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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7/29 22:32
아.. 밑에 이동진이 말하는 영화 관련 게시물 두개와 같은 성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름 물들어왔을때 노 저은건데.. 운영자분께서 적절히 조치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단락구분은... 그냥 받아적다시피 메모한거라 그냥 줄만 띄우는걸로 수정했습니다.
16/07/29 22:18
인터넷에서 하루키 저술 관련 뉴스만 나오면 리플은 거의 일관되게 "허세", "섹스", "된장", "도움 안되는 책"이 중심내용인 리플이 달리는데, 그럴 때마다 그럼 당신들은 얼마나 대단하고 유익한, 인생에 도움이 되는 책을 읽으시냐고 묻고 싶은 말이 매번 손가락 두번째 마디까지 차오르다가 멈춰요.
16/07/29 22:31
하루키 소설은 참 편하게 읽히면서도, 날아가지 않을만큼만 가벼워서 좋아요. 하루키의 문학성에 대해서는 참 말이 많았지만, 영미문학계에서 하루키가 그토록 성공한 뒤로는, 영미 문학이론을 기반으로 성장한 한국 평단에서도 하루키를 업신여길 수가 없게 되었죠. 한국 젊은 작가들도 하루키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파다하구요
16/07/29 22:47
하루키 소설보다 에세이를 더 좋아했었는데-상실의 시대도 뭐 이런 게 왜 이리 인기가...했었는데- 1Q84는 왜인지 모르게 정말 좋았어요. 펑펑 울어가며 읽었던. 이후로 하루키 다른 소설들도 다시 보게 됐네요. 하지만 역시 하루키 여행기가 짱짱이라며 크크
16/07/30 06:30
상실의 시대는 하루키 소설 중에서 좀 이질적인 편이라서.. 상실의 시대가 최고 히트작이긴 한데 다른 소설들과는 결이 좀 달라요. 상실의 시대를 읽고 실망했다고해도 다른 소설들에는 열광할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고. 뭐 이런 취향을 떠나서 일반적으로 읽어볼만한가라고 묻는다면 웬만해서는 다들 그렇다라고 할 겁니다.
16/07/29 23:44
https://books.google.co.kr/books?id=DMSYBgAAQBAJ&pg=PT333&lpg=PT333&dq=%EC%9D%B4%EB%8F%99%EC%A7%84+%ED%95%98%EB%A3%A8%ED%82%A4&source=bl&ots=E5h8rV1Emv&sig=MQ5LPjsQ9ICZCXp9LG7boy6NHmA&hl=en&sa=X&ved=0ahUKEwiO7d-X9JjOAhVFwmMKHabbAc44ChDoAQgqMAI#v=onepage&q=%EC%9D%B4%EB%8F%99%EC%A7%84%20%ED%95%98%EB%A3%A8%ED%82%A4&f=false
팟캐스트 빨간책방 내용을 글로 정리했던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에도 하루키 책이 추천되있네요. 요기 좀 더 디테일하게 나와있습니다 참고하셔요 흐흐 글이 재밌어서 검색해보다가 찾았습니다.
16/07/30 01:29
문화매니아와 대중의 접점이 생길 때 이런 상황이 항상 생겨나죠. 딱히 대단한건 없는 것 같은데 대중들은 너무나 좋아하는.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편한걸 참 좋아한다고 느낍니다.
16/07/30 01:50
뭐 그렇죠. 한 때 도갤에서도 하루키를 지나치게 천대한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또 어떤 분들은 지나치게 높이 사죠. 하루키가 굉장히 대중적인 작가이기 때문에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16/07/30 04:28
여러분들 '대중문화의 이해' 라는 박성봉 교수님의 수업을 한번 들어보셔요 크크크.
EBS 문학책 소개 프로그램에 '멋지다 마사루' 소개하신 분입니다.
16/07/30 13:47
의도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하루키의 소설은 확실히 평론가보다 대중에게 파고들 수 있는 몇 가지 "기술"을 잘 구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기술이,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약았달까? 처세적이랄까?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요약하자면, 대중들의 워너비 심리와 내가 그 워너비에 동치된다고 느낄 때의 만족감 내지 안도감, 문화적 허영 같은 걸 잘 찔러준다는 거죠. 일종의 세련된 선동입니다. 하루키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문화적으로나 감성적으로, 혹은 인격적으로 소설 안에서 주변인으로 그려지는 일반인들 타인들에 비해 우월합니다. 고차원적이죠. 하루키 문학에서 그려지는 일반인이란 상징적으로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같은 겁니다. 그리고 주인공들은 도어즈나 라디오헤드의 오케이 컴퓨터 같은 거고요. 하루키의 소설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당연히 주인공의 감성에 자신을 동치시킵니다. 안 그러면 짜증나서 못 읽죠. 만약 훌리오이글레시아스의 팬이 하루키 문학을 읽는다면 얼굴이 화끈거리는 느낌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하루키의 약음(?)은 여기에 있습니다. 추상적인 표현이 아니라 아주 구체적이고 친근한 고유명사를 사용해서 저런 식의 심상을 만들어내는 거죠. 랄프로렌의 고상한 원피스, 비틀즈나 도어즈의 노래들, 그 밖에 어느어느 메이커의 커피, 자동차, 구두와 고전 소설 같은 것들. 어머! 나도 그 노래 좋아하는데! 나도 그 브랜드 좋아하는데! 나도 그 샌드위치 좋아하는데! 그래 나도 훌리오 이글레시아스는 싫었어! 같은 매우 친근한 일치감이 감성적으로나 인격적으로 대중에 비해 우월한 주인공들에게 쉽게 몰입하도록 만듭니다. 그리고 그런 일치감과 대리만족적인 우월감이 여운으로 남죠. 한때 하루키의 책이 셀카와 sns의 필수요소가 되었던 현상의 근저에는 저런 식의 친근하면서 세련된 허영심의 자극이 상당부분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하루키에 대한 저평가는 반면 그런 부분에 대한 반발심리가 깔려있지 않을까 싶구요. 그것과 별개로 개인적으로는 작가로서 매우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하고 존경합니다. 일단 그렇게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그렇게나 수려한 문장으로 만들어낸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굉장한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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