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23/07/10 13:53:09
Name Kaestro
Subject [콘솔] 스태퍼 케이스, 잘 만든 추리 소설 (수정됨)
tIDRmoY.jpg

밤에 졸면서 해서 실제 플레이 시간은 이것보다 짧을 수 있습니다.

스태퍼 케이스를 한 줄로 표현하자면 '잘 만들어진 추리 소설'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해 본 추리 게임으로는 단간론파, 역전 재판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둘과는 궤를 다르게 하는데 이는 아무래도 한국스러운 정서와 일본스러운 정서가 게임의 기반에 깔려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스태퍼 케이스에서 가장 주력으로 삼고있는 매력 포인트이자 힘을 주는 경쟁력 있는 부분은 '스토리'이고, 이는 단간론파와 역전 재판이 조금 더 '캐릭터성'과 '게임성'에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에 배치한다고 생각합니다.

단간론파와 역전 재판을 플레이해보신 분들은 어떤 것이 기억나시나요? 게임 내의 트릭 부분에 있어서 기억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저에게 두 게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단연 각각의 캐릭터성입니다.

단간론파는 안에 모인 모든 인물들이 한 분야의 천재들로 이루어져있고, 그런 천재들의 특성을 활용한 사건들의 발생과 해결에 주목하게 합니다. 그리고 이를 게임성으로 살리기 위한 서핑, 총쏘기 같은 미니 게임들이 인게임에 들어가 있죠.

역전 재판의 경우는 토노사맨, 약간 정신나간듯한 할머니, 줏대없는 판사와 같은 극적인 캐릭터들을 모아놓고 있습니다. 이런 캐릭터성은 '이의 있소'로 대표할 수 있겠죠. 심지어 역전재판 주인공의 이름은 '나루호도'(역시 그렇군 정도로 해석 가능)아니겠습니까.



스테퍼 케이스는 위 두 게임들에 반해 커다란 흐름, 스토리에 집중하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이 각각의 캐릭터성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게임은 어찌됐든 '스테퍼'라는 일종의 초능력자들이 추리를 해나가는 과정이고 각각의 인물들은 그 초능력에 걸맞는 성격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스테퍼 케이스의 캐릭터들은 위의 두 작품과 비교해 좀더 사실적인 인물들이 묘사되고 있고 비록 가상의 공간이지만 그 공간에서 이루어질법한 충분한 핍진성과 인물들, 기관의 고민을 다루고 있습니다. 무작위의 인물들이 세상을 파괴할 수 있는 수준의 초능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세상에서 이에 대항하기 위해 평범한 인물들은 어떻게 행동할까요? 자신이 능력을 가지고 있어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라면 그 아이는 어떻게 성장하게 될까요? 다른 사람의 몸에 닿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 수 있게 되는 사람이라면 그녀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을 수 있을까요?

그런 면에서 스테퍼 케이스는 분명 추리 게임이라는 장르를 선택하고 있지만, 위의 두 작품들에 비해 훨씬 '한국적'인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각각의 캐릭터들이 있고 이들이 뛰어놀기 위한 무대를 만들었다기보다, 가상의 무대를 준비해놓고 이 곳에서 뛰어놓기 위한 인물들을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그리고 이런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한 스테퍼 케이스의 성향은 게임의 진행 방식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그 중 첫번째로는 이 게임에서 재미있는 점은 추리 게임인데 힌트를 굉장히 직접적이고, 쉬우면서, 패널티 없이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유저가 추리에 실패할 경우 바로 힌트 버튼이 활성화되며 그 힌트 버튼은 유저에게 어떤 자료를 사용하면 해당 단계를 넘어갈 수 있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표시해줍니다. 심지어 유저는 추리에 몇번을 실패하더라도 패널티를 받거나 게임 패배에 도달하지 않습니다. 이런 부분은 스테퍼 케이스가 '게임성'에 집중하기 보다는 자신들이 자신있는 '스토리'를 전달하기 위해서 게임이라는 매개체를 사용했다는 인상을 받게 합니다. 어떤 의미로 영세한 인디 게임 입장에서는 영리한 선택이라고도 할 수 있죠.

