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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3/04 05:22:17
Name 랜슬롯
Subject [기타] 추억을 더듬어 십오년전 그때 그게임을 되돌아가봤습니다. (마비노기) (수정됨)
여러분들은 그 게임! 하면 떠 오르는 게임이 뭔가요?

그게임이라고 하니까 뭔가 굉장히 표현이 애매한데, 좀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가장 추억속에 남아있는 게임말입니다. 제가 비교적 가장 어렸을때 많이 즐겼던 게임은 스타크래프트였지만, 가장 아련한 기억이 남아있는, 마비노기입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마치 첫사랑의 추억만큼이나 아련하고 막연하고 그리움이 한가득 남아있는 게임입니다.

학창시절때 즐긴 게임이 그 게임만은 아니였는데도요. 그때당시에 바람의나라나, 테일즈위버, 미르온라인, 리니지 같은 게임들도 다 조금씩 했지만, 뭔가 그런 게임들을 떠올리며 와 그땐 그랬지 라는 느낌이 드는 게임들은 아닙니다. 굳이 뽑자면 테일즈위버 정도는 확실히 그때 그 게임에 들지만, 딱 하나만 뽑자면 마비노기가 될거같습니다. (두번째 정도가 테일즈위버)

아마 저는 마이너에 속할꺼고 대부분 피지알러분들 연령대나 여러가지를 감안할때 디아블로2를 뽑으시는 분들이 많을것같기도 하네요.





어찌됬건, 제가 마비노기를 정확하게 언제쯤 접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사실 마비가 제가 처음 접한 RPG도 아니였습니다. 바람의 나라라는 게임을 그전에 했고 그 이후에 마비노기를 했는데도 이상하게 마비노기가 제 기억속에 더욱 깊은 인상을 남겨준건 저도 의아합니다. 어찌됬건, 제가 마비노기를 처음 접했던건 아마 중학교 1학년 시절인데, 오픈베타가 끝난 직후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때 시작해서 짧게 몇달간 즐겼는데 그 기억은 나이를 많이 먹은 지금까지도 생생합니다.

나이를 먹고 다시 접한 게임은 어떤 느낌일까? 그래서 그 추억을 되짚어보고자 마비를 최근 한 한달 반정도 짧게 즐겼습니다.



1. 그때 그 게임

마비노기의 경우 제가 할때는 유료 서비스 유저들이 아니라 무료 서비스 유저들에겐 두시간의 제한이 있었고 그래서 게임을 제대로 즐기긴 현실적으로 힘들었습니다. 거의 타임 어택하는 기분으로 했었던 기억이 나고, 두시간 제한이 넘어도 던전안에 있으면 종료가 안된다는 점을 이용해서 던전에 들어와서 두시간넘었지만 수다떨었고..

이런저런 추억들이 남아있었습니다. 지금 돌아간 마비노기는 비슷한 부분들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시작의 마을이라고 할 수 있는 티르 코네일  던바튼들은 그때 그 모습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불편한 인터페이스와 그 추억의 그래픽, 점프도 없고, 물도 못건너고, 언덕도 못타는 그런 불편함들은 그대로 더군요.

다만 BGM이나 처음 들어갔을때 여신을 구하는 스토리는 뭔가 와, 기억난다 라는 느낌을 주더군요. 판타지라이프를 자청한 마비노기 답게 특정 직업에 묶이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캐릭터를 원하는 데로 육성하는 것. 그것도 골고루 육성할 수 있는 것도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마법과 근접전투를 활용한 마검사를 육성하는 것도 가능하죠. 직업군이 따로 정해져있기않기때문에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얼마든지 다양하게, 다시 말해서, 근접전투에도 능하고, 원거리 공격도 가능하고, 마법도 쓰고, 연금술도 쓰고, 인술도 쓰고, 격투도 가능한 그야말로 만능 캐릭터를 플레이할 수 있는 점이죠.

2. 그러나...

다만 본격적으로 게임들을 즐기다보니까 아직까지도 불편한 점들이 정말 많다고 느꼈습니다. 그래픽같은 요소들은 제쳐두더라도 판타지라이프인데, 그야말로 지옥같은 시간투자를 거쳐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판타지라이프 랄까요. 근접전투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근접전투 스킬랭크들을 올리고 + 근접전투의 경우 힘(STR) 수치의 영향을 받기때문에 STR 수치를 올려주는 다른 스킬들, (예를 들어, 목공이나 체광도 올려야합니다.) 내가 올리고 싶지 않다 와는 상관없이 무관하게 올려야하는데, 왜냐면 이 스킬들을 올려야지 결국 그만큼 강해지거든요. 중반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근접전투 랭크만 높고 그외 따로 STR을 올려주는 스킬들을 올리지 않았다면 결국에 딜이 부족해집니다.

