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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7/30 19:52:07
Name Drone
Subject [질문] 쉽고 재미있는 책과 재미없는 철학고전 어떤책을 읽어야 할까요?
요즘 독서에 빠져서 독서가 정말 취미가 된 한사람입니다.

이때까지 독서하지 않았던 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고 후회되는데요.
그래도, 늦었다고 생각한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책을 읽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에는 고전명작들을 모두 읽겠다는 생각으로 고전에 꽂혀
고전을 많이 읽고있는데 정말 재미있는책도 많은 반면에
너무 어려워서 책읽는게 싫어질 정도의 엄청난 책도 많습니다..

읽다보면 한문장이나 단어하나조차 이해할 수가 없어서 저의 무지에 창피하고 비참해집니다.


그러다보니 고전철학책을 읽다가 흥미가 떨어지면 고전소설을 읽거나 깊이가 얕은책을 읽고
다시 고전철학에 도전하는 식으로 반복하고있는데..

쉽고 재미있는책을 읽을때는 재미있고 효율적으로(동시간대비 훨씬 많은 페이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읽을 수 있는 반면
어렵고 재미없는 고전철학을 읽을때는 비효율적이지만 읽으면서 생각하는 시간이 훨씬 많아져서 도움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할까요?

어떻게 생각하면 다독과 정독의 문제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다른분들께서는 어떻게/어떤책을 독서하시고 계신지, 고전을 읽을때 나름의 팁이나 조언하실 수 있는게 있으면 듣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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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ngjyess
15/07/30 20:09
수정 아이콘
어려운 책은 일단 제끼는데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으면 6개월에서 1년 정도 지난 후 다시 시도를 합니다. 언젠가는 읽혀지는 날이 오더군요. 예전에 이 책이 왜 그렇게 어려웠지? 하면서 읽게 될 날이.. 크 쉽고 재미있으면서 깊이까지 있는 책들만 읽어도 한평생이 모자랍니다. 굳이 어려운 책에 집착할 필요가 없는듯요 흐 또 그런 생각으로 쉬운 책들 읽다보면 거기서 쌓인 배경지식으로 결국 어려웠던 책들도 읽게 되구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큰 효과를 보는건 재독입니다. 간신히 읽어냈다는 느낌의 책들 있죠. 읽긴 읽었는데 억지로 머릿속에 구겨 넣은거 같은 느낌 드는 책들. 딱 그 정도 난이도의 책을 두번 읽고 세번 읽고 그러는거죠. 그러다보면 나중엔 이 책에는 원래 내가 생각하고 있던게 씌여 있었다는 착각이 들 때도 있어요 어찌보면 셀프 세뇌인데 꼭 이해를 하자면 그런 방법도 있다는거.... 크
15/07/30 21:09
수정 아이콘
재독은 꼭 한번 도전해봐야겠네요. 답변 감사드립니다.
市民 OUTIS
15/07/30 21:20
수정 아이콘
(직)업과 (돈)벌이용의 책읽기가 아니라면, 답은 정해져 있죠. 재미! 재미죠.

고전은 대개 재미가 없습니다. 대신 고전을 재료삼아 가공한 책들이 재미가 있죠. 제가 나름 읽은 쪽인, 고대 그리스 관련 책을 예로 들자면, 그리스 신화의 고전 원전들은 재미가 없습니다. 천병희 역 [일리아스]를 읽는 건 고역입니다. 다만, (나름) 현대의 고전인 브루노 스넬의 [서구적 사유의 그리스적 기원 정신의 발견]을 읽고 [일리아스]를 읽으면 새로운 것이 보입니다. 서양고전학회라고 몇 해 전부터 논문을 공개했는데, 그곳의 동성애 관련 논문을 읽고 아킬레스와 그의 동료 파트로클로스의 관계(서로 동성애-소년애-관계로 애인사이)가 정말로 동성애로 읽힐 수 있는지 원전을 통해 확인하는 것도 소소한 재미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또 고전으로 읽는다면 이른바 "호메로스의 문제"에 대해 자신의 견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호메로스가 실재했는지야 아마추어 영역 밖이지만 일리아스와 오뒷세이가 동일인이 썼을까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취할 근거가 생깁니다. 가령 예를 들자면 '점술' 중 하나인 새 점이 한 사람의 묘사 혹은 동일세대의 묘사치고는 격차가 있습니다. 고전을 읽으면 고전을 재료삼은 2,3차 저작에 대해 더 깊은 이해가 되며, 반대로 고전을 다시 읽을 때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됩니다.

또 고전과 고전끼리 서로 비교해 가며 읽는 것도 재밌습니다. 플라톤의 대화편은 엄격한 논증(logos)을 취하는 철학책이기도 하지만 로고스에 적합하지 않으면 이야기(신화,mythos)로 급 태세전환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플라톤의 철학저작에서 신화를 뽑아서 비교하는 것도 하나의 재밌는 경험입니다. 천병희 교수가 따로 책으로 엮었지만, 해당 대화편에서 신화의 사용처를 보게 되면 플라톤의 간악(?)한 의도가 엿보이기도 합니다. 가령 죽은 후의 세계는 살아있는 사람이 어찌 알겠습니까? 그럴 때 이야기(신화)를 통해 영혼불멸의 믿으라고 은근히 밑밥을 깝니다.
또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은 동시대인들을 비꼬기를 즐겨했기 때문에 당시의 시대상을 알 수 있는 역사의 자료로 매우 유용합니다. 별개로 그의 [구름]이란 작품은 동시대인(중 일부)이 소크라테스-더 정확히는 소피스트-를 어떻게 보았는지를 알 수 있으며, 소피스트들의 궤변이나 '기계장치에서 내려오는 신'이라는 연극적 장치나 중개자적인 정령(다이몬)을 이해하기 좋은 고전작품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이나 플라톤의 신적인 영혼(이것 역시 중개자)을 [구름]을 통해 더 쉽게 이해될 수 있습니다.

어떤 고전이 됐든, 그 한 권만 읽으면 재미가 없습니다. 그 한 권을 재미있게 하려면 몇 권의 책이 필요합니다. 이건 고전만 해당되는 건 아닌 것같습니다. 고전이나 철학, 인문학에 가치우위를 둘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어떤 책도 자신에게 재미가 있다면 충분히 좋은 책이라고 봅니다.
ohmylove
15/07/30 21:21
수정 아이콘
사과씨
15/07/30 21:26
수정 아이콘
그냥 재미있고 잘읽히는 입문서 들고 일단 완독하는게 일단 원전은 읽어줘야지 하면서 몇장 읽다가 포기하는것보다 백만배 낫더군요.
두꺼비
15/07/31 16:11
수정 아이콘
고전을 읽기 위해서는 고전의 배경을 이해하고 읽는 것이 매우 좋습니다.
저자와 책 자체가 갖는 시대적 의미를 캐어나갈 수 있게 되면, 입체적으로 책이 읽히게 되어 깨알같은 재미를 찾기 좋으니까요.
예를 들어,
유명론 vs 실재론 - 오캄 - 리바이어던 (홉스) - 통치론(존 로크) - 법의 정신 (몽테스키외) - 사회계약론 (J.J. 루소) 으로 이어져오는 사상의 승계와 비판 개선의 흐름은 이 중 하나의 연결고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저자의 강력한 주장 또는 비판이나 비꼬기 등의 내용이 다소 뜬금없는 내용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고전의 퍼즐을 맞추어가다 보면 과거 사상가들의 키배를 팝콘을 씹으며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으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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