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에 대해 글을 쓸 때마다 마음이 무겁습니다. 과연 이것이 한국 기독교를 위한 글인가? 나는 지금 기독교를 사람들에게 믿지 말라고 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밑에 다른 분께서 먼저 글을 쓰시는 것을 보니 제가 쓰지 않는다고 사람들이 모르는 것이 전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전광훈에 대해서 좀 더 바르게 알고자 하는 마음으로라도 글을 적습니다.
(주의! 전광훈 유튜브를 근거자료로 많이 인용하므로 눈갱이 있을 수 있습니다)
목차 1. 한기총 이단 보류 2. 교회 터 500억 보상 취소 3. 알뜰폰 사업 개시 4. 50년 안에 예수 재림 등 망언 5. 슬그머니 사라진 세계기독청 6. 전광훈을 떠난 사람들 7. 필자의 생각: 기독교 극우 엔터테인먼트 회장 전광훈을 극복하는 방법
1. 한기총 이단 보류
작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는 자기 교단이 소속되어 있는 교회 연합 기구 한기총의 이단대책위원회(이대위)에서 이단으로 판정되었으나, 길자연 전 총회장 등 전광훈을 옹호하는 목사들의 반발과 이단 판정 과정에서는 대상자의 소명 권리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절차적인 문제 때문에 이단 판정을 보류하고 대신 전광훈은 한기총 이대위에 나와서 소명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그간 전광훈은 이대위의 소명 요구를 깔아뭉개고 있었고 이대위에서 이단으로 결론을 내린 것도 이에 대한 반발의 의미가 있습니다. 전광훈은 또 소명에 응하지 않아 이대위는 1월 6일 전광훈을 이단으로 규정하고 한기총 회원에서 제명할 것을 결의했습니다. 이 결의는 임원회에서 처리되어야 효력이 있습니다. http://www.c-herald.co.kr/news/articleView.html?idxno=3616
그러나 3월 30일 열린 임원회에서 이 안건은 처리되지 않았고, 4월 11일 이대위에서는 전광훈과 같이 이단으로 지목된 김노아와는 달리 추가 조사가 필요하므로 처리를 보류하기로 의견을 올렸습니다. 대신 전광훈이 총회장으로 있을 때 이단에서 해제한 변승우, 그리고 황규학의 이단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http://www.cup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21313 황규학은 면직된 목사로 전광훈을 옹호하는 군소 기독교 언론 법과교회(다른 이름 에클레시안, 로앤처치)를 운영하다 이단 옹호 문제로 공격을 받자 폐쇄하고 뉴스와논단(다른 이름 기독공보, 예장통합에서 운영하는 기독교신문 ‘한국기독공보’와는 전혀 다르므로 주의)이라는 언론사를 또 만들어서 여전히 전광훈 옹호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한편 그 사이 2월에 한기총에서는 대표회장을 드디어 세우고 기나긴 임시대표 체제를 마쳤습니다. 뉴스와논단에서는 1월 6일 전광훈이 가서 설교할 정도로 전광훈과 친한 한교연에서 예전에 회장을 한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이 됐으니 전광훈 이단 규정은 물 건너갔다면서 낄낄댔는데, 전광훈은 보류하고 변승우와 황규학 이단 조사에 들어갔다면 전광훈을 직접 공격하지는 못하고 그의 동조세력부터 먼저 공격하는 것이라 과연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그리고 교회개혁실천연대에서는 4월 21일 각 교단들에 전광훈을 이단으로 규정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https://www.nocutnews.co.kr/news/5932003
2. 교회 터 500억 보상 취소
사랑제일교회가 끼어 있는 장위10구역 재개발은 사랑제일교회 보상 문제 때문에 아직도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작년 사랑제일교회는 재개발조합과 500억을 받는 대신 교회 터를 넘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들어와서 재개발조합이 측정한 면적이 실제 면적보다 좁다는 문제가 생겼고, 사랑제일교회에서 그 차이에 해당하는 면적의 아파트를 교회 사택으로 달라면서 항의해 재개발 절차는 더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87880.html
