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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07 22:59
10/09/07 23:06
아직도 기억납니다 피곤한 몸 학교에서 밤늦게 돌아오던 지하철 입구앞 멀쩡하게 정장 빼입으신 중년남자 한분이 오천원짜리 지폐하나 두손으로 잡아드시고 쭈그려앉아서 정말 서럽게 엉엉 울고계시던 모습을
........그런데, 그게 신기한 일이 아니었던 그때를,
10/09/07 23:04
근데 머 저게 정부의 삽질도 영향을 끼쳤을테지만
기업의 문어다리식 운영에 막 지르다 보니 결국 한방에 무너진거고 외국 학자들은 계속 동아시아의 발전은 허구다 라고 말하며 동아시아의 발전은 소비의 증가에 따른 포장일뿐이다 라고 말했는데 결국 IMF 직격탄크리; 일설에는 머 이래저래 해외작전세력의 공세 한방에 덜여문 한국에 망가졌다는 이야기도 있고 근데 이건 옛날 이야기라 상관이 없는데 아직도 힘들다는게 문제
10/09/07 23:10
IMF터지기 3일전이 제 생일이었는데..
난생 처음으로 나이키 신발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부모님도 어려운 형편에 아들 10살 생일이라고 사주신 건데.. IMF터지고 나니까 많이 부끄러운 마음에 신고 다니지도 않았네요.. 저들 말 때문이면 우리 부모님떄문이네요. 아이고....
10/09/07 23:08
IMF 이후로 모든게 변했습니다.
아버지가 아들의 손가락을 잘라 보험금을 타내려했고 생활고에 시달린 가장은 스스로 자기발목을 잘라 보험금을 타려 했습니다. 부실대기업이 무너지자 건실한 지방중소기업들이 유동성 위기를 맞아 차례차례 넘어갔습니다. 노가다판에는 자리가없었고 애끓는 심정으로 애들학원도 보내지못하는 가정이 늘어만 갔습니다. 도대체 국민들이 뭘 잘못한겁니까 대기업 겁대가리도 없이 자기자본 2배 3배까지 빚내서 놀다가 금융위기 오니 쓰러진거 아닙니까 세계에서 가장 근면하게 일하고 노동강도가 세계최고로 높은 나라에서 도대체 국민이 뭘 더 어떻게 해야 되는겁니까. 아.. 진짜 정말 악몽이네요
10/09/07 23:20
저 당시 전 고등학생이었습니다.
수학여행이 취소되었고, 급식비를 못 내는 학생들이 속출했고, 우리집 망했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리는게 어색하지 않을 정도였죠. 흡연하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뜬금없는 '솔'열풍이 불기도 했죠;; 저기 높으신 양반들도 큰 피해를 입긴 했지만,(사실, 자업 자득이었죠) 진정 직격탄을 맞은건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던 서민들이었습니다. 일을 벌여놓은 양반들이 이제와서 한다는 말이....참나.
10/09/07 23:16
죄인들이 반성을 안 하고 큰소리 떵떵 치고 있는 더러운 나라가... 오늘날의 대한민국이죠.
가끔 이 세상에서 앞으로 '진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10/09/07 23:23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분식회계 사건이라고 하면 흔히 엔론사 사건을 꼽습니다. 당시 분식회계 규모는 2조원 가량. 대단한 규모죠.
그런데 IMF당시 대우그룹의 분식회계 규모는 "41조"였습니다. 당시 우리나라 정부 1년 총예산의 반절 가량입니다. 개인적으로 왜 이것이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사건이 아닌지 궁금합니다. 제가 보는 IMF의 근본 원인은 대우입니다. 대우가 IMF를 불렀다는 것이 아니라, IMF에 휘청거리던 국내경제에 치명타를 날린 것입니다. 한보가 먼저 무너져서 한보가 IMF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렸습니다만.. 우리나라를 생지옥으로 만든 원흉과도 같은 것이 대우입니다. 회계장부만 믿고 한국의 주요 은행들과 종금사, 신용금고가 엄청난 돈을 빌려줬었는데, 알고 보니 돈이 없었던 것이죠. 대우를 살리기 위해 9조 2천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되었습니다. 공적자금이래 봐야 정부 돈이고, 곧 국민들의 세금입니다. 사실 이 돈은 정확한 분식회계 규모를 모른 채로 투입된 자금이었죠. 41조라는 금액을 처음부터 알았다면 애초에 포기해버렸을 것을... 비단 대우뿐 아니라 은행돈을 무분별하게 끌어다 쓴 회사들이 외환위기로 환율이 급등하자 해외에서 돌아오는 어음을 막을 만한 유동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연쇄 부도를 내고, 결국 도미노처럼 수많은 기업들이 쓰러져버렸습니다. 실업자가 폭증하고 소비심리, 내수경기가 연쇄 위축되며 더 많은 기업이 문을 닫는 악순환.... 이때 아르헨티나처럼 나라가 확 망해버리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아실 만한 분은 아시겠지만 아르헨티나는 한때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국이었습니다.) 김대중 정부는 얼어붙은 내수경기를 살리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카드사의 신용발급 기준을 낮추었습니다. 직업이 없어도, 당장 현금이 없어도 무조건 카드가 발급되었고, 그 결과 상당한 내수를 이끌어내 경기회복에 기여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로 상당히 많은 신용불량자가 양산되어 노무현 정부 때 카드사들이 흔들리고 지금까지 악영향이 있지만.. 그 당시에는 최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그렇고 참 OECD 가입했다고 흥청망청거리다가 나라가 폭삭 망했다니 무슨 동화 같은 이야기를 교과서에 써 놨네요. 국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OECD에 가입했나요? 김영삼의 치적 만들기였지. 위정자들의 잘못을 국민들에게 돌리다니 분통이 터집니다.
