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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3 05:12
실제로 본인이 말한 쿨병 걸린 시점에서는 어떤 사안에 대해 미리 결론을 내려놓고 글을 포장하려해서 글이 이상하게 빙빙 돌아가곤 했습니다.
저 속내를 털어놓은 글 시점부터 얼마 뒤 병으로 고생을 한 뒤에는 사람이 그전에 비해 많이 달라진게 보이죠. 세상을 대하는 자세같은게.
20/04/13 07:18
저건 아버지의 자기 정당화는 아닌듯 합니다.
최소한 그런 의도는 아니었겠죠. 허지웅이 바란건 "나는 너를 사랑했다" 라는 한마디였는데. 아버지의 말중 [덕분에]에서 핀트가 나간거죠. 아버지 덕분이라고 말하지도 않았지만.. 결국 상황이 아버지 덕분에로 귀결됨으로 자기가 힘들게 살아온 날들 조차 니 덕분이었냐라는 생각이 들고 그게 역린을 건드린거죠. 그리고 그를 통해 자기가 "덕분"이라는 감정을 혐오하는 모습을 발견한 그런 글이죠.
20/04/13 10:32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면 [덕분에] 라는 말을 쓰면 안 되죠.
덕분에 라는 말을 허지웅 씨가 쓰면 모를까, 아버지가 썼다는 것은 내 덕분에 라는 정당화 의도를 넣으려고 사용한 거죠. 가해자에게는 그게 별거 아닌 단어겠지만, 피해자에게는 그게 큰 충격으로 오는 법입니다.
20/04/13 10:49
애초에 [아버지 덕분에로 귀결]되는 것이 그토록 꺼림칙했던 이유부터가 그걸 자기 정당화로 느꼈기 때문이죠.
덕분에로 귀결되는 대상인 아버지가 그럴 만한 인간이 못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겁니다. 작자가 느꼈던 바도 그게 맞고, 아버지의 발화 의도도(그 의도가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간에) 그게 맞다고 보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컨대 '내가 잘못은 했지만 내 잘못으로 인해 그럭저럭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느냐'를 느끼긴 했을 거란 얘기죠. 사실상 아버지가 의도했던 것도 이와 크게 다르진 않을 거라고 보구요. 그리고 그건 자기 정당화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는 것입니다. 말씀하려는 바는 알겠습니다만 애초에 자기 정당화를 논리적으로나 인과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자기 정당화에는 내적인 논리와 인과성이 존재합니다. 헌데 작자가 그걸 부정하려는 게 무슨 이유겠습니까? 그 내적인 논리와 인과성을 성립시키려는 발화자가 부정한 인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그런 부정한 인간이 쓰는 논리와 인과성을 그렇듯 부정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겠죠. 거기서 우리는 타자의 '자기 정당화'라는 것을 느끼곤 하는 겁니다.
20/04/13 03:09
거절당하는게 싫은건 아니지만 저도 남의 도움 안 받고 사는 주의라 순수한 호의도 거절하고 그러다보니 오해도 사고... 뭐 그렇습니다.
부럽네요. 저렇게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남에게 들려줄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게요. 가끔 너무 힘들고 답답할 때 말도, 글도 나오지 않아 슬픕니다.
20/04/13 03:45
허지웅씨 글이 현학적인 것도 있었지만 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꽤 많은 글을 써온 사람이고, 아마 그런것들만 큐레이팅이 돼서 돌아다녔겠죠.
이글 쿨타임 돌때마다 보는데 참 좋아요. 뭔가 새벽하고 잘 맞는 느낌입니다.
20/04/13 04:47
http://mlbpark.donga.com/mp/b.php?m=search&p=1&b=bullpen&id=201911240037903970&select=stt&query=%ED%97%88%EC%A7%80%EC%9B%85+%EC%9D%B8%EC%8A%A4%ED%83%80&user=&site=donga.com&reply=&source=&sig=hgjjSY-gihjRKfX2hgj9SY-ghhlq
제가 젤 좋아하는 허지웅 씨 글은 이 인스타 글입니다. 왠지 저 블로그 글의 연장선상인 것 같네요. 저 때보다 좀 더 어른이 된 것 같지요? 저도 허지웅 씨처럼 어른이,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걸 요즘 느끼고 있습니다.
20/04/13 07:31
그런데 왜 그렇게까지 자식이 미웠을까 궁금하긴하네요. 자식 학비에 쓰라고 나오는 지원금도 슈킹할정도로. 성인은 안 도와준다는 마인드는 이해할수도 있는데 학비로 쓰라고 나오는것도 가져가는건 조금 다른 이야기니...
20/04/13 08:36
가져간 것도 아니고 신청을 안해준겁니다.
신청하면 회사복지로 그냥 나오는 돈인데 그걸 안해준거... 추정하자면 전부인 자식(?)과 공식적, 서류적으로 엮이기 싫다 이런 생각이 아니었을까 싶기는 한데, 공짜지원도 거부할만한 이유는 본인만 알겠죠..
20/04/13 09:47
"Some people are born on third base and go through life thinking they hit a triple."
"어떤 사람들은 3루에서 태어났으면서도 자신이 3루타를 친 줄 알고 살아간다." ㅡ 베리 스위처(Barry Switzer) 미국의 전설적인 미식축구 감독이 한말이라고 하네요. 전 지금까지 야구선수 중 한명이 한말로 알고 있었는데 아니었네요.
20/04/13 09:00
허지웅 글이 안좋다 하는 사람들은 다 낙서하듯이 쓴 트윗글보고 그러더라고요. 이 글 포함 돈받고 정식 기고하는 글들은 다 깔끔하게 쓰여졌고 잘씁니다. 시점과는 상관 없이요.
20/04/13 09:25
허지웅 인생 필력
여태껏 쓸데 없이 힘들어가고 쿨한걸 어필하려는 그 특유의 테이스티가 있었는데 진짜 이글은 술술술 넘어가네 똑같은 인간인데 역시 멘탈이 중요한듯
20/04/13 09:38
본인이 가면을 내려놓고 허심탄회하게 쓴 첫 글인거 같네요
이 이후에 병고를 겪고서는 특유의 쿨내나는 척하는 느낌이 사라진 담백한 사람이 된 듯
20/04/13 10:13
본래 허지웅은 작가입니다. 마녀사냥 출연이 독이 됐던건데, 확실히 큰 병이 심경의 변화가 많이 왔던 것 같네요.
20/04/13 10:13
아버지란 인간이 정말 못된 사람이네요
허지웅은 그냥 자기가 어릴때부터 겪은 부모라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를거 같아요 자식이 저렇게까지 미울일이 뭐가 있을까요 그래놓고 나중에 한다는 소리가 그덕에 잘산다니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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