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https://pgr21.net/?b=6&n=49741
2편(上):
https://pgr21.net/?b=6&n=49762
이번편은 분량조절의 실패로 인하여 부득이하게 글을 두개로 나누게 되었습니다..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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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강민이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내놓은 포지 더블넥서스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 저그들은 그깟 캐논 9드론 달리면 뚫는다며 비웃었다. 그러나 강민은 '4드론도 막을수 있다'고 호언장담했고 결국 기요틴에서 자신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해 보였다. 그 이후 더블넥서스가 기존 프로토스들에게 가져다준 반향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저그가 앞마당 먹을때 커세어을 생산하고 캐논을 건설한 다음에야 앞마당 넥서스를 건설할수 있었던 프로토스들이 이제는 커세어 없이 바로 앞마당 넥서스를 가져갈수 있게 되었고, 그들이 그렇게 원하던 한방병력을 좀더 빨리 조합할 수 있게 되었다. 빠른 자원활성화와 거기서 비롯된 한타이밍 빠르게 조합된 한방병력은 정말 강력한 것이었지만, 더블넥서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의 충격에 비하면 너무나도 허무하게, 저그들은 곧 더블넥서스 이전의 방법론에서 해법을 찾아냈다.
더블넥서스를 한 프로토스 역시 임성춘과 다를바 없이 상대의 체제를 확인하기 위해 부득불 커세어를 한기 생산해야 했다. 그런데 커세어가 저그본진에 가보니 이게 웬일, 히드라덴과 스파이어가 동시에 있다. 스타게이트 체제를 갔기 때문에 히드라를 막을 사이오닉 스톰도, 러커를 보기위한 옵저버도 그만큼 늦어진 상태다. 또한 투스타게이트를 간것이 아닌이상-만약 투스타게이트를 갔다면 사이오닉스톰과 옵저버는 더더욱 늦어진다-저그가 뮤커지를 생산한다면 캐논없이 원스타게이트에서 모은 커세어로는 상대하기 어렵다. 결국 캐논을 지어야 한다는 소린데, 이번에는 캐논의 위치가 문제다. 미네랄필드 근처에 지었다가 땡히드라가 올수도 있고, 또 앞마당에 히드라 방어용으로 지었다가 뮤탈리스크가 날아올수도 있다. 또 캐논을 너무 많이 짓게되면 한방병력이 구축되기도 전에 진출로에 지옥의 러커 연탄밭이 깔린다. 토스유저라면 누구나가 공감하겠지만, 일단 연탄밭이 깔리게 되면 뚫기가 매우매우매우 힘들다. 게다가 집요한 옵저버 테러를 다 물리치고 앞마당 자원이 다 될때쯤 겨우겨우 연탄밭을 뚫고 나와 삼룡이에 넥서스를 소환하는 순간, 본진에 폭탄드랍이 떨어지거나 정면으로 풀업 울트라 한부대가 들이닥치는 상황이 온다. 커세어로는 라바 안에서 변태되는 유닛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 길이 없다. 유닛이 생산된 이후라면 캐논을 지어도 늦는다. 또한 캐논을 잘못 지으면 그냥 뚫리며, 캐논을 너무 많이 지으면 게임 끝날 때까지 지겹게 저글링-럴커-스커지로 대표되는 연탄 조이기를 상대하다가 말라죽고, 설사 뚫고 나온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의 목동체제를 막을 수 없다. 물 위를 걸어보이는 기적과도 같았던 더블넥서스의 발견으로 이번에야말로 저그를 따라잡은것 같았던 프로토스가 순식간에 손발이 묶여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망나니의 칼질만을 기다리는 사형수와 같은 입장이 되어버렸다. 악몽같았던 레어 트라이던트의 부활이었다.
2-2.