10/09/07 23:24
한보철강 넘어가고 제 고향도 안드로메다로 갔죠. 다 잘리고 공허하게 남은 철강부지에.....
오락실은 100원에서 200원으로 급상승 하고 그 쪽에 있던 상권은 다 무너진걸로.... 아버지는 그래도 다행히 계속 회사에 다니셨지만 언제 퇴직당하실지 모르는 상황이었구요. 근데 교과부는 '이 모든게 국민때문이었다'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칠 생각이군요-_-;
10/09/07 23:27
아버지 사업때문에 빌린 달러 갚느라
그당시의 도곡동 아파트를 싼값에 팔았었죠 절대 안팔려고 했었는데.. 달러가 저 지x로 올라가서.. 지금 도곡동 아파트 시세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10/09/07 23:38
그당시 초등학생이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은 언제 부모님이 직장에서 해고될지 모른다고 항상 무서워했습니다 -_-
실제로 부모님이 해고된 아이들은 학교에서 울기도 하고요. 특히 그때 선생님 몇분도 명예퇴직 하시게 되면서 더 불안했었죠 -_- 그 당시 생각하면 정말 아버지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10/09/07 23:50
저는 이때당시 9~10살이었는데
이쯤에 영어학원에서 외국인강사에게 시험잘봤다는 선물로 3달라정도받았었는데 환율오르는것보고 엄청 좋아했었던 기억이.... 그리고 부모님이 집에있는 금 파실때 우리집 부자되는줄알고..... ㅠㅠ
10/09/08 00:30
IMF몇주년 역사스페셜 IMF를 재조명한다 뭐 이런 다큐 누가 안만드나요?
우리나라 근대사에 정말 큰 역사적 사건인데 다큐하나 안만드네요
10/09/08 01:08
IMF 이전과 이후의 한국이 너무 다르다는 느낌이 듭니다.
우습게도, 지금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은 지금의 어려움이 10년간의 민주계열의 집권 때문이라 생각한다는 겁니다. 주객전도도 이런게 없는거죠. 독재정치 아래에서 정치적으로 억압받았지만, 지금보다 살기 좋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지금 어려운 것이 당시의 일들의 후폭풍이라는 것은 싹 배제합니다. IMF에 의해서 우리나라 경제구조가 얼마나 많이 번했는데요. 아... 정말...
10/09/08 01:11
저당시.. 잠깐 미국에서 살았는데
출국할땐 환율이 800원이였는데... 들어와보니 환율이 1200이길래 와 엄청 올랐네.... 잠시후 2000원-_-;;;;;;; 진짜 지금 생각해도 타이밍도 이런 타이밍이;
10/09/08 02:41
예전 학교과목에서 팀별과제가 현직대통령 두명을 조사하는 것이었는데 그중에 김대중 전대통령을 조사했습니다. 그걸 조사하는 과정에서 IMF극복은 하돼 부작용이 많아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이걸 다시 보니 IMF체제를 극복했다는 것 만으로도 조금은 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도 될 꺼 같군요.
10/09/08 21:47
97년 7월... 제 가족은 이민을 갔습니다. 부모님께서 가진 재산 거진 몽땅 달러로 바꾸셨던 걸로...
그리고 그 해 12월 달러가 치솟기 시작하는데....
10/09/08 22:21
위기가 곧 기회라,
아시는 형님이 중딩때 부터 아버지의 엄격한 가르침 속에 스스로 학비를 벌어 생활 하신분이 계신데 (집이 못살지도 않아요 -_-) (생활력도 강하신..) 학원 강사 하면서 모은 돈으로 IMF 크리 터진 후에 L모 텔레콤 주식 왕창 산 다음에 대박 크리 터져서 자산 20억 덜덜덜 존경 스럽더군요 돈이 많은 것이 아니라 호기를 놓치지 않고 두 손 가득히 붙들 수 있는 강인한 결단력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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