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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9/12 18:40:38
Name gardhi
Subject [LOL] (뇌피셜주의) 국제대회에서 약해지는 선수가 나오는 이유
롤이스포츠 역사가 10년을 넘어가며 우리는 다양한 선수들을 보아왔습니다.
그 중 국제대회(월즈)에선 유독 리그에서의 퍼포먼스 중 50%도 못보여주는 선수도 있고, 오히려 '이정도였다고?' 생각이 들만큼 폭발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도 존재합니다.
각 리그 별로 생각나는 대표 선수를 꼽아보면,
유럽의 니스키, 중국에선 21년도 이전의 스카웃(클리어러브도 15msi를 우승하긴 했지만 월즈 중심으로 생각하면 아쉽긴했습니다),
lck에선 피넛(심지어 lpl에 넘어갔던 20년도조차)이 생각나네요.
후자의 경우 20빈이나 21지에지에, 그리고 큐베를 예시로 들것같습니다.(분명 리그에선 평범했던거 같은데;;)



이렇게 리그와 국제대회에서의 퍼포먼스 차이가 심하게 나는 선수들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표적으로 꼽히는 이유 2가지는 '환경 적응'과 '긴장감'입니다.
환경 적응의 경우, 길게는 한달 동안 타 지역에서 먹고 자야하는 국제대회 특성 상 환경 변화에 예민한 선수의 경우 적응하기도 전에 경기에 나설 경우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측면입니다.
긴장감의 경우, 국제대회는 일부 경기(실력 차가 꽤 나는 매치)를 제외하면 매판이 생존과 직결되는 소위 '빅게임' 이슈가 가장 크게 드러나는 경기라는 측면입니다.

그리고 이 두가지 이유는 모두 리그와 국제대회가 병행되는 타 스포츠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이유입니다.
축구를 예시로 들면, 챔스(혹은 토너먼트)에서 강한 선수 혹은 팀이 존재하기도 하며 평소엔 잠잠하다가 중요 경기에서 골을 넣거나 선방을 해내는 선수도 있죠.

그러나 롤이스포츠는 타 스포츠와 달리 경기 자체의 환경은 변화가 거의 없으며(날씨나 구장 잔디의 영향 등이 아예없죠) 긴장감을 증폭시켜줄 함성 소리도 헤드폰을 쓴다는 측면 때문에 영향이 덜 가야 하는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제가 지금껏 봐온 바론 롤이 오히려 축구보다도 리그와 국제대회 퍼포먼스 차이가 심한 선수들 비율이 더 많아요.



그렇다면 롤이스포츠에선 타스포츠와 차별되는 또다른 측면이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았을까 라는 제 머리 속에서 뇌피셜이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바로 스크림 문화입니다.
타 팀과의 연습경기는 거의 없거나 이벤트성에 불과한 다른 팀스포츠와 달리 이스포츠는 스크림 비중이 매우 높습니다.
축구의 경우 이전 경기들을 분석해서 전술을 준비하거나 경기 중에 실시간으로 전술을 변경하죠.
그리고 이건 리그를 준비할때나 챔스를 준비할때나 사실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롤이스포츠는 다릅니다.
리그 중엔 이미 스크림을 수십판을 진행하고 결국 플옵에 들어가도 해당 시즌에 너무 많이 게임해본 상대와 붙습니다.
반면 국제대회는 일정이 타이트하게 소화되는 관계로 스크림 파트너를 잡지 않는 이상, 스크림을 두어판 붙어본 상대와 붙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서 '다운로드'라는 개념을 가져오겠습니다.
철권에서 다운로드란, 한 게임 내에 존재하는 여러 라운드를 치루는 과정에서 상대의 패턴을 파악하는 것을 말합니다.(이상 철알못)
롤도 대회를 스크림의 연장선으로 이해하는 관점에선 다운로드라는 개념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탑라인을 예로 들면, A라는 선수가 해당 메타 해당 챔피언으로 어떤 방식 어떤 타이밍에 딜교를 즐기는 지
정글러 유무에 따라 공격성이 달라지는지 2대1 드리블을 선호하는지 갱호응을 선호하는지
체력관리에 중점을 두는지 마나관리에 중점을 두는지 로밍을 선호하는지 라인압박을 선호하는지
팀단위를 예로 들어도, 정글 중심 게임을 하는지 라인 위주 게임을 하는지
오브젝트 타이밍을 어떻게 짜는지 기습바론을 자주 하는지 난전을 선호하는지 피하는지
말리면 눕는지 뇌절하는지

