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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12/06 20:24:53
Name
Subject 스타크래프트 가르치기
얼마전에 절친한 친구 한명이 와서 이런말을 하더군요..

" 야, 나 스타좀 가르쳐줘. "

여태까지 스타를 해오면서 몇번이고 들었던 말이지만 참 막막한 말 인것 같습니다. 무엇
부터 가르쳐야 할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기 마련이죠. 스타를 시작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
한 종족부터 물어봤습니다. 테란이 멋있어 보이길래 테란을 하고 있는데 왠지 힘들고 약
한것 같아서 고민된다고 불평합니다. 유닛 뽑는 정도는 할줄 안다길래, 테란의 기본적인
빌드 몇가지를 적어주면서 외워오라고-_- 숙제를 내줬습니다.

다음날 배틀넷에서 만나보니 영 힘들어하는 표정입니다. 빌드를 따라하려니 초반에 SCV
숫자를 세느라 죽겠다는 겁니다. 손도 안따라주고 머리는 빌드 외우랴 유닛 뽑으랴 하니
핑핑 돌고.. 결국은 안되겠다 싶어 무한맵에서 실컷 하면서 손 빠르기부터 늘리고 오라고
보내버렸습니다 =_=;

생각해보니 스타크래프트도 어느덧 진입장벽이 꽤 높아진 게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예
전엔 "공방양민" 이라는 말도 많이 쓰였는데, 요즈음엔 공방 실력도 꽤 높습니다. 새로 시
작하는 사람들이 맘놓고 게임하기엔 썩 좋은곳은 아니죠. 시작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많
은데,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라 난감해 하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또, 가르치는
사람들도 나름대로 고충이 있습니다. 대략적인 커리큘럼조차 없으니, 무엇부터 가르쳐야
하는지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유닛 뽑기는 기본이라 볼때, 무한맵이나 유즈맵부터 시켜야 하나, 빌드부터 외우게 가르
쳐야 하나, 아니면 게이머 리플레이부터 보여줘야 하나.. 예전같아선 무한맵부터 열심히
하고 와라 할 텐데 요즈음엔 대부분이 방송을 보고 시작하는 사람들이라 무작정 1:1부터
뛰고 싶어하니 그도 흥미를 느끼지 못합니다. 결국은 모든걸 병행해서 가르쳐야 하는 입
장이랄까요.. 배우는 사람도 뭔가 배워서 이겨야 그나마 좀 배웠다! 라고 생각하기에 힘
들게 해서라도 이길 수 있는 법을 가르치고 싶은게 또 가르치는 사람 입장 아니겠습니까.

E-스포츠라는 이름으로 그래도 이제 비중있게 자리잡은 스타크래프트인데, 개념원리
까지는 아니더라도 스타의 정석 한권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 트렌드가 수시로
바뀌는 게임이기에 힘들수는 있겠지만 말이죠.

가끔씩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나중에,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아이가 자라서 "아빠,
나 스타 가르쳐줘." 라고 하면 뭐부터 가르쳐줘야 할까..

어쩌면 그때까지 E-스포츠가 성장해서 자리잡고 있다면, 스타크래프트 학원도 생기지
않을까요? ^^

스타 고수는 아니지만 누군가에게서 들은 스타좀 가르쳐 달라는 말이 이런 행복한 상상
까지 하게 만드네요~ 여러모로 스타크래프트는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존재 같습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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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예비역
06/12/06 20:34
수정 아이콘
저도 좀 누가 가르쳐줬으면.. 스타시작한게 98년인데..-_-;; 아직까지 올마우스 플레이어..-_-
김홍석
06/12/06 20:47
수정 아이콘
스타 초창기부터 했는데요..
현재 모대학 연구소에 다닙니다만.. 그동안 거쳐온 직장마다 스타동호회가 있어서 참 유용했습니다. 어느 기업에선 아예 매주 강의실잡고 교육까지 해야했을 정도였도였죠.. 심지어 제가 다니는 기업도 아닌데..
그 기업과 저희 회사간에 교류전을 했었거든요.. 적장을 초대한 셈이죠..
100여명 지도하다보니, 초보분들 금방 중수급으로 올리는덴 자신있습니다. 스타 실력보단 가르치는데 조금 재주가..
체념토스
06/12/06 20:47
수정 아이콘
여자예비역님// 에스트롤님이 가르쳐주지 않을까? 물론 인증샷이.. 필요할듯 하지만요. (농담입니다...)
여자예비역
06/12/06 20:52
수정 아이콘
체념토스 님// 멀어요..ㅎ
필요없어™
06/12/06 20:59
수정 아이콘
제가 기초부터 확실하게 가르쳐드릴 의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주 월요일이 입대라는거 ㅠㅠ
06/12/06 20:59
수정 아이콘
↑잘다녀오세요 -_-;
필요없어™
06/12/06 21:00
수정 아이콘
저도 스타가 오랫동안 지속되어서 나중에도 즐겁게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유즈맵 아니면 잘 안하던데 어린 세대들 사이에서 밀리게임도 활성화 됐으면 좋겠습니다.
Miracle님 감사합니다. ㅠㅠ
여자예비역
06/12/06 21:03
수정 아이콘
필요없어™ 님// 잘다녀오세요..^^ 왠지.. 군대에서 절 만나는건 아닌지..ㅎ (전혀 농담입니다!)
갈구하는자
06/12/06 21:15
수정 아이콘
스타를 함에 있어서 무한맵 20분 러쉬를 여러번 해보는 것이 필수인 것 같습니다.
swflying
06/12/06 21:27
수정 아이콘
자기가 이기고싶다는 승부욕발동하면,,
알아서 늡니다..

