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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04 00:40
저 자료만 놓고 평가하면 개인리그 다전제에 출전하는 저그들의 수준이 다른 저그들보다 많이 높다는 뜻이 되겠죠. 타종족에 비해서 말이죠.
18/09/04 00:52
흔히들 '프로리그는 져도 뒤가 있는 양산형 무대지만 개인리그는 지면 뒤가 없는 진검승부 자리다'라는 관념이 퍼져 있는데 저는 정반대라고 생각합니다. 프로리그는 한 경기만 지더라도 자신의 패배에 대해 책임이 돌아오고 코칭스태프로부터 질책을 강하게 당할 수 밖에 없었던 단두대 매치였지만, 개인리그는 연습시간 외의 자유 시간에 각자 알아서 준비하며 팀으로부터 실적 강요도 받지 않았던 보너스 스테이지였죠. 그 어느 팀도 개인리그 연습 시간을 따로 보장해주지 않았다고 할 정도니.. 막말로 프로리그에서는 자기 꼴리는대로 했다가 지기라도 하면 코치들에게 빠따 맞을 수밖에 없으니까 책임 회피를 위해서라도 사전에 코칭스태프가 지시한대로 안정적이고 계획적인 방식으로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지만, 개인리그에서는 한 경기 진다고 해서 탈락하는 게 아니라 그 다음 세트가 있고 떨어진다고 해도 본인이 아쉬운 거지 처벌이 따로 있던 것이 아닌데다 밥그릇이 달린 본업도 아니기에 한 두 경기 정도 부담없이 도박을 할 수 있었죠. 이런 개인리그 다전제의 특성은 다른 종족보다 저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었고요. 저그는 라바를 병력으로 전환하는 타이밍만 달리해도 게임 운영을 선회할 수 있는 종족이니까.. 상대와 똑같이 덩치 불리기 싸움하면 해처리보다 게이트/배럭스가 먼저 완성되고 늘어나기 때문에 저그가 드론만 째다가 해처리와 체제가 채 완성되기도 전에 두들겨 맞고 끝나는 결과가 나오지만, 그 시점에 저그가 있는 라바를 모두 끌어모아 쇼부를 쳐 버리면 순식간에 10~20게이트에서 병력을 생산하는 효과가 나서 단발적인 폭발력과 응집력이 극대화되죠. 그래서 저그 플레이어들이 대체적으로 물러설 곳이 없어 도박수를 두기에는 부담이 큰 단판 승부에는 약했지만, 한 경기쯤 모험을 해도 여유가 있는 다전제나 조별 라운드 로빈 풀리그, 더블 엘리미네이션 승부(듀얼 토너먼트 같은)에는 강했다고 봅니다. 실제로 07 이후 프로리그에서는 저그가 최약체 종족이었지만 양대 개인리그에서는 최강 종족이었죠.
18/09/04 10:01
이거 좀 재밌는 이론이긴 하네요 크크크
프로리그에서는 유독 이상한 테란/토스의 한타 쳐맞고 지는 저그가 많긴 했습니다. 제가 여태 본 그 뻘판단 중 상당수가 눈치보다 난 참사라면 묘하게 말이 되네요. 심지어 이제동조차 화승 먹여살리던 시절에 감독 코치한테 '왜 준비한데로 안했냐' 듣던 때였으니 말 다 했죠.
18/09/04 14:23
전 그런점보다는 내가 상대를 선택가능하다 라는 점때문에 동의가 안가네요..
리그의 시드권자에게 주어진 권리.. 제한적이지만 그렇게 사용해서 매칭종족과 상대를.고르던 걸 생각하면 으음.. 예를 들어 오드아이에서 이영호를.상대로 이제동이 노스포닝 3해처리.도박수 던졌을때.. 성공해서이겼습니다. 그런데 이건 개인리그라 널널해서 그런게 아니라 노답이라 그런수를 둔거 아닌가요? 프로리그였다면 이제동 대신 다른 종족을 냈을테니 저런 수를 쓸 이유가 없죠. 뭔가 전후관계가 잘못된거 같아요. 프로리그가 회피불가능 하면 댓글에 동의할수 있으나 맵과 상대를 보고 회피가 되니까요..
18/09/04 04:48
프로리그와 개인리그의 가장 큰 차이는 프로리그에서는 이를테면 테란맵이라면 저그가 안나가면 그만이고..한쪽은 상대방이 나올껄 예측했는데 반대쪽은 완전 헛짚어서 나오고..이런거 아니었나요. 또 그런만큼 선수풀 자체가 한정적인 팀은 상대입장에서 엔트리 예측이 쉽고, 그런만큼 깜짝 저격 전략 짜기도 좋고..
프로리그가 개인리그에 비해 순수하게 개인 실력외 팀의 전체적인 전력과 종족별 선수 보유수준, 감독의 엔트리 성향과 예측정확도등 실력외 변수가 많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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