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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1/10 09:48:08
Name 스타벨
Subject [에피소드] 내 핸드폰은 절대 잃어버릴 수 없다...
오늘 아침에 겪은 일입니다.
조금은 어이가 없기도 하고, 피식 웃음도 나고 해서 글 한번 올려봅니다.

제 핸드폰은 1999년 LG MISELL 형입니다.
당시 거금 2만원을 주고 산 첫번째이자 아직은 마지막인 제 첫사랑이죠!
그니깐... 어느덧 햇수로는 8년째고, 7년 가까이를 출시되자마자 저랑 쭈욱 동고거동락하고 있답니다.
폴더가 대세인 세상에서 플립... 것두 맞춤형 자동인식감지형이라 손으로 열 필요도 없는 것이, 전화벨이 울려 받을 때면 그대로 덮개가 톡 하고 열려지는 최첨단 폰이랍니다.-_-;
(아마 오랫동안 플립형 핸드폰을 쓰시는 분은 이해가 되실듯...)
처음 나올 때는 보는 이들마다 '어머 너무 작아!' 했던 폰인데,  이젠 '망치닷!' 이라는 말을 맨 먼저 듣게 됩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회사가 좀 먼 관계로 셔틀버스를 타지 않으면 지각하기가 일수라 아침에 엄청 서둘러 출근준비를 하고, 뛰기 시작했습니다.
횡단보도를 한번 건너야 하는데, 사거리이기 때문에 한번 타임을 놓치면 셔틀을 못 탈 수도 있기에 불이 바뀌는걸 저만치서 보곤 열심히 뛰었습니다.
숨을 한번 고르고, 시간을 보기 위해 핸드폰을  찾았습니다.
근데... 없습니다.
분명 항상 두는 가방 옆쪽 주머니에 있어야 하는데 보이지 않는단 말이죠.
나오기 전에도 분명 확인을 했는데 이상했습니다.
주머니며 가방 곳곳을 뒤졌지만 없습니다.
눈물을 머금고(지각 ㅠㅠ) 왔던 길을 되돌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다시 횡단보도를 건너고 집쪽으로 향해 가는데, 맞은 편에서 걸어오는 아주머니 뭔가를 줍습니다.
네모 반듯한 것이 제 핸드폰인 듯 합니다.
우와, 반가움과 안심이 되는 동시... 뜨악!

아주머니가 주운 것을 잠시 훝어보더니 탁 하며 던져버리는 것입니다. -_-'''

후다닥 뛰어가보니 배터리와 본체가 분리된 채 내던져진 핸드폰!

순간 다행이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찾았으니 말이죠!
다시금 합체를 하고 켜보니 말짱합니다.
하긴 그 숱한 시간을 함께 지내오면서 내동댕이 쳐진적이 얼마나 많았겠습니까!
물에 빠져 건져낸 적도 몇번인지...
액정이 나가도 며칠 놔두면 다시금 제 얼굴로 돌아오는 자체치료력까지 가진 마법폰입니다.
뿌듯한 맘에 다시금 횡단보도로 걸어오니 조금 전 그 아줌마 저를 봅니다.
저 역시 '아까운 전화기 왜 던지냐'는 듯한 시선을 한번 던져 줍니다.
아마도 그 아줌마는 제가 그 전화기의 주인인지, 아니면 그냥 주운 건지 궁금했을 지도 모르겠군요.

횡단보도 신호 받기 전에 회사셔틀버스가 사거리에 섭니다. .:'ㅠㅠ':.
철판 깔고 가서 문좀 열어달라 해서 다행히 지각은 면했네요 ^^


p.s 액정이 고장나서 딱 한번 3만원의 수리비를 주고 수리한 적이 있습니다.
2만원 주고 사서 3만원 주고 수리했으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당시 투덜댄 적이 있었답니다. (지금도 왜 3만원이나 들었는지 의문이긴 합니다.)
아무튼 전 제 핸드폰이  최곱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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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아나무
06/01/10 09:55
수정 아이콘
자체치료력에서 피식...^-^ 글 이쁘게 잘쓰시네요. 읽고서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봄눈겨울비
06/01/10 10:01
수정 아이콘
아주머니가 주운 것을 잠시 훝어보더니 탁 하며 던져버리는 것입니다. >> 이부분에서 엄청 웃었습니다^^;
이뿌니사과
06/01/10 11:16
수정 아이콘
저도.. 애니콜 단음 흑백 플립.. -_-;; 절대 잃어버릴수가 없죠;; 한번 어디다 두고 와서 전체멜로 뿌렸더니 답장이.. 그걸 누가 집어가냐;; 주운분이 보자마자 제 폰인줄 알았다는 ^^
저도 2만 8천원 주고 껍데기만 한번 바꾼적 있습니다. 플립있는데 케이스가 깨져서리...
이뿌니사과
06/01/10 11:16
수정 아이콘
저도 햇수로 7년째네요..
My name is J
06/01/10 11:30
수정 아이콘
만 3년째 쓰고있습니다.
주위에서는 그정도 쓰는것만으로도 이미 최고령급....으하하하-
외부액정이 없는 녀석이 아예 나오지 않는 요즘 추세상...그나마 작은 편이라 의심치 않는 이녀석을 계속 써줄 생각입니다.
아껴야 잘살죠! 으쌰~!
Withinae
06/01/10 11:36
수정 아이콘
저번주 잃어버리고 암것도 없습니다. 마누라 한테 어떻게 얘기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임정현
06/01/10 12:13
수정 아이콘
저는 이제서야 핸드폰을... 그동안 핸도폰 딱 하나 썼는데요. 뭐. 그렇게 오래 쓰지 않고는... 원래 별 관심이 없어서 고등학생때나 재수생활이나 어머니와 같이 쓰는데 어머니가 거의 가지고 다니시고 저는 뭐...

이제서야 샀는데... 꽤 오래쓸것 같습니다. 곧 군대도 가야되고...

제 동생은 저보다 4살이나 어린데 이번에 저랑 같이 산게 4번째인가 5번째 폰. 쩝... 4번째 같군요. 무슨 폰을 1년단위로 쓰는지...

쩝... 저도 이 폰과 오래 있으면서 추억을 쌓고는 싶지만... 솔직히 저에게는 많은 기능 있는 폰은 별 의미 없음. 전화할곳도 거의 없고...
06/01/10 12:57
수정 아이콘
저의 첫 핸드폰
1년 반 됬는데 얼마전 길바닥에 던져서 박살 ㅡ_ㅡ;
06/01/10 13:44
수정 아이콘
자체치유력폰, 저도 있습니다~ 제 폰도 5년을 넘어 6년째로 달려가고있거든요.
옆부분이 깨져서 레인보우포인트로 1만원만 주고 케이스를 싹갈았더니 반짝반짝한게 새것같아요. 이히~
한번씩 전화가 안걸리거나, 충전이 안되거나, 부팅이 안되는 경우가 있는데 며칠 던져놨다가 켜면 신기하게 되살아납니다^^
저랑 같이 산 동생은 벌써 2번 바꿨네요.
sway with me
06/01/10 14:26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물건이든 사람이든, 함께 오랫동안 지내다보면 정이 들고 소중해 지는 게 당연한 건가 봅니다.

동거동락 -> 동고동락입니다^^;;
이카로스
06/01/10 16:33
수정 아이콘
제폰은.... 무적의 스타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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