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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1/16 00:56:09
Name 김연우
Subject [연우론] 2. 공격자의 한계, 수비자의 한계
               2장 공격자의 한계, 수비자의 한계

  

  
지금까지 서술한 이론들은 제 개인적인 생각이기에, 많은 비판과 수정을 필요로 합니다. 그러므로 나름대로 검증을 위해 공식맵이란 사례에 저의 이론을 적용시켜 보았고, 나름대로 새로운 결론을 이끌어 내었습니다. 그것이 1장의 이론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여, 여러분께 소개 합니다.



     1.  혁신의 교본 <비프로스트, 데토네이션>



1) 두 맵이 이룬 혁신


-뒷길과 샛길

비프로스트! 하면 생각나는 것은 본진 뒤쪽으로 난 샛길입니다.

본진 입구가 여럿인 맵은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5년전 Game-Q라는 채널에서 임요환-임성춘-임정호 선수가 '3임'이라고 불리며 주가를 날리던 시절에 봤던듯 하군요.


어쨌든 비프로스트는 그래도 독특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정면의 입구와, 좁은 길을 멀리 돌아야 하지만, 적에게 치명타를 안길 수 있는 뒷언덕으로 도달할 수 있는 뒷길.

이 뒷길을 시작해 맵의 곳곳에 다리와 언덕이 놓여있고, 적의 본진을 향한 이동경로의 경우의 수가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센터를 향해 척척척 걸어가면 상대의 본진이 나왔던 과거의 맵들과는 전혀 딴판이었죠.

이러한 경로의 복잡성은,  병력 운영법에 있어 혁신을 일으켰습니다.

비프로스트 이전에 존재했던 맵들에서의 혁신은, '어떤 유닛을 사용해야 좀더 잘 싸울까'는 고민에서 만들어지는 '조합의 혁신'이었습니다. 하지만 비프로스트는 '지금 있는 병력으로 어디를 공격해야 할까'는 병력 운영법에서 혁신을 일으켰습니다.


- 미네랄 장벽

데토네이션은 러쉬거리가 짧은 맵일까요, 긴 맵일까요? 지금 생각해 보니 둘 다인거 같기도, 합니다.

미네랄이 제거되지 않은 데토네이션은 '엄청나게 긴 러쉬거리'를 자랑합니다. 그래서 '노스포닝 3해처리'전략까지 나왔었죠. 그렇게 마구마구 확장하는 상대를 공략하기 위해 '전진건물 시리즈'가 아주 빈번했죠.

하지만 데토네이션은 그것으로 그치지 않았습니다.

몇번만 캐면 사라지는 중앙의 미네랄 장벽은 갖가지 신기한 변칙 전략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미네랄을 캐면 러쉬거리가 짧아진다'는 마법에 게이머들은 갖가지 신기한 전략,전술들을 쏟아냈죠.



2) 두 맵의 혁신이 성공한 까닭


- 혁신의 시나리오

  두 맵은 제가 제시한 혁신의 시나리오를 가장 효과적으로 수행한 맵입니다.(굳이 더 추가한다면 레퀴엠 정도)

뒷길과 샛길의 비프로스트, 미네랄 장벽의 데토네이션 모두 혁신적이었고, 일반적이지 않은 새로운 공격성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런 무궁무진한 경우의 수를 통해 '1단계 : 혼란기'로 지입했습니다.

'2단계 : 수비자의 맞춤 수비와 무한 확장'으로의 진입도 순조로웠습니다. 비프로스트의 뒷마당 언덕(일명 계륵 멀티)은 확장에 목이 마른 수비자들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은 존재였고, 데토네이션의 '얼핏 보면 긴 러쉬거리'는 앞마당 미네랄 멀티를 먹기 좋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렇게 1단계, 2단계가 워낙 순조롭게 지나갔기에, 바로 명경기가 쏟아지는 시점인 '3단계'로 빠르게 진입했던 것입니다.


