럴시티 아닌가요;;;;
12/01/13 21:28
수정 아이콘
택시가 승차거부를 하는 상황은 보통

1. 돈되는 손님을 태우려고 거부하는 경우
2. 상대가 엉망진창 취객에 돈도 없어 보여 태웠다간 골치좀 썩겠다 싶을 경우
3. (새벽. 회사택시) 교대시간이 임박했을 경우
4. (새벽, 개인택시) 하루종일 일하고 집으로 들어가서 자려고 하는데 손님이 반대방향일 경우
5. 그 지역 택시가 아니고, 손님이 자신의 지역으로 돌아가려는 손님이 아닐 경우

뭐 대충 이 정도가 생각나네요.
12/01/13 21:28
수정 아이콘
무려 의대를 다니시면서... 자기비하가 좀... 있으시네요 서울가서 터미널 물어보는게 왜 촌티인지... 서울사람은 타도시가서 터미널 안물어보고 척척 찾는건아니잖아요
기미수
12/01/13 21:29
수정 아이콘
너무 걱정마세요~ 새벽에는 사람 가리지 않고 멀리 안가면 승차거부 자주 당합니다..
12/01/13 21:42
수정 아이콘
서울사람은 남이 어디 출신인지는 신경도 안 쓰는데 괜한걸 가지고 자괴감은 무슨... 자기 내부의 열등감을 엄한데다 표출하지 마시죠
Tristana
12/01/13 21:47
수정 아이콘
새벽엔 승차거부심해요. [m]
놀라운 본능
12/01/13 22:14
수정 아이콘
전혀 공감이 안가는 글이군요

특히 마지막 문장이요

의사고시 보셨으니 이제야 고생 좀 하시겠네요
12/01/14 00:12
수정 아이콘
글쓴 분은 서울사람 욕한 것도 아니고 그저 새벽녘에 길 헤매면서 느낀 쓸쓸함이나 무력감을 표현하신 것 같은데...

차가운 댓글이 전 조금 놀랍네요. 민감하게 반응할만한 글인가요?
12/01/14 00:34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글쓴분이 여기서 또 한번 상처받지 않으실까 염려됩니다.
12/01/14 00:36
수정 아이콘
많이 속상하셨겠네요...모든 택시기사가 그런 건 아니니 너무 맘 상해 하진 마셔요...

다음 서울 택시 타시면...~ 가야 하는데 그 고속버스 탈 수 있는 터미널 가주세요...라고 말씀해보셔요...
왠만한 기사님들은 최적화된 터미널로 데려다 주실 겁니다...
한선생
12/01/14 00:53
수정 아이콘
진짜 이런 글에 저런식으로 공격성 댓글 다는 사람들은 뭔가요?
담에 서울 오시면 제가 승차거부 택시기사분들에 대한 대처법을 전수해 드립니다!
대답 안해?
12/01/14 01:07
수정 아이콘
추운 겨울날 늦은 시각에 승차거부 한참 당하다가..
승차거부도 아니고, 빈차가 서지를 않습니다.. 그걸 1시간동안 당하니 얼어죽을거 같고 열이 받아서..
그리고 제일 중요한건 옆에 여자친구가 너무 힘들어해서...
택시 빈차 지나갈때 일단 앞을 막아서 세워놓고 5만원 드릴테니깐 가달라고 해서 타본적이 있습니다.
정말 더러워요..
공실이
12/01/14 01:11
수정 아이콘
"모르면 물어봐라..." 이게 진리입니다! 수련기간동안 꼭 참고하시길....
행복한콩
12/01/14 03:28
수정 아이콘
좀 열받네요. 두가지 이유에서요.
우선, 타지에서 느끼셨을 섭섭함, 쓸쓸함.. 서울시민으로써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택시기사들 아직도 저런 마음가짐이라니, 정말 화가납니다.
두번째로, 더 화가나는건, 이런글에 저렇게까지 차갑고 이해못하겠다, 공감못하겠다 라는 댓글을 꼭 다셔야겠습니까?
오히려 글쓴이를 다독여주지는 못할망정
열등감??? 자괴감???? 엄한데다 표출????? 의사고시 봤으니 고생좀 하겠네(<- 이건 도대체 무슨 발상인지)????
아무리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해도, 해도해도 너무한것 같네요.
12/01/14 10:03
수정 아이콘
크 저분들은 원래 저렇더라고요
12/01/14 12:30
수정 아이콘
의대 다니는거랑 무슨 상관 있습니까? 참 지각 없는 사람들 보이네요
나로도
12/01/14 13:49
수정 아이콘
사람들 참 쌀쌀맞네요. 의사는 무조건 콧대높고 자존심 강해야합니까? 저는 오히려 글쓴 분이 오히려 따뜻하고 정있어보여서 안쓰럽고 동시에 기대되는 의사감이라고도 생각되네요. [m]
우던거친새퀴
12/01/14 18:14
수정 아이콘
1. 서울이건 아니건 타지역에서 온사람들은 괜히 자기가 이지역 사람이 아니면 손해보는게 있지 않을까해서 걱정을 하는 심리가 있습니다.
2. 실제로 택시기사같은 사람들은 타지역에서 온 사람인줄 알면 홀대를 하거나 혹은 길을 빙빙둘러가면서 돈을 더받아낸다거나 이런 일도 있고요.
당장 이대호선수가 무릎팍나와서 자기여친이 택시탔는데 10만원을 넘게냈다는 이야길 한적이 있죠.

뭘 모르는걸 부끄러워 하는게 아니라 모르는 티를 냈다가 손해볼까봐 그게 두려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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