이런 것들은 당연히 실제 경기 분석만으로도 파악할 수 있는 것들도 있겠지만, 세부적인 패턴은 직접 상대해보고 아니고 차이가 클 수도 있다 생각합니다.(전 다이아도 못찍어봐서 잘 모름)

결국 상대를 다운로드하는게 중요한 선수일수록 다운로드할 기회가 많은 리그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높고, 다운로드 기회가 적을 국제대회에서의 퍼포먼스가 기대에 못미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스크림문화가 다른이유들보다 앞서서 영향을 미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만 굳이 따지면 어느정도 영향을 주고 있지 않을까...?라는 뇌피셜을 내봅니다.

사실 호동좌 말씀대로 그냥 콘디션 좋은 선수가 활약하는 거 같긴해요 크크


요즘 롤 대회 볼게 너무 없어서 헛소리 주절대봤습니다...




여담)

전 이번 월즈에 대해 굉장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시안게임의 버전 이슈, lec의 그파 이슈 같은 월즈 외적 이슈도 당연히 변수를 창출할 수도 있겠지만
전 당장 스위스 라운드 자체가 이번에 처음 도입된거다 보니 뜬금없이 수혜를 보거나 트럭에 치이는 팀이 무조건 나올 거라 보거든요.
특히 '단판제 연승 후 2선승제 3연패 광탈' 혹은 '단판제 연패 후 2선승제 3연승 막차' 둘 중 한 팀은 무조건 나온다 봅니다. 크크
이번 스위스 라운드 제도는 어떤 대진이 나오든 너무 재미있을거 같네요. 크크

여러분들은 이번 월즈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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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wnTeamisDown
23/09/12 18:47
수정 아이콘
제도 바뀐게 좋은건 죽은경기가 없다는거죠.
리그제일때는 2라운드 중간 넘어가면 8강진출팀과 탈락팀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서요.
두팀 모두 승패가 상관없거나 한팀이 상관없는경우가 많이 나옵니다.
DownTeamisDown
23/09/12 18:48
수정 아이콘
아 그리고 빅게임 헌터 제카와 킹겐을 잊으시면 안됩니다.
23/09/12 18:53
수정 아이콘
국제대회 슬럼프는 잘 모르겠고 토너먼트 5경기가면 강해지거나 반대로 약해지는 선수는 몇명 있는것 같아요.
구성주의
23/09/12 18:55
수정 아이콘
구마유시도 매년 리그보단 월즈에서 경기력이 엄청 폭발하죠

