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4/03/09 17:16:45
Name 맥스훼인
File #1 196458.jpg (56.8 KB), Download : 96
Subject [일반] 책 소개 : 빨대사회 (수정됨)


선게가 생기며 이슈적인 내용들이 자게에서는 빠지며 조금 조용해진만큼
책 소개글 한번 써 보고자 합니다.

이 책의 부제는 '사기범죄 천국의 도래'입니다.
한국사회에서 왜 사기범죄가 이렇게 만연한 것일까?
라는 질문은 누구나 해 볼만할 것입니다.

코인사기, 투자사기와 같은 대규모의 폰지사기부터
보이스피싱과 같은 형태의 사기까지
사기에 대한 위험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는데
사기꾼들은 큰 처벌을 받지 않고 금새 돌아와 또 다른 사기를 치고 있죠.

이희진 같이 알려진 사람들이 저렇게 계속 또 사기를 칠 정도면 잘 알려지지 않은 많은 사기꾼들이 처벌을 받지 않고, 받더라도 금방 다시 나와 또 다시 다른 사기를 치고 있겠죠

이러한 이유를 사회의 낮은 신뢰 등 여러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이 책은 한국사회에 사기범죄가 만연하게 된 이유를
형사사법 체계에서 찾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현직 판사입니다.
윤창호법에 대한 위헌제청을 신청한 것으로 유명한 분이죠

다만 현직 판사가 썼다고를 여러번 다시 찾아보게 될만큼
한국의 법, 정치권, 사회전반에 대하여  무척비판적입니다.

이 책에 대하여 어떤 사람들은 저자인 판사가
사기 범죄자 전반에 큰 예단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현직 판사가 형사판결과정에서 겪고 공부한 다양한 실제 사례를 통해
한국 사회는 사기범죄에 대하여 제대로 수사하지도 처벌하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자가 지적하는 부분 중 개정형사소송법들이 이러한 사기범죄를 부양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저자가 특정 정치인,정당 얘기는 전혀 하지 않고 있지만 불편할 분들도 있을 겁니다.)
피의자에 대한 '인권'을 중시하다보니 수사 자체가 형해화되었다는 비판이죠
(이 분 검사 출신도 아닌 그냥 판사이십니다;;)

다만 특정 정치성향을 보인다기보다는 국회 전반에 대한 비판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보는게
국회의 특별법 제일주의를 가장 비판하고 있습니다.

특별법에 따른 형량의 불균형이 발생하게 되는 것도 사기 부분인데
특경 정도를 제외하면 사기에 대한 강한 처벌의 수단이 없다보니
(특경도 피해자별로 쪼개면 적용여부가 달라지는 등 문제가 많죠)
성폭행을 한 피의자가 징역 5년 넘게 사는 동안
수백억을 사기친 피의자는 집행유예나 짧은 기간의 징역을 살게 되는 거죠.

배경지식이 있으면 좋지만 배경지식이 꼭 없다고 하더라도
한국의 형사체계에 대해서는 한번쯤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기에 추천글 써봅니다.
(사실 저도 전문분야가 형사가 아니다보니 읽으면서 실무(와 그 문제)를 많이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VictoryFood
24/03/09 18:3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사기 범죄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안되는 건 피해자가 수만명이어도 하나의 범죄로 치부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양형기준에 따르면 사기범죄는 금액에 따른 유형만 있고 피해자에 따른 유형은 없더라구요.
그리고 1억원일 때 1-4년인데, 300억이면 6-10년입니다. (1억원 미만이면 1년미만)
이걸 피해자수에 따라 각각 처리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경우가 좀 다르지만 살인범죄는 피해자의 여러명인 연쇄/대량 살인이면 양형이 따로 정해지거든요.

또 하나 경제 범죄의 경우 처벌이 약한 건 돈으로 인한 피해는 민사로 보상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빼앗긴 돈은 민사로 받고 형사에서는 행위에 대한 처벌만 하자는 거죠.
다만 한국의 특성상 민사로 돈을 받기가 아주아주 어렵다는 거지만 뭐 그거야 개인간 문제지 나라가 상관할 바는 아니니까요.

