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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21/07/27 22:02:16 |
Name |
아보카도피자 |
Subject |
[기타] 우여곡절을 거친 블랙 서바이벌 : 이터널 리턴 (수정됨) |
카카오 퍼블리싱과 함께 광고가 자주 보이고 있는데요, 요즘 어떤지 얘기나 해볼까 합니다.
쓰다보니 많이 주절주절 해서 시간이 없으신 분들은 내려서 번호를 붙인 부분만 읽으셔도 무방해요.
시즌1이 종료되고 스트리머 사이 유행이 끝나면서 유저가 상당히 빠졌습니다. 적잖은 수가 이탈했지만 유저도 게임사도 예상하던 범위 내에 일어난 일이기도 했습니다. 애초에 행운이 따른 성장이기도 했고요.
유행이 끝나고도 사람들을 붙잡아두지 못했던, 이탈의 이유로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첫째로는 질린다고 생각한 사람들일겁니다. 아직 캐릭터 자체가 적었고, 솔로 위주로 돌아가는 게임은 타 팀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수가 적은 편이었습니다.
이건 시간이 해결해주는 문제니 만큼 어쩔 도리가 없었고, 매주 패치를 이어나가며 너무 빠르지 않나 싶을 정도로 메타에 변동을 주는 것도 이런 이유가 있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두 번째로는 꽤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첫 번째가 시간이 지나고 캐릭터가 늘어나면서 차츰 해결될 문제인데 비해 두 번째는 시간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이터널 리턴의 태생적,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바로 킬 점수와 순위 점수의 밸런스, 요컨대 게임이 밀어주는 플레이의 방향성입니다.
초기 메타에서는 배틀 로얄 답게 모두 1등을 노리며 플레이했습니다. 트럭을 몰기, 함정을 모으기, 혹은 정치질 하기 등 피지컬이 좀 밀리더라도 풀어나가기에 따라 1등이 가능했고 그게 평범한 AOS에 비해 배틀로얄을 섞은 AOS인 영원회귀가 가지는 매력이었습니다. 하지만 배틀로얄이라는 장르는 동시에 치명적인 문제 또한 가지고 있었습니다.
점차 1등을 위해 싸움을 피한다거나, 도주에 유리한 실험체와 빌드로 막금구까지 7~8명이 살아남아 좁은 막금구에서 몸을 비빈다거나([극탱 매그]), 클릭 한번 한번 눈치를 보며 숨죽이는 와중에 운 없이 지목된 사람이 먼저 죽는 마피아 게임이 되버린다거나 하는 문제가 나타나며 불만이 생깁니다. 이 지경까지 와서는, 가장 잘 성장한 실험체가 가장 우승하기 힘들어지는 우스운 상황이 와버립니다.
운영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킬 점수를 높이는 식으로 대처합니다. 더불어 도주기를 너프하고([쇼우E쿨, 유키W의 이동기 쿨 감소 너프, 시셀라 그랩 너프 등]), 극탱 빌드를 너프합니다. 만들기 쉬우면서 밸류가 높아 날빌의 친구였던 체력 템들도 너프를 받습니다.([샤자한 탄창 석갑]) 도망다니는 플레이를 막기 위해 맵 정보를 늘리고([밤이 끝날 때마다 모든 실험체의 위치 표시]), 적극적으로 야생동물을 잡고 위클을 잡는 트럭을 위해 가챠템을 늘리고 버프해줍니다.([천사의 고리, 프라가라흐, 여의봉])
이 조치는 나름의 효과를 봤지만....초반 킬 및 빠른 리겜으로 점수를 올리는 날빌이 유행하거나([의경현우] [폴라아야]), 막금구 눈치 싸움에서 1등보다는 막타를 때려 1킬이라도 더 먹고 죽는 것을 신경쓰면서 김이 새버리는 등의 문제도 이어지며 또 다른 조치가 따라와야 했습니다.([게임 초반 킬 점수 너프 및 순위 점수 버프]) ([막금구 안전지대 이전 임시 안전지대 2개]) ([주기적인 위성사진 공유])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티밍 금지를 위해 정치싸움이 금기시 되는 등 출혈도 있었지만 나름대로 보완하기 위한 시스템들을 추가하며 꽤 안정적으로 순항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대로 캐릭터, 스킨이 늘어나면 체급이 커지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하나하나 풀어 말할 수 없으니 변동된 시스템을 나열해보겠습니다.
1. 상자 위치 조정 및 아이템 분포 조정
모든 스증캐(=메이지)가 애용하기에 게임 초기에 항상 부족하던 원석은 전체적으로 공급이 늘어났습니다. 또 통제라는 전략을 만들었지만 동시에 유저에게 불쾌감을 주던 품목인 라이터도 늘어났습니다. 루트의 경직성도 해소되서 예전에는 절에서 9명씩 시작하기도 했는데 요즘에는 5명도 보기 힘듭니다.
2. 텔레포트 위치 변경 및 추가.
공장에 텔포가 생겨서 핫플이 되어버렸습니다. 성당 텔포 위치가 바뀌면서 근처에 텔포가 엄청 멀었던 루트가 반사이익을 챙깁니다.