워낙 큰 혁신을 이룬 맵이었기에 3단계가 무척이나 길었습니다. 지나치게 오래 쓰인 탓에 비프로스트는 III버전에서 4단계에서 나타나는 수비형의 패단이 보이기도 했지만, 그동안 쏟아낸 명경기를 생각하면 아주 작은 흠일 뿐이며, 4단계에서 펼쳐진 경기들 조차 다른 맵들보다 비교적 훌륭했습니다.


- 공격과 수비의 조화

현재까지 없었던 '새로운 개념'은 맵에게 '공격성'을 부여해 주었고, 뒷마당과 긴 러쉬거리는 '확장성'을 부여해 주었습니다.

멀티 먹기 좋은것 같은데 아닌것 같기도한, 양쪽을 추구한 오묘한 특징이

공격하기 좋으면서도 수비하기 좋은 맵 <비프로스트>와
수비하기 좋으면서도 공격하기 좋은 맵 <데토네이션>을 만들었습니다.

  
비프로스트 이레 '샛길'은 거의 모든 맵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부상했으며, 데토네이션의 미네랄 장벽 역시 '전략형 맵이라면 한번쯤 시도해야할 것'으로 부상했습니다.

그만큼 두 맵은 스타크래프트 공식맵에 큰 족적을 남겼고, 그 바탕은 공격성과 확장성의 조화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2. 공수관계의 역전, 수비자의 한계 <발해의 꿈, 네오 포비든존, 8.15>


  1) 섬맵의 벨런스


- 역상성과 공격자의 비교우위

섬맵하면 보통 '역상성관계'를 떠올립니다. T>Z>P>T 대신, T<Z<P<T가 됀다는 것이죠. 제 생각에, 이런 섬맵의 역상성은 공격자/수비자 관계로 간단히 설명이 가능합니다.

섬맵에서 지상유닛만으로의 공격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수비가 쉽습니다. 보통 수비가 쉬우면 확장을 선택하지만, 섬맵에서는 수송선을 확보한 후에야 확장할 수 있죠. 그러므로 공격자, 수비자 할것 없이 '상위테크'를 보유한 후에야 확장할 수 있습니다.
결국 둘의 자원 상황은 같아지며, 같은 자원상황에서 우위를 보이는 쪽은 유닛 효울이 좋은 공격자입니다.


- 섬맵과 반섬맵

이렇듯 섬맵의 벨런스는 공격자의 우위를 가집니다. 하지만 한가지 변수가 더있죠.

  제공권.
공중유닛간의 제공권 싸움이 중요한 섬맵에서는 유닛 효율이 약간 변하게 됩니다. 레이스&발키리에게 우위인 뮤탈&스콜지를 가진 저그가 테란에게 우위를 보입니다. 드랍쉽은 스콜지에 무력하며, 발키리에 의존하면 히드라에 막힙니다.
또한 온리 커세어만으로 제공권을 장악할 수 있는 프로토스는 저그를 완전히 압도합니다.

[섬맵의 벨런스]
Z(수)>T(공)
T(공)>P(수)
P(공)>>>Z(수)

여기서 제공권이란 변수를 삭제하면 어떻게 될까요?
프로토스는 저그에게 그렇게까지 압도적이지 못하며, 저그는 테란에게 유닛효율상 열세에 처하게 됩니다. 특히 '건물을 날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테란이 더욱 힘을 발휘합니다.

[반섬맵의 벨런스]
T(공)>>Z(수)
T(공)>>P(수)
P(공)>Z(수)

이렇듯 공수관계가 역전된 섬맵에서 벨런스를 맞추는 것은 지상맵보다 까다로우며, 의도치 않은 무언가가 역전된 공수관계를 좀더 언벨런스 하게 만들어버리면, 그나마 살얼음같이 유지되던 섬맵의 벨런스는 와장창 깨저버립니다.

  

  2) 완전히 역전된 공/수 관계 <발해의 꿈>

- PvsT, 무엇이 문제인가?

