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삼성빠와 애플빠가 서로 싸우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삼성 vs 애플의 불필요한 팬대결을 많이 보게 되는 것 같아서 글 써봅니다)

전 개인적으로 삼성도 좋아하고 애플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뭐 회색분자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핸드폰은 대부분 애니콜 제품을 써온 입장에서 삼성 제품에 크게 실망해본 적 없고
(옴레기 축에도 안 끼워주는 옴니아팝도 가격대비 그렇게 나쁜 제품은 아니었죠. 지금은 갤S2 씁니다.)
한편 다수의 아이팟 제품을 사용해봤고(아이팟 나노, 아이팟 Video, 아이팟 Classic 등) 주변에 아이폰 쓰는 사람도 많은 입장에서
애플 제품의 우수성도 잘 알고 있습니다. (갤S2 유저로서, 갤S2의 유일한 단점은 '아이폰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삼성빠와 애플빠의 싸움을 보고 있으면, 항상 극성빠가 까를 만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싸움은 너무 과열되어 있어요.
(요즘은 특히)삼성제품을 사는 것도, 애플제품을 사는 것도 딱히 비합리적이지 않은 시대입니다.
설령 한 쪽이 쫌 비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할지라도 소비는 취향 따라 하는 거고, 자신과 다른 선택을 한 사람을 비판할 이유는 없습니다.

삼성이라는 기업의 어두운 면을 지적하면서 삼성을 까고 더 나아가 삼성유저를 까는 애플빠들이 있습니다.
(삼성 깐다고 전부 애플빠라고 하는 건 아닙니다. 그런 애플빠들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사실 삼성은 밝지만은 않은 기업이긴 합니다.
일례로, 삼성의 단가 후려치기는 한국에서 꽤나 유명합니다.
하지만 애플도 단가 후려치기로는 삼성 못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이 문제에 있어서는 삼성과 애플을 같이 깐다면 모를까, 한 쪽은 괜찮고 한 쪽은 나쁘고 할 수는 없는 문제입니다. 오십보백보일테니까요.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애플을 격렬하게 공격하는 삼성빠들도 많지만,
'애플 제품만 문제 있고 삼성은 완벽한가?'라고 생각해보면, 또 그렇지도 않습니다.
완벽한 제품이 시장에 어디 있겠습니까? 디자인, 성능, 가격, 서비스 등 모든 게 완벽했으면 시장 올킬했게요.

소비자는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들을 보고 합리적인, 혹은 비합리적이지만 자신에게 의미 있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소비자들이 스스로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할 일은,
상대방의 선택을 비판하기보다는 자신의 선택에 만족하고
상대방이 선택한 회사의 제품을 마냥 비판하기보다는, 시중 제품들의 장단점을 잘 따져서 후속 제품들의 질이 전체적으로 높아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삼성빠와 애플빠가 싸우지 않고 서로 협력한다면 우리가 더 좋은 제품을 쓰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지금처럼 삼성빠와 애플빠가 열심히 싸우고 대립한다면
두 회사는 자신을 쉴드 쳐주는 든든한 빠돌이들을 믿고 서비스 질 향상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서로 싸우지 말고 협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싸워서 뭔가를 얻어낼 상대는 서로가 아니고,
어떻게 하면 우리에게 보다 높은 가격에 보다 싸구려 제품을 팔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기업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