태생적 한계를 따라잡기 위해 더블넥서스를 꺼내들었지만, 저그는 간단히 프로토스를 제압하고 손발을 묶어버린 뒤 다시 몇발짝 더 앞서가버렸다. 강민의 입장에서는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을텐데, 우직하게 한방교전만을 갈고닦다가 절망하여 마우스를 던져버린 여타 프로토스들과는 달리 실험정신이 투철했던 강민은 저 레어트라이던트를 파훼하기 위해서 다시한번 실험에 돌입했고 또다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임성춘의 그림자만을 쫓기 바쁘던 기존의 프로토스들은 히드라 웨이브를 막기 위해 사이오닉 스톰을 최우선적으로 연구했다. 템플러 아카이브를 짓기위한 단계인 아둔에서는 질럿의 속도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었으며, 대량살상무기인 사이오닉 스톰은 물량공세를 퍼붓는 저그를 상대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될 필수요소였고 만약 상대가 뮤탈리스크 공습을 기도한다면 그에 대항하는 카운터유닛인 아칸을 만들수도 있다. 게다가 다크템플러까지 생산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이 모든유닛들은 1테크 생산건물인 '게이트웨이'에서 생산이 가능하다. 딱딱하고 융통성 없는 프로토스의 테크트리 중 그나마 1테크와 연계가 되는 유일한 테크트리가 바로 템플러 아카이브였고, 프로토스들이 이를 선택하는 것은 당연해 보였다.
그러나 강민은 여기서 과감한 시도를 한다. 바로 2차테크건물로 로보틱스를 올리고 하이템플러 대신 프로토스가 가진 또하나의 대량살상무기인 리버를 먼저 생산하는것이다. 하이템플러는 마나의 제한이 있고, 가스 잡아먹는 괴물이다. 이 가스의 압박으로 인해, 하이템플러 테크트리를 선택한 토스는 필연적으로 러커를 상대하기 위한 옵저버와 상대의 드랍공격을 방지할 커세어 그리고 1.5테크 레인지유닛인 드라군에 투자할 가스가 부족해지게 마련이고 이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저그의 연탄밭과 폭탄드랍을 토스는 버티기가 너무나도 어려웠다. 하지만 리버는 최소한의 미네랄만 있다면 스캐럽을 계속 생산하여 적의 지상군을 녹여버릴 수 있다. 또한 이미 로보틱스를 올려놓았기 때문에 옵저버에 대한 부담도 적으며 남은 가스를 커세어나 드라군에 투자하여 적의 지상군을 좀더 쉽게 상대할수 있게된다. 물론 이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것은 적의 체제를 강제시키는 것인데, 리버는 공중공격이 불가능하여 로보틱스 테크트리를 탈경우 스파이어테크에 매우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민은 이를 위해 원게이트 테크트리 이후 스타게이트에서 커세어를 3기에서 5기까지 생산해 상대의 오버로드를 괴롭혀 저그의 히드라 생산을 강제했다. 그뒤 캐논과 리버로 방어하며 앞마당에 넥서스를 펴고, 그 자원으로 리버에 드라군을 조합하여 상대의 히드라웨이브를 박살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저그들은 이내 대응법을 찾아냈는데, 강민이 했었던 발상의 전환에 비해 저그들의 대처법이란 너무도 간단하면서 또한 강력했다. 프로토스의 1게이트를 확인한후 드론밀치기를 이용해 게임을 끝내는가 하면, 커세어의 히드라 강제를 무시하고 빠르게 스파이어테크를 올려 커세어를 압도하는 저그도 있었다. 전자이든 후자이든 운영의 기저부터 흔들어버리는 수법이라서, 강민의 드라군리버는 이내 한계에 부딛히고 만다.
하지만 강민은 이에 굴하지 않고 다시 새로운 시도를 하는데, 그것은 바로 데뷔초 그가 풀업 저글링의 기동성을 따라잡기 위해 지었던 꽃밭캐논과 지상은 리버로, 공중은 커세어로 장악한다는 예전의 스플래쉬 프로토스 그리고 저 두가지에 드는 어마어마한 자원을 충당해줄 더블넥서스를 하나로 융합하는 것이었다.
