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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02 14:05
갠적으로 에반게리온 같은것도 유사한 맥락 아닐까 싶습니다.
그냥 천재적 감각이었든 철저한 공부와 집념의 산물이든간에 뭔가 당대에 먹힐만한 요소들을 다소 논리를 비약해가며 기가막힌 시너지로 꿰어놓은걸 오타쿠들이 무서운 집념으로 최대한 말이 되도록 엮어낸것이죠. 다뤘던 요소들이 오컬트계의 근본, 적통같은 것이라 설정모순을 뚫어낼 우회루트를 찾아내는것이 기적적으로 가능했던거 아닌가 싶어요
24/02/02 13:59
딱봐도 붉은사막이 저 꼬라지 나고 있죠. 게임 플레이의 방향성을 확실하게 픽스한 다음에 시나리오든 시스템이든 구축해야 하는 건데, 트레일러 나올때마다 방향성이 휙휙 바뀌고 있는게 보여요.
24/02/02 14:05
지금 그걸 제일 잘 보여주는게 팰월드죠.
시나리오고 뭐고, 시스템 섞어섞어 한게 눈에 보이지만 그게 너무 재미있으니까요. 어차피 시나리오도 딱히 없는 게임이고... 이 팰월드에다가 어떤 시나리오 만들어도 기존 경험을 해치지 않으면 그냥 재미있을겁니다.
24/02/02 14:05
매체가 게임이니 게임을 우선해야죠.
그걸 반대로 하겠다는 건, 이를테면 랜덤으로 단편소설을 꺼내와선 그걸 고대로 가사로 써서 노래를 만들겠다고하는 꼴이니 기획적으로 봤을 떄 예산과 시간을 낭비하기 가장 좋은 형태입니다.
24/02/02 14:08
게임마다 다르죠
애초에 한국이야 시나리오 기반 게임을 만들질 않으니까요 근데 똘3도 검은방인가? 시나리오 기반 게임 만들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시나리오 따로 탈출할 방 따로 만들었나 보군요
24/02/02 14:12
그것도 그렇긴합니다.
힘들다 뿐이지 진짜 천재적인 설정,세계관을 짤수있다면 오히려 세계관에서 트렌드를 창출할만한 플레이를 만들어낼수도있겠죠 근데 그런케이스가... 데스스트랜딩 말고 또 어떤게 있으려나요 제가 견문이 좁아서 잘모르겠네요
24/02/02 14:41
인디나 어드벤처 장르쪽에 많죠
림보/인사이드나 스탠리 패러블 등등 일단 장르를 정하고 씬/테마 세계관을 붙이는 식인데 씬/테마/세계관에서 장르에 필요한 플레이들이 나오는 거고요
24/02/02 14:18
똑같습니다. 시나리오 위주의 게임도 시나리오를 어떤 게임플레이로 보여줄것인가? 를 정하고 시작해야하거든요.
만약 그 플레이 방식이 비주얼노벨같은 방식으로 결정되면 그때 시나리오 위주 게임이 되는거죠
24/02/02 14:44
저는 시나리오 위주 게임은 그건 처음에 기본 장르 결정하는 단계에서 끝난다고 봐서요 기본 장르를 결정하고 시나리오 확정 난 다음 이제 필요 플레이가 도출 되는데/
기본 장르 하나 결정 난다고 시나리오 없이 모든 플레이 기믹들이 도출 되진 않으니까요
24/02/02 14:28
시나리오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서 MMORPG 게임을 만들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LOL 같은 전장을 만들려고 든다던지, 스타일리쉬 액션 게임을 만들고 있었는데, 갑자기 카드 수집 같은 컨텐츠를 넣으려고 한다던지, 스토리 미는걸 메인으로 하는 게임을 만들고 있었는데, 미니게임 같은 컨텐츠를 넣으려고 한다던지.. 게임의 방향성과는 전혀 관계없이 뭔가 그럴싸해보이는 건 다 집어넣고 비비려고 드는 기획자들이 의외로 많아요.
24/02/02 14:39
그래도 그런 장르간 믹스가 꾸준히 시도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긴합니다.
물론 개나소나 팰월드 만들수는 없으니 능력, 의지가 충분한 곳이어야 하겠죠 그런점에서 넥슨이 참... 안타깝네요 뭔가 만들어내는 족족 안먹힐거같은 것들만 나오고있어요 그나마 크게 건질수있었을 닼닼도 그꼴이 나버렸고 말이죠
24/02/02 14:51
장르간 믹스조차도, 우리 게임은 이런저런 장르가 믹스된 게임이다라고 딱 정해놓고 가면 괜찮긴 합니다.
말씀하신 팰월드도 그렇고, 대표적으로 용과같이 시리즈만 해도 별별 장르가 다 믹스돼있긴 하죠. 근데, 처음 개발할 때 방향은 안 그랬는데, 쭉 만들어가다가 저렇게 뒤틀려고 들면 진짜 다 꼬여버리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달리기를 못해도. 천천히 걸어서라도 마라톤을 완주할 수는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하지만, 아무리 빨리 달려도 골인지점이 계속 바뀌어버리면 완주가 불가능하다.