발해의 꿈은 패러독스의 연장선에 있는 맵입니다. '많은 본진자원이 있는 컨셉'을 유지하되, 본진 자원을 본진과 앞마당으로 나눈 것으로, '페레럴라인즈'와 상당히 유사합니다.

하지만 발해의 꿈은 PvsT에 있어서 너무나도 큰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수비자인 프로토스가, 공격자인 테란에게 맞춤수비력에 있어 너무나도 큰 열세를 보였던 것이죠.


- 효율이 좋은데 자원까지 더 먹으면?

발해의 꿈에서 테란은,
셔틀을 타고온 리버와 다크템플러만 막으면 안정적인 확장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고작 셔틀 한기에 탄 다크템플러&리버는 다수의 마린과 스캔으로 쉽게 상대가 가능합니다. 즉, 팩토리까지 가지 않고도 맞춤수비가 가능하다는 것이죠. 다수 드래군이 진격하는 경우, 다크템플러가 걸어와 난입하는 경우를 고려해야하는 지상맵과는 전혀 다릅니다.

발해의 꿈에서 프로토스는,
테란이 배럭이나 팩토리를을 내려놓고 마린이나 탱크를 생산하면 '셔틀' 확보 전까지는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저그야, 성큰이 있다지만, 포톤을 짓기 위해 포지를 지으면 테크트리가 늦어저 시즈탱크에게 무참히 유린당하는 프로토스에게는 일찍 확장을 먹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결국 프로토스의 맞춤 수비는 '상위 테크'에서나 가능한데 반해, 테란의 맞춤 수비는 '하위 테크'에서도 가능합니다. 자원적 우위를 가진 테란에게 유닛 효율에서도 뒤진 프로토스는 프로토스는 도저히 테란을 이길 수 없었습니다.



  3) 앞마당과 섬 맵 <네오 포비든존>


- 포비든존과 네오 포비든존. 작은 수정, 큰 변화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오리지널 포비든존의 PvsT는 발해의 꿈에 버금갈 정도로 어려웠습니다. 본진 바로 아래쪽에 확장이 있어, 시즈탱크로 본진과 앞마당을 모두 커버할 수 있었기에 맞춤수비에 있어 발해의 꿈만큼 쉬웠거든요.

그런데 네오포비든존에 들어 이야기는 달라졌습니다. 수정은 간단했습니다.

'본진과 앞마당을 멀리 떨어트린다'
이 단순한 수정이 벨런스를 상당히 회복시켰습니다. 앞마당이 멀어진만큼, 테란의 '맞춤 수비력'은 급격히 떨어졌고, 셔틀에 태운 다크템플러와 리버로 어느정도 견제가 가능하게 되었고, 양 종족의 자원력은 비슷해 졌죠. 거기다가 '건물을 지을 수 없는 타일'과 '캐리어가 효과를 발휘하는 지형'이 곁들어져 PvsT 벨런스는 회복되었습니다.


- 섬맵에서 앞마당이 있어야 하는 이유?

문득 의문이 듭니다.

왜 섬맵에 앞마당이 존재해야 할까요?
지상맵에 앞마당이 존재하는 까닭은, 하나의 성큰라인으로 본진과 확장을 모두 방어하는 저그에 대한 배려가 큽니다.
하지만 섬맵에서는 어차피 본진,확장 성큰을 따로 깔아줘야 합니다. 그러므로 저그는 앞마당에 확장하든, 타스타팅에 확장하든 별 차이가 없습니다. 원당췌 기동력이 좋아서요.

그러므로 섬맵에서의 앞마당은 건물을 띄워 날릴 수 있으며, 시즈탱크의 긴 사정거리로 본진과 앞마당을 동시에 방어하는 테란만의 장점입니다. 그래서 앞마당을 앞마당답지 않게 많든 네오 포비든존의 TvsP가 좋아졌던 것입니다.

반섬맵 벨런스의 가장큰 문제점은 테란 강세인데, 왜 앞마당이 없는 반섬맵은 없을까요? 제가 간과한 어떤 이유가 있는 걸까요?(혹시 그런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앞마당이 삭제된 반섬맵 공식맵을 보는 것이 저의 소박한 바렘입니다.