그렇다면 형사 재판 후 받아야 하는 돈을 채권추심하는 회사에 판매할 수 있게 하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은행이 악성채권을 10% 정도에 팔고 있잖아요.
그런 식으로 형사 재판에서 피해액이 정해지면 그 금액을 따로 소송하지 말고 채권추심회사에 할인해서 파는거죠.
피해자는 사기 피해액을 일부 회수하고 채권회사는 추심해서 돈 벌구요.
(지금도 되는 건지는 모르겠네요.)
24/03/09 18:42
수정 아이콘
오히려 반대입니다. 피해자가 여럿이 되고 각각의 피해액이 5억 이하면 여러번의 사기죄를 저지른게 되고, 경합범 가중이 되서 최대 15년이 형량이지만, 피해자가 한명이고 사기 피해액이 5억 이상 50억 미만이면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이 적용되서 형량이 3년 이상 25년 이하, 50억 이상이면 징역 5년 이상에 최대 무기징역이 형량이 됩니다.
맥스훼인
24/03/09 19:08
수정 아이콘
책에서도 소개하고 있고 본문에도 언급한 내용이 말씀하신 내용과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대규모 사기가 특경 적용이 안되어 형량이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하죠
지그제프
24/03/09 18:52
수정 아이콘
높으신 양반들의 동족보호본능 때문이라고 생각되요.
맥스훼인
24/03/09 19:08
수정 아이콘
저자의 국회, 정치권에 대한 비판도 그런 부분입니다. 판사님이 저렇게 쓰셔도 되나 하는 논조더군요;
개가좋아요
24/03/09 18:59
수정 아이콘
천민 이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돈이 모든것이 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가지고 하는 범죄처벌이 약하다는건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근대 그래서 천민 자본주의인가 싶기도 하고
No.99 AaronJudge
24/03/09 23:07
수정 아이콘
그쵸
가족보다, 건강보다, 돈이 우선이라는 사회에서
그 돈을 뺏어가는 사기? 정말 경제적 살인으로 보고 세게 처벌해야 하는데…
24/03/09 21:50
수정 아이콘
제목도 맘에 들고 내용도 맘에 드는 책이군요 크크
manymaster
24/03/10 02:43
수정 아이콘
진짜 특별법 까는 건 법학계나 법조계에서는 일상인 걸로 알고 있어서 책에서 소개에 나온 정도가 아닌 더 깊은 내용이 담겼으면 좋겠네요.
그런데 그 특별법 구조가 사기 조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건 여기서 처음 듣네요.
맥스훼인
24/03/10 07:52
수정 아이콘
(수정됨) 불타오를까싶어 줄였는데 최근의 검경수사권이나 형소법 개정에 대한 내용도 많습니다.
특별법 얘기는 이슈되는 사건에 대한 특별법 남발로 인해 형량불균형이 발생해서 사기죄는 상대적으로 관대해졌다는 부분과 특별법 사건에 대한 수사역량 집중으로 일반 사건에 대한 수사자원 부족 등을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24/03/10 08:56
수정 아이콘
좋은 책 소개 고맙습니다
안군시대
24/03/10 15:45
수정 아이콘
사기, 횡령 등의 경제범죄가 이슈화가 되는 빈도에 비해서도 근본적인 법개정이 더디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는데, 역시 법 전문가들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군요.
이제는 누구누구법 어쩌고 하는 식의 땜빵처리(?)는 좀 지양돼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사회 전반적인 깊은 논의를 통해서 근본적인 법 체계를 구축했으면 좋겠어요.
맥스훼인
24/03/10 23:51
수정 아이콘
국회에서 남발되는 누구누구법이 사기법에서는 없는 이유가
그 누구누구들과 정치인들간의 관계가 있는게 아닌가하는 합리적 의심이 들기는 하죠
24/03/11 11:17
수정 아이콘
근데 2월에 나온 책이 벌써 품절인가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01136 [일반] LG전자, 2024 울트라기어 OLED 모니터 라인업 가격 및 출시일 발표 [48] SAS Tony Parker 12484 24/03/12 12484 1
101135 [일반] [역사] 연개소문 최후의 전쟁, 최대의 승첩: 4. 침공군의 진격 [5] meson7287 24/03/12 7287 11
101134 [일반] [잡담] 북괴집 이야기 [5] 엘케인8393 24/03/12 8393 21
101133 [일반] 수원 거주민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최근 1주 간 사건 3개 [22] 매번같은18140 24/03/11 18140 0
101132 [일반] [역사] 연개소문 최후의 전쟁, 최대의 승첩: 3. 몽골리아의 각축 [7] meson7416 24/03/11 7416 16
101131 [일반] 비트코인이 1억을 돌파했습니다. [71] 카즈하13938 24/03/11 13938 2
101130 [일반] (스포) 고려거란전쟁 유감 [38] 종말메이커9768 24/03/11 9768 2
101128 [일반] 9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진행되었습니다. [34] Rorschach11704 24/03/11 11704 5
101127 [일반] 혐오의 과학으로 상나라를 돌아보다 [14] 계층방정9793 24/03/11 9793 3
101126 [일반] 자동차 산업이 유리천장을 만든다 [68] 밤듸12728 24/03/11 12728 43
101124 [일반] 유료화 직전 웹툰 추천-호랑이 들어와요 [19] lasd2419003 24/03/10 9003 9
101123 [일반] [역사] 연개소문 최후의 전쟁, 최대의 승첩: 2. 당나라의 ‘수군혁명’ [11] meson8396 24/03/10 8396 19
101122 [일반] [역사] 연개소문 최후의 전쟁, 최대의 승첩: 1. 들어가며 [7] meson7910 24/03/10 7910 18
101121 [일반] 요즘 알트코인 현황 [38] VvVvV14438 24/03/10 14438 0
101119 [일반] '소년만화' [14] 노래하는몽상가8469 24/03/09 8469 10
101118 [일반] 에스파 '드라마' 커버 댄스를 촬영했습니다. :) [10] 메존일각6652 24/03/09 6652 6
101117 [일반] 책 소개 : 빨대사회 [14] 맥스훼인7320 24/03/09 7320 6
101114 [일반] 드래곤볼의 시대를 살다 [10] 빵pro점쟁이6860 24/03/09 6860 22
101113 [일반] <패스트 라이브즈> - 교차하는 삶의 궤적, 우리의 '패스트 라이브즈' [16] aDayInTheLife7018 24/03/09 7018 4
101112 [일반] 밤양갱, 지독하게 이기적인 이별, 그래서 그 맛은 봤을까? [36] 네?!10874 24/03/09 10874 9
101111 [정치] 정부, 다음주부터 20개 병원에 군의관·공보의 파견 [152] 시린비14531 24/03/08 14531 0
101109 [정치] 요 며칠간 쏟아진 국힘 의원들의 망언 퍼레이드 및 기타 등.. [118] 아롱이다롱이14158 24/03/08 14158 0
101108 [정치] 역사교과서 손대나... 검정결과 발표, 총선 뒤로 돌연 연기 [22] 매번같은10308 24/03/08 10308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