이게 뭔말이냐면, 예를 들어 내가 마법사를 육성하고 싶다, 라고 생각을 합시다. (참고로 마법사는 비교적 이런 노가다에서 자유롭습니다. 마법 자체 지능INT 상승률이 좋은 편이라..) 그렇다면 단순히 마법스킬들을 올리는데 그치지 않고 음악 스킬들도 레벨을 올려줘야합니다. 왜? 이 음악 스킬들이 지능INT를 올려주기때문이죠. 그리고 마법 스킬들의 데미지는 INT가 높으면 높을수록 올라가기때문에, 음악스킬들 뿐만 아니라, 다른 스킬들또한 올려야합니다.

뭔말이냐면, 내가 쓰지도 않을 것같은 스킬들을 단순히 내 스펙을 올려준다는 이유만으로 올려야합니다. 그것도 단순히 짧은 노가다가 아닌 엄청난 노가다로. 물론 이 노가다는 각종 아이템들이나 포션들. 스킬 수련치를 쾅쾅 줄여주는, 적게는 8배 빠르게 많게는 16~32배 빠르게 해주는 템들로 단기에 올릴 수 있지만, 문제는 이런 것들은 항상 하지도 않고 (주로 이벤트로 하기도, 스킬 수련치 포션을 주기도 하고) 또 특정스킬들의 경우 수련을 할려면 아이템을 써가면서 수련을 해야하기때문에, 돈이 듭니다.


다시 말해서, 판타지라이프를 표명한 판타지라이프가 아닌셈이죠. 내가 궁수를 하고 싶다고 하면 궁수스킬도 올려야하지만 방직 스킬도 올려야합니다. 왜냐구요? 방직 스킬이 솜씨DEX 를 올려주거든요. 그걸 안해도 된다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물론 안해도 됩니다. 그러나 안한다면 완전 반쪽짜리 캐릭터가 되고 메인스트림 (주 스토리)도 진행을 못할정도로 약해져버립니다.

그래서 특정 시점이 넘어가면 캐릭터가 더이상강해지지 않는 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제가 마비를 정말 오래하신분께 여쭤보니 이렇게 답변해주시더군요.

[결국에 마비노기는 모든 스킬들을 1랭(스킬의 최고랭크)로 올려야한다.]

참고로 스킬들을 자동수련을 가능하게 해주는 스크립트들이 있지만, 아무리 버프를 받는다손 치더라도 1랭을 찍을려면 왠만하면 정말 오지게 노가다를 해야합니다.



3. 이 시스템의 장점

이 시스템의 장점또한 있습니다. 뭐냐? 현질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중요하지만, 생각보다 덜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왜냐구요? 마비노기는 템제한이 없습니다. 뭔말이냐면, 레벨 1짜리 완전 초짜가 현질로 무적 종결템들을 착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템에 따라 요구하기도 하지만, 기본 시스템에는 없습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현질을 하면 좋은 템들을 갖출 수 있습니다. 분명히 이렇게 하면 초반을 비교적 굉장히 쉽게 통과할 수 있고, 중반에도 현질을 안한 사람들보다 강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위에 설명했다싶이 기본적인 스킬들을 올려놔야 이것들이 더 큰 의미가 있는거지, 좋은 템만 가졌다고 무작정강해지는건 아니거든요. (물론 그래도 무과금과 차이는 꽤 납니다.)



4. 하지만...

그렇지만, 결국엔 지독히도 노가다를 강요받게 됩니다. 판타지라이프, 즉 자기가 원하는 캐릭터를 마음대로 육성할 수 있다고 말을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육성을 할 수가 없는. 마비노기를 하면서 왜 다른 MMORPG들이 특정 직업군을 계속해서 넣어두는지 저는 계속해서 실감하게 되더군요.

물론 현재 편의성을 감안해서 정말 많은 것들이 추가되서,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따라잡을 수 있는 요소들이 추가됬습니다. 정말 쉬운 퀘스트 하나만 해도 레벨을 123까지 단번에 올려줄 수 있는 [추억담]. 그리고 정말 퍼주다시피 주는 엄청난 숫자의 환생포션들. 예전마냥 정말 시간도 엄청 걸리고 그냥 와우 일퀘의 거의 한 열배에 달하는 분량의 일들이 쌓여있는 느낌보단 덜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제대로 게임을 즐길려면, 제대로 컨텐츠를 즐길려면 말도 안되는 과정들을 거쳐야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입니다. 왜 최근 MMORPG들이 죽어가는지. 살아있는 MMORPG들은 왜 최대한 진입장벽을 낮추려고 노력하는지 알 수 있겠더군요.

