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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1/25 15:38:52
Name K5
Subject [질문] 유학생활이 꽤 힘드네요.
안녕하세요.

한국 나이로 올해 29살 된 남자입니다.

작년 10월까지 직장에서 3년6개월째 일 하다가 그만두고 견문도 넓히고 해외 다녀와보자 해서 어학연수 떠났습니다.

필리핀 두달 연수 끝내고 지금 캐나다 와 있는지 3주 지났습니다. 내일이 네번째 주가 되겠네요.

필리핀 두달은 영어도 나름 꽤 만족스럽게 늘었고, 생활도 재밌었습니다. (스파르타 코스였습니다, 아침8시~저녁10시까지 공부)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거기엔 한국 친구도 많고 편하게 생활이 가능한 부분이죠.

정말 편하게 재밌게 공부하고 즐겼습니다.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좀 받긴 했지만

수업이 가기 싫었던 적은 한번도 없고 집에 가고 싶단 생각은 단 한번도 안했던 것 같네요. 그냥 지루해서 한국 가고 싶단 생각은 좀 했구요.

문제는 캐나다에 온 뒤입니다. (캐나다에는 6개월 있을 예정입니다. 끝나고 한달 유럽 여행 후 한국 돌아 갈 예정입니다.)

첫주는 시차적응 한다고 정신 못 차렸고, 그 뒤로는 생활이 너무 재미없고 그냥 한국에 가고 싶을뿐입니다.

아침에 9시~오후3시~5시 까지 학원 영어 수업을 다니는데 정말 너무 가기 싫네요. (학원 내 레벨은 중상위권입니다, 영어를 막 못하진 않아요)

친구들도 그냥 적당히 잘 사귀었습니다. 뭐 밥 먹는 친구들 있고 친한 친구들도 있습니다.

주말에 같이 놀러도 다니고, 같이 어디 가자고 하고 그런 정도니까 크게 친구가 없어서 외롭거나 그렇진 않은 것 같습니다.

주말에 계속 계획짜서 놀러 다니고 새로운거 해보고 그렇게 지내면 된다고 해서

이번주도 토요일날 친구들과 경치 좋은 곳 놀러도 다녀오고 오늘은 저 혼자서 다른곳 다녀오고 그랬습니다.

다음주는 미국에 놀러 가볼 생각입니다. (한국에서는 좀 일찍이 어른스럽게 많이 놀았습니다. 막 어린 애들처럼 놀아 본 적이 없습니다ㅜㅜ)

근데 솔직한 제 마음은 그냥 놀러가는것도 억지로 가는 느낌입니다. 캐나다까지 왔으니까 무조건 가야 해서 가는 느낌(?)

한국에 있을 때 처럼 막 설레거나 빨리 그때가 왔으면 하는 느낌은 전혀 안듭니다.

학원가는 것도 너무 싫고, 가서 어색하게 엮어 있어야 하는게 너무 싫으네요. (근데 또 아닌 척 해야하는)

필리핀때는 정말 수업을 재밌게 즐겼거든요.

가끔 "다 접고 한국 갈까?" 이런 생각도 합니다. 학원비 6개월치 내놔서 손해가 막심하겠지만요

내 돈으로 왔고 내 시간이고 내가 살아가는 인생인데 해외생활 못 할수도 있는거지 뭐 이런 합리화를 하면서요.

내 젊은 날 좋은 경험하고 즐기려고 나왔는데 왜 이런지 모르겠네요.

제가 굳이 이유를 찾아 봤어요.

한국에 있을때 저는 가족들 사이에서 늘 인정 받았어요. 대단한 학교 대단한 회사 이런게 아니라 늘 제 몫은 제가 알아서 해갔고

어른들이 정말로 좋아하셨습니다. 회사 다닐때도 여기저기서 칭찬과 인정도 많이 받으면서 일 했어요. 제 꿈도 좋은 회사 만들어서 멋진 오너가

되는게 제 꿈입니다.

여기서는 인정 받거나 칭찬 받거나 그러지 못 해서 그런걸까요? 왜 이렇게 만족하지 못 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철 없는 어린 동생들과 놀아서

그런걸까요? 늘 어른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거든요.

한국가면 내 바운더리 내에서 스트레스는 좀 받겠지만 만족(?)하면서 편하게 살텐데 라는 생각도 들구요.

근데 한편으로는 이 힘든(?) 경험이 제가 느끼지 못 했던 이면(약점)을 발견하게 되는 좋은 경험이 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 정말 모르겠네요. 왜 이런 기분이 자꾸 드는 지 모르겠네요.

캐나다에서 만난 주변 친구들 보면 막 잘 즐기고 놀러 다니는 곳 찾고 그런거 보면 신기합니다.

물론 학원에서 봐도 우울해 보이고 힘들어 보이는 친구들도 있구요.

친구가 없어서, 사람이 없어서 뭐 이런 류와 다른 새로운 느낌의 외로움이 너무 큰거 같아요. 외롭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고 그러네요.