두번째 특징은 매 챕터마다 진엔딩이 존재하며, 유저가 진엔딩이 아닌 엔딩을 맞이했을 경우 분기점으로 돌아가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진엔딩이 존재하는 게임은 여럿 있지만 이 게임이 굉장히 영리하다 느끼는 점은 유저가 처음에는 틀린 엔딩을 맞이하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유저는 자신이 맞는 추리를 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엔딩을 보는 것에 만족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기분이 찝찝해지는 멘트를 주고, 사실은 내가 생각한 것이 틀린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과 함께 진엔딩을 보기 위해 분기점으로 돌아가는 선택을 하게 되죠. 특히 저 같은 경우는 진엔딩을 보기 위해 게임을 다회차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는 유저인데 스테퍼 케이스에서 진엔딩을 보는 과정은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어떤 면으로는 가짜 엔딩까지 보고 진엔딩을 보는 것이 일련의 과정이고 가짜 엔딩을 보고 분기점으로 돌아가는 것은 내가 사실은 시간 여행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게임성보다는 스토리에 집중한 작품을 추천한다는 것은 결국 이 게임의 스토리가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스테퍼 케이스는 1960년대에 스테퍼라는 초능력자가 존재하는 세상에서 런던의 수사관이 맞이하게 될 현실적인 고민들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유저는 노트릭이라는 비 스테퍼가 되어 주변 수사관 동료들의 신뢰를 얻어가며 그들의 능력을 합쳐 5가지 흥미로운 사건들의 범인들을 찾아내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범인을 찾아내는 수사의 과정의 올바름을 고민하고 괴로워하죠.

본인이 스토리가 좋은 게임을 선호하는 유저라면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플레이했던 모든 게임들 중 스토리 부분에서 가장 훌륭했던 게임이라고 평가합니다.