와우를 예로 들면, 전 이번에 마비노기를 들기면서 왜 와우의 시스템이 맞는 지 알겠습니다. 와우의 경우 아무리 좋은 최강급 템들을 두리 갖추고 있어도 확장팩이 넘어가면 그 다음 확장팩의 레어아이템이 그 전 확장팩의 전설 아이템보다 더 좋아집니다. 예전엔 이 부분에 대해서 불만을 가진 유저들이 꽤 있었는데, 그게 이렇게 안되어버리면 문제는 후발대들은 거의 영원히 따로 잡을 방법이 없습니다. 물론 현질도 하고 정말 오지게 게임만 하면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정도의 충성심을 가지고 게임하는 건 10명에 한명도 없을 겁니다.


5. 총평,

전 솔직히 말해서, 나름 한 두달간 재미있게 즐겼다고 생각합니다. 추억의 음악들도 좋았고, 메인스토리라고 할 수 있는 메인스트림도 굉장히 즐겁게 플레이했습니다. 가끔 용두사미로 끝난 스토리들도 있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스토리는 나름 굉장히 훌륭하다고 느꼈습니다. 뭔가 와우의 얼라이언스의 영웅, 호드의 영웅처럼, 마비노기에는 밀레시안 이라는 플레이어가 주인공인데, 와우마냥 사실 이 밀레시안도 엄청난 오버파워 캐릭터입니다. 마비노기 세계의 신급 캐릭터라서 과연 이 신급 파워를 가진 캐릭터를 얼마나 리즈너블 하게 풀어갈까 라는 걱정을 했는데, 나름 잘 풀어간다는 것도 신선했고, 가장 최근 챕터인 아포칼립스 (종말)의 경우 상당히 흥미롭게 스토리가 가서 재미있었습니다.다만, G24의 경우 결국에 진행을 못하고 게임을 끝마치게 되었네요.

단점만 한가득 적어놨지만, 사실 정말 라이트하게 게임을 즐길꺼면 한없이 라이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고, 마비노기란 게임자체가 결국에 가장 최근 메인스트림 G23,G24를 제외하면 그 아래는 결코 아주 어렵진 않아서, 내가 무리하게 현질을 엄청하지 않아도, 게임을 엄청 열심히 하지 않아도 잘 즐길 수 있습니다. 그외 컨텐츠들 (레이드나, 일퀘 섀도우미션등등)은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서 하면되는데 마비가 워낙 올드한 게임이라 비교적 초보자에게 도움을 주시는 플레이어들이 정말 많구요.

거기다가 BGM은 전 테일즈위버와 더불어 모든 게임 통틀어서 가장 좋은 BGM들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올드한 게임 그래픽과, 게임 시스템 (아이템 내구도, 인챈트) 과도한 현질 유도 (세공) 등.. 게임을 본격적 즐길려면 너무나도 넘어야할 장벽이 많고, 또 오래걸립니다. 해야할 숙제마냥 쓰지도 않을 스킬들을 올려야하고, 그것도 몇시간, 몇일, 몇주동안 반복작업을 해야합니다. 돌아돌아 모든 스킬들을 다 올려야하죠.

제가 마비에 접속할때 드는 감정은 딱 하나입니다.

"아 해야할게 정말 많은데 할게 없다."

뭔말이냐면, 해야할건 많은데 그것들을 다 하고 싶지 않으니 안하는데, 그것들을 빼놓고 보니까 할게 없다는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예전에 그 맵들을 이렇게 걸더나니니까 그 때 그 기억들이  떠올랐고 저는 재미있게 즐겼던 것같습니다. 하지만, 이 이상 플레이를 하는건 제가 마비에 인생을 거는게 아닌이상 크게 의미는 없을 것같고 좀 내려놓아야할 때가 온것같네요. 개인적으로 브금들은 게임을 접은 이후에도 계속 들을 것같습니다. 그정도론 전 브금을 너무 좋았던 것같습니다. 그리고 게임 스토리도.. 특히 제가 마비노기를 처음했을때부터 알고 있었던 루에리 라는 캐릭터의 끝을 볼때는 뭔가 형용할 수 없는 감정도 좀 들더군요.


루에리



아무튼, 그때 그 게임을 즐겨서 전 나름 좋았습니다.

그런거보면 추억은 추억으로 묻는게 맞다 라는 말이 항상 맞는 말은 아닌것같네요 크크.

여러분들의 그 때 그 시절, 그 게임은 무엇인가요? 뭔가 첫사랑의 아련한 그리움이 함께하는. 그 첫사랑을 그리워하는게 아니라 그때 그 첫사랑을 했던 나를 그리워하는..


게임 즐기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다고 느꼈던 BGM.

로미오 앤 줄리엣 in 마비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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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4 06:10
수정 아이콘
안하다보면 생각나고 막상 하다보면 재미없거나 할 게 없어서 접었다폈다 하면서 즐긴 게임이 라그나로크와 마비노기인데, 라그나로크는 재작년 즈음부터 모바일로 즐기고 있으니 마비노기만 최근에 손 안댄 채로 남았네요.

