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12/23 11:11:49
Name 후안무치
Subject [잡담] 상실의 시대..
- 소설과는 무관합니다 -

그 때를 기억하십니까...

1000원 한장으로 으로 서울시내를 한 바퀴 돌 수 있을 때를...

버스요금도 250원 이었고 지하철 요금도 250원 이었습니다...

물론 물가 자체도 지금과 비교가 안되긴 하지만..

지금의 1000원의 가치는 이제 국민학생들조차 세뱃돈에서 열외시키는 정도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바야흐로 연말이고 흥청거리는 시점...

지하철역에 보이는 구세군 냄비들을 보고 계십니까..

어째 그시절의 그때보다도 더욱 1000원 한장씩 꺼내기가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증거이려나요...

이게 다 누구 때문이기 때문일까요....

.........

편의점에서 껌이나 커피를 한캔 사고 10원 혹은 50원 단위가 남으면...

비치되어있는 투명한 '불우이웃돕기' 라 얄팍히 씌어진 돼지저금통에..

귀찮은듯 집어넣고 가게문을 나오게되곤하는 가슴시린 시대..

그러곤 집에와서 인터넷이나 매체를 통해 안타까이 훈훈한 기사를 찾아 헤메이는 아이러니함..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누군가 했다고 해서 다행이라 가슴쓸어내리는 어제오늘이 좀 쓸쓸합니다..

....

'좋은 생각' 이란 잡지를 어제 우연히 지하철에서 습득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노숙자 할아버지에게 점심을 사주기 위해서 구걸하는 젊은 노숙자..

그에게 3000원을 주고는 몰래 뒤를 밟아 음식점 주인에게 1인분을 더 부탁하는 보통사람..

읽고서 찡하고 느껴지는 것만으로도 아직 다행이라 생각하는 잡지 습득자..

아직은 상실되지 않았음에 기뻐해야할까요..

벌써 많은 것을 잃었다고 한탄해야하려나요..

나이 하나 더 먹는 시점이라 센티해졌다고 생각하기에는 아직 바랠게 많아 보입니다..

......

고등학생시절 50원 짜리가 없어 몰래 200원만 넣고 모른척하고 있으려니

버럭 호통치던, 떡대좋고 우락부락하던 운전기사 아저씨...

사춘기에, 혈기에, 육두문자 흘려가며 동전통에 던져넣은 500 원짜리..

시동끄시고 일어나 승객들을 전부 당황케 하던 아저씨..

그다지 맞고 산 기억은 없기에 눈 치켜떴던 치기어렸던 나..

가까이 와서..

450원 거슬러주시고 알밤 한대 먹이시던 센스넘치던 아저씨...

...

서양식의 자유 평등만이 모토인 이 시대에..

상실되어가는 당시의 낭만과 정을 부르짖으면 발길질 당하려나요...?

적어도 은총의 연말인 이시점 만이라도 안되려나요..?



