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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4/18 21:13:29
Name 개망이
Subject [질문] [역사] 조선시대 왕권은 강한 편이 아닌가요?
인터넷 돌아다니다 보면 태종, 세종 이후로는
숙종 정도 빼고 조선 왕들은 다 신하들에게 질질 끌려다니는 식물왕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저는 조선정도면 강력한 중앙집권국가로 보이거든요.
사극에서 호구로 나오는 현종마저도 갑인예송 때 빡쳐서 송시열 계파 줄줄이 유배보냈을 정도니까요.
시스템 적으로+성리학적 명분 때문에 신하들하고 입씨름하고 제 마음대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는 없는 정도지
세도정치시기, 혹은 반정으로 오른 몇몇 왕 빼고는 꽤나 왕권이 강하다고 느껴지는데
혹시 역사학 잘 아시는 분이나 전공자분들 입장에서는 정론이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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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8 21:18
수정 아이콘
동시대 유럽 군주들에 비해선 강한 편이죠
아이군
20/04/18 21:40
수정 아이콘
주의 하셔야 할 부분이, 우리는 그냥 조선의 왕권... 이라는 식으로 퉁치는 경향이 있는데, 조선의 역사는 거의 500년에 이른다는 겁니다. 그 상황상황, 시기시기의 왕권이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당장 이승만 박정희의 권력과 문재인의 권력은 다 다릅니다만 그 시기 차이는 50~60년 밖에 안납니다. 덤으로 400년 후 권력자의 권력을 지금 가늠한다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 하기도 하구요.

일반적으로 조선의 왕권은 성리학적 질서 내에서의 강한 왕권? 정도로 보는 것 같습니다. 왕이 하려고 하면 못 할 것은 없지만, 그것은 아주 비도덕 적이다. 라는 식으로요. 거기에 충효적인 부분까지 겹쳐서 더 그런 부분이 강해집니다. (저 사간놈의 목을 자르고 싶지만, 그러면 사간 제도를 만든 조상님에게 불효를 저지르는 거다... 라는 식으로)
20/04/18 21:41
수정 아이콘
제가 전공자는 아니지만 한 말씀 드려보자면 여러 역사 관련 책들을 읽어 본 바로는 조선은 왕권이 강력했던 것이 맞고 중앙 집권화 시스템도 잘 정비된 국가가 맞습니다.

다른 나라에선 그 흔한 사병도 다 없애버렸고 지방엔 왕이 임명한 사람이 내려가서 통치를 했죠. 이런 시스템 자체가 근대 이전의 국가에서 흔치 않습니다. 또한 왕이 어떤 일을 하고 싶다고 마음 먹거나 특정 신하를 숙청 하고 싶으면 충분히 할 수 있었습니다. 애초에 왕권이 약한데 연산군은 어떻게 그러게 많은 신하들을 죽일 수 있었겠으며 본인이 직접 주도하지도 않은 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중종이 조광조 등을 기묘사화로 한 번에 숙청 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리고 관리를 선발하는 데에 있어 과거 시험을 보게 한 것 또한 강력한 중앙 집권 국가가 아니면 불가능합니다. 왕의 권력이 약하면 귀족들이 미쳤다고 리스크를 짊어지지 않죠. 뭐 그 외에도 왕권이 강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들이 여러가지가 있겠죠. 그래서 그 왕궝을 최대한 견제 하기 위해 왕이 어렸을 때부터 강력한 유교 교육을 실시 했던 것이고 중앙 관료 체제를 확실하게 시스템화 하여 왕이 막나가는 걸 최대한 막으려고 여러 장치를 둔 것이죠.

조선의 왕들이 왕권이 약했다는 인식이 생긴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는데
1. 사극의 영향입니다. 사극에선 긴장감을 지속적으로 불어넣어 줘야 되는데 현실에서 처럼 그냥 왕권이 너무 강력한 걸로 나오면 시청자 입장에선 너무 재미 없죠. 그래서 일부러 왕을 허수아비 같게 만들어서 힘의 균형을 맞춰야 했습니다. 이걸 본 시청자들은 자연스레 조선 왕들은 약했다는 인식이 생겼죠.

