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세 모쏠 남자입니다.
아싸 너드 덕후 스타일로 혼자서도 잘 사는 남자입니다.
보통 아싸라고 하면 대학생을 지칭할 때가 많은데, 저는 그냥 초중고때부터 아싸였습니다. 어렸을 때도 친구 없이 혼자 놀 때가 많아서 사람들이 많이 걱정하고 그랬습니다. 그나마 중3부터 인간관계를 약간이나마 만들었는데, 그마저도 깊지 않습니다. 대학교에서도 동아리에 하나 들긴 했는데 거기 사람들이랑 알고 지내는 사이 정도입니다.  그래서 연애에도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냥 기회되면 해보자 정도였지. 가까워지고 싶었던 여자도 몇 있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다 안 됐고요.
그런데 어느순간 혼자만의 생활을 넘어서고 싶었고, 게스트하우스 파티에서 여성분들과 수다떨면서 너무 좋은 경험을 한 이후로 갑자기 연애를 하고 싶어졌습니다. 외모가 좋지 않은더라, 친구 조언따라 다이어트하고 패션 가꾸고 있어요. 느리게나마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 사회복무중이고 곧 전역하는데 전역하면 많은 활동을 하면서 주변 여자들과 가까워질 생각입니다.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저도 연애를 하는 날이 올지 모르지요.  

근데 문제는 위에서도 언급했듯 제가 사회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겁니다. 외모는 고친다 쳐도 이것만은 못 고치겠어요.

우선 인맥이 극도로 소수정예고 지인이나 친구간의 만남은 두달에 한번 꼴로 교류가 정말 적습니다. 카톡도 뜸해서 오랫만에 생각나면 하는 수준이고. 또 제가 일상적인 가볍게 하는 대화를 거의 못 합니다. 오랫만에 만나서 근황 묻고, 특정 주제로 대화하는거야 사교성 낮은 저도 잘 하는데, 캐쥬얼 토크 가면 영 젬병이고 더럽게 재미없게 합니다. 머리속이 특정 주제로 가득차 있다보니 일상적 이야기는 부실하고 말주변도 없거든요.
또 너드 덕후 책벌레로서 특정 분야에 관심이 편중돼 있는데, 그게 같이 토론하기엔 어렵거나 골치아프고 혹은 마이너한 게 많습니다.
다 한번 꼽아보자면....
1. 국제지리와 지정학 2. 독서(논픽션) 3. 클래식 음악 4. 자전거 5. 국내지리와 국내여행 6. 철도

어느 사이트에 '관심있는 남자가 이런 취향이면 어떨것 같냐'고 물어보니까 '연애엔 관심 있을까 싶은 남자다'하는 답변이 많더라고요. 보면서 많이 찔렸습니다. 여자들에겐 좀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취향이죠.
예를 들어 1.을 주제로 이야기를 하려면, '이란과 사우디의 중동 패권경쟁' '러시아와 기후변화' '아프리카의 인구폭발은 재앙인가?' 같은 주제를 가져와야 합니다. (참고로 셋 다 제가 어느정도 아는 주제입니다) 그런데 이런 주제로 길게 이야기를 주고받을 여자가 몇이나 될까요. 연예인 가요 같은건 하나도 모르는데 이런 분야만 관심있어하는 남자를.

연애를 하기 위해 고쳐야 할 건 고칠 건데, 정체성의 큰 틀을 망가트리면서까지 연애를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가 연애를 할 수 있을까요?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