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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25 16:58
https://www.youtube.com/watch?v=q2R1yucy_hg
신천지에 빠질뻔했다가 탈출한 사람의 얘기인데 57분 짜리이지만 흥미로운 내용이 많습니다. 시간나실때 한번 봐보세요
20/02/25 17:01
사람 따라 다르지만 몇몇 전도하는 사람들이 말을 정말 잘하긴 합니다.
이게 속에서 이미 거부반응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 아닌, 내가 정말 힘들고 정신적으로 몰려있는 상황에서 사이비가 입 털면 그냥 살살 녹아요. 마치 제 속을 훤히 들여다보는 기분입니다. 그런데 이게 나중에 생각해보면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뻔한 말인거죠. (예를 들어서 요즘 많이 힘든 것 같다, 속에 스트레스가 많은 것 같다, 고민이 많아 보이는데 그걸 표출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 같다 등등... 엥? 완전 나인데? 할 수 있지만 현대인 중에 그러지 않은 사람 찾기가 더 힘들겁니다.) 누구에게 고민 토로 못하고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누가 제 발로 찾아와서 제 고민을 들어주는 겁니다. 여기서 게임 끝납니다. 멘탈이 작살나있는 타이밍에 사이비가 훅 들어오면 웬만한 사람 아니면 절대 못 버팁니다.
20/02/25 18:52
그게 왜 속을 훤히 들여다보는 거 같냐면, 미리 정보를 다 파악하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교회의 경우 미리 보내둔 위장신도(추수꾼)를 통해 타겟이 된 사람의 기도제목, 나오는 예배나 활동 등을 파악하면 이 사람이 무슨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그게 얼마나 중한지 대충 견적이 나오고, 나도 그런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공감을 유도해버리면 안넘어올 수가 없죠.
20/02/25 17:02
이런저런 자료를 보다보니 이건 종교가 필요한 사람(혹은 사람이나 정이 필요한 사람)에게 매력적인 집단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일반인보다 교인 상대로 더 극성을 부리는 것 같구요. 집단으로 움직여서 개인 맞춤으로 감화시키는 능력이 엄청난듯해요.
20/02/25 17:09
이해여부를 떠나 그냥 인간은 완벽하지 않으니까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거나 생기게되는 작은 빈틈/실수/환경 등을 잘 노려서 공략하면 쉽게 무너집니다. 물론 평범한 상황이라면 사이비고 이상한거 뻔히 촉이오지만 인생을 살면서 항상 평범하고 문제없이 흘러가진 않잖아요?
20/02/25 17:14
조건부 종말론을 토대도 세상의 종말 이후에 선택받은 사람에 들기 위해
줄세우기를 합니다. 등수를 매깁니다. 근데 그 순위를 아무도 모른답니다. 그래서 치열하게 점점 더 몰두하게 되는 매커니즘이라고 합니다.
20/02/25 17:17
다단계에 빠져서 못나오는 사람들을 아무리 밖에서 뭐라 해봐야 귀에 안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다단계나 이런 종말론적 신앙의 특징이 교육을 통한 세뇌를 반복적 지속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 반복적 교육에 이성적인 계산이나 냉정한 판단은 들어갈 틈이 없고요.
20/02/25 17:17
매력적이라기보다는 기존 기독교인의 니즈(needs)를 잘 노렸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신천지의 기존 기독교인에 대한 대표적인 포섭방법이 성경공부라지요. 성경, 신앙에 대해 지식을 얻고싶어하는 사람들의 니즈를 잘 노렸다고 생각됩니다.
20/02/25 17:18
https://www.youtube.com/watch?v=2iiCuwq-vM4
CBS 다큐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8부작입니다. 예전에 방영했던 내용이고 요즘 특별편성으로 내보내는 중이라는데 유튜브로 다 보실수 있습니다 4화까지 보고, 왜 신천지에 빠지는지 말한 내용을 기억해보면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성경에서 궁금해하지만 기존 교회에선 그냥 넘어가며 잘 알려주지 않던, 그런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며 접근해서 신천지 교리에 빠지게 한다네요 대상을 정한 뒤 개인사, 유형까지 미리 파악해서 매뉴얼에 따른 맞춤형 전략을 펼친다니 이건 뭐...
20/02/25 17:20
대체로 외로운 사람, 소외된 사람 등을 주요 타겟으로 노리는데 그런 사람들의 심리를 포착하고 이용하는데 능숙하다고 들었네요.