수련할 것이 있을땐 게임을 재밌게 즐길 수 있었는데, 더이상 ap 모으려고 레벨업할 필요도 없어지고 수련해서 찍을 스킬도 안남으니 할 게 없어서 점점 게임에 흥미가 사라지더라고요.
의외로 그 지긋지긋했던 ap 모으고 스킬 수련하는 과정들이 게임할 동기를 부여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거 다시 느껴보려고 안키웠던 2개 종족 키우다가 급격하게 밀려온 현자타임에 접었지만요.

혹시 하게 되어도 새로 나왔다는 펫브리더? 찍고 새로 나온 메인스트림 있으면 그거 클리어하고, 그러고나선 또 할 게 없어서 던바튼에서 석상질하다 그만둘 것이 뻔히 예상되는데도 문득 다시 해볼까 생각이 드는 기묘한 게임이네요.
강박관념
20/03/04 06:53
수정 아이콘
원래 켜놓고 석상노기하는게 마비노기죠. 저도 매번 방학시즌만 접속하다 요 1년반은 시간 없어서 아직 복귀 생각 못하네요.
Keepmining
20/03/04 06:5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장점과 단점, 흥망성쇠의 역사 등등 회한을 털어놓으라면 논문수준으로 나올거리가 많은 주제가 바로 넥슨 MMORPG지요. 그 중에서도 메이플스토리와 마비노기는 단연 게임업계의 연구대상(?)으로서는 투톱이라고 생각합니다. 킹무위키만 들어가도 토종 국산 MMORPG 중에 문서량이 가장 많은 2가지 게임이라고 생각됩니다.

종종 피지알에서 유저분들이 00년대산 장수하는 캐주얼 RPG게임 (소위 메던류)들을 보고 '나는 저 세대가 아니라서 왜 저 게임이 몇년이 지나도록 흥하는지 모르겠다'라는 소감들을 많이 밝히시곤 하는데, 제가 그 해당세대의 유저로서 말할 수 있는건 '잊을 때 쯤이면 연어처럼 돌아오게 만드는 어떤 대체불가능한 개성이 있고, 그게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그 맛을 다른 게임으로 대체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 끈적끈적한 애착, 오래된 유행가를 들을 때처럼 느껴지는 아련함과 편안함이 게임을 장수하게 만드는 비결입니다.
(저는 던파를 즐기진 않았지만, 유치한 대두머리 '초딩게임' 메이플이 왜 초딩게임의 한계를 넘어 17년차 학식게임, 직딩초년차게임이 되었는지는 유저의 입장에서 설명할 자신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마비노기는 매우 특이한 게임입니다. 왜냐면 연어를 꼬시는 마성, 대체불가능한 좋은 의미의 개성을 확실하게 가진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몰락에 가깝게 이용자수가 추락하고 서비스를 겨우 연명하고 있다고 봐야하는 스테이지에 와있기 때문입니다. 10년째 망겜이라는 말로 조롱당하는 것조차도 이제는 정말 사그라들고 진정한 무관심의 영역까지 결국 왔습니다. 마비노기를 생각하면, 뭔가 '좋은 대체불가능한 특징을 가진 게임은 불패한다'라는 제 이론이 깨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매우 흥미롭습니다.

(1) 정말 운영을 극단적으로 유저 불친화적으로 하면 아무리 전투시스템이 재미있어도, 성장모델이 독특하고 자유도가 넘쳐도 그 모든 것을 뒤엎을 만큼 불쾌감을 만드는 게 가능한 것 같기도 합니다.
(2) 그런데 (1)번의 어떤 불쾌감의 정도의 문제인가, 라고 생각해보니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들었던 문제들 - 계단식 파밍 및 성장모델의 붕괴, 세공의존도 문제, 클래스 밸런스 파괴로 인한 자유도 격감 - 들은 그동안 마비노기를 지탱해왔던 개성을 옅어지게 만드는 것이라는 느낌도 듭니다.
단순히 장점 A,B,C가 있고 단점 D,E,F가 있어서 서로간의 감정적 가점과 감점간에 힘겨루기를 한 끝에 감점이 승리했다..정도의 모델이 아니라 세월이 흐르며 쌓인 적폐적 단점이 -A, -B, -C의 모습으로 장점들을 무효화시키고 있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자세히 얘기하자면 매우 복잡하겠군요..
정말 마이너스의 손이 따로 없죠. 시대의 변화에 따라 게임 메커니즘을 혁신해야 한 사례들은 많이 있었지만, 새로운 실험을 하는 과정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다이나믹 전투 패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마비노기의 '뉴메타'들은 결국 장점을 희석시키는 방향으로 덧씌워져 왔다고 봅니다.