공감,조언 그리고 위로를 좀 받고 싶어서 이 나이에 이 글을 이 밤에 캐나다에서 주저리주저리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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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하늘
16/01/25 15:58
수정 아이콘
한국과는 다르다 쳐도, 필리핀에 있으실 때랑 다르게 느끼시는 이유는 무엇때문일까요?
16/01/25 16:04
수정 아이콘
어쩌면 한국에서 그렇게 살아오셨던 게 정말 맞는 길인가, 행복해지는 길인가 한번 되새겨보는 시간이 될 수도 있겠네요. 캐나다는 한국과도, 필리핀과도 다른 곳이고, 아마도 평생 한국에서 사시는 한 그정도의 다양성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은 두번 다시 없을 수도 있습니다. 남들과 내가 어떻게 다르고, 왜 다르고, 그들은 어떻게 그들의 삶의 방식으로 행복한가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시는 것도 좋을거 같네요. 시야를 열고 다름을 즐겨보세요.
16/01/25 16:19
수정 아이콘
저도 필리핀과 캐나다 어학연수 경험이 있는데 필리핀에선 거의 관광느낌으로 한국사람들과 지내면서 학원을 다녔고
캐나다에 가서는 한국사람들과 많이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거의 외국친구들과 같이 살고 여행다니고 했는데요
K5님이 처음 예상했던 캐나다 생활과 다른생활에서 오는 회의감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부터라도 다양한 나라의 친구들과 만나보세요. 6개월 지나고 한국들어오실때쯤이면 엄청 아쉬우실겁니다.
자유형다람쥐
16/01/25 17:18
수정 아이콘
깊이 교감할 수 있는 친구가 하나쯤 생긴다면 아마 캐나다에서의 생활이 갖는 의미가 달라지지 않을까요?
16/01/25 17:26
수정 아이콘
저번에도 댓글 한 번 남겨드렸던 거 같은데 겨울 밴쿠버는 해가 너무 짧아서 우울해 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제 룸메 중 한 명도 되게 즐겁게 지내다가 요즘 갑작스럽게 한국 가고 싶다고 날씨 때문에 너무 우울하다고 했어요. 아마 날씨 영향도 있지 않나 싶은데 이제 곧 해도 길어질거고 밴쿠버 여름은 정말 좋으니까 조금만 기다려 보시면 좋을 거 같애요. 저랑 동갑이신데 피차 늦은 나이에 유학와서 어린 친구들 사이에 껴서 지내는 게 쉽진 않지만 나이가 뭐가 중요하겠어요! 좋은 분들 만나면 또 금방 밴쿠버 좋아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 요즘 독감이 유행이던데 감기 조심하시고 새로운 한 주도 화이팅 입니다!
핑핑이남편
16/01/25 18:25
수정 아이콘
1년짜리 해외생활 2번해봤는데, 두번 다 4개월차에 향수가 가장 강하게 왔던 것 같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3~5개월차가 힘들었다고 얘길 했고요.
[뭔가 환경을 바꿔보세요](전 벤쿠버에 있다가 동부 샬럿타운으로 갔습니다. 한국사람이 적은 환경에서 현지인이랑 동거하며 서빙알바까지 하다보니 그나마 내가 발전하고 있구나 라는게 느껴지며 이겨냈었죠), 지역을 옮기는 것은 학원때문에라도 어려울 것 같고, 방을 옮기거나, 교통수단을 바꾼다거나(BMW>>자전거 혹은 반대) 하는 작은 것들이 다시금 생활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같았습니다.

[지칠 때 쉴 만한 곳도 찾아놓으세요], 저는 중국 차를 마시는걸 좋아해서, 여유가 있을 땐 종일 찻집에서 차마시고 밥얻어먹고 가끔 저도 초대하고 하다가 생활 막바지에는 아예 들어가서 같이 살았어요. 그런 환경이 있으면 향수는 옅어지고, 현지생활에 충실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16/01/25 18:25
수정 아이콘
벤쿠버 날씨 영향이 클겁니다.
보라는고민중
16/01/25 18:27
수정 아이콘
저도 유학생활하면서 여러친구들 봐왔던 바로는

여간히 독하지 않으면 타문화/한경에 완전융화는 힘든것 같습니다. 특히나 한국에서 사회생활에 익숙해지신 분들은 서방특유의 감정적 개인주의에 힘들어 하시더라구요. 재미있는게 똑같은 아시아인들을 필리핀에서, 캐나다에서 상대해도 후자는 환경이 동양적 집단유대감을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립니다-_-;;

K5님 느낌대로 일종의 약점을 발견하신게 제가보긴 맞는것 같고 한국에서는 기도원/절이라도 가지않는이상 연구하기 어려운 부분이니 아예 이기회에 힘드시더라도 곰곰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신다면 인생전체의 활력소가 될수 있다 생각합니다. 한국시스템에만 익숙하신 분들은 50대쯤에 정말 힘들어하시더라구요... 다른거 필요없고 지금 힘드신걸 그냥 내버려두시고 다른사람일처럼 잘 관찰하시면 시간이 정말 큰 보상을 줄겁니다.
16/01/25 18:41
수정 아이콘
단체문화 싫어 하시는 분들은 서양국가 가면 천국이지만
좋아하시는 분들은 생 지옥이죠...
심지어 마누라는 못 데려가도 술 친구는 데려오라는 말이 있을 정도...
이민이 아닌 유학이니 조금만 더 버티시면 나중에 큰 도움이 될거라 생각하시면서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여자친구
16/01/25 19:11
수정 아이콘
유학생친구하나꼬셔서 반반부담하고 중고차사서 여행 다니세요. 행동반경이넓어지면 볼것도많으니깐요!
16/01/26 01:31
수정 아이콘
계절문제일 수도 있겠네요.. 아니면 그 클래스와 뭔가 안맞거나 선생님이 싫다거나? 비슷한 또래나 더 나이 많은 친구를 사귀어보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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