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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2/31 11:36:17
Name 에버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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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출처 : 페이스북
Subject [게임] 수저게임 리뷰




[보드게임 리뷰]

수저게임.

페친이 좋아요를 눌렀다고 내 탐라에 떴을 때,

설마 내가 생각한 그 수저인가 했는데

맞음.

당신의 머릿 속에 떠오른 그 수저가 맞습니다.

그냥 현실자조개그를 다루는 페이지겠거니 했는데

누군가가 진짜로 보드게임을 만들었다

흙수저랑 금수저랑 법안 만들며 유토피아 만들기…가 아닌 아귀다툼하는 게임

운좋게 베타테스터가 되어 10명의 플레이어 중 한 명이 되었다.



 2명의 금수저, 8명의 흙수저, 1명의 진행자가 게임을 진행한다.

금/흙은 뒤집어놓은 카드를 뽑아 랜덤으로 결정되는 건데,

나는 흙수저였다 흙흙ㅠㅠ

금수저가 되어 악랄무쌍하게 흙수저를 착취하고 싶었는데 아쉽…



 한 게임은 10번의 턴으로 이루어지고, 1턴에 법안을 1개씩 제정할 수 있다.

금수저의 재산은 부동산 3개+유동자산 10칩.

거주하는 부동산 외에 2개의 부동산에서 임대수익이 발생한다.

흙수저의 재산은 유동자산 10칩이 전부다.

무주택자이기 때문에 임대료도 내야함...



 1턴에서는 취업과 대학 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 했는데 나는 대학을 갔다.

취업을 하면 매 턴마다 1칩을 받고,

대학 진학을 선택하면 4턴까지는 등록금으로 1칩을 내고 5턴부터는 매 턴마다 2칩을 받는다.



 2턴에서 종부세 비슷한 법안을 제정한 후,

우리(=흙수저)의 최대의 화두는 질병이었다.

4턴 연속 무주택자이면 질병에 걸리고,

2번 질병에 걸리면 사망하기 때문이다.

대학에 간 흙수저에게 주택을 구입할 칩 따위는 없었으므로

나는 잽싸게 나와 같은 처지인 대학 간 흙수저와 결혼했다.

(덕수야 미안 나 유부녀였어...)



 결혼도 못했고, 주택을 구입할 칩도 없는 대학 간 솔로 흙수저는

세금을 걷어 의료보험을 만들자는 둥, 병원을 세우자는 둥

질병에 걸릴까봐 전전긍긍했다.

그러나 그 당시 7명이 주택소유자였기 때문에 계속 부결됐다.

그러던 중 금수저 한 명이 그 흙수저를 간택해서 결혼했다.

(결혼하면 의결권이 1인 1표에서 1부부당 1표로 줄어들기 때문에

금수저끼리 결혼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계급상승을 경험한 그 흙수저는 돌변했다.

(편의상 앞으로 졸부님이라고 하겠다.)

금수저가 흙수저 한 명을 지목해서 감옥에 보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발언을 열심히 하는 흙수저에 이 점을 거만한 말투로 상기시켜주었다.

질병을 두려워하던 흙수저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처럼 금vs흙이었던 연대의 기준은

대학과 취업을 선택하면서 대학간사람vs취업한사람으로,

주택을 구입한 흙수저가 나타나면서 주택소유자vs무주택자로,

하나둘씩 결혼하면서 부부vs싱글로,

10명 다 결혼하자 부자vs가난한 자로 다양하게 변주되는 것 같았으나

결국 모든 것의 기준은 부(富)였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황은 다음과 같았다.

앞서 언급된 졸부님이 토론 중 '우리가 ~~해야한다'라는 발언을 하자

그 직전 턴에 질병에 막기 위해 졸부님과 함께 힘을 합쳤던 흙수저가

"그 '우리'가 누구를 말씀하시는 거죠?"라고 했었다.

플레이어 모두 빵터짐



 그 이후로는 질병만큼의 큰 위기상황은 없었고

자신의 재산을 더 증식하기 위해 토론했던 것 같다.

하지만 게임 룰에 명시되어있는 은수저 즈음의 재산을 갖게 되자

나는 열심히 법안을 발의할 의욕이 사그라드는 것을 느꼈다.

나한테 크게 해가 되는 법안만 나오지 않으면 굳이 뭐...

그러니까, 법안을 만드는 사람이 기득권층이면 안되는 것 같다



 7시에 모였는데 게임이 끝나갈 때 쯤이 9시반~10시였다.

끝나고 대화 나누다보니 10시도 넘게 끝났는데,

몰입도가 워낙 높았던 터라 시간이 정말 빨리 간 느낌이었다.



 금수저가 악독했다면 게임이 좀 더 긴장감이 있었을텐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등 우리 금수저님들은 마음이 약했다.

내가 다음에 금수저 카드를 뽑는다면

흙수저를 매수해서 내가 만든 법안을 통과시켜 부를 증식할 것이다!





- 제작자 분이 하셨던 이야기 중 소름 돋았던 건,

고등학생들이 이 게임을 플레이했을 때

금수저를 뽑은 학생이 현실 속 꼰대금수저가 하는 말들 가령,

'너희들의 노력이 부족해서 이렇게 된 게 아니냐' 따위의 말들을

거의 빙의되다시피해서 했다는 거다.

(제작자님이 혹시 그 학생에게 혹시 실제로 금수저냐고까지 물어보셨다고

실제로는 아니라고 합니다)



- 이런 발상을 한다 해도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제작자님의 추진력에 박수를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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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2/31 11:41
수정 아이콘
유머인듯, 홍보인듯
고스트
15/12/31 11:42
수정 아이콘
시기적절함, 룰의 재미, 많은 대화를 이끌어냄, 롤플레잉 다 적절한 좋은 게임이네요! 기발합니다
닭, Chicken, 鷄
15/12/31 11:54
수정 아이콘
아 순간 E카드나 원포커 같은 건 줄... 근데 더 심오하군요.
독수리가아니라닭
15/12/31 11:55
수정 아이콘
룰이 너무 어렵네요
그리고 같이 할 사람이 없...
김연우
15/12/31 12:04
수정 아이콘
룰도 간단한 달무티가 하고 싶다
15/12/31 12:23
수정 아이콘
레볼루션이 있는 비현실적인 게임이라 안댐미다!!
앙토니 마샬
15/12/31 12:17
수정 아이콘
이거 웹게임으로 나오면 재밌겠네요. 얼굴 보고 있는상황에선 금수저가 악랄해지기 힘들듯
Dark and Mary(닭한마리)
15/12/31 18:45
수정 아이콘
웹게임 나오면 히트칠듯 합니다 크크크
수년전에 웹상에서 마피아게임 즐겨했던 생각이 나네요
미남주인
15/12/31 12:22
수정 아이콘
게임 중에 아부하고, 거드름피우고, 협박하고, 화해와 협력, 소통, 뒷통수... 별의 별 시나리오가 다 나오겠네요.

같이 할 사람들만 있다면 재밌겠어요.
15/12/31 12:33
수정 아이콘
달무티보다는 능동적이어서 재밌네요.

달무티는 사실상 조커 두장 나와서 혁명 때리지 않는 이상 불가능....
외계인
15/12/31 12:45
수정 아이콘
이걸로 지니어스 찍으면 재밌겠네요.
Lich_King
15/12/31 14:03
수정 아이콘
재미있겠네요.
예쁘면다누나야
15/12/31 14:42
수정 아이콘
흙수저 흙수저 신나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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