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09/15 00:24:29
Name Lunatic Love
Subject [잡담]아버지와의 스타 한겜...
어릴때 전 아버지께 바둑을 배웠습니다.
물론 학업과 여러가지로 인해 전 바둑돌을 안잡은지 꽤 되가지만,
아버지께선 꾸준히 가벼운 책을 들고 읽으시는 정도로 바둑에 대해선
매니아이실 겁니다.

그리고, 오늘도 변함없이 비디오 테입을 넣으시곤 오늘 있었던
바둑 대회의 녹화분을 보고 계시네요.

문득 지나가는 생각이 아버지께선 안방에서 TV로 바둑을 보시고
아들인 전 제방에서 컴으로 온게임넷;을 보고 있다는 걸 생각하고나니
단지 대상이 다를뿐이지 무언가 하나를 즐기고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물론 아버지께 대한 존경심과 함께 한수 배워보겠다고 말씀드리면
아홉점 깔고 둬도 금새 하얀색 돌로 바뀌어 있을 겁니다.;;;

...

그리고, 이곳은 스타크 사이트 아니겠습니까?

가상이긴 하지만, 아버지와 스타크를 한겜을 한다면 어떨까 생각해봤습니다.
추천 글란에 바둑 기풍과 프로게이머를 비교하는 글이 있더군요.
가볍게 지나가는 말로 아버지께 말씀드렸습니다. 좋아하시는 기사가 누구냐고
말이죠...^^

유창혁 9단...
그 진취적인 공격력과 힘, 그리고 여유가 맘에 든다고 하시더군요.

음...전 테란을 한다고 치고...아버지께선 상당한 여유와 함께
상대의 수를 읽고 공격라인을 차단하는 그런 스타일이라고 가정하고
프로토스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부터 상상 게임...

...

저 12시 테란 아버지 6시 플토

저는 원팩 원스타 이후 더블을 노리고 아버지께선 평범함 패옵드라군
체제로 갑니다. 물론 4마린 원탱으로 적당한 훼이크를 노리구요.

아. 탱크 두기를 담은 드랍쉽이 옵저버에 걸렸네요. -_-
하지만, 그냥 과감히 안으로 파고 듭니다. 아케이드로 수비병력을 잡아내고
탱크를 시즈모드하지만, 프로브가 달려들어서 프로브 두어기만 잡는데에
그칩니다. -_- 멋지다 컨트롤;

자...이제 아버지께선 앞마당과 삼룡이까지 확장을 시도하시고
드라군으로 제 입구를 가볍게 건드리면서 셔틀과 질럿 발업을 준비합니다.
저는 물론 늦긴 했지만 앞마당을 가지고 가고 중앙서 힘싸움을 준비하죠.
물론 그전 시간을 벌기위해 적당히 드랍쉽 두어기를 뽑아서 분산 게릴라를 노립니다.

그러나, 이또한도 때 마침 나온 셔틀질럿에 앞마당 언덕에 보낸
투탱은 당하고 4벌쳐를 담은 드랍쉽 한대는 8시 스타팅에 과감한 확장을
발견하고 우왕자왕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그 4벌쳐도 그다지 큰 피해는
주지 못합니다.

너무 여유있는 확장인지라 더더욱 당황하겠죠.
자 이제 전 시간이 없습니다. 여태까지 모아놓은 병력을 전부 끌어다가
중앙에 집을 짓습니다. 물론 다수의 벌쳐가 진군을 해서 마인으로 드라군을
빼게 만들고 빈 드랍쉽으로 적당히 언덕쪽에 훼이크를 줍니다.
그러면서 탱크는 진출...-_- 아자..잘하고 있다...;;

라인은 계속 변동이 없는 상태에서 지속적인 중앙힘싸움이 벌어집니다.
질럿이 달려들면 탱크하나 주면서 벌쳐로 질럿을 잡고 뒤에 탱크라인에
드라군을 잡습니다. 중앙힘싸움에선 우선 승리..

라고 생각하는순간 앞마당에 언덕 스톰-_- 어쩐지...;; 중앙에서의
움직임이 조금 이상하더라니...;SCV를 뺐지만 타격이 꽤 큽니다.

이후 다시 중앙 라인을 보니 엄청난 물량과 함께 탱크에 질럿들이 붙어
있고 미쳐 컨트롤 하지 못한 벌쳐는 드라군에 비명횡사;

12시 삼룡이까지 먹었는데 자원적 여유가 왜 없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삼룡이 지역에 SCV가 없고-_- 24킬정도의 아콘이 남아있는 SCV를 잡고 있습니다.;;;

한줄로 끝이 안보이게 달려드는 질럿과 드라군...
아슬아슬하게 배럭스를 지어 입구를 막지만, 속업된 셔틀 2기에서 질럿과
하이템플러가 탱크와 벌쳐사이에 떨어지고 멋드러지게 슈팅스톰을 날립니다.
-_- 너무 잘 하시잖아 이거....;;; 인구수45/60 ...;;;
결국 GG...

...