20/02/25 17:54
제 주변에 교회 오래 다닌 친구들이 이런 이유로 신천지 갔다온 케이스가 둘이나 있었는데 "그런다고 어떻게 그걸 넘어가지..?"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몇년전에 여자친구랑 싸우고 진짜 우울한 표정으 잔뜩 짓고 역근처를 돌아다녔는데 한 40대 되어보이는 여성분이 누가 무슨일 있냐면서 접근하더라구요. 제가 무시하고 지나치니까 그분이 엄마같은 목소리로 다급하게 “그렇게 마음속에 묻어만 두시면 안돼요!” 라고 말하는데 마음이 무너지는줄 알았네요 크크 신천지인지는 안가봐서 모르겠지만 직접 들으니 혹할만하다 싶더라구요.
20/02/25 18:48
맞습니다. 요즘의 신천지 같은 경우는 교회 내에 심어둔 추수꾼을 통해서 교회 내 신도 개인정보(보통은 중보기도 요청하는 제목을 통해서 개인의 정보를 파악합니다) 를 파악하고, 그걸 자신의 문제처럼 가장하고 공감을 끌어내는 방식으로 맞춤 상담을 하죠. 제가 좋아하는 추리소설 중에 교고쿠 나츠히코의 '망량의 상자'라는 소설이 있는데, 여기서 사이비 점술가가 개인정보를 미리 확보하는 방식을 신천지가 똑같이 쓰고 있더군요. 그렇다보니 교회 안다니시는 분들이나 이름만 걸어놓고 있는 분은 신천지를 거의 만날 일이 없습니다. 종교활동을 열심히 하고, 개인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신도가 주요 공략대상이거든요.
20/02/25 17:24
제가 경험자로서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에게 속아서 신천지 성경공부를 5개월 정도 했습니다. 무슨 뜻이냐면, 평균적으로 봤을 때 '전도 대상'에서 '신천지 교인'으로 전환되기 전전단계 쯤까지 갔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신천지의 전형적인 전략은 '기존 개신교인'을 포섭하는 것입니다. (1) 개신교 집단에는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true). (2) 성경에는 [해석하기 어려운 대목들]이 많이 있고, 그런 대목들에 대한 기존 교회의 공인된 해설(=교리)에는 다소 모호한 영역들이 있습니다(true). 되도록 무리해서 해설하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까지만 이야기하는 거죠. 이 두 가지를 건드리는 겁니다. (1) 기성 교회에는 많은 문제가 있고 (2) 성경도 명쾌하게 해설해주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을 심어주며 (또는 그런 문제의식을 가진 이들의 필요를 자극하며) '사실은 [해석하기 어려운 대목들]에 대한 [명쾌한 해설]이 가능'하다는 것을 어필합니다. 그리고 그 [해석하기 어려운 대목들]은 많은 경우 [세상의 종말]과 관계되어 있는데, 이들이 제시하는 [명쾌한 해설]의 결론은 결국 [종말은 얼마 남지 않았으며, 신천지를 믿지 않으면 종말의 때에 구원받을 수 없다] 이겁니다. 물론, 이렇게 대놓고 이야기하지는 않습니다. 기존 개신교인들은 신천지 이름만 보여도 마음을 닫아버리니까요. 그래서 아주 천천히 자신들의 성경해석 체계를 주입합니다. 최대한 기존 개신교인들에게 거부감 없는 일반적인 내용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성경을 이렇게 보는 것이 제대로 보는 것'이라고 교육합니다. 자신들의 성경해석 체계가 어느정도 주입되면, 본격적으로 [세상의 종말]과 관련된 대목의 해설을 제시하기 시작합니다. 이 때도 '신천지'라는 이름은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종말은 얼마 남지 않았으며, 제대로 믿지 않으면 종말의 때에 구원받을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죠. 그러면, 지금까지 진지하게 교육을 받아온 사람들은 두려움에 빠지게 됩니다. 뭔가 이상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도, 막상 자기가 직접 성경을 읽어보면 그 말이 맞습니다. 왜냐면 이미 성경을 보는 눈이 신천지의 틀에 맞춰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대목까지 받아들이게 되죠. 나중에는, [사실은 그게 바로 신천지]라는 이야기를 들어도, 이미 강하게 영향을 받아버린 사람들은 마냥 거부할 수가 없습니다. [아니라고 하고 싶어서 성경을 몇 번을 읽어봐도, 성경에도 그렇게 예언되어 있는 걸 자기 눈으로 확인하게되거든요.] 이 단계에서 '아 얘네가 하는 말이 틀리지 않나보다' 하면, [신천지 교인이 되는] 거죠. 일단 종말의 때에 구원 못받아서 지옥가면 안되니까요. 결국, 신천지의 가장 큰 힘이라고 한다면, [종말에 대한 공포]라고 하겠습니다. 교회를 진지하게 다닌 사람들일수록 이런 함정에 빠지기 쉽습니다. 바꿔 말해서, 진지함이 없는데 굳이 그런 수고스러운 과정(수많은 성경공부, 교리에 대한 고민, 특히 종말에 대한 공포스러운 고민)을 감당할 이유가 없습니다.