  4) 너무나도 흐름이 좋은 섬맵 <8.15>


- 문제는 TvsZ

작은 유닛만이 지나갈 수 있는 독특한 특성을 가진 8.15의 PvsT는 별로 걱정하지 않습니다. 최소한 다른 반섬맵보다는 형편이 낫거든요.

오히려 문제는 TvsZ입니다. 미네랄멀티 만으로도 어느정도 싸우는 프로토스와는 달리, 저그는 가스없이 힘듭니다. 그러므로 '테란보다 빠른 가스멀티 확보'란 숙제를 저그가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큰 문제입니다.

김남기vs변길섭[듀얼토너먼트 승자조] <8.15>는 이런 저그의 딜레마를 풀어준 경기라고 생각합니다.


-김남기vs변길섭[듀얼토너먼트 승자조]

앞마당을 먹지않고 빠른 2해처리 뮤탈리스그, 이후 수송업된 오버로드로 동시 두 곳의 가스섬멀티 확보. 이후 많은 자원으로 테란을 압도.

  과거 네오 포비든존에서, 조용호선수가 자주 애용했던 빌드입니다. 빠른 뮤탈리스크, 스콜지&뮤탈로 드랍쉽 견제하면서 섬멀티만 먹고 울트라.
  발해의 꿈에서, 박태민 선수가 보여준 운영도 비슷 했지요. 어찌 생각하면 테란을 상대하는 저그의 섬맵 정석(?)입니다.
  
빠른 2해처리 뮤탈를 뚫고 저그의 멀티확보를 저지할 방법이, 정석적인 테란의 빌드에는 없습니다. 즉 '2단계 : 수비자의 맞춤 수비와 무한 확장'의 개기가 된것이죠.

  만약 제 시나리오 대로라면, 이제부터 테란의 거센 공세가 시작되어, 수비하는 저그와 공격하는 테란간의 장대한 사투가 펼쳐!...질수도 있겠지만,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죠.

어쨋든 8.15의 벨런스는 서로 물고물리는 즐거운 행보를 걷고 있습니다.
결국 4단계로 접어든 후에는 '지상맵보다 공격패턴이 단순하다'는 섬맵의 딜레마에 못이겨 모든 종족전에 있어 공격자의 위치를 지닌 테란의 우위로 맵의 성격을 결정지을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러면 또 어떻습니까?
맵의 수명이 다한 후까지 신경 써줄 필요는 없습니다. 그 이전에 재미난 경기만 많이 보여주면 그만이지요.




   3. 공격하지 못하는 공격자 <레이드 어썰트, 머큐리>



  1) 맞춤 수비도, 한방러쉬도, 모두가 어려운 맵 <머큐리>


  - 수비조차 버거운 프로토스
  
머큐리의 입구는 넓고 평평 합니다. 수비를 위해 필요한 질럿수가 엄청나게 많거나, 포토캐논이 필요하죠. 그런데다가, 럴커견제를 피해 앞마당을 확보하려면, 질럿과 포토캐논만으로는 부족하고 템플러도 필요합니다.
  머큐리에서 우주건너 촉수를 쏴되는 럴커의 앞마당 견제를 막으려면, 템플러 밖에 답이 없습니다. 미네랄 뒤편에 포톤을 깔기에는 공간이 좁고,리버는 우주 너머로는 쏘지 못합니다.
  포토캐논으로 디텍터 & 보조사격 해주면서, 템플러가 주 화력을 발휘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게이트웨이와 포토캐논은 양립할 수 없습니다. 포지라는 추가건물이 필요하니까요. 자원이 부족한 극초반에 미네랄 150의 포지는 프로토스에게 큰 독이며, 다시금 템플러까지 확보해야 한다는 자원적 부담은 프로토스에게 큰 악재입니다.