과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서비스종료하지 않은 게임이니 어떻게든 판타지라이프를 되살릴 방법이 있을까요?
제 개인적으로는 현재까지 나온 컨텐츠와 아이템경제 때문에라도 이미 게임을 하나 새로 개발하지 않는 이상 (그 새 프로젝트 마비노기2 도 엎어졌죠 사실) 이미 먹물이 칠해진 도화지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것 같습니다.
게다가 커뮤니티를 들어가보고 여론을 조금 살펴본 결과.. 결국 키워드 하나가 크게 머리를 때리더군요. '갓웅'..
와일드볼트
20/03/0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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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팀장 갓웅소리 못들은지 제법 오래됐을텐데요.. 여론 대세는 바람의 나라 망치고 마비로 도망와 마비까지 망치려는 '느그웅' 입니다.
Keepmining
20/03/0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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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 장의사의 신이라는 의미에서의 갓웅 입니다. 애초에 좋은 의미에서 갓웅의 의미였던 적이 딱히 별로 없었지 않았나요 크크 유튜브 영상 하나의 억지밈 빼고는 진정 갓웅이라고 생각했을 유저는 그냥 아예 없었을 것 같습니다. 이미 갓웅==느그웅 동의어 된지 오래 됐죠.
20/03/04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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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노기 글을 보니까
00년대 mmorpg 마렵네요
강동원
20/03/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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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그 게임이 그리운건지
그 때 그 시절이 그리운건지
와우 클래식을 해보니 전 후자였던 것 같습니다.
20/03/0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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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요즘 다시 마비노기 하고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대체 불가능한 게임'의 하나거든요. 의상과 염색의 자유도 + 다양한 연령의 키차이로 구현되는 캐릭터 개성은 현재까지의 어떤 게임도 쫓아오기 힘들죠.

최근 제가 마비노기 다시하면서 느끼는 점 몇가지라면..
1. 이 게임은 이미 키트를 컨텐츠의 하나로 만들어버렸다는 점입니다. 마비노기의 연령층이 많이 올라가서인지, 키트질에 사람들이 더이상 저항감을 느끼지 않게 되었죠. (정확하게는, 저항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만 남은거지만...)

2. 예전보다는 사냥에 대한 보상이 늘었습니다. 현재 종결급 인챈들은, 극악한 확률이지만 대부분 던전/레이드등을 통해 게임내에서 공급됩니다.
특히 레이드는 일반유저들이 어느정도 득템을 기대하고 다닐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죠. 그렇게까지 부담스럽지도 않고요.

3. 파워인플레가 극심해졌습니다. 현재는 스킬1랭은 그냥 기본소양입니다.
제가 아는 게임중에서, 마비노기정도로 장비하나 만드는데 오래걸리는 게임이 없는데..;;
장비 제작 (여기서 최상급 떠야함) + 개조(요즘은 일반개조) + 세공 (요즘 무기에 1랭 세공은 필수입니다) + 특수세공 (1~7강까지. 그래도 7강확률이 30%이고, 이걸 증가시킬 방법도 있어서 던파 강화처럼 난감하진 않습니다) + 에르그 강화 (단계단계마다 비싼 재료와 더러운 확률을 뚫어야하는 강화법. 일정이상 강화하면 쿨감같은 유용한 성능이 추가됨) + 정령무기화 (최대 100레벨까지 키울 수 있고, 일정레벨 이상일경우 마찬가지로 유용한 성능이 추가됨)
이렇게 만들어야 최종종결급 무기가 '하나'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마비노기는, 스킬의 다양화를 통해서 상황에 맞는 무기를 사용하기 마련이죠.
따라서 종결급 유저들은, '추가장비슬롯'이라는 유료템을 사용해서 (기본1칸, 확장할때마다 12,900원 최대 6칸인가 까지 확장가능.. 일단 확장한 슬롯들 이용하는데에는 월 3,900원) 각 무기마다 적합한 세팅들을 준비해놓고 필요할때마다 장비자체를 바꿔가면서 사냥하게 됩니다....
최상급 던전을 사냥가능한 유저의 경우, 최소 3~4개 이상의 장비셋은 기본적으로 준비해야하더군요 (...)

4. 기존의 판타지라이프를 만들어가던, npc와의 상호작용이 줄어들음.
요즘 생각은, 차라리 던파의 npc가 플레이어와 더 많이 상호작용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인력이 줄고, 유저가 줄어서일수는 있겠지만.. npc의 개성과 매력이 마비노기의 최대매력중 하나였는데.. 그게 축소되가는건 갈수록 아쉽습니다.

5. 그럼에도 여전히 마비노기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은 존재한다.
진짜로 동접자가 얼마나 되는지도 의문인 게임이지만, 마비노기를 못떠나는 사람들 역시 분명히 존재합니다.
어쨌든 주기별로 추가되는 메인스트림도 하나의 매력이고요.

