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중요한 내용인 것 같은데 pgr에 안 올라온 것 같아서 언급해 봅니다.
현재 폴란드에 대규모 원전 투자가 진행 중입니다. 1차 사업자는 미국 웨스팅 하우스가 선정이 됐고 더 규모가 큰 2차 사업자는 한국이 유력한 걸로 알려졌었죠.
이런 예측이 나온 이유는 폴란드의 원전 사업이 방산 모델을 따를 것으로 예측 되었기 때문입니다. 주력 탱크(MBT) 도입 사업에서 폴란드는 미국의 M1 전차를 300여대 도입함으로서 한국의 K2 흑표는 물 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나왔었죠.
그러나 얼마 후 폴란드는 무려 1000여대의 K2 도입을 발표하면서 미국 보다는 한국과의 계약이 사실 메인이었음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이나 빠른 납기가 물론 큰 역할을 했지만 무엇보다 기술 이전이나 현지 산업계와의 협력을 통한 현지화에서 한국이 미국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다는 점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따라서 원전도 정확히 위의 MBT 전차 도입 건과 마찬가지 이유로 2차 계약에서는 한국 측과 더 큰 계약이 이루어지리라는 예측이 있었습니다.(링크한 기사를 보니 이미 LOI라 불리는 협력 의향서도 체결 된 상태네요)
문제는 여기서 미국의 웨스팅 하우스가 딴지를 걸고 나섰다는 점에 있습니다. 한국의 원자로 기술의 원천 기술이 웨스팅 하우스 것이어서 한국의 원전 수출은 지적 재산권을 위반한 불법 행위라는 것이죠. 따라서 한국의 수출은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쪽은 이에 반박하고 있죠.
사실 제가 어느 쪽 주장이 맞는지 테크니컬 하게 검증할 역량은 없으나 개인적 의견으로 아무래도 원전 업체라는 것이 세계적으로 2,3 개 정도 밖에 없기 때문에 웨스팅 하우스에서는 새로운 대형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원천적으로 막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 됩니다.
참고로 한국의 UAE 원전 수출 당시에는 한국이 웨스팅 하우스에 기술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고 하네요.
따라서 이 문제는 한미가 첨예하게 대립 중인 이슈로 윤통의 방미에도 중요 의제 중 하나였습니다.
현 정권은 입만 열면 원전 타령에 자칭 세일즈 외교라는데 이번 방미에 이 이슈에 대한 한미간 합의문은 어떻게 나왔을까요?
대부분 평이하고 원론적이어서 별 다른 내용은 없습니다만 다음과 같은 문구가 들어갔습니다.
===========================================================
워싱턴 공동선언에는 원전과 관련해 “양 정상은 각국의 수출 통제 규정과 지식재산권을 상호 존중하는 가운데 국제원자력기구(IAEA) 추가의정서에 일치하는 방식으로 세계적 민간 원자력 협력에 참여하기로 약속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
네 지적 재산권을 존중한다는 문구를 추가함으로서 사실상 미국의 입장이 더 유리하게 되는데 공식적으로 합의 해 주고 온 꼴이죠.
==============================================================
이에 야당인 민주당을 비롯해 시민단체인 에너지전환포럼 등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에너지전환포럼은 지난 28일 성명을 통해 “한미정상 공동성명에 담긴 ‘지식재산권 존중’, ‘국제원자력기구 추가의정서 준수’는 한국 원전 수출에 대한 경고”라고 주장했다.
===================================================
물론 에너지 전환 포럼이라는 곳은 이름에서 보듯 신재생 에너지를 추구하는 시민단체로 보이므로 애당초 현 정부와 반대 입장에 있는 곳이긴 합니다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재권 관련 언급이 들어간 미국의 의도는 빤하고 큰 소리 뻥뻥 치던 것과 달리 이 이슈에 관한 현 정부의 방미 성과라는 게 솔직히 낮 뜨거운 수준이라는 건 확실 한 것 같네요.
거기에 오늘 자로 윤통이 한창 방미중이던 26, 27일 웨스팅 하우스 사장이 폴란드에서 인터뷰 한 기사들이 떴는데 하나같이 내용이 주옥 같네요
======================================================
패트릭 프래그먼 웨스팅하우스 사장은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이 발표된 27일 당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우리에게 한국의 원전 사업은 가상의 사업일 뿐이고 실현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며 “한국의 원전은 미국법과 국제법을 어기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폴란드에 한국 원전이 절대로 건설될 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폴란드 언론인 에너제티카24와 폴리시뉴스에 따르면 프래그먼 CEO는 지난 26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프로젝트는 폴란드에서 절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형 원전이) 미국의 수출 통제와 국제법을 위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폴란드 같은 법치 국가에서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기술 채택을 검토하는 건 상상할 수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프로젝트는 실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 원전에 대한 우리 입장은 폴란드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한수원과의 합의 가능성에는 “협상의 여지가 그렇게 많지 않다”고 했다. 다만 “한쪽에서 분쟁이 있다고 해서 다른 쪽에서 함께 일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며 한수원과의 협력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
뭐 칼 타이밍에 뱉어낸 웨스팅 하우스 사장님의 저 확신에 찬 언급들이 미국 정부와는 교감 없는 내용이길 바랍니다만 과연 어떨지…..
물론 한미간에 물밑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오고 가는지는 몰라도 지금까지 나온 내용들로만 봤을 때 가서 이 건에 대해서 얻은 것 없이 퍼주기만 하고 왔다는 비판은 지극히 타당하다 보입니다. 원래 정상 외교 성과라는 건 합의문으로 평가 받는 거니까요. 그리고 미국이 나중에 자기에게 불리한 일을 해주기 위해 사전에 자신에게 유리한 듯 언플할 나라인지 생각해 보면 더더욱 더 그렇죠....
IRA 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자칭 타칭 비지니스 프렌들리 정권이 뭐 이 모양인지........
이래도 잘 했다고 우쭈쭈 하는 언론들은 더 말 할 것도 없고.....
다음은 참조 기사들입니다.
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3870
http://www.ombudsmannews.com/default/index_view_page.php?part_idx=4848&idx=137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