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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24 09:17
먼저 글쓴분의 행보에대해서는 응원합니다
정말궁금해서 하나 여쭤보고싶은건 분노조절장애라는게 정말 화내는 충동이 어떤것으로도 억제가 안되는 상태인가요? 본능적인 두려움- 상대방이 나보다 큰 덩치 등- 에도 충동이 조절이안되나요?
23/04/24 09:42
종류가 여러가지에요. 며칠쉬면 낫는 감기이거나 독감이거나 코로나라거나 같은.
사람 대 사람으로는 발동된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애초에 최대한 사람 사이에선 감정을 죽이면서 살아온 것도 있긴 하지만요. 단지 제 경우엔 트리거가 하나 있는데 [내가 X라는 걸 해서 Y라는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어그러졌을 경우] 라고 해야되나. 특히 나는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내 의지대로 컨트롤되지 않는 다른 요인에 의해 게임이 박살나거나 난이도가 좀 어려워서 여러번 트라이해야하는 그런 상황을 못 견뎌하고 화가 쌓이고 쌓이고 쌓이다가 넘쳐버리는 그런 거죠. 물이 가득 찬 냄비를 팔팔 끓이는데 물은 계속 공급되고 냄비 용량은 한정적이고. 결국 다 넘쳐나오는거죠. 아무리 혼자서 악쓰고 소리지르고 짜증내봐도 가라앉지 않습니다. 제 경우는 이성이 멀쩡하게 살아있는데 감정제어가 아예 안 되는 그런 상황. 결국 나중에 어떤 결과가 일어날 지 아는데도 참을 수 없어지는....틱장애 비슷한? 그래놓고 조금 씩씩거리고 있으면 현자타임 비슷한 감정이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다음엔 그러지 말아야지 좀 참아야지 분노 올라오면 다른거 해야지....라고 해 놓고 또 반복. 지금까지 저걸로 깨먹은 휴대폰 액정만 한 4개 되고 수없이 부서져간 키보드와 마우스와 컴퓨터책상. 뜬금없는 소음으로 고통받던 내 주변사람들과 이름모를 사람들. 나아지겠지 했는데 결국 의학의 힘을 뒤늦게나마 빌리게 되었고.... 어쟀든 저 이후로는 아직 뭐 부수는정도까지는 진행되지 않습니다. 조금 짜증나고 화나는 감정을 입으로 씨부리는 정도 선에서 해결이 되거든요 이젠. 볼륨이 나도 모르게 커지면 또 옆방에서 쿵쿵대긴 하지만 1주일에 한번에서 2달쯤에 한번 일어날까 말까 하는 빈도로요? 애초에 게임 자체가 좀 재미없어졌다고 해야되나 덜 잡게 된 것도 영향이 있겠죠.
23/04/24 09:46
약이 효과를 보셨다니 다행입니다.
그러시다가 또 약이 효과가 없는 시기가 오실거에요. 당황하시거나 병원에 안가시거나 약을 부정할 수도 있어요. 제가 그랬거든요. 그러면 또 다른 약을 쓰거나. 용량 조절하면 되니. 의사에게 말씀만 해주세요. 약빨이 안받는거 같다고. 아님 이거 병원 소용없는거 같다고. 그러다가 또 좋아지는 시기가 오고. 반복. 완치하시길 바라진 않겠습니다. 쉽지 않거든요. 대신 잘 방문하셨습니다. 용기가 많이 필요하셨을텐데.
23/04/24 11:25
약을 통해 중세가 완화된다고 해도, 그게 치료가 되는 건 아닙니다. 정신과 약은 거의 대부분이 정신적 진통제에요. 증세를 억누르고 있는 것 뿐이죠.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서 자신에게 내제된 문제가 무엇인지, 해당 증세의 근본적인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찾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물론 의사 선생님과 잘 커뮤니케이션 하시고 계실테니, 더 이상 간섭하진 않을께요. 건투하시길..
23/04/24 15:23
약이 안정적인 활력을 준다면 꼭 인지치료 쪽을 찾아가보시길 권합니다. 저도 수년을 약에 의지하다가 인지행동치료로 스스로의 행동과 감정에 내재된 모순을 직시하게 되니까 많이 달라지는 걸 경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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