시작은 일단 더블넥서스다. 스플래쉬 프로토스에는 최소 2가스, 기본 3가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스플래쉬 프로토스는 기동성이 좋아서 몸빵 노릇을 해줄 캐논만 있다면 적은 숫자의 리버로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할수 있다. 셔틀리버로 지형을 무시하고 공중을 날아다니면서 저그를 타격하는 시스템이므로 연탄밭이 무력화되었다. 또한 레어트라이던트의 두가지 창인 히드라웨이브와 패스트러커 역시 무용지물이 되었다. 거기에 투스타게이트에서 모은 커세어로 공중을 장악하여 마지막 카드인 뮤탈리스크까지 무력화시켰다. 거기다 디스럽션 웹으로 적의 화력을 분산시키는건 보너스치고는 너무도 강력한 보너스. 이렇게 저그의 모든 카드를 무력화시키고 문어발 확장을 타격하면서 시선을 분산시킨 뒤 자신은 확장을 늘려나간다. 물론 늘어난 확장기지는 꽃밭캐논과 리버로 방어한다. 이런식으로 4가스 이상을 확보하게 되면 멀티마다 꽃밭캐논과 리버 그리고 하이템플러가 구비되고, 공중은 커세어-캐리어로 장악이 가능하다. 마지막에 가서는 커세어-캐리어-아콘-아크아콘-리버-하이템플러라는 초 럭셔리 조합이 완성된다. 저그와 동등한 수준의, 4가스 이상의 자원을 확보했기에 가능한 조합이었다. 임성춘식 게이트웨이중심 한방러쉬를 제외하고, 그동안의 프로토스가 해온 모든 고민과 실험이 하나로 융합된 이 체제의 이름은 수비형 프로토스이다.
강민은 자신의 전성기라 할수있는 에이스결정전 연승을 이 수비형프로토스와 함께했다. 그러나 이 운영은 다른 프로토스들이 따라하기에는 많이 어려웠는데, 일단 조합 자체가 값비싸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자원을 많이 먹어야되는 체제였으나 견제와 방어에도 신경을 써야하므로 멀티타이밍을 잡기가 애매했고, 체제 특성상 하이템플러가 굉장히 늦게 확보되기 때문에 폭탄드랍에 굉장히 취약했으므로 저그의 폭탄드랍경로를 모두 예측해야 하는등 제어해야할 변수가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한동안 이 수비형프로토스는 강민만의 커스텀 운영이었다. 게다가 수비형 운영이 채 대중화되기도 전, 삼성전자 칸의 박성준이라는 저그가 파훼법을 제시하는데 성공하기에 이른다. 성공하 커세어-리버 조합이 안정적으로 완성되고, 또 순회공연을 돌기까지는 토스에게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결국 레어트라이던트와 연탄밭이 무력화되었으나 그 대가로 저그에겐 시간이 주어졌고, 박성준은 이 시간을 다른 방식으로 이용했다. 그렇잖아도 체제전환이 유연한 저그에게 풍족한 자원과 넉넉한 시간이 주어졌으니, 한두가지 조합이 무력화되었다면 다른 병력구성을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박성준은 강민이 준 시간동안 진출로에 연탄밭을 까는 대신, 전맵에 해처리를 편 후 드론을 채워넣으며 다수의 히드라리스크를 생산하였다. 만약 프로토스가 섣불리 리버를 출격시켜 영양가 없는 한두군데 해처리를 공격하면, 저그는 쿨하게 포기하고 토스 본진에 폭탄드랍을 가고, 만약 히드라 밀집지역에 리버가 떨어진다면 잡아먹으면 그만이다. 또한 폭탄드랍에 대한 대비가 전부 끝날때까지 토스를 가둬두기만 해도 저그의 승리다. 어찌되었든 프로토스가 체제유지비용을 확충하기 위해 추가자원을 확보해야 하니 그 시도를 할때 바로 다수의 히드라웨이브로 지상을 장악하고 다수 커세어는 무탈리스크-디바우러로 제압해버리면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자원차이를 확연히 많이 벌려놓은 뒤였기에 가능했던 대응이다. 결국 강민이 야심차게 내놓았던 수비형 프로토스는 한참 후에 송병구가 다시 꺼내들기 전까지 긴 시간동안 보이지 않게 되었다.
물론 강민은 위에 기술된 것들 외에도 여러가지 시도를 했으나, 안타깝게도 얼마 안가서 전부 일류급 저그들에게 손쉽게 제압당하고 말았다. 강민이 이렇게 발버둥치는동안에 보통토스들은 레어트라이던트에 속수무책으로 썰려나갈 뿐이었고, 박정석은 전투에서 이기는데는 성공했으나 승리를 얻을수는 없었다. 피나는 노력으로 임성춘의 방법론을 고집했던 박정석도, 발상의 전환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강민도 결국엔 종족의 컨셉에서 기인한 태생적 한계는 극복하지 못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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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