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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4 16:22
저도 한때(그리고 지금도) 경제학 대학원 진학 고민 중인 사람으로서 소소하지만 제가 알고 있는 내용 정도만 말씀드리겠습니다.
1. 일단 연구직이 적성에 맞냐 안맞냐는 학사로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직접 해봐야 돼요. 그리고 실제 연구소 연구는 또 다른 느낌이고요(외부에서 내려오는 주제). 지금 미리 결론 내리는 건 섣부릅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연구소에서 석사와 박사는 아예 TO, 업무, 대우 자체가 다릅니다. 박사가 진짜 연구를 한다면 석사는 그 보조 느낌. 이것도 잘 생각하셔야합니다. 2. 상위권 대학 vs 모교는 항상 논쟁적인 주제입니다. 교수야 대학원생이 필요하니까 츄라이 하는 거지 그게 꼭 학생의 미래에 좋다는 아니라서. 제일 좋은 건 선배들 아웃풋을 보는 거에요. 그분들 아웃풋이 괜찮다면 모교도 나쁘지 않은데, 시원찮다면 상위권으로 가는 게 낫습니다. 대신 상위권 대학에선 타교생인만큼 더 열심히 해야합니다. 어쨌든 졸업하신 선배님들과 컨택해서 얘기해보는 게 제일 확실합니다. 3. 이건 잘 모르겠습니다만 옛날에 비해 신규 연구원 수요가 줄었다고 듣긴 했습니다. 옛날에는 계약직으로 시작해서 중간에 떨어져나가는 인원 때문에 자주자주 뽑았는데 요샌 처음부터 정직으로 시작해서 자리가 잘 안난다고. 그래도 간간히 나오긴 한다고 하더라고요. 연구소 취직과 학벌은 저도 잘 모르겠는데 보통 연구소는 연구원들 프로필 걸어놓으니까 확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4. 공부와 연구는 다른 분야입니다. 그나마 박사가 아니라 석사 후 연구소 취직을 노리시는 거라면 좀 낫긴 한데 대학원 자체가 취직만을 노리고 가기엔 별로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습니다. 본인이 흥미, 열정이 있어야 갈만한 길이라. 그리고 솔직히 사회과학 대학원 나온 거 일반 사기업 가는데 아무짝에 쓸모 없다는 건 기억하셔야돼요. 스펙같은 거 안 됨. 아무쪼록 충분히 숙소하시고 맞는 결정 내리시길 바라겠습니다.
24/06/04 16:53
저는 서울에서 석사 졸업하고 현재는 국책 연구기관에서 연구직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박사 유학 준비하다가 제 길이 아닌 것 같아 취업으로 돌린 입장에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대학원을 단순히 스펙업 혹은 취업의 수단으로 여기고 진학하는 것은 매우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연구는 결국 내가 생각하는 분야에 대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기존에 공부를 해오던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을 해야 합니다. 내가 어떤 부분에 호기심이 있고 그 부분에서 어떤 식으로 새로운 발견을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으면 연구 성과를 전혀 낼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연구 분야에 확고한 뜻을 가지고 대학원에 진학한 분들도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였구요. 막연하게 연구가 재밌을 것 같고 취업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대학원 생활이 매우 힘들어질 겁니다. 사회과학쪽 연구직은 박사와 석사급이 아예 트랙이 다릅니다. 석사 연구원들은 어지간하면 주도적인 연구 불가능하고 직급이나 연봉 등의 상승 기회도 매우 적습니다. 그리고 박사급 중에서도 해외 박사와 국내 박사는 대우가 다릅니다. 해외에서 괜찮은 실적으로 박사를 따면 국책 연구기관 자리에 도전할 기회 정도는 생기는데 국내 박사는 SKY를 나와도 정규직 자리가 매우 희귀합니다. 스펙업의 수단으로 생각하신다면 해외 박사까지는 생각을 하셔야 의미가 있다는 뜻이에요. 석사로 가능한 연구직 최대 아웃풋은 국책연구소 연구원인데 급여나 대우 등에서 소위 말하는 대기업들과 비교하면 절대적으로 열위라고 생각합니다. 국책 기관이 이 정도고 영세한 연구소들은 대체로 상황이 더욱 열악한 경우가 많아요. 석사 공부를 하게 되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사기업이 원하는 스펙들을 갖추기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내가 꼭 연구직으로 일을 하고 싶다는 게 아니면 석사 학위는 스펙업이라고 보기는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오히려 커리어패스가 매우 좁아질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연구직 직장을 구하는 난이도는 소위 말하는 대학의 서열만으로 결정되는 건 아니고 연구실적이라는 요소가 부가되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려운데, 우선 제가 다니는 직장 내에서는 최소한 석사 학위를 서울권 외에서 받으신 분은 거의 못 보긴 했습니다. 사실 석사의 경우는 연구실적을 내는 게 쉽지 않고, 유의미한 수준으로 연구실적을 낼 수 있으면 박사를 하기 때문에 대학 이름값을 어느 정도 따라갈 수밖에는 없다고 보긴 합니다. 따라서 석사를 마치고 직장을 구하고 싶으신 거라면 어지간하면 서울권을 노리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코로나 시기 이후로 연구직종도 채용을 많이 줄인 상태라 좋은 대학을 가더라도 전망이 막 밝진 않습니다. 종합해보면, 본인이 진짜 연구에 뜻이 있고 연구직 직장을 얻어서 자아실현을 하고 싶으신 거라면 연구 분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박사 학위를 따겠다는 의지를 갖고 시작하시는 게 맞습니다. 그렇게 시작해야 중간에 포기를 하더라도 대학원 과정을 진행하면서 얻어가는 게 생겨요. 그게 아니라 그냥 지금 스펙이 부족한 것 같아서 취업을 잘 하기 위해 진입하시는 거라면 저는 극구 말리고 싶습니다. 그 시간에 토익 오픽 공부하고 인턴하는 게 훨씬 남는 장사입니다. 박사 연구위원들이 설계한 연구 과제에 참여하면서 통계 프로그램 코딩하고 문서만 만드는 삶으로 만족하실 수 있다면 석사까지 하고 연구직을 알아보셔도 되는데 그 난이도에 비해 아주 만족스러운 삶이라고 하긴 힘든 점이 있으니 잘 고심해보시기 바랍니다.
24/06/04 18:19
서울 상위권도 아니고 경기권대학 석사정도면 딱히 스펙업도 아니고, 취업에 딱히 도움되지도 않습니다.
혹시 어려운 현상황을 2년 더 유예시키기 위한건 아닐지 잘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유예가 끝난 2년후에는 더 험난해집니다.
24/06/04 18:31
서울 많이 상위권 대학원이 아니라면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소라면 국책이든 기업이든 박사급이지 석사자리가 따로 있지는 않을겁니다
24/06/04 18:40
취업이 목표고 낮은 스펙이 걱정이시라면 인턴을 시작해서 길게 보고 점프하는걸 권유드립니다. 인턴 두세번하고 중견 중소기업까지 다녀보고 대기업 신입 들어가도 늦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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