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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3/03 19:37:20
Name seed
Subject 혁명의 완성.
김택용의 비수가 마재윤이 연주하는 선율을 단칼에 잘라버렸습니다.

3:0

아무도 마재윤이 이런 스코어로 압도당하리라고는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뭐 김택용 선수 본인과 엠겜코치진 선수들은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정도까지 잘 풀리리라고는 생각치 못했을 것입니다.

우주배 박정석vs최연성 처럼 3:0이라도 자기가 해볼거 하고 다진 최연성이 아닙니다. 역상성에, 말도안되는 승률에, 5전제에서 타종족에 패배한경험이 없으며, 프로토스에겐 2패이상 허용치 않은 바로 그 마재윤입니다.

빌드도, 타이밍도, 심리전도, 컨트롤도 마재윤은 모두 김택용에게 압도당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마재윤선수의 숱한 플토전 승리 경기를 보면서, 항상 약한타이밍이 보였는데... 그 약한 타이밍이 스무스하게 넘어가면 완전한 마재윤의 승리공식. 소위 마재윤 페이스로 넘어가곤 했죠. 그 실낱같은 타이밍을 옵저버로 보는 시청자나 알수 있었지.. 마재윤을 상대하는 프로토스는 아무도 그것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그 다른 어떤선수도 찾아내지 못했던 마에스트로의 연주가 잠시 숨을 고르는 타이밍을 비수는 비수같이 잘라버렸습니다.

네. 우승자 징크스. 물론 떠오릅니다. 안 떠오를수가 없죠. 사실 마재윤 선수도 온겜에서 우승하면서 '아 내가 드디어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생각이 안들고, '아직 나는 멀었다. 난 여전히 배고프다.' 이러면 진짜 스타의 신으로 쳐춰도 되었겠지만... 그도 인간이긴 인간이였나 봅니다.

특히 마재윤은 프로토스의 휘둘기, 커세어견제, 리버,다크등에 정말 잘 안당하는 선수중 하나였습니다만. 오버로드가 없으면 디텍팅이 불가능한 저그의 체제전환시의 약점. 즉, 뮤탈에서 럴커나 히드라로 전환하는 타이밍에 저그는 분명히 약점이 있습니다. 잠시나마 병력 공백이 생기고.. 저그가 액션만 좀 취하면서 수비적으로 돌아서는 타이밍이죠. 저번 프링글스때 박용욱 선수가 그런 마재윤의 빈틈을 잘 찔렀지만 완성시키지는 못했는데.. 성전으로 불렸던 강민이 롱기누스에서 그 헛점을 잘 파고들었지만 끝내지는 못했는데.. 김택용 선수가 그것을 완벽하게 완성시켜 버렸습니다. 그리고 엠겜 히어로 선수들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지만 난전능력이 정말 탁월합니다.

글쎄요. 마재윤 선수도 오늘 느낀게 많았을거라 생각합니다. 어제쓴 글이 오늘 현실로 나타나니 참 느낌이 이상하군요. 마재윤은 이제 경력,실적면에서 올드급은 아니라도 중견정도는 되는 선수입니다. 1년이 넘도록 마재윤은 트렌드를 주도하는 선수였습니다만, 이제 마재윤은 쫒아가야 합니다. 챔피언은 이루는것보다 지키기가 더 어려운 자리입니다. 물론 대테란전에 있어선 아직 다른선수들이 마재윤을 따라가야 겠지만요.

또 하나 오늘 본건 대플토전 운형형 저그의 헛점이랄까요. 땡히드라나 저글링 발업 러쉬에 김택용 선수가 분명 약한 타이밍이 있었습니다만, 마재윤은 그런것을 거의 안하는 선수이고... 김택용은 그것을 잘 알고 분석해 왔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 뭐하겠어? 해처리 3개 펴겠지. 어쩌면 푸켓관광을 떠나기전에 마재윤에 대한 분석이 끝났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여유있게 관광을 다녀온 후 그 분석에 대한 담금질을 1주일간 했고, 마재윤을 프로토스로 잡는법이라는 공식을 완성시킨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사실 마재윤이 오늘 평소보다 좀 못했습니다. 그다운 모습은 전진건물이나 몰래건물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꼼꼼한 정찰 외에는.. 정말 그냥 저그였습니다. 커세어에 수많은 오버로드가 찢겨나갔고, 3경기 전부 다크에 원없이 썰렸습니다. 마재윤이 자주 보여주던 정확한 타이밍에 완성되던 성큰,스포어,럴커 등은 한타이밍도 아니고 2타이밍 3타이밍은 늦었습니다. 커세어에 스커지를 일렬로 꼴아박고, 뮤탈은 산개도 안하고 싸우다가 그냥 녹았습니다. 예측가능한 셔틀 이동경로에는 항상 존재하던 스커지도 없었고,
오버로드 속업은 늦고, 병력은 적고 드론만 많은, 그런 상태에서 여기저기 베어대는 비수의 칼날에 무력하게 쓰러졌습니다.

비수 김택용. 김동준 해설의 말대로 정말 이정도까지의 선수인지는 몰랐습니다. 물량,타이밍,컨트롤,상황판단,난전능력 모두 극강이었습니다.

자, 마재윤은 이제 두번째로 진 것 뿐입니다. 싸이언배에서 조용호 선수에게 완패이후 마재윤은 진화하여 지금까지 왔습니다만, 곰티비에서 김택용에게 참패를 당했습니다. 마재윤은 제 2의 진화를 이뤄낼 수 있을까요? 아니면 다른 역대 본좌들이 그랬던 날개없는 추락을 보며주며 슬럼프를 겪을까요?

다음시즌, 정말 기대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래야 스타보는 맛이 있죠.

ps. 글곰님. 요번 연재는 5연참정도는 해주셔야 겠습니다. 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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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03 19:42
수정 아이콘
오늘 경기를 보면 김택용 선수가 전략을 똑같으되 게이트 타이밍이 경기마다 다른게 보이더라구요. 커세어로 끊임없이 정찰하면서 뭐랄까... 언제 게이트를 폭발시키고 제 2 멀티를 언제 가져가야 하는지 아는듯한 완벽한 움직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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