3. 위성 시야 - 매일 낮 0초에 지도에 실험체 위치 표시
정말 갓 패치라고 생각합니다. 순방을 위해 숨어 다니던 플레이가 어느정도 해소될 뿐더러, 아무 정보 없이 운에 기대던 플레이에 전략성이 추가됩니다. 예를 들어 텔포 거리를 볼 때 내가 바로 뛰면 위클을 녹이고 빠질 수 있겠다는 판단이나 위치 상 저쪽이 아래로 돌면 내가 양각이 잡히겠다 같은 판단이 가능해집니다.
위치를 통해 숙작 루트도 수정할 수 있고, 저기로 움직이겠구나 쫓아야지 같은 플레이도 가능하고, 골목길에서 봤던 상대가 연못에 있다=곰 다 쓸어먹었구나! 같은 식으로 상대의 성장도 눈대중이 가능합니다.
4, 임시 안전지대
막금구가 나타나기 전 두 개의 임시 안전지대가 설치됩니다. 막금구와는 다른 특징으로, 안전지대 안에 한명만 들어 있다면 금구시간을 소모하지 않지만, 두 명이 들어온 순간 안전지대가 비활성되며 금구시간이 소모됩니다. 즉, 싸움을 통해 상대를 밀어내거나 제거해야만 금구시간을 온존할 수 있고, 그 임시 안전지대가 두 곳 존재하기 때문에 싸움을 피하며 간을 보는 판단 또한 가능해지면서 상대적으로 티밍에서 자유로운 정치질이 가능합니다.
5. 랭크 점수
킬 점수를 높이다 보니 1등을 등한시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1등은 간단명료하고 강력한 재미요소, 동기부여였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질리고 떨어져 나간 유저도 적지 않았습니다. 킬점수, 임시 안전지대, 위성 사진 같은 패치에 이어 교전을 유도하는 패치들이 계속 추가됩니다.
6. 운석 충돌
가챠로만 먹을 수 있던 운석이 일정 시간마다 특정 장소 중 하나에 떨어집니다. 생명의 나무처럼 찾아가서 루팅할 수 있는데 카바나의 밸류가 꽤 높아서 찾아가서 기다리면 스증캐가 하나 둘 씩 도착하고 교전의 빌미로 삼기도 좋습니다.
아, 생명의 나무도 하나 더 늘고 리젠 타이밍도 바뀌었습니다.
7. 알파와 오메가
위클라인처럼 강력한 오브젝트가 골목길과 고급주택가 중 한 곳에 출현합니다. 초반에는 알파가 미스릴을, 후반에는 오메가가 포스코어를 확정 드랍하기 때문에 역시 교전의 빌미가 됩니다. 순위 점수를 높여서 여러모로 교전 유도가 가능합니다.
8. 고유 효과
금강저에는 차지드 스트라이크라는 효과가 붙어 있습니다. 4초에 한 번 확정 치명타라는 사기적인 효과입니다. 불꽃 드레스에는 체력 비례 도트데미지...간단히 말해 태불망이 붙어 있습니다. 이처럼 단순한 스탯을 넘어선 특수한 효과들이 생겨났고 밸류가 높아진 만큼 앞서 말한 오브젝트 싸움의 가치가 올라갔고 빌드도 좀 더 다채로워집니다.
여의봉에는 사거리 추가가 붙었습니다. 이름이 이름이다보니 사방에서 요구가 강력했던 듯.
9. 시야 아이템 버프
렌즈라는 새로운 시야템이 추가되며 막금구의 신으로 군림했던 잘 큰 아이솔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감카에 화약과 탄산수가 들어가기 때문에 만들기 힘든 편이고 신경 안쓰고 있으면 상관 없긴 한데...그것 뿐 만이 아닙니다.
박쥐가 와드를 확정 드랍하게 변했습니다.
가면 갈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와드지만 템창 관리의 중요도가 높다보니 초반에 와드를 챙기는건 쉽지 않았는데, 이제는 박쥐만 잡아도 와드가 나오고 레시피도 늘어나서 시간만 투자하면 충분히 시야템을 구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0. 늘어난 장비 아이템 풀
오래 전에 그만두신 분들은 궁기병이나 호크아이부터 파초선, 쿤달라, 오르골 등 못 들어본 아이템이 꽤 많으실 겁니다.
여러모로 다시 킬점수를 낮추고 우승의 재미를 강조하되, 교전을 유도해서 바퀴벌레 메타를 지양하는 노력이 엿보입니다.
부족한 점이 산재한 게임이지만, 또 갈수록 나아진다는게 느껴지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매 주 금요일 밤 디스코드로 스쿼드를 돌리며 플레이 한지도 벌써 반년이 훨씬 넘었네요. 꽤 꾸준하게 플레이해왔는데도 의외로 쉽게 질리지 않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저번 시즌은 솔로 듀오 스쿼드 모두 골드에 주차했네요.
한창 동접자가 떨어지는 동안에는 솔직히 질릴 만 하다...싶기도 했습니다만, 점점 나아지면서 계속 할 만한 게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솔직히 광고비 쏟아붓는게 제 값을 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한번 쯤 다시 건드려봐도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스쿼드는 너무 가속해서 예전에는 2일차 낮 전에 모이던 분위기가 요즘은 루트 최적화가 필수고 1일차 낮 안에 뭉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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