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산하 보건의료노조가 7/13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합니다.
노조는 조합원 8만5천명 중 64,257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투표를 받았고, 83.1% 투표율과 91.6%의 찬성으로 파업이 가결되었습니다. 전체 조합원중 파업권을 가진 인력은 64,000명 수준이며, 그 중 필수 인력을 제외한 45,000명이 파업에 참여합니다.
보건의료노조는 2021년 9/2일에 이미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의사들이 의대 정원 증원 반대로 파업을 실행한지 1년 뒤입니다. 어려웠던 코로나 대응 상황 덕분일지 모르겠지만, 노조와 정부는 파업 직전 (1998년 산별노조 전환 이후 최초로) 합의를 이끌어냅니다. 소위 9.2 노정합의로 불리는 이 합의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코로나19 대응 의료인력 기준 마련
- 감염병 대응 의료인력에 생명안전수당 지급 제도화
- 2025년까지 70여개 중진료권마다 1개 이상의 책임의료기관 지정 운영
- 공공병원 신축·이전신축·증축 지원
그러나 합의 후 2년이 지난 시점에서 노조는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고 느꼈고, 이에 5/3일부터 산별교섭을 진행한 끝에 7/13일 총파업을 재차 예고합니다.
노조의 주된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 근무조별 간호사당 환자 비율 1:5 직종별 적정인력기준 마련과 업무 범위 명확화
- 의사인력 확충과 불법의료 근절
- 공공의료 확충과 의료민영화 중단
- 9·2 노정합의 이행
- 노동개악 중단
사실상 9.2 합의의 요구내용과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내용이며, 마지막 노동개악 정도가 최근의 실정을 반영하여 새롭게 추가되었습니다.
노조측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수는 12~30명 수준이지만, 의사와 간호사간의 인건비 차이가 5배 가까이 벌어져 임금대비 업무가 지나치게 과도한 상황입니다.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국내 간호사들이 돌보는 환자 수는 1대 12명에서 많게는 20~30명이다. 현장에서는 인력이 부족해 환자들과 눈도 못 마주치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지도 못한다고 호소해왔다 … 정부가 코로나19 진료를 본 의료기관에 손실보상으로 수 조원을 지원했지만 현장 노동자들에게 보상으로 돌아온 것은 거의 없다 … 의사 부족으로 치솟는 인건비를 충당하느라 다른 의료인들은 임금인상이 어렵다고 한다. 선진국은 의사와 간호사 인건비 차이가 2~3배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는 의사와 간호사는 5배, 간호조무사는 8배 차이가 난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백의의 천사로 언제까지 인내하고 견뎌야 한단 말이냐”]
http://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Amp.html?idxno=3007550
위 인용문에도 언급되듯, 그리고 파업 이전 산별교섭을 먼저 시도한 것에서도 암시되듯 이 파업은 의료정책을 주관하는 정부를 향한 것이기도 하지만 직접적으로는 보건의료인력을 고용하는 병원측을 향한 것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이번 파업 관련하여 가장 대중들에게 알려진 뉴스는 양산부산대학병원이 전체입원환자를 모두 퇴원조치시킨 사건일 것입니다(
https://m.medigatenews.com/news/2844006598). 병원장 명의로 나온 입장문에서는 이번 총파업을 이렇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산하 보건의료노조는 …
[과도한 인력증원 및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7월 13일부터 장기파업을 강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파업으로 인해 발생하게 될 사적인 여러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그들의 결정을 응원하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