그리고 얼마전 들었던 최대로 충격적인 소식은, 이런 고이고 썩인물 게임에도 아직도 10대 신규유입이 존재한다는 거였습니다. (....)
16년차 망겜인건 분명하고, 항상 접속이벤트하면서 동접자 유지하려고 하는 게임이긴 하지만.. 나름의 게임성은 분명히 있어요.
20/03/0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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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보다는 오히려 캐릭터 꾸미기가 주된 컨텐츠죠... 아직까지 마비노기만큼 다양한 의상과 염색시스템을 구현한 게임은 못봤네요
20/03/04 09:53
수정 아이콘
그러게요 25년전 게임 30년전 게임들 한 번씩 해 보고 싶네요
20/03/04 10:07
수정 아이콘
망했다고 치부하기엔 이미 너무 성공한 게임이죠...
처음 나왔을때 정말 충격이였는데...
2시간 무료도 당시로선 정말 대단한 결정이었고
정말 공들여 만든게 너무 보여서 감탄할 수밖에 없는 그런 게임이었습니다.
포프의대모험
20/03/04 10:07
수정 아이콘
스킬 1랭제한이 첨 뚫렸을때 원드밀 노가다하면서 길드채팅에 겜이아니고 일하는거같다고 엄청 투덜거렸는데 길원중에 한명이 그러더군요

"판타지"라이프가 아니고, 판타지"라이프"라서 그런거라고..
kartagra
20/03/04 10:25
수정 아이콘
라그나로크랑 마비노기, 던파, 마영전이 제 인생에서는 추억의 게임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

한동안 rpg쪽은 쳐다도 안보다 라그나로크m 처음 한국 오픈했을때 딱 접속해서 프론테라 브금 듣자마자 느껴지는 갬성이란 크크

그덕에 라그m은 지금까지 하고 있어서(운영은 그라비틴데 게임이 비교적 잘나온편이라..) 마비노기 모바일도 잘 나와줬으면 좋겠네요.

라m처럼 좀 불편해도 되니 그시절 갬성을 떠올리게 해주는 게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Nasty breaking B
20/03/04 10:29
수정 아이콘
과거 정말 재미있게 했던 게임인데
다시 접속해봐도 결국 그 시절 같이 하던 사람들이 없으니 손이 안 가더라구요. 개인적인 인상이지만 게임이 좀 난잡해졌다는 느낌도 강하구요.
이정재
20/03/04 14:56
수정 아이콘
뭔가 새로운게 생기지 않으면 하는사람을 붙잡지 못하죠
복귀하는사람들에게는 더 큰 장벽이 되지만...
브레드
20/03/04 11:14
수정 아이콘
저랑 거의 똑같은 분이 여기 계셨군요. 심지어 나이대도, 플레이했던 시점도 거의 비슷한 걸로 보입니다 크크크 반갑네요. 저한테는 인생의 가장 힘든 시기였던 중~고등학교 시기에 즐겼던 게임이라 더더욱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폭스 자이언트가 대세 인첸트였고, 무기는 S급 롱소드에 폭스 레이븐 풀옵 띄운다고 시도하다가 대실패 뜨고, 겨우겨우 성공한 뒤 나이 많은 캐릭터로 두갈드아일 벌목 캠프 너구리들 자동사냥 하면서 123식 롱소드 만들고 그랬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네요. 당시 인첸트들의 옵션이나, 유행했던 패션들(엘라 베스트 웨어, 검교, 꼭베, 볼베)은 거의 다 기억납니다.

아직도 던바튼 BGM 초입부를 들으면 심장이 뛰고, 가이레흐 언덕 BGM인 소년 모험가는 진짜 소년 모험가가 된 기분이 듭니다. 최종무곡 같은 BGM은 핸드폰에도 들어있어요 크크크 가끔 듣다보면 다시 하고 싶어져서 설치했다가 한번 둘러보기만 하고 안하고를 반복합니다. 2년 전엔가 반년 정도 다시하긴 했었는데 라이트하게 하기에는 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은 더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두번째로 접긴 했지만 여전히 애틋한 기분이 드는 게임입니다.

이런 글 볼 때마다, 그리고 이런 리플 달 때마다 그 때 그 시절처럼 다시 하고 싶어집니다. 불가능한 일이라서 더더욱 그립네요.
날아라슈퍼냥
20/03/04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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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비노기도 와우처럼 클래식.....
20/03/04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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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시간 무료 친구랑 방과후에 피시방가서 겜하고 와서 집에서 두시간하거나 집에서 두시간 다쓰고 겜방가서 한다거나 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아기자기하고 파스텔톤 색감에 매료되어 시작 했다가 탈것 모으고 환생에 새로 나오는 스킬들 마스터하고 길드 들어가서 친목질 하면서 처음으로 랜선연애도 많이 해보고 그랬는데.. 다 추억이죠.
지금 하라면 못할것 같아요.나름 아직 젊다고 생각하고 살고 있는데 아득한 학창시절을 떠올리니 늙었구나 싶네요.

