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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규정을 준수해 주십시오. (2015.12.25.)
Date 2024/12/16 17:25:55
Name 장마의이름
Subject [삭제예정] 고통스러운 상사를 탈출하는 게 답일까요
제목 그대로입니다. 고통스러운 상사와 업무하기가 너무 힘든데.. 이런 이유로 탈출을 결심하는 게 맞을까 마지막 미련 같은 게 남아서 조언을 구하고 싶어요.

연구조직에서 직속상사와 몇년동안 일을 했는데.. 몇가지 측면에서 스스로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 업무 배분에 대한 불만 (야근 시간이 명확히 다른데 업무 배분은 불가능하다는 입장)
- 진행하는 업무에 대한 부정적인 예상 (혼자 몇십시간 야근하는 사람한테 금방 불필요한 업무가 될테니 인원을 붙일 수 없다는 입장. 그럼 시키지나 말던가..)
- 일단 진행하는 업무는 얼마나 야근을 하든 마무리해야할텐데, 이후에는 그쪽 업무는 안 할 거라는 통보 (새로운 분야를 다시 파야하는 상황이 되어버림)
- 이후에는 연구적으로는 도움이 안되는 잡일에 가까운 업무가 주로 배분될 계획 (논문을 써야하는 상황인데 이러면 앞으로가 너무 답이 없을 예정)

물론 상사 입장에서 나름대로 합리적인 일을 시키고 성과도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너무 따까리가 되어가고 어디로도 움직이지 못하는 바보 멤버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 조직은 개인별 연구분야 같은 것이 존재해서 개별적인 스킬이 없는 경우에는 자리를 다시 잡거나 새롭게 만들기가 많이 어려운데.. 진짜 상사 좋은 일만 다 해주고 노쓸모 인간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열심히 일하면서 어필도 해보고 고유한 업무 하려고 노력도 해봤는데 일단 이쪽으로는 답이 없고,
상사가 원하는 건 시키는 잡일이나 열심히 하는 거라 언젠가는 자리를 잡아야겠다는 생각과는 맞지가 않네요..


탈출해서 다른 부서를 가든, 이직을 하든, 박사 졸업을 마무리하러 가든 해야하나 싶다가도
사람이 싫고 부정적인 상황을 예상한다고 옮길 생각부터 하는 게 맞나 싶기도 합니다.

혹시 인생조언을 좀 구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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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츠야
24/12/16 17:39
수정 아이콘
이건 탈출이 맞습니다. 열거한 일들 보면 그냥 자기 커리어와 실적 쌓는 거에 글쓴분 이용하고 너는 스스로 알아서 해라입니다.
보통 이용해 먹는 사람이 말이라도 잘 챙겨줄게 이렇게 하는데 "이후에는 연구적으로는 도움이 안되는 잡일에 가까운 업무가 주로 배분될 계획" 여기에서 이미 글쓴분에 대한 케어는 없다라고 선언한 거와 맞다고 봅니다.
장마의이름
24/12/17 07:53
수정 아이콘
사실 말씀하신 평이 정확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이 됩니다. 사실 팀 자체가 잡일+외부수행을 멋있게 포장하는 편이긴 한데.. 이렇게 되면 나는 대체 어떻게 가치를 가질지 고민이 되었거든요ㅜㅜ
타츠야
24/12/17 16:40
수정 아이콘
팀 자체가 그런 성격이면 진짜 탈출이 답입니다. 외부에서 포장한다고 모를까요. 팀에 오래 있을 수록 그런 일만 해왔구나 라는 선입관이 생기는 것도 우려스럽습니다.
장마의이름
24/12/18 10:39
수정 아이콘
팀이 이렇게 굴러가는 게 역시 정상은 아니겠죠? 선입견은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이었네요; 감사합니다ㅜㅜ
타츠야
24/12/18 16:30
수정 아이콘
일단 회사 내부에서 몸 담고 계신 팀에 평가가 별로일거고 나중에 이직하실 때도 업계가 정말 넒은게 아니면 어느 정도 알거라 거기 팀 출신이라고 하면 대충 뭐 했구나 이런걸 서류 평가나 면접 볼 때 생각하기 쉽거든요. 어여 옮기시길 바래요.
시드라
24/12/16 17:4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제가 결은 좀 다르지만 비슷하게 생활해봤고 온갖 스트레스 받다가 탈주 했습니다

상사가 나쁜 사람인것도 힘든 요소지만 진짜 문제는 이런식으로 일을 하다보면 본인의 실력 및 커리어가 안쌓이는 겁니다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똥처리반이 되고 나에게 남는게 하나도 없는 직장만 번듯한 바보가 되고
만약에 회사 나가야 한다면 이직할 때 내밀만한 무기도 없게 되면서 그동안 뭐 하셨어요? 소리나 듣게 되는거죠

