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에 사전예약을 한 아이오닉6 가 주문한 것을 까먹을 정도로 기다리다가 지난달에 인도되었습니다.
이제 딱 한달을 타봤는데 그 소감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우선 기존 차량이 10년이 넘은 2009년식 i30 였던지라 그 사이에 신기술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더군요.
그래서 전기차 만의 특성이 아닌 차량용 신기술에 대한 얘기가 많을 거 같습니다.
1. 경제성
우선 가격은 전기차 보조금을 합쳐서 간신히 5천만원 아래쪽으로 맞췄습니다.
보조금을 많이 주기는 하는데 그럼에도 차량 등급에 비하면 비싼 편입니다.
그랜저 풀옵션 가격(4,604만원)보다도 비싸니까요.
연료비는 4월에 24,849원, 5월에 15,486원이 들어서 한달동안 40,335원이 들었네요.
처음 차를 받았을 때 배터리가 40% 조금 안되는 상태였고 한달동안 900km 를 운행했으니까 한달에 1000km 를 운행한다고 치면 대략 3만원 정도 나올 거 같습니다.
차 살 때 만든 전기차 전용 카드를 이용하면 1달에 2만원까지 100% 캐시백을 해주니까 대략 한달에 1만원 남짓이면 되겠네요.
보통 휘발유차가 1000km 주행에 15만원 가량 유류비가 들어가는 걸 생각하면 한달에 14만원 정도 이득입니다.
2500만원짜리 중형차와 비교해 보면 약 180개월(15년) 정도 타면 본전을 뽑는군요.
아, 엔진오일 같은 기타 정비 비용도 안 들어가니까 한 10년이면 되겠네요.
그리고 충돌방지기능과 차선이탈방지기능 같은 안전옵션이 있으면 보험료가 할인되는데, 그것 때문인지는 몰라도 신차 차량보험금이 2009년식 차량보다 더 싸네요. (자차 제외)
2. 주행능력
사실 지금은 안전운전습관 점수 채우느라 차를 과감하게 움직여보지 못했습니다.
스마트크루즈로 최대한 정속운전하고 급가속, 급감속 안하려고 노력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전기차의 힘이 좋다는 것을 일반주행에서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속주행시 토크가 좋다는 건 너무나 잘 알겠더군요.
저는 운전을 하다가 저속에서 핸들을 돌리거나 언덕을 올라가거나 할 때 저도 모르게 으쌰~ 하곤 하거든요.
차가 힘들게 움직이는게 느껴지면 마치 제가 힘을 쓰는 것 같아서요.
그런데 전기차는 그런게 하나도 없습니다.
20km/h 이하에서 핸들을 돌리거나 언덕길에서 정차 후 다시 올라갈 때에도 그냥 평지에서 속도 붙은 상태로 움직이는 거 같아요.
핸들에 무게감이 하나도 안 느껴지고 진짜 부드럽게 움직입니다.
그래서 아직도 골목길 들어가거나 하는 식으로 급커브가 있으면 저도 모르게 너무 속도가 붙어서 움찔움찔합니다.
3. 승차감
전기차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소음이 없다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일부러 소리를 만들어서 주변에 알리기도 하구요.
그런데 운전을 하다보면 소음이 없는 건 금방 익숙해 집니다.
내연기관차도 라디오나 음악을 들으면서 가기 때문에 차 소리는 신경 안썼으니까요.
대신 진동은 확실히 체감이 됩니다.
고속 주행 일 때는 노면 상황이 느껴지고 바람의 영향도 있어서 못 느낄 수도 있는데 특히 신호대기나 저속 주행 시에는 진짜 차이 많이 납니다.
아니 차이 정도가 아니라 실내에 있는 거 같을 정도에요.
전기차 좀 운행하다가 잠깐 예전 차량 운전할 일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버스 탄 줄 알았습니다.
금방 익숙해 지기는 했는데 그래도 확실히 체감보다 역체감이 훨씬 강하더라구요.
뒷좌석 승차감은 인터넷에서는 더 나쁘다는 말이 많았는데 저는 뒷좌석에 탄 어머니도 승차감 더 좋아졌다고 하셨습니다.
인터넷에서 말하는 뒷좌석 승차감이 나쁜 건 출발시 가속이 심하고 회생제동 때문이거든요.
제 경우는 위에 잠깐 말한 스마트크루즈 때문이기도 한데 뒤에 조금 더 자세히 얘기해 보겠습니다.
4. 디지털 사이드 미러
아이오닉5 부터 도입되어 최첨단 자동차의 상징이 된 디지털 사이드 미러입니다.
저도 옵션 구매했는데요.
호불호가 갈리는 옵션이지만 전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거울보다 카메라 화면이 더 크고 잘 보이더라구요.