서른이 된 저는 지금은 일상에서의 스몰토크도 안하는 타입이지만 저 어린시절 흔히 말하는 친목겜,채팅겜하면서 사람들과 소통을 많이 했었네요. 게임에서 만난 처음보는 캐릭터들과 어떻게 그렇게 수다 떨며 친해지고 했을까요 크크

음악 듣고 있으니 그때 추억들이 흐릿하지만 떠오르네요.
Way_Admiral
20/03/04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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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트랑 세공때문에 접었습니다...
그것만 아니었어도 오랫동안했을거에요.
에린의음유시인
20/03/0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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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2시간 무료때 아슬아슬하게 던전 들어가서 악기 연주하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제발 유료화해달라고 떠들었는데...
대못 알바한다고 티르코네일 가로등 죄다 치고 다니고..추억이 많아요.
지금 하고 있진 않지만 항상 마음에 남는 게임이예요
manymaster
20/03/0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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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진 않았지만 제 동생이 꽤 자주 했던 게임이라서 기억에 남네요. 브금도 좋고요.

저는 그 게임 하면 롤러코스터 타이쿤을 꼽겠습니다.
자몽맛쌈무
20/03/0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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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게임에 아르바이트가있냐고 자유도에 경악했던게임인데
부모님졸라서 전화기로 캐시충전해서 그리핀 샀었던 기억이있네요
그 브금도 기억나네요 아이고 손이 미끄러졌네
키모이맨
20/03/04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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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비슷하시네요 저도 급식시절 진짜 엄청나게 열심히 했던 게임이고 나이먹고나서 다시 몇달정도 해보다 접었는데

저는 좀 웃긴이유일수있는데 룩덕이 불만족스러워서 접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너무 게임이 낡아서 조금만 긴 헤어로
바꾸면 하루종일 강철머리카락이 몸 뚫고 나오고 무기 뚫고 나오고 크크
20/03/0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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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이면 .. (아마 와우를 접하기 전에) 라그나로크랑 판타지마스터즈 즐기던 때네요 크크크
이츠키쇼난
20/03/0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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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추억의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아무래도, 환세취호전 같은 CD게임이 생각나네요
당시 마비노기 나올때는 인터넷 하고있는 집은 좀 잘사는 집이였는데...저희집은 그냥 소소하게 지냈던 터라...
CD게임을 더 많이 했던거 같아여...천하통일 같은 이런게임도여
소금사탕
20/03/04 15:43
수정 아이콘
저도 한때 방학 한때를 다 바쳐?했던 게임인데
(길드도 들고 진짜 열심히 활동했고, 오프모임도 했었습니다?)

근데 여전히 가끔씩 접속하면 대체불가의 게임이란 생각이 들고는 합니다
의외로 무과금으로 즐기기에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해요
20/03/04 17:05
수정 아이콘
"아 해야할게 정말 많은데 할게 없다." 가 딱 제 심정이네요.
지금도 하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때 그 시절의 사람들이 같이 한다는게 전제 조건으로 붙을 것 같아요.
포립 마비노기 라그나로크온라인 테일즈위버...
제게는 그냥 채팅 프로그램이었던 그것들..
탐나는도다
20/03/04 17:24
수정 아이콘
세공과 턴제식 사냥법 쿠폰 이동만 안건들였으면
지금도 하고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래픽이 너무 아쉽지만 엄청난 자유도와
다양한 컨텐츠가 좋았던 게임입니다
20/03/0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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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공은 나오면 안될 컨텐츠였습니다..
던파망해라
20/03/04 18:24
수정 아이콘
작년에 던파 5000일 이벤트하면서 과거 bgm과 인터페이스, 세리아 굴을 다시 맞이하는데 참 추억돋더군요
하지만 그때 그 던파로 돌아가서 다시 할거냐면.... 흠....
20/03/0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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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반 룬 마지막 구간에서 터지니까 멘탈이 터지더군요. 다시 게임 할 엄두가 안 남.
20/03/04 21:00
수정 아이콘
결국 오늘 집에 오자마자 설치해서 마비노기 다시 해봅니다...
스위치
20/03/04 22:24
수정 아이콘
5년전인가 음악이 그립고 메인스토리가 어디까지 진행됐나 보려고 알바하고 교역하면서 마이웨이로 겜하니까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길드분이 천만원 현질하고 그렇게 게임하는거 아니라고 그러더군요.
지니쏠
20/03/05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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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우리나라 최고의 국산겜 중 하나가 마비노기라고 생각해요. 운영만 잘 했으면 정말 세계를 재패했을지도 몰랐을텐데...
Keepmining
20/03/05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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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글작성자는 아니지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추억을 가지고 계시고 또 유익한 의견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마치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관악을 보라' 라는 말처럼, 저는 '어떤 MMOPRG의 문제점을 보고싶다면 그 게임의 프리서버를 탐방해보라'는 격언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그런 어둠의 정보...를 좀 조사해보고 나서 생각을 좀 해봤는데..
두서는 없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마비에 대해 다음과 같은 생각들이 듭니다.