ps   두서없는 주절거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__)
ps2 즐거운 성탄, 연말들 되세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정애숙
05/12/23 11:23
수정 아이콘
하루키에 대한 이야기 일줄 알고 들어왔다가.ㅎ
유신영
05/12/23 11:24
수정 아이콘
세상이 더 살만해진다면.. 더 각박해지겠죠.. 그런 거랍니다.. 인간이란 것은.. 더 큰 욕심을 내는.. 그러나 믿어보죠.. 인간성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아름다운 걸..
My name is J
05/12/23 12:20
수정 아이콘
하루키얘기라면 정말 싫었을겁니다.
잘읽고 갑니다.
마음 쓰는게 점점 각박해지는것 같아서...그리고 그 책임도 다른사람들에게 지우는것 같아서 우울하네요.
내가 안한것에 그 이유가 나이기라도 했으면 합니다. 그러면 마음이라도 편하겠지요.
문근영
05/12/23 12:32
수정 아이콘
저두 하루키 얘긴줄 알고 들어왔네요..
위 My name is J님께선 하루키얘기라면 정말 싫었을거라는데
왜 그런지 궁금하네요^^
상실의 시대 저 개인적으론 잘 읽었는데 말이죠.
My name is J
05/12/23 12:39
수정 아이콘
문근영님. 음...그건 굉장히 개인적인 이유인데요.
제게 하루키는 '어른'들이 읽는 책이기 때문이지요.
음.....어떻게 설명해야할까요. 하루키는 읽는 이들에게 성장을 강요해요.
도망치고 거부하고 숨는게 나쁜게 아니라고 믿는 저에게는 전혀 정반대의 이야기를 하고있는 셈이지요.
하드보일드원더랜드같은 경우는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고 그외의 다른 작품들도 잘읽었습니다만.....
전 어른이 되고싶지 않거든요. 으하하하-
봄눈겨울비
05/12/23 13:09
수정 아이콘
저도 하루키씨 작품인줄 알고 클릭했다는;;
물탄푹설
05/12/23 13:13
수정 아이콘
서양식의 자유 평등이 모태라지만
그래도 지금이 과거보다는 좋다고 봅니다.
물질만는 배금주의 그러지만 과거가 지금보다 덜했다고는
보지않거든요.. 그런글 남발하는 자체가 상업성 자극성이라고 보니까
다만 나이먹어간다는 것은 여러 만감을 갖게 하지요
이곳에서 어느덧 가장 고령자측에 속하게 된것을 보면....
어제는 큰딸 고등학교입학시를 대비해 앞으로 어디로 집을
옮겨야 할지 아내와 상의 했는데...
내가 늙어가고 자식은 커가고....
난고시생)
05/12/23 13:16
수정 아이콘
그러게 말입니다..ㅠ
살기 힘들어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9474 오영종 선수의 이해할 수 없는 패배 [110] swflying6040 05/12/24 6040 0
19473 황우석교수사태에는 감히 비할수없어도 또하나의 진실게임이 남아있습니다. [4] 물탄푹설4570 05/12/24 4570 0
19472 언제부터 프로토스가 저그나 테란이 되버린건가? [16] legend3396 05/12/23 3396 0
19471 저는 엄재경씨를 최고의 해설자로 생각합니다. [69] 김호철4708 05/12/23 4708 0
19470 추억의 경기(7)-EVER 2004 스타리그 결승전 4경기 최연성 VS 임요환 [18] SKY923849 05/12/23 3849 0
19469 방어의 종족 테란,그 뜻의 변화,그 변화가 가지는 의미. [197] 4MB4459 05/12/23 4459 0
19468 러쉬아워 저그 11시 - 박성준선수 ㅠ.ㅠ [63] 하늘하늘3759 05/12/23 3759 0
19467 개인적으로 꼽은 2005 E-Sports 10대 사건(3) [6] The Siria4675 05/12/23 4675 0
19466 그들의 전쟁은 아직도 하고있다...... 신한은행 16강 3주차! [103] SKY924453 05/12/23 4453 0
19465 최진우 선수! 반갑습니다. [16] GogoGo3730 05/12/23 3730 0
19464 1000경기, 2000경기...... 우리는 무엇을 이야기 할까? [4] 산적3693 05/12/23 3693 0
19462 이제 보는것으로 만족해야겠네요............ [7] natsume3218 05/12/23 3218 0
19461 [yoRR의 토막수필.#외전2]돌을 던지다. [4] 윤여광4074 05/12/23 4074 0
19460 온게임넷 1000번째 경기를 진심으로 축하 합니다. [86] homy3784 05/12/23 3784 0
19459 순수우리말은 천한말, 한자어는 존귀한말? [59] 닭템4215 05/12/23 4215 0
19458 뒷담화..? 공론에 대한 짧은 생각.. [1] 어둠팬더2710 05/12/23 2710 0
19457 고기를 낚아주기 보다는 낚시를 가르쳐 줘라. [12] lovehis4451 05/12/23 4451 0
19456 드라마 야망의전설과 그외 잡담... [9] 꿀꿀이3976 05/12/23 3976 0
19454 댓글의 힘 [33] 자리양보3892 05/12/23 3892 0
19451 서울대 조사... 그럴자격이 있느냐? [213] 아큐브5253 05/12/23 5253 0
19450 [잡담] 상실의 시대.. [8] 후안무치3952 05/12/23 3952 0
19449 오영종 선수의 스타리그 대서지훈전 승리를 기원하며... [27] swflying3434 05/12/23 3434 0
19447 공부밭이 싫은 어느 씨앗의 생각 [12] 오드아이3514 05/12/23 3514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