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원정 16강을 이뤄낸 성공한 감독입니다.
이 결과에 대해서는 별 이견이 없으리라 봅니다만
정작 그가 16강을 달성하기 위해서 했던 일련의 작업들이 묻히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그에 대한 평이 너무 짜다는 거죠.
사실 대단이 잘한 성적임에도 불구
아쉬움만 나타내는 상황이니...
그래서 허정무 감독에 대해 몇가지 적어봅니다.
보통 일반적으로 감독의 능력을 평가하는데에는 아래의 요소들이 있다고 봅니다.

1. 선수 선발 및 육성
- 어떤 선수를 선발하느냐라는 거죠.
허정무 감독은 그 어렵다는 세대교체를 대단히 성공적으로 이뤄냈습니다.
이청용, 기성용은 K리그 유망주에서 국가대표 부동의 주전의 자리를 꿰찼고 그 덕에 해외진출까지 해냈고,
박지성선수는 주장 완장을 달고 기존에 에이스답지 못하다는 평을 떨치고 부동의 에이스로 거듭났습니다.
선수 개개인이 잘하기도 하였지만 여기서 허정무 감독과 코치진의 역할이 상당했다고 봅니다.
(이미 해외진출한 선수를 기용만 하는 방식은 아니었다는 말이죠.)
허정무 감독은 이미 한국축구에서 뺄래야 뺄 수 없을 만큼 많은 선수들을 발탁 기용한 선수입니다.
이 부분은 해외감독이 가질 수 없는 국내파감독의 최대 장점이지요.

2. 팀 분위기 형성
- 팀 장악이라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당장 어제 프랑스만 보더라도 코칭스태프가 선수에게 신뢰를 심어주지 못하면
어떤 막장이 나오는지를 보여줬습니다.
이번 선수단의 팀 분위기는 어쩌면 2002년 히딩크호보다 더 결집력있다고 봅니다.
젊은 선수들을 위시하여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선후배간의 갈등은 찾아 볼 수도 없습니다.

3. 전술
- 이 부분에 대한 말이 많은데 제 생각에 허정무감독의 전술이 딱히 문제되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그리스전은 상대의 얼리크로스작전을 예상하고 완벽 봉쇄하는데 성공하였고요.
아르헨티나전은 스페인과의 평가전방식으로 하려고 했으나 초반에 어이없는 실책으로 인한 선수들의 멘탈붕괴로 인하여 대량 실점을 하고 말았지요.
개인적으로 이 당시 허정무 감독이 2:1이 되었을 때 계속 수비적으로 나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들었습니다만
오범석 선수의 기용이나 염기훈 선수의 기용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오범석 선수는 기존 스페인전에서 선전했었고 차두리의 경우 장점도 많지만 단점이 너무 치명적이었죠.
무게중심이 높아 순발력 좋은 상대에게 쉽게 당하며, 오버래핑이 후 복귀 타이밍이 좋지 않고 중앙으로 자꾸 쏠려 상대의 측면수비를 놓치는 등의 문제는 사실 2006년부터 계속 되었던 문제입니다.
허정무 감독이 그리스전 이전에 뜬금없이 김동진 이영표 조합을 실험했던 이유를 이제 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염기훈 선수의 기용이유는 그가 공격에서 딱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스트라이커와 윙을 모두 볼 수 있는 유일한 자원이라는게 큰 것 같습니다.
4-1-4-1에서 수비적인 4-2-3-1로 바꿀 때 시프트가 가능하죠.
더욱이 이동국 선수가 부상에서 회복한 지 얼마되지 않았고 안정환 선수의 컨디션이 최악이라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카드였던 것 같습니다.
염기훈 선수가 수비가담력과 활동량이 크다는 점도 감안한 것 같고요.
개인적으로 염기훈 선수의 롤을 할 수 있는 유일한 한국 선수는 이천수 선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천수 선수 개인의 잘못된 선택에 의하여 발탁할 수 없었죠.)

4. 결과
- 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허정무 감독은 결과적으로 성공한 감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드리려는 이유는 바로 얼마전 언론에 나돌았던 히딩크 감독의 비판때문인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히딩크 감독은 최근에 한국에 대해 코멘트 한 적이 없습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조작한 글이 언론에서 검증도 안된채 퍼져나간거죠.

그 글때문에 지금 히딩크면 허정무보다 더 잘한다. 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는데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지금 한국 대표팀은 허정무 감독이 만든겁니다.
한국 감독시절 히딩크 감독도 수석코치였던 허정무 감독의 선수 추천이 없었으면 송종국, 박지성, 김남일등의 선수는
볼 수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또 한가지 말씀드리면
히딩크 감독은 이미 월드컵 탈락한 감독입니다. 러시아 대표팀을 이끌고 슬로베니아에게 져서 탈락했죠.
그는 정말 능력있는 감독입니다만 최소한 이번 월드컵에서 그가 본선에 진출한 다른 대표팀 감독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입장은 아니라는거죠.
사실 그래서 저는 그 글 보자마자 '히딩크가 이럴 입장이 아닐텐데...'라는 생각에 뒤져봤었고 허위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언론들은 자극적인 기사를 내보내기만 할 뿐 검증은 안하더라고요.
몇몇 언론은 제가 전화했더니 기사 내리던데...쩝...

어쨌든 앞으로 남은 우루과이전...
개인적으로 허정무 감독이 꼭 이겨서 8강갔으면 좋겠습니다.
근데 그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허정무 감독은 상당수 네티즌에게 까일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