- 마비노기의 상업적 성과를 온전히 배제하고, 순수하게 게임성 측면으로만 본다면 제가 선정하고픈 이 게임의 심리적 전성기(?) 는 2006년-2008년까지로 하겠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가장 의견이 많이 갈릴 것 같습니다. 그 시대에만 있었던 추가적인 문제점들도 분명히 있고, 잠재적인 문제요소가 업데이트된 시점과 그것이 실제 피해로 돌아온 시기에 시차가 있다고 했을 때 이미 문제요소가 심어져 있어서 향후에 위험이 올 것이 예정되었었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엘프/자이언트와 이리아 업데이트는 출시 당시에는 다소 혼란은 있을 지언정 신비감을 더해주고 게임 볼륨을 풍성하게 해 준 업데이트였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결과론적으로 향후 10년 이상 시간동안 많은 문제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2대 팀장의 최악의 업적(?)으로 선정되곤 하죠. 뭐 여차저차 그럼에도 제 기억에 06년-08년까지, 좀더 많이 쳐줘서 09년까지 정도가 그나마 게임 내의 캐릭터 능력치 면의 성장곡선과, 아이템 측면의 성장곡선, 게임내 경제, 컨텐츠 활용상황이 건강했던 것 같습니다.
의장의 활용성도 이미 충분히 방대했다고 생각하고, 그래픽이 당시에는 시대에 뒤쳐지지 않았으며, 생활유저의 컨텐츠를 후대의 패치로 '개선'하기 전보다 오히려 더 생활유저의 입지가 유저 커뮤니티적 작용에 의해 더 건강했으며, 사냥유저의 초반구간부터 종결구간까지 골고루 보상체계와 아이템 유통체계가 작동했고 그러면서도 성장에 따른 보상이 체감될 만큼 있었습니다. 키이상급 통행증을 수급하고 판매할 수 있는 수준을 달성하고 나면 중수구간에서 육성에 활로가 확 뚫렸고, 그 이상의 수준에도 더 도전할 컨텐츠와 더 높은 보상들이 있고 유효했죠 (알비상급, 이리아 유적 최종던전류, 하드모드 던전 등).

- 위에도 말했지만, 정작 클래식서버를 만든다면 과거에 있었던 문제점들이 또 다시 드러날 것입니다. 마비노기는 사실 단 한번도 '무조건 돌아가고 싶은 갓겜시절'을 보낸 적이 없습니다. 늘 적폐를 해결하려 하면서, 그와 별개로 다른 적폐들이 또 만들어지고 그런 순환이 반복되었습니다. 궁수 윈드밀노기, 마법계열의 고질적 언더밸런스, 블랙스미스 담합, 골렘 연성술의 오버밸런스와 과다너프, 그림자 미션의 클리어 고정 보상메커니즘으로 인한 다중 클라이언트 문제, 키트 출시로 인한 아이템 보상체계 파괴, 세공으로 인한 추가적 문제, 다이나믹 패치 직후의 파워밸런스 변화로 인해 과거 기준으로 짜여진 PvE 컨텐츠 미스매치 현상, 연금술 언더밸런스, 체인 오버밸런스 등등... 그래서 게임의 긍정적 기준점이 될 만한 시기를 한정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 그래서 각 시대에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취했던 솔루션들과 성공사례들을 조합해서 제 2의 프로그레시브 서버를 만드는 정도의 용단이 아니면 총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는 매우 어려워보입니다. 그나마 취해볼 수 있는 방향은 키상노기 시절..을 베이스로 잡은 다음 마법사 리노베이션 패치에 응당하는 밸런스패치를 좀 해주고, 연금술을 밸런싱이 잡힌 상태로 내준 다음 키트와 세공을 출시하지 않고 경매장을 이용한 골드회수 정책을 고수하며 제네레이션 업데이트를 계속하는 것..이지 않을까 싶지만 레벨수치 디자인은 어떻게 또 리뉴얼을 하겠습니까 그러면....크크크

다른 분들은 이 게임의 게임성 측면에서 전성기는 언제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마 상업적 전성기는 2013년도의 마비노기 마비시키기 이벤트라고 짐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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