또 깜빡이를 넣으면 화면에 뒤차와의 거리를 보여주는 선을 그어줘서 끼어들기 할 때 좀 더 편하구요.
무엇보다 야간주행시와 비올 때 진가를 발휘합니다.
야간에도 대낮처럼(은 좀 과장이지만) 보여줘서 정말 좋더라구요.
게다가 어떤 기술이 들어갔는지 뒤차의 헤드라이트에 눈이 부시지도 않는데 화면은 밝아서 더욱 좋습니다.
비올 때야 뭐 말할 것도 없죠.
거울이면 거울에도 빗방울 맺히고 차유리에도 빗방울이 맺혀서 거의 안보이지만 디지털 사이드 미러는 맑은 날과 똑같이 보여요.
위치도 불편하다는 분들이 많은데 전 거울 보기 위해서 고개 돌리는 것보다 더 나은 거 같아 아주 만족하면서 쓰고 있습니다.
혹시 차를 바꾸실 분들 중에 디지털 사이드 미러가 옵션에 있다면 꼭 시승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5. 주차보조
요즘 차량은 주차 관련해서 여러 보조 장치가 있죠.
후방 카메라는 기본에 전후측방 센서, 서라운드뷰, 자동주차까지요.
특히 자동주차는 아이오닉6가 처음 나왔을 때 신기한 기능이라면서 유튜브에서도 시연영상이 많이 나왔습니다.
저도 써봤는데 진짜 잘하더라구요.
그런데 재미로 몇번 쓰고는 안씁니다.
우선 너무 느리구요, 무엇보다 주차하는 걸 보고 있으면 자꾸 불안해져요. 크크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이거든요.
느린데 빠르다 하니 뭔가 이상한데, 보통 주차할 때는 크리핑 기능을 쓰고 브레이크에 발을 올려놔서 최대한 천천히 움직이잖아요.
그런데 자동주차를 하면 속도가 계속 올라갑니다.
사람이 운전할 때는 시속 3km 정도의 속도를 계속 유지하거나 다른 물체가 가까워질수록 속도를 더 줄이잖아요.
그런데 자동주차시에는 움직이기 시작해서 계속 조금씩 속도가 올라갑니다.
물론 그래봤자 10km/h 미만이긴 하지만요.
그러다가 부딪히는거 아냐? 라는 생각이 들 때쯤 콱! 서요.
핸들 돌리고 휙~ 콱! 또 핸들 돌리고 휙~ 콱! 이게 반복됩니다.
뭐 센서가 있으니 잘 할텐데 불안해서 못하겠더라구요.
그리고 전체적으로 느린 것도 핸들 돌린 후 움직이기 전까지 대기시간이 사람보다 훨씬 느리고, 바퀴가 움직일 때는 사람보다 빠릅니다.
사람은 기어 변환하고 핸들 돌리고 까지 재빠르게 한 후에 발을 천천히 하는데,
자동주차는 기어변환하고 대기하고 핸들 돌리고 대기하고 바퀴 움직이기 시작하다 콱 서고 또 대기하고 이게 반복이라 전체적으로는 훨씬 느리게 됩니다.
그럼에도 주차가 힘든 초보운전자 분들에게는 꽤 유용할 거 같기는 하더라구요.
대신 완전자동주차 말고 전후로만 움직이는 자동주차보조는 완전 유용합니다.
이건 진짜 매번 써요.
타고 내릴 때 편하고 문콕 걱정도 없어지구요.
특히 내릴 때 보다 탈 때 많이 쓰는데요.
차량에 다가가면서 차를 앞으로 빼고 차를 타고 바로 출발하는 거죠.
차를 앞으로 빼 놓으면 운전석 도어가 활짝 열려서 타는 것도 편하지만 승차 후에 차를 돌릴 때에도 옆차에 부딪힐까 걱정도 없으니까 훨씬 빨리 뺄 수 있더라구요.
처음에 차를 사고 나서는 이 기능을 쓰는 방법을 몰라 한참을 헤맸는데요.
매뉴얼을 보거나 유튜브를 봐도 홀드 버튼을 누르면 된다는데 아무리 해도 안되는 거예요.
그러다가 어떤 블로그에서 알게되었는데 꼭 닫힘 버튼을 한번 눌러줘야 하더군요.
닫힘 버튼 한번 눌러 삑! 소리 나게 한 후에 바로 홀드 버튼을 꾹~ 누르면 한 2-3초 후에 비상등이 세번 점멸하면서 기능이 켜집니다.
이걸 모르고 계속 홀드 버튼만 아무리 눌러도 계속 안되서 한참 답답해 했습니다.
