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0일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역사적인 올림픽 데뷔전 경기가 열린 날이었습니다.

첫 상대가 B조 최강국인 스위스라 큰 기대는 하지 않고 봤는데 제가 예상한대로 결과가 나와서 놀라거나 그러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이 올림픽 데뷔전의 압박감을 많이 느꼈는지 4일 스웨덴과의 평가전이나 그 전에 보여줬던 경기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거 같아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프리뷰 부터 총평까지 이어서 진행하겠습니다.

0. 프리뷰
- 스위스는 세계랭킹 5위의 강국으로 지난 소치 동계올림픽 동메달 국가입니다.
- 스위스는 고양에서 열렸던 캐나다와의 프리게임에서 0-10으로 대패했지만 그 경기를 봤던 분들의 증언으로는 스위스가 공격을 만들어 나가는 작업은 좋았고 몇번의 결정적인 찬스를 놓친게 안타까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 스위스의 25번 알리나 뮬러를 특히 조심해야한다고 했는데 이 선수는 미국 NCAA 디비전1의 대학으로 스카웃이 되었다고 하네요.
- 단일팀은 4일 스웨덴 평가전에서 나오지 못한 캐롤라인 박, 랜디 그리핀 희수 선수가 출전하기로 했습니다.
- 북한선수는 공격수 2명, 수비수 1명이 나왔습니다. 정수현, 김은향, 황충금 선수가 나왔습니다.
- 단일팀의 경우 주장 박종아 선수와 북한의 정수현 선수가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는데 이 두 선수가 속한 라인의 공격력이 스위스 상대로 얼마나 통할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1. 1피리어드
- 뉴트럴존(중빙지역)에서의 공방에서 단일팀이 주도권을 잃어버렸고 스위스가 압도하는 그림이 그려졌습니다.
- 이 결과 우리가 스위스 공격 진영으로 퍽을 보내기는 커녕 계속 걷어내기에 급급했고 결정적인 위기를 몇번 맞이했습니다.
- 스위스의 크로스 채킹 파울로 2분간 파워플레이가 진행되었지만 그다지 수확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 그 와중에 정수현 선수의 스냅샷은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 여자팀의 약점인 중거리슈팅을 많이 때려줬는데 새라 머리 감독이 정수현 선수를 꾸준히 기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 1피리어드 중반 김희원 선수가 스위스 선수와의 퍽 싸움에서 이긴걸 한수진 선수가 받아 원타이머샷을 때렸지만 아쉽게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 파워플레이 상황에서 알리나 뮬러에게 숏핸디드골을 실점했습니다. 파워플레이 상황에서의 스위스의 포어체크(전방압박)이 인상적이었는데 그 결과 실점으로 까지 연결되었습니다.
- 그리고 이 골 이후로 MBC의 중계가 쇼트트랙으로 넘어가면서 이후 두골의 실점 과정은 못봤습니다.

2. 2피리어드
- 문자 중계로 본 결과 알리나 뮬러 선수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면서 0-3으로 종료되었습니다.
- 2분 21초경 다시 실점했는데 수비수들이 스위스 선수들을 놓치는 상황이 많아졌습니다.
- 이후 내리 3실점을 하면서 0-6으로 2피리어드가 종료 되었습니다.
- 1, 2피리어드 실점 과정을 되짚어 보면 스위스가 잘한것도 있지만 우리 실책으로 인해 실점 한것도 있어서 그 점이 아쉬웠습니다.

3. 3피리어드
- 이진규 선수가 2피리어드 부터 유효슈팅을 기록해줬는데 득점은 무위로 돌아갔습니다.
- 전체적으로 스위스와 단일팀의 기본기 부터가 차이가 났습니다. 스케이팅, 스틱싸움, 수비 조직력 등의 모든게 밀렸습니다.
- 0-7 실점에서 스위스 선수의 스냅샷은 남자 선수의 스냅샷 못지 않았습니다. 하키팬으로서 여자 선수의 스냅샷이 멋져 보인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 추가 실점하면서 0-8로 종료되었습니다.

4. 총평
  일단 올림픽 데뷔전을 치뤄낸 선수들에게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여러 부분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였고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신소정 골리가 보여준 선방쇼와 끝까지 하겠다는 선수들의 투혼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약팀이 강팀을 상대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교훈이 '찬스를 잡았을때 놓치지 마라' 입니다. 이건 강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지만 약팀의 경우 그 찬스가 몇번 안오기 때문에 그 찬스를 잡는게 상당히 중요하고 그걸 맺어야 하는건 더더욱 중요합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총 6번의 파워플레이 기회를 잡았는데 슈팅은 커녕 스위스의 압박에 의해 숏핸디드골(2분간 퇴장을 당한 팀에서 인원이 적은 상황에서의 골)을 실점하고 공격 빌드업이 안되었다는건 아쉬운점입니다.
  평창 동계 올림픽 공식앱의 통계에서 나왔듯이 오늘 유효슈팅이 52-8로 스위스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물론 신소정 골리는 자기 할거 다 했습니다. 44세이브 8실점이면 정말 잘한거고 신소정 골리 아니었으면 8실점 그 이상의 실점이 나왔을법한 경기였죠.

  전체적으로 선수들 몸이 많이 굳어있었고 그 동안 맞춰왔던 플레이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는게 많이 아쉬웠습니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크게 아쉬워할거 같지만 잘 추스려서 남은 스웨덴, 일본 경기에서 좋은 모습 보여줬으면 합니다.

  그리고 MBC를 비롯해서 아이스하키 단일팀 단독 중계를 맡는 KBS, SBS도 동시간에 금메달 경기나 이런 경기로 돌리지 말고 단독으로 맡았으면 끝까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MBC가 보여준 모습은 최악중에 최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