또 한 가지 문제는 교회가 이미 84억 보상금을 받았고 거의 다 써버렸다는 겁니다. 이 보상금은 교회 터를 조합에 주기로 간주하고 걸어 놓은 공탁금이라, 재개발에서 교회 터가 빠지면 도로 토해내야 합니다. 그래서 작년에 전광훈은 교회 터를 재개발에서 뺄 것을 논의할 때 만약 그렇게 하면 공사 방해할 거라고 협박했는데 지금도 이 수법은 유효합니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1ZBILASB85
혹시 전광훈이 500억을 이미 받은 상태에서 이주를 거부하고 있는 것인가 했는데, 21일 사랑제일교회에서 사랑제일교회를 그대로 두고 재개발하는 것은 성북구청장 이승로와 조합대행의 농간으로 엄청난 손실을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을 보면 500억을 받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3042111115184063 이승로는 사우나 거래를 불허하기도 했고 예전에 전광훈 소재 긴급파악중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1억 원의 급여를 가압류당한 적이 있지만(다만 명예훼손 본건의 판결 여부는 나오지 않음) https://www.yna.co.kr/view/AKR20210618137500004 그렇다고 전광훈이 말한 대로 조합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는 미지수입니다. 전광훈 말만 믿으면 일단 문재인은 북한 간첩이죠. 아니 하나님부터 전광훈한테 까불다 죽었으려나요?
여기까지 흐름으로 보면 사랑제일교회가 500억 받는 것에 불만을 품고 배를 째라면서 오기를 부렸다가 정말로 배가 째질 위기인 것 같습니다. 배를 째기 위해 칼을 휘두르는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요.
3. 알뜰폰 사업 개시
전광훈의 또 다른 작품으로 청년사업단이란 것이 있습니다. 이 청년사업단에서는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해 작년 5월부터 청년 1200명을 모집, 4차에 걸친 합숙 등의 연수교육 후 선발한 인재들을 채용해 사업을 해서 이들에게 월급 300만원씩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연수교육을 진행한 강사는 대부분 종교나 정치 분야의 강사들이었고(기술산업 유관인으로 정창덕 송호대 총장이 있었음), 자유일보 PD나 너알아TV 관련자 등이 나온 유튜버 강의 말고는 이 사업단이 실제로 종사할 업무에 대한 정보가 거의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청년사업단 유튜브 강의를 통해 하고자 하는 사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120대 유튜브 연합 창단대회’를 열고, 여기에서 좌파에 장악된 언론을 대신하겠다며 뉴스통신사 ‘자유연합통신’을 만들겠다고 한 것이죠. 유튜브 신의한수 대표 신혜식, 고성국TV, 이춘군TV, 이봉규TV 등 100여 보수 유튜브 운영자들도 이 대회에 동참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이 뉴스통신사가 뭘 한다고 나온 적은 없었습니다. https://www.jayu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007
전광훈이 이끄는 대국본에서는 자유마을 서명을 받고 있는데(안구 주의 - https://m.khmon.com/sign/6936) 이 서명 종이를 보면 더피엔엘이라는 회사(이것뿐만이 아님)에 개인정보를 제공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더피엔엘은 사랑제일교회가 있는 장위동에 있는 광고회사로, 전광훈네에서 운영하는 쇼핑몰 광화문몰의 개인정보 관리도 맡아서 하는 업체인데 https://www.thepnl.co.kr/ 위의 홈페이지에서 연혁을 살펴보시면 위의 아주일보 기사에 있는 대로 작년 9월에 기간통신사업자로 등록한 것으로 나옵니다. 알뜰폰 사업을 저 청년사업단 연수 기간 중에 이미 준비하고 있던 것입니다. 저 홈페이지에도 알뜰폰 사업이 사업영역으로 나옵니다.