이렇듯 맞춤 수비력에서 크게 밀린 프로토스는, 자연스레 자원에 대한 절대 열세에 빠져버려, 교전이 벌어지기 전, 이미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 야속한 사이오닉스톰의 약화, 불가능해진 한방러쉬

이렇게 '맞춤수비력'이 떨어지면 대신, '테크 우위'에서 오는 한방러쉬의 힘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1.08패치의 사이오닉 스톰의 약화로 '럴커조이기'조차 뚫기 힘겨우며, 중앙 가스멀티의 미네랄 바리게이트는 질템으로 통과하기 불가능한 수준으로 성큰&럴커 수비에 좋습니다.

  맞춤 수비력에서 크게 밀리는데다가 한방러쉬가 돼지 않다 보니, 기댈 수 있는 것은 상대가 '자신의 맞춤 수비력을 믿고 확장'하는 극초반 타이밍을 공략한 포톤러쉬, 또는 질럿 난입에 의한 드론피해로 승리를 거둘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평평하고 넓은 본진 입구, 럴커 견제가 쉬운 앞마당, 미네랄 바리게이트의 중앙 가스 멀티.
세 요소가 조화된 시너지 효과는 한방러쉬란 카드를 잃은 프로토스에게는 너무나도 큰 독이었습니다.




  2) 수비만 해도 되! <레이드 어썰트>

  
  - 테란 맵?
  
사실 레이드어썰트를 처음 보면, 모두들 이렇게 말합니다.(솔직히 저도 그랬습니다.)
  
  '테란맵이네'
  
복잡한 언덕은 시즈탱크의 사기적인 사정거리를 떠올리게 하며, 길다란 우회로는 빠른 벌쳐를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테란의 절대적 열세였습니다. 왜였을까요?
'수비만 해도 된다는 점' 그리고 '수비가 쉽다는 점'의 시너지 효과가 만든 아이러니의 힘이 이토록 강할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 수비만 해도 되

좁고 울퉁불퉁하며 언덕이 많은 길목, 이곳에 자리잡은 테란의 조이기를 뚫으려 한다면, 절로 한숨이 나옵니다.

하지만 조이기를 뚫지 않아도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원래 조이기는 상대의 진출을 막으려고 하는겁니다. 상대의 진출을 막으면 자신은 마구마구 확장하면서 상대는 자원 부족에 허덕이는 섬맵과 같은 상황으로 몰아넣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레이드 어썰트의 프로토스는 조여진다 해도 크게 압박받지 않습니다. 테란이 중앙을 장악했건, 어쨋건 앞마당과 미네랄 멀티를 쉽게 확보할 수 있으며, 정 안되면 뒤로 우회하여 진출하면 그만입니다.

앞마당-미네랄 멀티의 자원력은, 캐리어를 띄우기 충분한 양이며, 맵의 구성 또한 캐리어를 띄우기 괜찮습니다.

뭐, 이정도는 큰 문제가 아닙니다. 요새 하도 조이기 힘든 타일이 많이 깔려서, 조이기 대신 러쉬가 보통이니까요. 문제는 그런 러쉬까지도 막힌다는 겁니다.


  - 수비만 해도 이기는데, 수비도 쉽네.

  언덕과 좁은 길목은 수비하는 입장에서 큰 이득입니다. 아무리 상대가 긴 사정거리의 시즈탱크를 가진 테란이라도, 다수드래군으로 넓게 학익진을 형성하고 있다가, 메카닉 병력이 좁은 길목에서 나올때 소수 질럿과 함께 덥치면, 테란에게 큰 손해를 줄 수 있습니다.

원래 이런 면은 테란에게 이득이 되고, 토스에게 독이 되는 요소였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했듯 프로토스가 수비만 해도 이길 수 있기 때문에, 느긋하게 캐리어를 띄
  '수비하기 좋다'는 면이 프로토스가 아니라 테란에게 득이된 까닭은, '방어만 해서는 이기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 새로운 레이드 어썰트를 기다리며
  
  레이드 어썰트의 PvsT붕괴는 다른 맵의 벨런스 붕괴보다 수정하기 쉽습니다. 왜냐하면, 두가지 요소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 것이니 만큼, 두 요소 중 하나만 수정해도 벨런스가 훨씬 좋아지거든요. 지나치가 뭉쳐있는 본진-앞마당-미네랄 멀티간의 위치만 조금 퍼트려도, 벨런스가 훨씬 나아지리라 생각합니다.