다니는 곳이 평생 직장이라도 고민 해볼만한 문젠데 그게 아니라면 이건 탈주가 맞습니다
장마의이름
24/12/17 08:44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그 내용이 가장 고민이 됩니다. 뭐라도 쌓이고 있으면 모르겠는데 그 느낌이 전혀 안 들어서요; 이러다 이 조직을 떠나고 싶어도 못 떠나는 멍청이가 될 거 같습니다. 진짜 상사를 더는 버틸 수 없는 때가 오더라도요.
평생 직장이어도 고민해볼만한 문제라는 말.. 진지하게 고려하겠습니다ㅜ
시드라
24/12/17 10:24
수정 아이콘
(수정됨) 먼저 탈주해 본 입장에서 한가지 말씀드리자면 거기서 평생 못 박을 생각 아니라면 1살이라도 어릴 때 탈주하세요
나이를 조금 더 먹으면 나이 애매하게 많은데 제대로 된 경력도 없고 몸값만 비싼 사람을 받아주는데 없습니다
그 때는 나오고 싶어도 못 나오거나 내가 그동안 쌓았던 커리어를 다 버려야 나올 수 있습니다

와이프와 자녀 얘기가 없는걸 보니 홀몸이신듯 한데 홀몸이면 거기서 나와서 제 2의 인생 사는거 일도 아닙니다
저도 전 회사 나올 때는 무척 두렵고 힘들었는데 나온 이후로는 연봉이 좀 줄어든거 말곤 잘 나왔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 회사 업종이 트렌드와 너무 멀리 떨어진 곳이라 더더욱요

사람 문제라면 저도 이렇게 확언 안드리는데 인간관계 문제에 대충보니 R&D 종사자인데 커리어가 안 쌓인다?
3년 5년 지나면 위에서도 병신 취급 합니다 그 돈 받고 할줄 아는게 뭐 있냐고요
정직원이니 큰 결격사유 없으면 짜르지는 못하겠지만 주위에서 욕 실컷하고 비웃음 당하고 후배들이 나를 멀리하고 무시하는걸 겪어보면 멘탈 바스러 집니다

제가 전 회사에서 한참 일할 때 회사 내의 그런 입장인 사람들을 보고 만나고 얘기를 나눠봤는데 한두명 빼고는
대부분 과거의 저와 현재의 님 하고 비슷한 입장에서 어영부영 하다가 남의 성공을 위한 똥닦개 인생으로 살다가 본인이 바보가 된 케이스더군요
결혼하고 애도 있으니 이제와서 나오지도 못하고, 위에서 병신 취급해도 집에 월급을 가져가 줘야하니 헤헤 거리면서 눈치만 봐야하는 거죠...
R&D 종사자라 육체 노동 할 자신은 없고, 나가봐야 지금 받는거 절반 받으면 다행인거 아니 회사의 사축을 자처하게 되는 겁니다

그 사람들이 처음부터 바보였을까요? 아니예요 다들 신입 땐 잘 했으니 R&D로 입사한건데
내 주변 환경이 이상한 사람들로 가득하고 내가 하는 일이 커리어 하나도 안쌓이는걸 계속하면서 나만의 무기가 사라지니 그리 된 겁니다
R&D 종사자는 결국 홀로서기 해야할 시점이 오는데 그때 가서 내세울께 없으면 아무도 나랑 같이 일 안합니다
논문 문제가 아니라 남에게 나 이건 좀 합니다 라고 내세울꼐 있어야 다른 국책과제에 내 이름을 올려주고 같이 협업하면서 성장하는건데
지금 님의 상사라는 닝겐은 님하고 협업할 생각이 없고, 님을 성정시킬 생각은 더더욱 없어 보입니다
그만큼 인간관계와 나를 둘러싼 환경이 무서운 거예요...

제가 이런 문제는 엔간해선 확언을 안하는데 님은 제 과거 모습을 보는거 같아서 말씀드립니다
홀몸이시고 나이 서른 중반 이내면 타임 리미트 스스로 걸어서 이직 준비 목숨걸고 하세요
거기 있어봐야 어떻게 될지 님도 스스로 잘 아실 껍니다
데드라인을 설정해야 압박을 받으면서 목숨걸고 준비하지, 그냥 이직해야 겠다 라는 생각만 하면 절대 이직 못하고 계속 그렇게 살게 됩니다

왜 처음엔 그만두라고 했다가 갑자기 이직 준비 하라고 말씀 드리냐면 지금 이 시국, 이 타이밍에 그 실력으로 나와서 바로 취업할 자신이 있으세요?
냉정하게 스스로 물어보고 객관적으로 현재 내 연차와 연봉과 스펙과 커리어를 적어보세요
이 시점에 재취업 할 엄두가 엔간해선 안 날 껍니다

