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e |
2002/07/19 20:48:21 |
Name |
서정근 |
Subject |
대어를 놓친 정재호 and 조정현의 위험한 도전 |
요즘 들어 다소 부진한 모습이지만 김.정.민 이란 이름은 그를 상대
해야하는 저그 유저에게 엄청난 압박감을 주는 존재이다. 정면 승
부 좋아하기로 이름난 정재호가 준비한 '필살기' 는 더블레어를 통
한 초 패스트 폭탄드랍. 해설진들이 '본진으로 바로 들어갔으면...'
하는 아쉬움을 나타내지만.. 비교적 빨리 앞마당을 가져가면서도 물
량, 특히 다수의 탱크를 이미 확보한 김정민의 본진에 7기의 오버로
드 분량의 폭탄 드랍보다 멀티를 선택한 그의 판단은 적절했다고
본다. 방어라인 채 갖추지 못한 김정민의 대처 또한 유연했다. 센
터를 살린 것은 물론 scv도 거의 잃지 않았다. 김정민의 탱크는
수복을 위해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었고.. 정재호는
홍진호 류의 폭탄 드랍(병력 투하 - 일군타격 - 커멘드 일점사-
구원병력 도착직전 오버로드 타고 잽싸게 도주-.-) 대신 '농성'
을 선택했다. 별 의미없는 병력소모는 2차 본진드랍의 실패로 이어
지고, 적절한 타이밍에 '진출' 을 선택한 김정민의 좋은 판단과 함께
승부의 향방은 급속히 기울어갔다.
지상병력의 파괴적인 돌파가 주류인 그의 이미지는 '상륙작
전' 을 필살기로 준비로 한 이번 게임에서도 보여졌다. 전격적이고
과감했던 두 차례의 드랍과 한 차례의 빈집털이에서 보여준 그의
플레이는 저돌성에 비해 정교함이 다소 아쉽다는 평을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
홍진호에게 일격을 당하고, '대마왕' 과 '건담' 과의 어려운 일정
을 앞둔.. 8강진출을 장담하기 힘든 박정석이 조정현을 원망할리
는 없겠지만 야속함을 느낄수는 있겠다. 물론, 죽음의 조를 만들
겠다는 발상 자체는 애초 조정현에게 없었을 것이다. 강도경에게
지명 당하는 순간 발동한 오기와 호승심에서 홍진호를 선택했다
는 그의 코멘트와 결의에는 비장함마저 엿보였다. 조정현은 임요환
, 김동수와 함께 '3대 전략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가 전략가,
정상급 게이머란 평가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극강의 게이머가 되기
위해선 최정상급의 저그 유저는 반드시 넘어야 할 벽이긴 하다.
전략가로 꼽히는 조정현과 임요환의 '차이' 를 만드는 것은
'컨트롤' 이라고들 말해진다. 독특한 스타일과 생산력으로 플토를
제압하는 그는 저그전에서도 원배럭스 이후의 전략적인 플레이를
선호하며 저그 유저를 잡아왔다. 그가 코크배에서 그 많은 저그유저
들 틈바구니에서 3위의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코크배의 맵들
이 그러한 전략성에 우호적인 맵들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가 오늘 '대마왕' 을 상대로 선택한 것은 불꽃마린.. 출사표를
던지는 듯한 의지가 엿보였다. 그러나.. 11시 지역에서 대망왕의
히드라 들과 대치한 바이오닉 군단의 망설이는 모습에서 그가 느끼
는 초조함의 크기가 엿보였다. 본진의 러커 체제를 확인한 그는 결
단을 내렸으나.. 완벽한 학익진 앞의 바이오닉 부대의 컨트롤은 이
전의 그것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조정현을 완벽한 자신의 페이스로 끌어든인 '천 년 묵은 저그' 강도
경의 노회함. 초조함 속에 자신의 기량을 채 보여주지 못한 조정현
의 패배. 그리 길지 않은 시간동안 긴박감을 만끽할 수 있었던, 오래
기억할 만한 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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