현재 스테퍼 케이스는 스팀에서 여름 세일 15%를 포함해 12750원에 판매중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3/07/10 13:56
수정 아이콘
저 같은 분을 위해 스팀 링크를 샥샥
https://store.steampowered.com/app/2128480/
23/07/10 13:58
수정 아이콘
이거까지 걸면 홍보글 소리 들을까봐 못달았습니다
23/07/10 13:59
수정 아이콘
앗 크크크
당장 사진 않아도 일단 찜은 걸어야 하기 때문에 링크는 중요 사항입니다!
23/07/10 14:01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크크 감사합니다
Valorant
23/07/10 14:14
수정 아이콘
추천
Arcturus
23/07/10 13:57
수정 아이콘
한 2주전에 여기 올라왔던 추천글을 보고 재밌게 했습니다.
인디 게임이라 큰 기대를 안했는데 완성도가 꽤 높더라구요?
23/07/10 13:57
수정 아이콘
음? 이미 있었습니까 없는줄알고 썼는데
RedDragon
23/07/10 13:59
수정 아이콘
추천글 있습니다. 저도 피지알에서 보고 시작했습니다 크크
RedDragon
23/07/10 13:58
수정 아이콘
저도 얼마 전에 클리어 했는데 굉장히 잘 만든 추리소설에 100% 동의 합니다. 만 오천원에 플레이타임 10시간 내외면 가성비로 매우 좋은 것 같습니다.
단간론파 좋아하시면, 얼마 전에 춘파이크 소프트의 신작 [초탐정사건부 레인코드] 가 출시되었는데 스토리 적으로는 평이 좋더라구요.
단간론파를 재밌게 즐기셨다면 플레이 해 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단점은 1) 당연히 한글판 미 출시 (영어,일어만 지원), 2) 플랫폼이 닌텐도 스위치 하나 입니다...
23/07/10 14:01
수정 아이콘
스위치 단일 플랫폼에 한국어판 미지원이면... 영어로 플레이해야한다는건데
고민좀 해봐야겠군요 좋은 게임 추천 감사드립니다
시린비
23/07/10 14:48
수정 아이콘
근시일내에 더 세일하진 않겠죠..? 세일시즌인가보군요. 저번 추천글 보고 세일할때 사야지 하고 카트에만 넣어놨었는데
알려주셔서 보니 한패있다고 해서 카트에 넣어놨던 Nonary Games도 세일하던데 같이 저녁에 질러봐야겠네요
23/07/10 14:55
수정 아이콘
나온지 얼마 안되고 가격이 워낙 싼 게임이라 근시일에 더 높은 할인은 안하지 싶긴합니다
티아라멘츠
23/07/10 15:37
수정 아이콘
스테퍼 케이스 얼리때 가격 오르기 직전에 바로 샀습니다 크크
좋은 게임이에요
23/07/10 16:31
수정 아이콘
저도 재밌게 즐겼습니다
사이퍼
23/07/10 16:13
수정 아이콘
오 그노시아 하고 나서 스토리 게임 너무 마려워서 마침 할까 생각 중이었는데 바로 사야겠습니당 흐흐
23/07/10 16:32
수정 아이콘
스토리가 좋은 게임을 찾으신다면 그 욕구를 충족시켜주기에 적합한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23/07/10 17:53
수정 아이콘
[그 에피소드]가 최고였습니다..
온 몸에 흐르는 전율을 정말 오랜만에 느꼈습니다.
23/07/10 18:13
수정 아이콘
사실 떡밥이 좀 노골적이었어서 그런식으로 전개될거라는 생각은 어느정도 했었는데, 제 예상을 뛰어 넘는 지점이 있었어서 저도 좀 전율 일긴 하더라구요
23/07/10 18:08
수정 아이콘
어떤 콘솔게임인가요? 스팀용만 보여서...
23/07/10 18:11
수정 아이콘
아 별 생각 없이 스팀으로 돌아가면 콘솔이라 생각했네요
pc게임입니다. 태그 바꿔두겠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7542 [뉴스] FTC의 MS/AB인수금지 가처분 신청 기각 [30] 달은다시차오른다11566 23/07/12 11566 3
77541 [LOL] LCK 뷰어쉽 근황 [174] Lord Be Goja25903 23/07/11 25903 1
77540 [LOL] 버그 발생으로 당분간 대회 13.12 버전 유지 [18] SAS Tony Parker 13391 23/07/11 13391 1
77539 [LOL] 2026 아시안게임 롤 종목 유지 [29] SAS Tony Parker 14617 23/07/11 14617 0
77538 [모바일] [몰루 아카이브] 7/11(화) 업데이트 상세 안내 [20] 캬옹쉬바나8965 23/07/11 8965 0
77537 [LOL] 2023 Worlds 일정 공개 및 예매 순차 시작 [28] Phillip14492 23/07/10 14492 2
77536 [LOL] 아시안게임 롤 일정 공개 [26] Leeka25299 23/07/10 25299 2
77535 [콘솔] 스태퍼 케이스, 잘 만든 추리 소설 [20] Kaestro11525 23/07/10 11525 9
77534 [LOL] 단점은 단 하나. 비싼것밖에 없다는 박도현 선생님 광동전 [93] Leeka19033 23/07/10 19033 6
77533 [LOL] 클템의 LCK 1라운드 찍어!찍어!! [108] 껌정17228 23/07/10 17228 2
77530 [콘솔]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 초반 후기. [42] aDayInTheLife10016 23/07/09 10016 4
77529 [LOL] 미성년자 성희롱 사건 칼럼 (부제 : 어메이징 케스파) [26] 이거쓰려고가입15232 23/07/09 15232 8
77528 [LOL] (LCK)칼퇴주간 (2) [21] 길갈11331 23/07/09 11331 0
77527 [TFT] 마스터 승급 기념 아우솔 전설 후기 [15] 니시노 나나세11812 23/07/09 11812 1
77526 [LOL] pc방 점유율 따인 기념 pc방 롤 흥행의 역사 정리 [20] 마라탕15011 23/07/09 15011 1
77525 [LOL] 주관적인 LPL 서머 올프로 선정 [26] gardhi12565 23/07/09 12565 4
77524 [LOL] 3년 연속으로 시즌도중 감독이 바뀐 티원 [88] Leeka20233 23/07/08 20233 0
77523 [LOL] T1 정회윤 단장 인터뷰 [47] ELESIS20567 23/07/08 20567 0
77522 [기타] 바이오하자드 CG무비 : 데스 아일랜드 [19] 빵pro점쟁이10564 23/07/08 10564 0
77520 [LOL] T1 Bengi 감독 사임 [409] 펭긴36696 23/07/08 36696 5
77519 [LOL] LCK 1라운드 아웃라이어 지표 & 팀 / 선수 지표 그래프 [11] 전설의용사15882 23/07/07 15882 4
77518 [기타] 역대 e스포츠 국가대표 유니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1] Periodista9549 23/07/07 9549 0
77517 [LOL] 1라운드 ALL - PRO 팀을 뽑아봅시다 [55] 라면15969 23/07/07 15969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