20/02/25 17:50
와.. 진짜 구체적이네요. 그리고 교회를 십 수년 동안 나가지 않으면서 기독교인이라고 자칭하는 저같은 사람들(....)은 신천지가 꾈래야 꾈 수가 없는 이유를 알겠습니다..
20/02/25 18:53
정말 교회가 성경 대충가르치는건 맞아요...
이름만 걸어놓은 나이롱 기독교인인 제가 성경이야기하면 그게 그이야기였어 하는 케이스가 많은(상대는 기독교 꽤 오래다닌 사람) 물론 진지함은 있지만 찾아서 공부하지 않으면 성경에 대해서 잘 모르는 케이스가 많아요
20/02/25 19:10
제가 한참 아는형 덕분에 교회 나가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교회 권사님위치쯤 되시는분이 성경 1독을 안하신분들도 있을 정도였으니..
물론 설교나 이런걸로 재보면 1독을 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만 지금은 교회다니지않는 저도 그 교회 나가기 전에 성경을 1독했던 적이 있던걸 생각하면 참 웃기는 일이긴합니다..
20/02/25 21:00
저도 부끄럽네요. 줏어들은 건 있다보니 그걸로 대충 그때그때 찾아가며 털긴 하는데 정작 1독은 못하고....
보통 책은 엄청 읽었는데 1독 정도는 좀 해둘걸....
20/02/25 19:52
사실 저게 요한계시록 강론 제대로 된거 하나 들으면 신천지가 뭐라고 하든 방어가 가능한데, 그렇게 까지 하는 신도가 많지 않다는게...
20/02/25 19:54
저는 종말론에 관심이 많아서 좀 보긴 했는데... 신천지 교리가 뭔가 헛점이 꽤 보이거든요
문제는 그들에게 빠졌다면 그리고 사전에 공부가 안되었다면 무조건 뚫릴거라서
20/02/25 21:07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어떻게 잘 빠져나오셨네요. 괴담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신천지에 한번 발을 들이면 스스로 빠져나오기가 정말 어렵다고 들었습니다. 주변사람에 대한 물리적 위협을 가하기도 한다고 들은 것 같은데.. 다행이네요.
20/02/25 17:33
밖에서 보기엔 왜 사기를 당하나, 왜 사이비 종교에 빠지나, 왜 다단계에 빠지나...이해 안 되지만
포섭의 방법도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 포섭해가는거라 막상 당해보면 이래서 당하는구나...싶을 것 같아요 영화 범죄의 재구성 마지막에 반지 사기치는 장면을 보고 저렇게 까지하면 누가 안 당할까 싶었어서요...
20/02/25 19:00
기독교 자체가 인간을 꼬드기고 믿을 수밖에 없는 요소가 가득 들어간 불량 식품이라고 한다면, 신천지는 거기에 더 진화해서 msg 팍팍 쳤으니까요.
20/02/26 09:57
좀 더 정리해서 자유게시판에 새로 글 올렸습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읽어봐주세요~ https://pgr21.net/freedom/84670
22/09/19 16:51
애초에 되도 않은 한낱 인간이 인간무리인 교도들 위에 교주로 군림한다는게 말이 안되죠.
왜 같은 인간이 같은 인간을 교주로 섬겨야 합니까? 왜 인간이 교주랍시고 인간 위에 군림해야 합니까? 너도 인간 나도 인간인데 말입니다. 교주가 존재하면 사이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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