실력을 늘리는데 가장 중요한건..
승부욕이라고 생각하고..

그리고 전에 어떤분이 말씀하셨듯이
스타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선,,
지금의 시스템으론 무리가 따를듯합니다.
06/12/06 21:31
수정 아이콘
일단은 무한맵 팀플부터 많이 하세요. 테크트리와, 단축키와, 유닛의 특성 정도는 알아야 빌드를 쓰던가, 전략을 쓰던가 하죠. 그나저나.. 친구분이 테란을 하고 싶어하십니까? 중수급까지 오는데도 한참 걸리시겠군요. - -;;
06/12/06 21:33
수정 아이콘
기본적인 유닛뽑는법은 알고 있다고 하니 방법을 하나 알려드릴께요.

pc방에 데리고 가서 컴퓨터와 1:2를 하게 시킵니다. 그리고 옆에서 뭐해라 뭐해라 하면서 하나하나 가르켜줍니다. 그리고 제대로 못하면 엄청 갈궈야 합니다.-_-;; 왜 군대에서도 처음 일 배울때 욕먹으면서 하다보면 어느새 개념이 잡히지 않습니까? 스타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엔 잘 안돼니까 짜증이 나겠지만 반복해서 하다보면 아 내가 왜 이타이밍에 이걸해야 하는구나 하고 개념이 잡히게 됩니다.

1:2가 무난해지면 1:3, 1:7등을 시켜보시고 배틀넷을 하게 합니다. 요샌 배틀넷 수준이 높아서 처음부터 배틀넷을 시키면 친구가 초반에 좌절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배틀넷 할때도 옆에서 가르쳐주면서 대인전의 타미밍이나 컨트롤등이 개념잡히게된다면 그때부턴 자기가 스스로 연습하면서 알아서 잘 해나갈 겁니다.
구라미남
06/12/06 22:07
수정 아이콘
LSW님..
1:7이라뇨.. Free For All 말씀하시는 거겠죠?
밀리로 하면 1:3도 초반 견디는게 그렇게 녹록치 않은데 말이죠.
물론 변칙 쓰지 않고 말입니다.
06/12/06 22:11
수정 아이콘
구라미남님// 밀리게임말하는건데요... 그 있잔아요. 헌터에서 입구에 탱크+터렛 수비해놓고 배틀뽑아서 얍삽하게 이기는방법이요. 초보분에겐 쉽지 않겠지만 1:3정도만 할수 있다면 1:7도 가능할것 같은데요.
Stay There
06/12/06 22:33
수정 아이콘
전 저희 아버지 한달동안 가르쳐 드린적 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1학년 때 쯤.. 지금은 컴퓨터랑 5:1까지 이기십니다^^ 진짜로..
06/12/07 00:41
수정 아이콘
가장먼저 리플레이로 모범적인 경기를 보여주고, 종족간의 싸움이 보통 어떻게 진행되는가를 이해시켜주신 다음에

실전에서 그게임을 재현해보는게 가장 빨리 느는것 같습니다.
친구놈이 스타에 스자도 몰랐는데 같이 방송몇번보더니 가르쳐달라그래서 1개월 동안 키워서 테저전 승률 50%정도까진 나오게 해봤습니다.