또 하나, 주차를 옆차나 기둥에 너무 바짝 붙여놓으면 자동주차보조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최소 여유 공간이 있어야 되나 봐요.
6. 주행보조
전기차 하면 반자율주행이죠.
사실 전기차 아니어도 반자율주행 기능은 대부분 들어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뭔가 전기차의 반자율주행은 좀 다를 거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있네요. 흐흐
반자율주행은 스마크크루즈컨트롤과 차선이탈방지 기능을 기반으로 차선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 기본이죠.
거기에 차간거리 설정과 차로유지보조 기능으로 안정성을 높였습니다.
차선이탈방지와 차로유지보조 기능의 차이는 차선이탈방지는 바퀴가 차선을 넘어가지 않게 해주는 거고
차로유지보조는 차로를 기반으로 차량을 한가운데에서 주행하게 해줍니다.
거기에 차선이탈방지는 차선을 넘어가려고 할 때만 핸들을 강제로 움직이는데
차로유지보조는 차선에 따라 상시로 핸들을 강제조정합니다.
또 차선이탈방지는 속도가 60km/h 를 넘었을 때만 활성화 되는데
차로유지보조는 속도가 0km/h 일 때에도 계속 활성화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동차전용도로가 아닌 경우에도 차간거리 설정과 차로유지보조 기능을 켜 놓으면 앞차를 잘 따라갑니다.
교차로에서도 앞차가 서면 나도 서고 앞차가 출발하면 나도 출발합니다.
보통 스마트크루즈컨트롤은 10km/h 이하에서는 기능이 정지하는데 차간거리설정+차로유지보조 가 더해지면 차량이 정지해도 꺼지지 않습니다.
이걸 이용하면 거의 상시 반자율주행이 가능하더라구요.
세부설정으로 차간거리 최대 + 가속속도 최소 + 회생제동 최대 + 감속속도 최소 + 반응속도 최대 를 하면 앞차가 속도를 올리면 같이 올리고 속도를 줄이면 같이 속도를 줄이는 식으로 잘 따라갑니다.
최대속도가 정해지니까 과속할 위험도 없구요.
다만 이렇게 하면 할아버지 운전처럼 느긋하게 운행을 하게 되어서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맛은 없는데 대신 그만큼 승차감은 더 좋아집니다.
제가 스스로 가속하고 감속하는 것보다 더 스무스하게 가속하고 감속합니다.
그래서인지 뒷자리에서의 승차감도 더 좋아졌다고 하시고요.
또 반자율주행 중에는 앞차를 따라 차가 섰을 때에는 오토홀드와 비슷하게 차가 서있게 됩니다.
오토홀드를 켜지 않더라도 회생제동 패들 시프트를 최대로 당기면 오르막이나 내리막에서도 차가 정지한 후 움직이지 않더라구요.
오토홀드를 켜놓으면 출발할 때 좀 울컥거리면서 출발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주차 할 때마다 오토홀드를 풀어야 해서 불편했거든요.
회생제동 패들시프트로 정지를 하니 오토홀드의 장점은 유지하면서 단점은 없어져서 애용하고 있습니다.
이걸 모두 합쳐보면 처음에 출발할 때만 10km/h 까지만 엑셀을 밟고 목적지 도착하기 전까지는 페달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운행이 가능합니다.
다만 차로유지보조는 어느정도 이상의 커브일 경우에는 기능이 정지하니 항상 주의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핸들은 잡고 있더라도 페달을 사용하지 않게 되니까 운전피로감이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른발은 언제나 브레이크 옆에 위치해 놓으니까 위급시에 브레이크 밟는 것도 더 빨라진거 같기도 하구요.
이렇게 한달정도 운행하다 보니까 아예 차에서 악셀을 없애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사실 운전하면서 급가속은 거의 할 필요가 없거든요.
비상상황에서만 필요하고 사실 비상상황에서도 급가속이 필요할 때 정지를 하는 경우가 더 안전한 경우가 더 많구요.
가속은 정해진 속도까지 차가 알아서 하고 사람은 비상시에 브레이크만 제어하는 것으로 충분할 거 같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기보다는 자율주행기능이 더 발전하는 게 더 나을 거 같으니 일부러 악셀을 없앨 필요는 없겠죠.
7. 총평
이제 겨우 한달이지만 아직까지는 대만족하고 있습니다.
물론 전기차만의 특성도 있고 신차의 신기술 때문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차를 바꾸니까 확실히 좋긴 하네요.
주행거리가 1000km 가 넘어가 안전운전습관 점수로 보험 할인이 되면 그 때부터는 가끔 스포츠모드로 달려보려고 합니다.
비싼 차를 샀으니 운전하는 재미도 느껴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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