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을 전혀 볼 수 없는 시각 장애인들이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큰 화제다.
　주인공은 이민식군(16)과 박민수군(18). 이들은 지난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위치한 스타크래프트 유통사 한빛소프트를 찾아 프로게이머 박정석과 대전을 펼쳤다.
　화면을 보지 못하는 상태에서 게임을 한다는 것만 해도 신기한 일이지만, 이들의 플레이를 지켜본 사람들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건물을 척척 짓고 유닛을 뽑아내는 것은 물론 전투 때에는 벌처까지 이용해 치고 빠지며 스파이더 마인을 적소에 설치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초보와 중수 사이의 만만치 않은 실력이라고.
　박정석은 "무슨 초능력자들인 줄로 알았다. 순수하게 청각에 의해서만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보통 사람이 따라갈 수 없는 경지다. 정말 존경스럽다"라고 말했다.
　이들이 스타크래프트를 처음 배운 것은 지난 2000년. 모니터에 눈을 바짝 갖다 대야 간신히 사물을 구별할 정도의 약시인 김국환씨(20)로 부터 제안을 받았다.
　이군과 박군은 그때부터 철저하게 귀의 감각에만 의존해 훈련을 해왔다. 일반인과 대전을 할 처지가 안됐기 때문에 서로 질문을 던지며 자신들의 플레이를 만들어온 지 3년째. 이제는 소리만 듣고도 프로게이머의 특성을 구분해낼 정도라고 한다.
　이같이 일이 가능한 것은 스타크래프트의 유닛들은 각자 다른 소리를 내며, 게임 속에서 소리의 원근감과 방향감이 느껴지기 때문. 대부분 건물이나 유닛에 부대지정을 해서 숫자 키 만으로 컨트롤하며, 정확한 위치 계산을 위해 일반인들보다 '커서' 키를 많이 쓴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군은 "단순히 앞을 보지 못한다는 것만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며 살기 싫었다"며 "우리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통해 장애를 뛰어넘은 이들의 모습은 SBS TV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 전동희 기자 te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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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대단하시네요... 어떻게 소리만으로...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