손속도는 -- 140...gg;;;
침묵도 목소리
06/12/07 02:57
수정 아이콘
여자친구 가르칠때 공방입문이 문제더라구요.
컴퓨터 이기게 하는것 까지 가르치는건 쉽지만 공방초보 수준이 말로만 초보인지라,하던사람눈엔 초보지만 처음 공방들어간 사람들에게는 초고수라죠.공방서 100패쯤 하면서 진 리플레이 확인해나가면 슬슬 이기는방법과 간단한 빌드를 스스로 짜게 되지만..문제는 10~20연패쯤 하면
스타를 아예 접게되기때문에 1:1로 상대를 해줬습니다.
처음엔 일꾼 4마리중 두마리를빼고 시작하고 멀티를 여자친구보다 -1개씩 먹었습니다.익숙해지자 일꾼3마리로 시작 더 익숙해지면 일꾼 4마리에 멀티 -1개 해줬지요.리플가끔확인해주고요.매 게임 리플 다시보자 라고 하면 화내더라구요 ㅠㅠ;덕분에 프테전은 공방가서 30~40%쯤 승률 나오더라구요.이젠 프저전 가르칠준비하고 있습니다...목표까지 앞으로
프프전,프저전,로템,헌터외신맵적응시켜야할텐데(루나에서 가르쳐서 루나만 하더라구요-_-) 고행길이 따로 없다고 생각되네요.덜덜덜...
차라리 남자 를 가르치는거면 욕하면서 막가르치겠는데 그게안되니...ㅠㅠ;가르치면서 쌓이는 스트레스가;;
06/12/07 05:08
수정 아이콘
침묵도 목소리다//님 행복하신겁니다.
저는 우리애인 카트가르치다 열받아서 GG쳤습니다-_-;
EcstasyTerran
06/12/07 05:33
수정 아이콘
저는 중국에있다보니깐 중국서버에서 게임하는데.수준이 입문하기 딱좋은수준이더군요.. 스타 6년간해오고 나름대로 자신있는 수준이기에 고수 서버를 찾았죠.. 공방 중수이상급 수준은 되더라구요. 차근차근 싸여가는 레벨을 보면서 뿌듯해지죠..지금은 중국 전국랭킹 1476위 ^^V입니다. 1-300위는 어뷰저들 같아서 안되겠고 목표는 2007년안에 500위 달성..
자이너
06/12/07 09:48
수정 아이콘
EcstasyTerran// 그럼 우리나라에서 중국 서버에 접속하는 방법을 알면 초보들이 하기 좋은 수준의 방에서 할수 있는 것 이군요...
하지만 그 방법이 알려지는 순간 한국유저들이 그쪽으로 우루루 몰려갈것 같은 느낌이...
06/12/07 10:27
수정 아이콘
2년전의 제가 떠오르네요. 스타를 본격적으로 본 것이 IOPS때 부터였는데, 빌드오더가 뭔지 메카닉이 뭔지(친구한테 mechanic은 미케닉으로 발음해야한다고 싸운적도..-_-;) 몰랐던 유닛 뽑을 줄만 알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때는 프로토스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테란으로 전향했습니다.

제가 스타의 실력이 올라갔던 계기는 동생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동생이 '형은 꼼꼼하니까 테란하는게 낫겠다'하면서 테란을 권유했고, 자기는 저그를 했습니다. 그 때 당시의 동생 실력은 저보다 조금 위였고, 동생과의 게임 덕분에 바이오닉에 재미를 붙여서 테란으로 완전 전향했습니다. 동생과 주말마다 하루에 10판 정도를 했었고, 처음에는 계속 패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승률이 조금씩 나아졌고, 나중에는 역전을 했습니다.( 그 후에 동생이 하자고 안하더군요.--;)

스타를 아예 모르는 생 초보분이 혼자서 공방승률50프로까지 올라가기엔 너무나 힘들 것 같습니다. 일단 같이 스타를 할만한, 그리고 자기보다 실력이 더 나은 상대와 계속해서 게임을 하고, 같이 그 경기에 대해서 토론하면 빨리 실력이 상승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방송경기는 계속 시청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경기를 읽는 눈(현재 상태에서는 누가 유리하다 는 것을 판별할 수 있는 수준)을 갖게 된 이후에, ygclan등에서 고수들의 리플레이를 보면 더 좋을 것입니다.

요약을 하면, "같이 스타를 할만한 자기보다 실력이 더 좋은 스타 친구와 같이 연습을 해라. 경기 읽는 눈을 가지고 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라. 그리고 수많은 연습"이 되겠습니다.^^
06/12/07 12:37
수정 아이콘
예전 여자친구를 스타 가르쳐서, 제 남자 동기보다 잘하게 만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현재 여자친구도 스타를 가르쳐 달라고 그래서 좀 무섭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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