토너먼트로 갈수록 더 강해지는?
묻고 더블로 가!
23/09/12 19:08
수정 아이콘
구마유시는 본인피셜로 좀 쉬어야 잘하는 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스프링, 롤드컵은 잘할 수 있는데 MSI, 서머는 좀 힘든 거 같다고
No.99 AaronJudge
23/09/13 00:45
수정 아이콘
가을전어가 따로 없어요 크크
태엽감는새
23/09/12 18:56
수정 아이콘
조그만 게임대회 어디 대회만 나가도 엄청 떨리는데.. 타고 나는게 맞는거 같아요
티아라멘츠
23/09/12 18:57
수정 아이콘
이 얘기는 예전부터 나왔죠. 그런데 다운로드가 중요한 선수들이 보통 라인전 약한데 버티는 선수들입니다. 이런 선수들이 국제대회가면 못버티고 자주 박살나는
반반치킨
23/09/12 19:05
수정 아이콘
어릴때 스타좀 한다고 까불다가
pc방 대회나 학교축제 대회 나갔다가
정신못차리고 광탈한 경험이 있어서..
분명히 큰 대회에 대한 압박에
무너지거나 이겨낼수있는 선수는 존재합니다.
제라그
23/09/12 19:06
수정 아이콘
상대 다운로드가 중요한 선수들은 장단점이 있는거 같아요. 쉽게 리그용 내수용으로 단정지을건 절대 아니죠. 스크림한 상대랑 결승에서 만나면 상대 폼이 절정이라고 해도 상대와 대등 이상으로 싸울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도 하다고 봐서… 라이너만, 혹은 라인전만 해당되는건 아니라고도 봅니다.
최근 선수 중에서는 피넛이 약간 이런 과라는 생각이 들긴 하더라고요. 국제대회때마다 예민해서 컨디션 관리가 잘 안 되기도 하지만, 국내 리그에서 보여주는 상대 머리 꼭대기에 있는 느낌이 사라지는 것도 있어서…
이선화
23/09/12 19:10
수정 아이콘
그럴듯하네요.
나른한날
23/09/12 19:12
수정 아이콘
빅게임 DNA 가 가장 중요한 프로의 척도라고 생각합니다.
음란파괴왕
23/09/12 19:14
수정 아이콘
어릴때 스타대회 나간적이 딱 한번있는데 진짜 눈앞이 하얘지고 내가 뭐하는지 상대가 뭐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더군요. 어버버 하다보니 게임이 끝나있었고.
Lord Be Goja
23/09/12 19:36
수정 아이콘
(수정됨) 국제대회에서 강해지는 선수가 나오기 때문이죠
(도망)
은 농담이구 메타나 챔피언 변화적응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리그보다 적절한 스크림상대도 적고,스크림할 기회도 적고 스크림에서 피드백된걸 경기에 써볼 기회가 더 적은 국제대회일수록 필요한걸 배울 학습능력,안맞는걸 바로 고쳐볼만한 유연성이나 긴가만가한걸 바로 해보는(상대도 대처법을 생각할 기회가 리스보다 적으니) 과감한 행동등이 밸류가 높아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23/09/12 19:39
수정 아이콘
다른 스포츠랑 다르게 롤 국제대회는 패치를 새로 한 상태로 하는거라

현지적응 + 적은 스크림 + 버전적응 이 들어가는거라서 환경적응에 경기장 이슈는 적지만 버전이슈는 큽니다.
승률대폭상승!
23/09/12 19:44
수정 아이콘
msi와 월즈에서의 lck팀들 퍼포먼스 차이를 lck가 메타적응이 느려서...라고 다들 대강생각하고 있죠
msi는 적응할 시간이 안나오는데 월즈는 경기수도 많고 기간이 길다보니 적응한다고
그렇다면 이번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은근 고전할 확률이
23/09/12 19:48
수정 아이콘
간이 작은 거죠. 큰 무대에서 약한 선수들은. 불운이 아니라 능력이 부족하다고 봐야죠.
문문문무
23/09/12 20:13
수정 아이콘
환경변화에 민감한가, 민감하다면 극복할수있는 방법이 존재하는가
이번 MSI때부터 느꼈지만 이게 원래도 그랬지만 근래들어 훨씬더 중요해진것같아요.
Santi Cazorla
23/09/12 20:24
수정 아이콘
다른 스포츠는 유소년시절이 꽤 길고 그 시절동안 경기가 많죠.
거의 홈 어웨이로 치루기 때문에 원정도 자주 다니구요.
특히 국제적인 스포츠 축구라면 연령별 대표팀 뽑혀서 해외 원정도 자주다니고