이걸 지난주 주일 설교에서 발표했었고, 알뜰폰 사업 광고용 유튜브 영상도 올렸습니다.
https://youtu.be/c5vM61mHAPk?t=1894
https://www.youtube.com/watch?v=k0NKYtCceLM
이 영상에서는 각지에 고객센터를 두어 가입을 돕겠다고 했는데, 여기 나오는 이상훈·박홍·주영락·백윤정 등의 이름은 대국본 청년사업단 면접일정표에 나오는 이름들입니다. http://www.daekb.com/notice/?vid=13 따라서 이 퍼스트모바일의 직원 교육 과정이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글쓴이의 아이디가 바로 퍼스트모바일 사업을 하는 사업체 더피엔엘(thepnl)입니다.
작년 5월 말에 청년사업단 모집하는 광고 영상에서는 기독청년 기업인들을 키우기 위한 사업으로 소개한 것을 보면 뭔가 좀 이상과는 좀 동떨어진 무언가가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실은 이 전광훈의 핸드폰 사업은 아주 옛날로 거슬러올라갑니다. 2004년부터 청교도콜센터를 설립해 휴대폰을 팔아 그 판매 수수료를 모두 교회로 모아 들였습니다. 평화나무에서 2020년 이 사업체를 탐방해 보니 휴대폰, 선교카드, 보험 등을 파는 것 같았지만, 교인 대상으로만 영업한다는 말만 듣고 돌아와야 했습니다. http://www.daekb.com/notice/?vid=13
전광훈의 지난주 설교에서 발표한 사업에는 선교카드라는 이름의 신용카드도 있습니다. 휴대폰 관련 사업도 그렇지만 이 카드도 꽤 오래된 사업이더군요. 2017년에 뉴스앤조이 기사로 조명했습니다. https://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209407 ‘선교은행’이란 이름의 주식회사(은행 아님!)가 이걸 관리한다고 했는데 실상은 청교도영성훈련원이라는 전광훈 교단의 신학교(?)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하고, 5년간 1000여 명이 발급했으며 사용 액수의 0.1~0.2%가 청교도영성훈련원 기금으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선교카드의 수입 자체는 미미하지만 전광훈은 정말로 은퇴목사들 몇몇에게 연금을 주고 있었습니다.
평화나무의 청교도콜센터 탐방기에서는 전광훈 교회에서 다단계, 상조 등 다양한 사업들을 시도했었다고 하나, 결국 지금까지 어떻게라도 유지하고 있던 것이 핸드폰 사업과 선교카드인 것 같다고 합니다. 청년사업단은 이렇게 이 교회에서 시도한 사업들과 연계된 프로젝트인 것 같습니다.
4. 50년 안에 예수 재림 등 망언
전광훈은 지난주 설교에서 선교카드 1천 2백만 장이 만들어지면 미국의 골드만삭스 같은 사업가가 22조를 무이자로 50년간 빌려준다고 했다는데 그 다음에 그 문제의 발언이 나옵니다.
https://youtu.be/c5vM61mHAPk?t=2140
“50년 후에, 빌려서 갚아야 돼? 안 갚아도 돼. 재림하시거든. 주님이. 재림하는데 뭘 갚어? 주님이 재림하는데.”
기독교에서 예수 재림의 시기가 특정한 때라고 정하는 설교가 나오면 그게 바로 이단입니다. 재림의 때는 예수도 모르며 성부 하나님만이 아는 영역이라고 못박아 놓았습니다. 전광훈은 예전에 하나님만이 다룰 수 있는 생명책을 가지고 자기가 생명책에서 이름을 지우겠다고 한 적이 있는데 그럼에도 일시적인 실언이지 항구적인 가르침이 아니라면서 이단을 회피했지만, 재림 시기를 정하는 이단은 특히 개신교에서 워낙 많은 혼란과 피해를 유발했기 때문에 이것까지 그냥 넘어가기에는 문제가 심각합니다.
전광훈을 이단으로 지목해야 한다는 단체를 보도한 노컷뉴스는 지난 주일 설교는 다루지 않았습니다. 크리스천투데이야 전광훈 옹호 언론이니 보도할 리는 없고요. 뉴스앤조이는 전광훈 관련 보도는 항상 좀 늦게 나오는 편입니다. 오히려 세속 언론인 jtbc에서 이걸 보도했었죠. 시한부 종말론은 이단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122878&pDate=20230418 저도 저거 보고 알았습니다. 위의 너알아TV 영상은 아무리 전광훈이라도 저런 황당한 말을 정말 한 걸까 싶어서 직접 확인한 것입니다.