아버지와 스타크를 한겜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물론 컴퓨터로 전 스타크 VOD를 아버지께선 바둑 VOD를 보시긴 하지만,
가끔은 제가 스타크를 가르쳐 드리고 2:2 헌터 팀플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나 뭐든 배우고 가르치던
아버지와 대화를 할 수 있다면 그것만한 기쁨은 없을 겁니다.
제가 게임 VOD를 보는 모습을 하나의 취미로써 인정해 주시는
아버지...정말 사랑합니다. ^0^ 사랑해요오오오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3/09/15 00:31
수정 아이콘
흠... 제 아버지는 베틀넷은 접속 안하시지만, 컴퓨터 상대로 게임을 하십니다^^ 컴퓨터와 2:1 대전을 즐기시고, 하루 두게임 이상 꾸준히 하시죠. 컴퓨터도 따로 만들어드렸답니다. 로지텍 iFeel 마우스와 함께... 물론 MBC게임과 온게임넷 애청자시죠^^
03/09/15 00:46
수정 아이콘
저희 아버지께선 이창호 9단을 참 좋아하시는데... 큰일이네요.. -_-; 저희 아버지는 주변에 적수가 없으실 정도로 고수라고 (아버지친구분들하고 친척분들에게) 들었거든요.(무슨무슨 레벨정도 된다고 하시던데 -_-; 전 그쪽으로 잘 몰라서) 혹시 서지훈선수나 이윤열선수와 같은 스타크를 구사하시면 -_-; 전 바로 gg. 전 1초 임요환 테란으로 대적해보지만 -_-; 결국 눈물을 뿌리며 gg를 칠 듯 합니다. 예전에 아버지와 오목을 두다가 정말 눈이 뒤집히는 느낌을 받은 기억이 있어서 아버지와의 대결은 부러 피해왔는데... 스타크래프트...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 재미있는 글 잘 봤습니다 ^^
Starry night
03/09/15 00:51
수정 아이콘
이번 추석에 저희 이모부님과 스타 1:1을 했더랍니다. 지난번에 친척들 모였을 때 둘만 조용히 빠져 나가서 했었는데.. 그때는 제가 압도적(!)으로 이겼었거든요...^^
복수전을 벼르시며 그때와는 많이 다르다고 엄포를 놓으시는 이모부님의 모습이 상당히 불안(-_-;;)해 보였지만... 나름대로 긴장을 하고 경기에 임했었지요...
후후... 이모부님...
죄송합니다... 저도 나름대로 집안에서 체면이 있기 때문에 질 수가 없었어요! ㅠ_ㅠ
나중에 외딴 섬에 둘만 떨어지게 된다면 그때는 져드리겠습니다...;;;
술이 얼큰하게 올라오시는 이모부님 뒤로 아버지가 하신 말씀 "뭐여, 또 진겨? 집에나 가자!" (아버지는 옆에서 한게임 맞고 중..;;;;)
사고뭉치
03/09/15 01:29
수정 아이콘
^^ 아버지와의 스타 한게임은... 정말 꿈같은 일일겁니다...
스타를 하실수있는 아버지가 계신 zoone님이 부럽군요... ^^;
PenguinToss
03/09/15 01:38
수정 아이콘
오옷~~~ 스트레이 나잇님... 올만에 보는 아이디네요.. 음모론은 끝인가요??^^; 파해쳐 주세요~~~
03/09/15 02:19
수정 아이콘
제가 항상 하는 상상들...반드시 아들놈 붙잡고 스타하고 말겁니다^_^
스톰 샤~워
03/09/15 06:22
수정 아이콘
제 아들은 초등 3학년인데 워낙 상대가 안돼서 제가 안해 주죠. 다른 집 애들은 스타 잘하던데 울집 애는 왜 스타를 못하는지 몰라...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12936 태란의 대 렌덤저그전.. [8] GuiSin_TerraN1827 03/09/15 1827
12935 ReD[NaDa]의 부진 (가입인사겸) [18] kobi3911 03/09/15 3911
12934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信主NISSI1474 03/09/15 1474
12933 나는 오크 유저다... [9] so'sstyle1623 03/09/15 1623
12932 부산 지금 어떤지요?? [8] 나라키야1936 03/09/15 1936
12930 'Boxer'의 현재까지 MYCUBE 정리. [20] clonrainbow3972 03/09/15 3972
12929 완성되지 않는 터렛...-_-; [6] 열외2723 03/09/15 2723
12927 PLL을 아는 그대에게.. [6] 전역스타리안1871 03/09/15 1871
12926 [가요]이럴땐 이 노래가 듣고 싶다. [7] 석양속으로1971 03/09/15 1971
12925 [잡담] 재미있는 상상...20년 지난후에는? [7] 나코1620 03/09/15 1620
12924 아버지와 아들과의 스타크래프트 한판.... [6] 두번실수1947 03/09/15 1947
12923 CTB 3기 마지막 예선 결과입니다.. [7] PenguinToss1767 03/09/15 1767
12922 1세대 게이머의 마지막 자존심 기욤 패트리~ [12] Ace of Base3252 03/09/15 3252
12921 [잡담]아버지와의 스타 한겜... [7] Lunatic Love2141 03/09/15 2141
12919 [잡담] 4강의 신화 계속되길.. 이직신1848 03/09/14 1848
12918 주저리) 나도 이런 여자친구가 있었으면... [19] psycho dynamic2785 03/09/14 2785
12915 스타계의 진정한 꽃미남은 누구인가. [62] 칼빵한개구리4476 03/09/14 4476
12912 [베틀넷 체험기] 게임아이 로템과 신 개마고원에서의 2:2 팀플의 차이점.. [6] 낭만드랍쉽2407 03/09/14 2407
12911 나에게 소중한 하나... 그러나 한사람에 대한 상처.. [10] 삭제됨2133 03/09/14 2133
12910 제가 쓰는 연장(?) 입니다. -_-;; [25] 미사토3309 03/09/14 3309
12908 [잡담]제가 이상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23] 이카루스테란3283 03/09/14 3283
12907 mycube배 온겜넷 8강전 예상을 해봅니다~ [30] 마술사4605 03/09/14 4605
12906 이번시즌 온게임넷스타리그 가장 비운의 게이머 [19] 초보랜덤5152 03/09/14 515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