  난전형 TvsZ경기를 배출하는데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가진 레이드 어썰트의 컨셉은 한번 쓰고 버리기에는 참으로 아까운 것입니다. 레이드 어썰트의 이름을 갖지 않더라도, 다양한 러쉬루트와 다리와 언덕이 많은 레이드어썰트 컨셉을 지닌 후기작이 좋은 모습으로 탄생하길 바라겠습니다.
  



4. 맺으며

1) 공격자의 한계, 수비자의 한계

양쪽의 무대가 완전히 같을때면 평형을 유지하지만, 다른 한쪽이 약간이라도 더 무겁다면, 그쪽으로 서서히 기울어지기 시작해 종국에는 완전히 기울어집니다.

벨런스는 마치 양팔저울과 같습니다. 어느정도까지는 그럭저럭 맞는듯 싶더가도, 아주 약간 더 기울어졌을 뿐인데, 갑자기 현격하게 무너져버리고 맙니다.



바로 그 구간, 즉 '벨런스가 붕괴되는 구간'을 정하는 것이 공격자/수비자간의 관계입니다.

반섬맵은 '수비자가 견딜 수 있는 한계'에 아슬하게 닿아있는 맵입니다. 그렇기에, '수비자에게 불리한 약간의 무언가'가 더해지는 순간 벨런스는 한쪽으로 와장창 기울어집니다.

머큐리, 레이드 어썰트는 '공격자가 견딜 수 있는 한계'를 아슬하게 넘긴 맵입니다. 그렇기에 공격자들은 공격하지 못하고 수비자의 물량에 자멸하였습니다.


이 반섬맵과 머큐리,레이드어썰트가 이룬 구간 사이가 '벨런스 안정화'구간이며, 이 구간을 벗어나면 벨런스 붕괴 구간입니다.

어떤 천재 프로게이머, 또는 천재 맵퍼가 탄생해 이 한계를 극복한다면 말그대로 '띵호화'지만, 아직까지는 요원합니다.


2) 블리자드, 어떻게 패치 안돼겠니?

공격자/수비자간의 벨런스 안정화 구간이 가장 짧은 종족전이 ZvsP입니다.

1.08패치가 그 주범이죠.
스포닝 풀의 가격 상승으로 수비자인 저그는 '확장성'을 잃었고, '사이오닉 스톰 데미지 하락'으로 프로토스는 '공격성'을 잃었습니다.

그 결과 수비자에게 조금만 기울어져도 프로토스는 급속히 몰락하며, 공격자에게 조금만 기울어져도 저그는 급속히 몰락합니다.


ZvsP의 벨런스 안정화 구간이 짧아짐으로써 맵의 다양성이 줄어들었습니다. ZvsP에 신경쓰다 보니, 되려 TvsZ,PvsT의 벨런스가 어그러집니다.

ZvsP의 벨런스가 조금만 더 좋다면, 좀더 다양한 맵에서 좀더 다양한 양상의 경기를 볼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3) 탁상공론이지만

제가 쓴 이론은 말그대로 '이론'일 뿐입니다. 만든 스스로도 확신을 갖지 못하는 주제에, 사람들에게 '믿어라'고 하기는 쑥스럽습니다.

그리고 이론이 맞건 틀리건 큰 신경쓰지 않습니다. 이 이론을 통해 맵의 벨런스를 보는데 하나의 전기가 되렸으면, 하는 것이 유일한 바램입니다.


지하철 안에서 골몰히 생각하다 내릴 역을 놓치고 지각하는 이유도, 잠이 많은 녀석이면서 이토록 늦게까지 키보드를 두드리는 이유도, 논란이 없는 맵, 좀더 재미있는 경기가 펼쳐지는 맵을 보기 위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이론이 적중히자 않더라도 맵의 벨런스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점으로서 탄생하여, 좀더 공평한 경기, 좀더 재미있는 경기가 펼쳐졌으면 합니다.