롤은 피시방-아카데미 거치지만 거의 숙소-경기장 밖에 안다니고, 심지어 온라인 대회도 많죠.
그래서 국제대회 때 환경 변화에 예민해서 문제가 생기는지 아닌지 미리 알게되는 경우가 없는거 같네요.
폰지사기
23/09/12 22:08
수정 아이콘
환경변화에 예민한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약해지는게 아닐까요
당장 피넛의 경우 수면시 암막 커튼은 기본에 멀티탭 불빛조차 안된다는 썰이 있고, 이번 여름에는 에어컨/선풍기도 안키고 잤다고 하죠.
올해 월즈가 한국에서 열리니 구단이 피넛 케어하기엔 최적의 환경이라서, 올해가 피넛에겐 절호의 기회가 아닌가 합니다
이른취침
23/09/12 22:14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환경이라는 게 게임내의 환경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니죠.
외국 나가면 먹는 거부터가 달라지기 때문에...
EurobeatMIX
23/09/12 22:19
수정 아이콘
패치라는 걸로 게임방식이 매번 변한다는점이랑 환경적응 이정도 같아요
23/09/12 22:42
수정 아이콘
환경보단 선수별 메타 적응 속도가 더 관련있어 보이네요.
23/09/12 23:58
수정 아이콘
저는 오히려 실외스포츠 보다 환경변화가 더 크다고 봅니다
사소한 실수나 세팅 미스가 났을때 훨씬 게임에 영향을 크게 미치고
한번 실수 하는순간 구기종목에는 없는 '스노우볼'이 굴러가기때문에...

이거에 무던한선수들이 국제전 잘하고 롱런하는거죠
No.99 AaronJudge
23/09/13 00:47
수정 아이콘
하긴 야구는 1회말 1:0이랑 9회말 1:0이 같은데
롤은 15분 1500골드차랑 40분 1500골드차는 하늘과 땅 차이니까요…
No.99 AaronJudge
23/09/13 00:46
수정 아이콘
환경변화가 확실히 민감한 선수들/안 민감한 선수들이 있다 싶어요

먹는거부터 달라지면 아무래도…
Arcturus
23/09/13 00:51
수정 아이콘
기본적으로 큰무대에서는 다들 절게 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면 긴장을 무조건 하거든요.

간단하게 그런 디버프를 덜 받는 사람,
그냥 무덤덤한 타입이 잘하는거 같습니다.

먹는거 안가리고, 자는 자리 안가리고, 상대 안가리고
항상성(호메오스테시스)이 강한 사람.

어 그래 상대가 너구나.. 뭐 어쩌라고. 같은 식으로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알빠노 마인드죠 크크

큐베가 딱 이런 타입이었던거 같습니다
바나나 우걱우걱 잘 먹더라구요
아이군
23/09/13 01:06
수정 아이콘
소위 빅게임 헌터는 몇 명 있고

또 반대로 빅게임에는 약해지는 타입도 확실히 몇 명 있죠....
노래하는몽상가
23/09/13 06:42
수정 아이콘
분명 큰무대를 많이 경험만 하면 새가슴이 아니게될텐데
큰무대를 여러번 경험 하는것 자체가 너무 어려운거죠
그렇기 때문에 경험이 많지 않음에도 큰무대에서 주눅들지 않는 선수가
높이 평가 받는거라 생각합니다
Polkadot
23/09/13 08:23
수정 아이콘
저는 크게 세가지 요소가 있다고 봅니다.
1. 타지 적응력 (음식, 낯선 지역, 내가 자던 숙소가 아님 등)
2. 선천적인 담대함
3. 메타 적응력 (국제전은 플옵 이후 바뀐 버전으로 진행해서 꿀통찾기가 무엇보다 중요)
1등급 저지방 우유
23/09/13 12:04
수정 아이콘
큐베가 미국가서 머리 이상하게 짜르고 와서 인터뷰했던게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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