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트할 잠재력을 '제 시각'에서만 보자면 높이 보지 않아요. 그러나 이건 까놓고 말해 전-부 뇌피셜에 불과합니다. 그냥 노골적으로 말해서 프로도 아닌 인간들의 재미로 하는, 유흥으로 하는 좁은 시야에서의 평가에 불과한거에요. 저는 역대 16 잼구처럼 프로로서 완전 0점인 선수는 본적이 없어요. 지금 트할이 아무리 역대급이라도 최소 A급 이상 선수들 4명을 지옥으로 끌고가던 16 잼구(잼구상태일때)만한 선수는 아마 프로씬 역사상 나오지 않을거라 단언할수 있어요. 그러나 그 잼구도, 물론 지금도 많은 분들은 동의하지 않는것도 인정하지만, 어쨌든 바뀌었어요. 정글이라는 포지션의 기복을 고려한다면, 그리고 지금 슼 라이너가 예전 그 슼라이너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아마 서머 1라 말-2라운드의 블랭크는 다른 팀에서 이정도 퍼포먼스를 보였으면 엄청난 고평가를 받았을거라 생각합니다. 동선부터가 그냥 달라요 예전 잼구시절과는.
결국 가능성이라는 것도 결과론에 많이 수렴하게 됩니다. 트할이 지금 보이는 면으로서는 기대가 안될수밖에 없지만 트할이 재능이 있다 없다를 판단해서 기대한다는게 아니라, 그래도 나아지고 있는 부분은 있다고 생각해요. 미진하고 미숙해서 성에 안차고 안타깝고 화도 나는거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속된말로 쓰레기 취급해서도 안되는거죠. 어떻게 하면 이 선수가 더 발전할 수 있을지 본인과 코칭스탭이 계속해서 노력하고 연구하고 그러면서 나아지길 바라는 거구요.
만약 BBQ나 MVP, 진에어 같은 팀이 그렇게 한다면 이해하겠습니다.
(이 세 팀을 비하하는 게 아니라 팀에서 지원해주는 규모, 그동안의 역사, 그밖에 여러 가지를 총합해서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러나 SKT는 그런 팀이 아니지 않나요?
하, 계속 꾸준히 좋은 성적(최소 롤드컵 진출)을 보여줘야 하는 팀인데...
저렇게 기다려줘도 될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애초에 트할 데려온다고 했을 때부터 "아니, 얘는 도대체 뭐야?"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축구로 치면 레알 마드리드 같이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매번 노리는 구단이 호날두 나간 뒤 뜬금없이 베일이나 아자르 같은 S급 선수가 아니라 저기 어디 이름도 못 들어본 유럽 하위 리그에서 뛰는 A라는 선수 데려온 느낌이었거든요.
전 기본적으로 페이커나 뱅은 개인기량이 문제라고 보지 않아요. 물론 전성기만큼 다른 선수들에게 확실한 우위를 점할수 있다 뭐 이런건 아니지만 충분히 환경이 갖춰지만 얼마든지 활약할수 있는 선수들입니다. 그런데 피지알은 아니지만 슼팬덤내에서도 그냥 이기면 다 고평가하다가도 지면 다 후려치고 이래서 짜증스럽더군요. 잼구 못박고 까는거랑 비슷한 이치죠. 애초에 아프리카전 뱅의 뇌절도 피레안 폼이 급락하는 바람에 본인이 뭔가 만들어야 된다는 그 페이커 비슷한 방향의 뇌절이었어요. 결국 본인의 대실책이지만 그게 왜 그렇게 되는지는 일종의 논리적 이유를 찾을수 있는거였죠. 사실 원딜이 그런짓하면 안되는거지만요.
여튼 저는 선발전에서는 블랭크 지금폼+페뱅울 떡상+트할 발전 이정도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거 아니면 롤드컵 못간다고 봐요.
말씀하신 선수를 계속 데리고 가냐 마냐의 문제는 사실 이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올시즌과 관련된 말은 아니죠. 트할이 떡상한다고 한들 내년에 이 선수를 믿고 그대로 갈수가 있겠어요? 그래도 탑 매물을 알아보겠죠. 그러나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고, 시즌 대부분을 망친 이상 리빌딩 여론이 나오는것도 당연하지만 마지막 기회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응원하고 용기를 북돋아주는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못하니까 욕은 할수도 있죠. 하지만 그건 경기직후 얼마간만. 다시 그래도 발전할수 있게 희망적인 이야기 해주는게 팬이라고 봅니다. 선수들도 커뮤 은근히 많이 보니까요.
원래 뭐든 단박에 해결되는건 없죠. 더욱이 슼은 올해 준비도 제대로 안됐고 서머시즌에서도 시즌 준비부터 부실했으니 이번 시즌에 바로 개선된다는건 과욕이다못해 오만이었어요. 그래도 2라운드때 많이 발전했다는건 나름의 성과죠. 어찌보면 벼락치기에 가까운 방향의 발전이었으니.. 피드백을 아무리 한다고 해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진동폭이 클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서 고쳐지길 바래야죠. 전 진짜 김정균부터가 과거 그 독기를 되찾고 선수들 채찍질 했으면 좋겠어요. 그 패치노트 사건도 선수잘못이 1차적이긴 하다고 해도 코칭스탭은 대체 뭐하고 있냐는 욕이 나온일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