-링크-
1장 낭만 시대를 추억하며
2장 공격자의 한계, 수비자의 한계
5장 벨런스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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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신
06/01/16 01:07
수정 아이콘
저도 레이드 어설트 참 좋은맵 이라고 생각해요..연우님 글은 정말 유익하고 재미있네요..
스타나라
06/01/16 01:12
수정 아이콘
즣은글 "또" 잘읽었습니다^^

이론에대해 이해가 안된것도 아닌데...

어찌 무슨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저말이 맞는데...

맞아맞아...하면서도

어찌 의견을 내려면 정리가 되질 않네요^^

개인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이론이었습니다.

글 잘읽고가요^^
06/01/16 01:23
수정 아이콘
좋은글 '또' 읽고 간다는 말 외에 무엇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Sulla-Felix
06/01/16 01:26
수정 아이콘
당장 지금만 해도 저플전만 생략한다면
좋은 맵들 많죠. 심지어 머큐리까지.
아리조나-투싼. 정말 아까운 맵입니다.
짐레이너스 메모리. 아직도 유용한 맵입니다.
저플전만 맞으면 말이죠.
사신김치
06/01/16 03:44
수정 아이콘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추게로-_-
아케미
06/01/16 07:42
수정 아이콘
글 세 개 묶어서 그냥 추게로 보내죠. ^^
LED_nol_ra
06/01/16 10:00
수정 아이콘
글 세개를 쭈욱 읽었습니다. 공격자와 수비자의 컨셉이 정확하게 이해가 안되지만 그래도 좋은 글이네요.. 근데 3,4번은 없나요? 1,2,5 번의 넘버링이 이해가 잘 안되네요..
김연우
06/01/16 10:40
수정 아이콘
최신 버전이 날라가버려 순간 홧김에 '아, 몰라!'는 생각에 그냥 확 올려버린 것입니다.

4,6,7번이 아예 날라가버렸고, 3번은 오늘내 수정 후 올릴 생각입니다. 날라가니 했어도 머릿속에 있긴 하니 다시 쓸까, 했는데 별로 호응도 없으니 말까 합니다.
06/01/16 11:03
수정 아이콘
레이드 어썰트;; 테란대 저그전을 생각하면 좀 더 많이 쓰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정훈
06/01/16 11:19
수정 아이콘
이런 좋은 글에 호응이 없는게..저 자신만 봐도 어찌보면 문제가 되는군요. 연우님 서운해하시지 말기 바랍니다. 글 상의 자신의 이론이 정확히 나와 있고 자신의 이론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이 상세히 나열되어 있다보니, 설사 반론은 펼쳐도 똑같은 정성을 들이기 싫거나, 아니면, 흠잡을데가 없다보니 반박글이 없어서 갯글이 없는것처럼 여겨질뿐..정말로 좋은 추게글입니다. 저도 조용히 추게행을 외치겠습니다.

추게로~
스타나라
06/01/16 11:19
수정 아이콘
4, 6, 7번이 날아갔다는말에 왜 줄기세포가 생각난걸까요^^/
체념토스
06/01/1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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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우님// 신815 김남기 변길섭전 보셨군요 ㅠ_ㅠ 오 그 경기 참 김남기 선수 좋았죠... 뭔가 저그에게 새로운 해결법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었는데.. 김연우님 설명 들으면서 보니.. 꽤 좋을 것 같네요~
좋은 글 감사
불타는 저글링
06/01/16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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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말 필요없습니다. 다 모아서 모두 추게로~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또다른 스타 이론가께서 여기서 보충설명 혹은 타당한 이유의 반론을 제기했으면 좋겟군요
캐리어가야합
06/01/16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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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게로~
06/01/1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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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음미해봐야겠습니다..^^
You.Sin.Young.
06/01/1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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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로 나오는 건가요~ 아주 좋은 글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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