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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2/21 23:59:07
Name 루미너스
Subject 내 안에 짐승.
사람에겐 누구나 그 안에는 흉포한 짐승이 있기 마련이다. 그 짐승은 교활하고 무자비
해서, 잠시 이성이 놓친 아주 작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 남을 해하고 자기를 파한다. 그리
고 나서 다시 정신을 차리고 나면, 남 뿐만이 아니라 자기까지 상처입은 채로 남아 있다
는 것을 안다. 아아, 이 얼마나 안타깝고 무서운 일인가.

사람의 감정은 때때로 아주 쉽게 극단으로 치다르곤 한다는 클라우제비츠의 격언을 굳
이 상기시킬 필요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자주 격해진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고 남을 해
한다. 그러고는 항상 얼마 지나지 않아 후회하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잘못을 반
복한다. 불가해한 파괴적 행위의 연속.

그동안 내가 저질러온 그런 행동에 진전멀리가 난다. 그동안 내가 아주 쉽게 남을 상처
줬다는 것에 회의가 든다. 내 안에 그 흉포한 짐승을 다스리지 못한 나에게 절망섞인 비
난을 보낸다. 그동안 내가 추구해온 사상이 단지 그 흉포한 짐승 하나로 모두 빛바래져
오는 것에 절망하고 또 절망한다. 난 저열했다.

다짐한다. 앞으로는 그 흉포한 짐승에게 단 찰나도 틈을 주지 않겠노라고. 다신 남에게
상처주고, 나에게 실망할 그런 틈을 주지 않겠노라. 그러고는 보다 값진 나로 거듭나겠
노라고. 네 이놈, 두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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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22 00:22
수정 아이콘
저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저급한 자신을 후회하는 때가 한 두번이 아니고 누군가의 잔악한 언행을 보게 될 때 나 역시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이기고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인생을 사는 사람들을 정말 존경합니다.
루미너스님/반드시 거듭날 수 있을 겁니다.^-^
LED_nol_ra
06/02/22 11:00
수정 아이콘
마음에 와 닿는글이네요..
짐승을 때려잡는 그날까지..공부합시다..인생공부를..
영혼을위한술
06/02/22 12:40
수정 아이콘
내안에 짐승이 너무 많네요 ㅠ0ㅠ
겉으로 웃고있지만~
이럴때마다 리쌍에
내가 웃는게 아니야 가 머리속에서 메아리를;;;
영혼을위한술
06/02/22 12:41
수정 아이콘
표현하고 싶은때 표현을 못하니
말하고 싶을대 말을 할수없으니 짐승이 더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언제쯤이면 하고싶은말 다하면서 살 수 있는 세상이 올까요?
p.s 그런세상은 오지않겠지만요..^^'
higher templar
06/02/22 13:54
수정 아이콘
본능속에서나 상상속에서 혹은 꿈속에서 현재 윤리로써는 절대 용납못하는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그럼 꿈에서 깰때면 죄책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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