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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6/30 20:21:43
Name 김연우2
Subject 옛날이 그리워지는건 왜일까요....?
안녕하세요? 저번에 글 올렸던 김연우2입니다.

아... 요즘 날씨 완전 후끈 달아오르는데효? ^^

pgr식구들 모두 밤잠 설치지 마시고 가끔씩 앞마당에 나와서 별을 보며 수박 한입 베어무시는 여유를 가져보세요 ^^


*
글의 제목, 그리움이라는 정서는 가을에 어울릴지도 모르지만 그때까지 기다릴수가 없어서 한번더 글을 올려볼까 합니다.


*
개인적으로 제가 스타리그를 보기 시작한건 코카콜라배 온게임넷 스타리그부터 였습니다.

정확히 말한다면 결승전이었던 임요환 vs 홍진호 선수간의 매치였겠군요.

그때 막 저희집에 온게임넷이 보급되던 때였군요. 당시엔 겜티비나 엠비시게임은 보급되지 않았었구요.

스타를 접한게 유치원생에서 갓 초등학교 1학년 이 됬을때 만났으니, 멋도모르고 친구네 집에 들어갔다가 스타크래프트라는 제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된 게임을 만난것이네요.


*
그런 게임이 방송을 통해 나오다니 저에겐 새로운 충격이더군요.

와... 이런것도 있었구나... 하면서 관람하는데 마침 임요환 vs 홍진호의 그 임진록이!!

펼쳐지고 있던것이였죠... 이런 운좋은놈이 어딨습니까?

보면볼수록 그 전율이... 축구도 아닌데 해설이 있고 가수가 공연나온것도 아닌데 장충체육관은 떠나갈 듯 사람들의 환호성으로 메워지더군요.

그걸 보면서 참 많은걸 느꼈습니다. 세상엔 이런 방송도 있고  또한 그 방송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선수들이 있다는 것을.


*
그 후론 저는 게임하기에 홀리기 보다는 게임을 보는것에 홀리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하는 것은 영 시원치 않고, 선수들이 펼치는 경기는 워낙 재밌고...

제 하루 일과에 스타리그 보기가 추가되던 때였죠..

엄마가 그 방송을 보면서 무슨 게임방송도 다 있냐고 물어보더군요.

처음엔 마냥 걱정하시는 것이려니 생각했지만 엄마도 게임을 좋아하시던 터라 제가 느꼈던 감정을 공유하게 되었고 저는 게임 즐기는 것을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있는 행복한 놈이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을 남들은 다 축구하며 보냈건만 저는 스타리그를 관람하며 보냈네요...


*
정일훈 해설의 '경기 시작되었습니다', 그때도 변함없던 엄재경해설의 목소리....

그때를 생각하면... 참 그리웠던 추억들....


*
정말 소중한 역사들입니다.

코카콜라배, 스카이배, 네이트배, 등등.... 그 시절 생각하면 왠지모르게 가슴 한쪽이 뻐근해지는걸 느낄 수 있고요.


*
요즘은 방송보급도 잘 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의 게임방송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더욱 높아진 듯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방송의 잘못된 점에 대해 비판도 하고 그걸 옹호하기도 하고 하는 모습들을 보면 뿌듯함을 느낄수 있었답니다.

한 아이를 키운 부모의 기분이랄까요^^?

스타리그 방송이 이만큼 커오기 까지 제가 돈한푼 기여했겠습니까만은....

많은 매니아분들과 함께 응원하고 열정을 가지고 사랑했던 기분이 아직도 제 가슴에 남아있는듯 합니다...

*
하지만 뿌듯함만이 아닌 서글픈 생각도  가끔씩 들더군요.

잘못에 대한 비판과 격려로 끝나야 할 문제가 언쟁과 욕설로 채워지는걸 보면서 스타판이 많이 변했다는걸 느낍니다.

물론 앞서말했듯이 우리들의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적어도,

게임을 좋아했던 우리 모두가 열정 하나만 가지고 만들었던 스타리그를 우리는 항상 마음속에 깊이 두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합니다.

누가 생각했었습니까?

6년전만 하더라도 이 게임판이 이토록 커질줄을...

그 성공의 이유가 우리들, 게임을 사랑하고 좋아했던 모두들의 가슴속에 있었던 열정에서 비롯된거라면....

*
잠시 그 열정을 회상할 여유를 가져보는건 어떨까요 ^^

잠시 언쟁과 욕설로 흥분된 가슴을 멈추고 여유를 가진뒤에,

코카콜라배 스타리그 vod를 돌려보면서 그때를 회상하는건 어떨까요,

우리 모두가 만들어냈었던 열정의, 순수한, 전율의 옛 리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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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이 그리워진 수박 한입 깨물던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

p.s. 이번 완성된 저의 글을 보고 친구가 왜 vod얘기를 두번쓰냐고, 온게임넷 pd소리 듣겠다고 한소리 하더군요 ^^   특정 방송국 편애가 아니라 그냥 예를 든것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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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로베
06/06/30 20:24
수정 아이콘
저도 옛날이 그립습니다... 지금은 꿈도 꿀 수 없는 PTZ라던지 씨유엣 베틀넷 등등등... 지금 이런 프로를 볼 수는 없겠죠...
판이 커져서 많은 선수들이 활약한 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판이 커지므로써 옛날의 그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없네요
06/06/30 20:32
수정 아이콘
저도 한번씩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스타판이 커져감에 따라 이루낸 것들도 많지만 뭔가가 자꾸만 빠져나간다는 느낌을요,,, 더 크고 넓어진 이 세계에서 허전함을 느끼게 될때가 있습니다...
06/06/30 20:39
수정 아이콘
저는 중고등학교때는 어서 어른이 되고싶어 몸부림 쳤지만
막상 어른이 되고나니 그렇게도 학창시절이 그립더군요
스타리그도 코크배때는 어서빨리 스타판이 커져서 팀스폰도 많이 생기고
스타리그 규모도 엄청나져라~ 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커지고 보면 옛것이 살짝 그리워지는
06/06/30 20:45
수정 아이콘
동감입니다.. 소박한 즐거움이 넘쳐났던 그만의 매력을 잊을수가 없네요. 예전에 즐겁게 봤던 프로들의 잔상만 아련하군요.
더 커진 규모에 숨막히게 늘어나는 리그를 보며 눈은 즐겁지만, 가슴을 찌르는 감동이 왠지 덜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주관적인 생각이고, 지금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예전 게임들을 돌려봐야 겠네요 ^^
팀플유저
06/06/30 20:48
수정 아이콘
저도 옛날에는 참 감동도 많이 했었는것 같네요. 그런데 한 4~5년 된 경기를 지금 다시보니까 참 수준 높아졌구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컨트롤이며 물량이며
06/07/01 03:03
수정 아이콘
마지막에 글쓴 수박에 더 눈이 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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