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회원들이 연재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연재를 원하시면 [건의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Date 2011/10/04 06:59:50
Name VKRKO
Subject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썩은 물의 저주
5년 전, 내가 고등학생이었을 때의 이야기다.

중학교 때부터 친구였던 M은 그 즈음 오컬트 관련 이야기에 흥미를 가지게 되어 나에게 자주 이야기를 하곤 했다.

나로서는 초능력이나 UMA, UFO 같은 것에는 관심이 있긴 했지만, 실제로 본 적은 없었기에 M의 이야기는 대수롭지 않게 흘려 듣고 있었다.



그러던 도중 M은 저주에 관해 상당히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정보를 마구 구해와서 나에게 이야기 하곤 했다.

그러던 와중, 이번에 어떤 저주를 직접 실천해보고 싶은데 옆에서 지켜봐주지 않겠냐는 부탁을 받게 되었다.



M이 하려던 저주는 다음과 같았다.

종이를 사람의 모습으로 잘라낸 후에, 심장 부근과 목구멍 가장 안 쪽 부근에 구멍을 뚫는다.

그리고 양동이에 물을 담아 오래 방치해서 썩힌 뒤, 그 물 속에 사람 모양의 종이를 돌로 눌러 가라앉힌다.



M의 말에 의하면 그 다음이 가장 중요하다는데, 물 속에 땀, 피, 정액, 그리고 타액을 섞은 것을 넣는다는 것이다.

나는 오랫동안 방치한 양동이 속의 물을 들여다봤지만, 흐린 물 속에는 이끼가 끼어 있을 뿐이었다.

게다가 상당히 지독한 냄새가 풍겼다.



M은 물을 썩힌 것으로 주변에 떠 다니는 귀신들의 기반이 되고, 거기에 인간의 체액을 섞음으로 어떤 영령 현상이 일어난다고 했다.

우리는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우선 카메라로 그것을 찍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몇십 장의 사진을 찍었음에도 안에 영체 같은 것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 탓인지 M은 조금 낙심한 듯한 얼굴이었다.

그 날은 대충 M이 체액을 물에 흘려넣는 것까지만 보고 나는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며칠 뒤부터 M에게서 이전의 밝은 모습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M의 변화가 신경쓰였던 나는 그의 집을 찾아갔었다.

M [역시 그 저주는 위험한 거였나 봐.]

[지난 번 그거?]



M [우리 집에서 했던 거 말이야.]

[설마 그거 진짜였던거야? 위험하잖아.]

M [그 날부터 등이 무척 가려운데다 그 물에서 나던 냄새가 사라지지 않아...]



[피부과에는 가 봤어? 진찰이라도 받는게 좋지 않을까?]

M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는 않지만... 피부과는 가봐야겠다.]

M의 등이 어떤 모습인지 궁금했던 나는 M에게 셔츠를 벗어 등을 보여달라고 부탁했다.



M의 등에는 여기저기 종기가 나 있었다.

그리고 그 때 그 썩은 물의 냄새가 나서 나도 모르게 토할 뻔 했다.

M은 병원을 찾아 약을 등에 계속 발랐지만, 아픔을 동반하는 등의 가려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수업 중에도 계속 등을 긁어야만 했고, 주변에서는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거기에 밤에는 귓가에 누군가가 큰 소리로 소리를 지르는 것 같은 느낌이 계속 들어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것 같았다.

눈에서 빛이 점점 사라져 가는 M을 보며 나는 혹시 M이 미쳐버리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게 되었다.



등에서 나는 냄새 때문에 점점 아이들은 M을 꺼리게 되었고,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3개월간은 아예 모습조차 볼 수 없었다.

지금 나는 대학에 다니고 있지만, 이따금씩 주변에서 M을 보게 될 때가 있다.

그러나 등을 긁적거리며 비틀비틀 걷는 그 녀석에게 차마 말을 걸 수가 없었다.



M은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을까.

친구로써, 내가 바라는 것은 그것 뿐이다.




영어/일본어 및 기타 언어 구사자 중 괴담 번역 도와주실 분, 괴담에 일러스트 그려주실 삽화가분 모십니다.
vkrko@tistory.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일들에 관한 이야기를 투고 받고 있습니다.
트위터 @vkrko 구독하시면 매일 괴담이 올라갈 때마다 가장 빨리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http://vkepitaph.tistory.com/407 가장 무서운 이야기 투표 중!

티스토리 블로그 VK's Epitaph(http://vkepitaph.tistory.com)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1/10/05 02:19
수정 아이콘
오오 재밌는데요~하루에 한개씩 읽는 재미가 쏠쏠하네요..감사드립니다
11/11/23 09:47
수정 아이콘
이런 글을 볼때마다 분신사바처럼 귀신과 관련된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의사항이 생각나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732 [연재] 장풍 맞은 사과와 뉴튼...스톡홀름 증후군 vs 무림소녀(5) [1] 캡슐유산균6734 14/02/17 6734
730 [연재] 장풍 맞은 사과와 뉴튼...스톡홀름 증후군 vs 무림소녀(3) [1] 캡슐유산균6828 14/02/10 6828
719 [내왜미!] 2화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7) 트린6448 14/02/05 6448
708 [내왜미!] 2화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5) 트린5964 14/01/22 5964
701 [내왜미!] 2화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1) [2] 트린5466 13/12/25 5466
700 [내왜미!] 1화 좋은 덕후는 죽은 덕후다 (6-완) 트린5130 13/12/18 5130
687 [내왜미!] 1화 좋은 덕후는 죽은 덕후다 (4) [8] 트린5380 13/12/03 5380
564 [자유의 날개 캠페인 공략] # 최후의 임무(ALL IN). intro [4] 이슬먹고살죠13382 13/01/24 13382
499 [번역괴담][2ch괴담]나무 말뚝 - VKRKO의 오늘의 괴담 [1] VKRKO 7299 12/07/24 7299
494 [번역괴담][2ch괴담]끈질긴 영혼 - VKRKO의 오늘의 괴담 [6] VKRKO 7789 12/07/16 7789
453 [번역괴담][2ch괴담]의뢰인 - VKRKO의 오늘의 괴담 VKRKO 6495 12/05/22 6495
432 [번역괴담][2ch괴담]저주의 편지 - VKRKO의 오늘의 괴담 [6] VKRKO 7321 12/05/10 7321
379 [번역괴담][2ch괴담]사라진 친구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6547 12/03/09 6547
375 [번역괴담][2ch괴담]푸른 펜던트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6523 12/03/05 6523
357 [번역괴담][2ch괴담]맛있는 물 - VKRKO의 오늘의 괴담 [5] VKRKO 7239 12/02/20 7239
334 [번역괴담][2ch괴담]저주의 키홀더 - VKRKO의 오늘의 괴담 [5] VKRKO 8858 12/01/21 8858
274 [번역괴담][2ch괴담]마네킹의 집 - VKRKO의 오늘의 괴담 [2] VKRKO 5536 11/11/03 5536
259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후회 [1] VKRKO 5369 11/10/08 5369
255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썩은 물의 저주 [2] VKRKO 5771 11/10/04 5771
153 [소설] 불멸의 게이머 50화 - 가장 어려운 문제 2 [81] i_terran14036 09/08/31 14036
146 [소설] 불멸의 게이머 44화 - 운명의 전장 [21] i_terran6865 09/08/21 6865
145 [소설] 불멸의 게이머 43화 - 귀환 [22] i_terran6787 09/07/24 6787
142 [소설] 불멸의 게이머 40화 - 준비된 1set [15] i_terran6947 09/07/24 6947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