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중후반, 혹은 그 이상 되시는 분들 무슨 재미로 사시나요?
운동도 하고 옷도 사입고 해봤지만 연애 못한지는 10년이 다 되어가고, 일에서 딱히 더 발전해야겠다는 동기부여도 전혀 안 되는 상황입니다.

원기옥 모으듯 몇달씩 참아서 짤짤이로 3박4일, 좀 더 모으면 6박7일 여행을 갔다와도 여행기간은 재밌나 싶지만 집에 들어오는 순간부턴 남는 것도 없는 것 같아 허탈하고, 게임은 30대가 되기 직전 즈음부터 질려서 무슨 게임이든 많이 해도 하루 1시간을 하기가 힘듭니다.
피아노, 기타, 드럼, 보컬 같은 음악쪽 취미는 물론이고 당구, 볼링, 탁구, 스쿼시 등 체육쪽 취미도 가져보려했지만 이걸 하고 싶어서 산다 하는 생각이 들 만한 건 없더라고요.

안락사만 시켜준다고 하면 내일이라도 당장 보내주십사 할 것 같은 재미없는 삶인데 그게 안 되어서 요즈음은 그냥 술을 달고 삽니다. 평균 주 5회 이상, 마실 때마다 소주 3병 가까이 마시는 정도로 매일밤 술에 찌들어 사는데 재미있어서 즐거워서 마시는게 아니고 그냥 어차피 재미 없이 사는거, 술 취하고 좀 빨리 오래 자면 그런 시간이 줄어들까 싶어서 마시는데 이게 별로 도움이 안된다는걸 알면서도 다른 방식으로 무료한 삶을 재미있게 살 만한 게 생각이 안나서 더 서글픕니다.

정신과 상담이 별 도움이 되지도 않았고, 영화나 드라마 심지어 유튜브조차도 행복하고 잘 사는 사람들 위주로 나오니 괜히 한숨만 나와 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나마 지금은 장가 못간 총각 친구들이 여럿 있어서 주말에나마 친구 보는 재미라도 있는데, 타지 발령나서 하나씩 숫자 줄어드니까 더 갑갑하고 압박감을 느끼네요.
운동, 여행, 술, 연애 말고 다른 곳에서 삶의 재미를 느끼시는 분들 있으면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