2. 조선이 스스로 근대화를 이루지 못하고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한 것에 대한 열등감 때문입니다. 나쁜 신하 놈들이 붕당정치 하면서 나라를 좀먹었기 때문에 조선이 발전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죠. 그래서 영웅화 작업이 필요했고 정조를 개혁군주로 포장하면서 찬양하기도 했습니다. 강력한 왕권을 바탕으로 개혁을 했으면 조선이 그렇게 되지 않았을 거란 환상이 있는데 사실 그렇지 않죠.

그 외 여러가지 때문에 이런 인식이 생겼을 것이지만 여튼 조선은 왕권이 강한 국가였습니다. 물론 청나라는 조선이 저렇게 허약한 이유가 왕권이 약해서라면서 비웃기도 했지만... 그건 중국이 진짜 그 큰 땅덩어리를 한 명이 지배하기 위해선 정말 어마무시한 권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조선의 왕권이 약해보이긴 했을 겁니다. 중국은 사람 숙청할 때 천단위 만단위를 넘기니까요.
20/04/18 21:49
수정 아이콘
동시기 명나라 / 청나라가 너무 막강한 황권을 갖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약해보이지 약한 왕권은 아니었습니다.
조선에서 처음부터 허수아비나 다름없었던 정종이나 너무 어려서 왕권을 제대로 휘두를 수도 없었던 단종같은 케이스를 제외하면 자기가 하려면 못할 건 없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왕권이 상대적으로 약했다고 보는 효종이나 경종같은 경우를 봐도 그렇죠 효종은 자기 역린(민회빈 강씨)을 건드린 신하를 모든 신하들이 목숨만은 살려달라고 빌었지만 그딴거 없고 기어이 죽여버렸고 경종도 한번 사자후 내뿜어버리자 그떄까지 깝치던 노론들 싹 다 숙청되서 정말로 노론이란 세력 자체가 멸문될뻔..
기사조련가
20/04/18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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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권은 강한데, 성리학 질서하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실제 그 권한을 다 쓸 수는 없었다 정도로 요약하면 될꺼 같네요. 물론 사화라던가 몇몇 그 권한을 쓴적도 있었지만....성리학 질서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 왕이라도 그땐 반정어택 당하는거죠.
헤이즐넛주세요
20/04/19 00:28
수정 아이콘
승자의 역사라고... 제 생각에는 부도덕하게 권력을 휘둘렀더라도 충성하는 신하들이 많고 정치력이 뛰어나면
그냥 덮여버린 사건들이 많았다고 봅니다. 요즘도 비선실세니 하면서 보이지 않는 권력이 작용하는데
과거엔 막후정치가 어마어마했을 겁니다. 이런 관점에서 선조가 독살당하지도 않았고 임진왜란으로 도망까지 가서
민심이 바닥이었음에도 오랫동안 재위기간을 누렸던 것은 뛰어난 정치력으로 강한 왕권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young026
20/04/19 10:43
수정 아이콘
'강력한 중앙집권'과 '강력한 왕권'은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중앙집권도가 약하면 국가 전체로 볼 때는 왕권이 약하겠지만 왕의 통치 영역 내에서는 지배력이 강할 수도 있는 거고, 중앙집권도가 강하더라도 중앙정부 내에서 왕의 권한이 제약된다면 왕권은 별거 없을 수 있죠. 오늘날의 입헌군주국처럼.
조선에서 왕권을 제약하는 주된 요소는 국가 이념이 관료의 양성과 발탁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일 겁니다. 왕이 자기 마음에 안 드는 신하들을 작살내는 것까지는 가능하지만 신하들을 작살낸 다음 그 자리에 넣을 수 있는 인력자원이 똑같이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 뿐이라면 족쳐 봐야 여론만 나빠지고 별 소용이 없는 거죠. 왕에 대한 충성심 기준으로 관료나 친위부대를 구성할 수 있으면 되겠지만 대충 연산군 이후로는 구조적으로 그게 차단된 상태였고.
20/04/19 18:18
수정 아이콘
조선의 왕권은 단순히 신하를 작살내는 걸로 끝내는 게 아니라 그걸 이용하여 당권을 장악할 수 있다는 것에 있죠. 신하를 작살 낸다는 건 단순히 죽이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너희 말 안 들으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암시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신하를 언제든 죽일 수 있는 힘이 있는데 왕권이 강하지 않다는 게 성립할 수 없다고 봅니다
개망이
20/04/24 02:56
수정 아이콘
앗 너무 늦게 답글을 달았네요ㅠㅠ 답변 주신 분들 다 너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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