24/02/02 14:55
오 비유가 많이 와닿네요,
동의합니다 그런 확장성을 염두에 두지않고 쌓아왔는데 중간이나 막판에 이것저것 더얹으려다가 망한꼴이 성공케이스보다 훨씬 많은법이죠
24/02/02 14:48
대표적으로 넷마블 방준혁회장...
넷마블이 퍼블리싱만 할때는 잘나가다가, 인하우스로 돌아선 이후에 다 말아먹고 있는게 이유가 있죠. 크크크..
24/02/02 14:30
근데 모르겠습니다. 전 진짜 이럴거면 이거 왜 게임으로 만들었냐 싶은 게임 ( 구체적으로 예시 하나 지정하자면 투더문, 좀 더 나아가면 아예 창세기전 까지도 )
같은게 '스토리만'이 아니라 '게임으로써' 고평가 받는 걸 본 입장에서 댓글이나 본 글이나 이렇게 맞는 말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왜 저게 고평가 받은거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24/02/02 14:45
투더문은 시나리오를 '매우' 잘 만들면 다른 부분의 아쉬움을 어느정도 커버가 가능하다는 예시긴 하죠.
창세기전도 그걸 입증하는 예외인데 스토리가 분명히 똑같음을 알고 있음에도 어느정도로 게임성이 아쉬울지에 따라 팬들의 희비가 갈리는 모습을 최근에 우리는 보았..
24/02/02 14:53
어우 근데 투더문은 저에겐 다른 부분이 아쉬운 정도가 아니라 그냥 고통이었어서
예전부터 꾸준히 했던 비유인데 드라마, 혹은 연속극인데 다음 화 보러면 영문도 모른 상태로 팔굽혀펴기를 20회 해야하는 느낌이였습니다. 창세기전이랑 비교하기도 그런게 창세기전 전투가 참 전략성 엿바꿔먹었어도 그 전투를 해야하는 당위성은 시나리오 상에서 확보하는데 투더문은 잘 모르겠더라고요.
24/02/02 17:04
본문의 요지는 '게임성의 중요성' 보다는 '게임의 형태에 맞춰서 스토리를 얹어야 효율적인 기획이 된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투더문 역시 '플레이어 캐릭터를 직접 움직이는 시나리오 몰입 쯔꾸르류 게임, 게임적 요소는 최대한 단순화'같은 기획 위에 시나리오를 덮어서 나온 게임이라 봐서 본문의 분석은 이 케이스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투더문의 스토리가 게임이라는 플랫폼을 떠나서도 빛이 날 것이냐를 생각해보면 전 부정적이기에...) 창세기전도 마찬가지로 게임 파트의 완성도는 미흡하지만 SRPG라는 골격에 시나리오를 얹는다는 방향성은 계속 유지했으니 기획적으로 틀어진 적은 없었다고 생각하고요. ...아, 생각해보니 템페스트에선 좀 빠그러진 것 같기도 하네요 크크. 저도 개인적으로 게임플레이가 시나리오 떠먹는 스푼이 되는 형태는 취향이 아니긴 한데, 게임의 장르가 사실상 스토리밖에 없는 사운드노벨부터 게임 요소밖에 없는 리듬게임까지 다양하다보니 '게임으로서'의 평가를 어느 지점을 기준으로 해야할 지가 애매하고 어쨌든 고평가를 받는 게임들은 대개 그 나름대로의 장르적 설득에 성공한 케이스니(그게 설령 라이트 게이머 대상일지라도) 이를 두고 '게임으로서는 수준이 떨어진다'고 평가는 것도 어찌보면 지엽적인 지적이 될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24/02/02 14:37
근데 요즘 서브컬쳐겜들은 설정이 더 중요하고 우선시 되는거 아닐까 싶습니다
솔직히 니케 명일방주 말딸 블아같은거 게임성으로만 보면 구닥다리 방식인데 스토리나 세계관이 좋아서 대히트 하잖아요
24/02/02 15:04
십덧겜들은 스토리나 세계관보다는 캐릭터메이킹이 중요하고, 그게 잘 됐으면 사실 뭘 해도 됩니다.
당연하지만 이 캐릭터 만드는게 아무나 되는건 아니고요...
24/02/02 14:53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같은, 아예 인터렉티브 무비 스타일의 게임도 있긴 하니까요.
그렇다고 디비휴가 재미없는 게임이었냐 하면, 그건 아니긴 하요. 흥행 성적도 좋았고.
24/02/02 15:34
이젠 게임이 정의하는 영역이 너무 넓어서 뭐.. 비주얼 노벨류나 모바일 스토리 겜 같은 경운 사실 게임성보단 시나리오 작가나 케릭터 디자인이 더 중요한 경우죠
24/02/02 16:50
시나리오가 정말 좋으면 소설이나 영화로 만드는게 낫죠. 둘과의 차별점을 어디에 두느냐는 결국 조작성이니 그쪽에 중심을 맞추는게 더 합리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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