지금 당장 죽을꺼 만큼 힘들다 -> 이럴땐 바로 그만두는게 맞는게, 이정도 까지는 아니라면 일 쳐내면서 목숨걸고 이직준비 해보세요

제 말이 100% 옳은건 아니지만 비슷한 입장을 겪었던 사람으로써 말씀드리는 거고
제가 겪었던 일과, 제가 소속된 곳의 비슷한 입장으로 흘러갔던 사람들의 입장에 본인의 상황을 비추어 보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힘들 수록 운동하세요
멘탈의 문제는 몸을 단련하다보면 상당수 개선되고 이건 뇌과학으로 증명된 겁니다
절대 집 안에 이불 뒤집어쓰고 혼자 있지말고, 집 밖에서 걷고 뛰면서 생각을 하시길 바랍니다
장마의이름
24/12/18 10:30
수정 아이콘
(수정됨) 말씀하신 내용이 진짜 제 고민과 동일해서 몇번씩 정독했습니다ㅜㅜ; 홀로서기 해야할 시점이 온다, 누군가들과 협업을 하면서 더 쌓아나가야한다.. 는 부분이 더더욱이요.

지금 하려던 분야 날라가는 걸 저는 그래서 크리티컬하게 느끼고 있었거든요. 그게 그나마 노력해서 만들어낸 협업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교두보인데, 상사는 그 일이 없어지는 게 팀적으로 낫고, 그러면 다른 사람 업무를 도와주면(=잡일을 하면) 된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합니다. 그 부분이 너무 두렵습니다. 그리고 이런 두려움은 상사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더라구요. 그냥 잡일 할 거 많으니 놀 걱정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할뿐이지..

긴 조언 해주신 덕분에 고민에 대해 답을 얻은 것 같아요.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꽃이나까잡숴
24/12/16 17:47
수정 아이콘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답은 장마의이름님이 알고 있다"고요.
조언구하고 있는데 무슨 얘기냐 싶으실텐데,
이 결정이 진짜 단순히 상사가 싫다는 1차원적 감정에서 이루어진 결정인지, 미래를 생각해서 충분히 내린 결정인지는
질문자님 본인이 제일 잘 알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럼, 어느쪽이 더 나은 미래를 보장해 줄까요? 이것에 대한 답은 "nobody knows"입니다.
어느쪽이 더 나은지는 당연히 질문자님 또는 여기 댓글다는 저나 다른 분들도 그누구도 완전히 예측할 순 없다는 뜻입니다.

정리하자면, 각 선택에 따른 미래를 예측하는 것에 열중하시기 보다는
질문자님 마음의 소리에 충분히 귀를 기울이시고 스스로 옳다고 믿는 길로 나아가시는 쪽을 권유드립니다.
장마의이름
24/12/17 08:55
수정 아이콘
가장 경계되는 게 미움만으로 그만두는 선택이긴 한데 역시 제 마음속을 잘 들여다 보는 것 외엔 없겠죠.. 지금이 딱 미래가 어떻게 될지 갈팡질팡하다 멈춘 느낌입니다ㅜㅜ 하지만 누구도 미래를 완전히 예측할 수 없다는 말이 매우 와 닿네요..

스스로와 마음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페로몬아돌
24/12/16 18:04
수정 아이콘
친구라면 퇴사 하라고 하고 지인이면 걍 다니라고 할 것 같습니다
장마의이름
24/12/17 11:45
수정 아이콘
여러가지로 생각나는 바가 있는 조언이네요.. 감사합니다!
24/12/16 18:07
수정 아이콘
일이 힘들면 버티고 사람이 힘들면 옮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힘든 상사와 3년 버티고 심리상담까지 받아본 봐로는 하루라도 빨리 옮길걸 하는 후회가 있었네요
철판닭갈비
24/12/17 06:30
수정 아이콘
저도 딱 이 생각입니다
사람이 힘들면 얼른 이직해야해요...
장마의이름
24/12/17 15:10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습니다. 하긴 사람을 잘못 만나는 건 정말 사람을 무너뜨리는 것 같아요.. 조언 감사합니다.
24/12/16 18:59
수정 아이콘
이건 옮기는 게 맞는 거 같습니다.
직장 생활에서는 사람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장마의이름
24/12/17 15:11
수정 아이콘
일이 힘든 건 같이 부둥부둥하는 사람들과 견뎌도 사람 자체가 힘든 건 힘들더라구요ㅜㅜ 감사합니다
24/12/17 08:28
수정 아이콘
느낌상 조언보다는 등 떠밀어 주는 걸 바라는 거 같네요.
서른 중반 쯤에 새로운 진로 시작한 저도 어찌저찌 먹고 삽니다.
불안함에 떨지 말고 결심한 다음 잘 하세요
장마의이름
24/12/17 15:12
수정 아이콘
사실 냉정하게 말씀하신 것이 맞습니다. 부끄럽게도 용기가 안나서 더 머뭇거리는 것 같고, 혹시 잘못 생각한 건 아닌가 더 망설이게되는 것 같습니다. 불안감에 흔들리지 않게 마음 단속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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