5. 슬그머니 사라진 세계기독청
전광훈은 이미 2019년에 이슬람의 메카, 천주교의 바티칸과 같은 개신교의 중심이 필요하다며 자신이 지을 세계기독청이 바로 그것이라고 선전을 하고 다녔습니다. 이 세계기독청을 지으면 세계 기독교인이 다 이곳에 모여서 행사를 할 것이고, 외국의 영향력 있는 인사들도 와서 엄청난 경제적 효과가 생길 것이며 차마 북한이 범할 수 없는 안전지대가 생겨나므로 통일도 앞당겨질 거라며…. 아 머리에 스팀 올라오네요. 이만 줄이겠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전광훈의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https://www.nocutnews.co.kr/news/5257485
https://www.youtube.com/watch?v=sd5D8c3QzMM
그래서 세계기독청을 짓기 위한 헌금을 받고, 2021년에는 세계기독청 조형물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 영상 스크린샷은 다음 베리타스 기사에 나와 있습니다. https://veritas.kr/news/35358 그런데 이 기사에서 포함한 세계기독청 영상이 어느새 비공개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세계기독청 홈페이지 https://twctwc.org 는 마치 홈페이지 주소 사냥꾼에게 팔려간 듯한 화면이 나올 뿐입니다. 2023년 3월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신발을 던진 정창욱이 전광훈을 저격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여기에서 세계기독청 성금이 어디로 갔냐고 지목한 적이 있습니다. https://www.logosian.com/news/articleView.html?idxno=5537 그 외에는 세계기독청은 화제에서 슬그머니 사라졌습니다. 너알아TV에서 올리는 전광훈 관련 동영상 설명에는 관련 사이트들이 덕지덕지 링크가 붙어 있는데, 아직도 깨진 세계기독청 홈페이지 링크가 꾸준히 올라오긴 합니다.
아무 근거 없는 추측이지만, 저는 이 세계기독청 건립 헌금이 전광훈의 다른 정치활동이나 사업자금(알뜰폰이나 쇼핑몰 같은), 은퇴목사 연금 등으로 유용된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6. 전광훈을 떠난 사람들
전광훈은 그동안 기독교 극우 활동을 하면서 많은 동조자들을 얻었지만 그들 중 또 많은 수가 떠나갔습니다. 전광훈의 코로나19 유행 기여를 부정한 경기도의사회 이동욱 회장, 교회를 비판하는 글에 블라인드 조치를 요청하거나 글쓴이에게 소송 협박을 하는 한국인터넷선교네트워크 대표로 전광훈의 광화문 집회에 동참한 안희환 예수비전성결교회 목사, 전광훈의 정당 국민혁명당의 제20대 대선후보였으나 탈당한 김경재 자유총연맹 회장 등.
이번에 전광훈과 갈라선 사람은 이희천과 김국성(가명)입니다. 이희천은 국가정보대학원 정신교육 담당 교수로, 주민자치법이 북한식 인민위원회를 한국에 만들려는 공산화 시도라면서 주민자치위원회에 대항하는 자유마을 운동을 주장했습니다. 전광훈은 이를 받아들여 이희천을 자유마을 총재로 세우고 전국에 파라솔 부스를 설치해 사람들에게 자유마을에 가입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김국성은 북한 정찰총국의 대좌로 BBC와도 인터뷰를 했는데, 전광훈과 손을 잡고 5.18에 북한 간첩이 개입했다거나 북한 정보당국은 전광훈이 없어지면 남한을 공산화할 준비를 다 마쳤다는 등 전광훈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언(?)을 해주고 있었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에서도 북한 직파간첩이 개입했다는 발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https://www.logosian.com/news/articleView.html?idxno=5431
그러나 전광훈은 갑자기 2월 26일 예배에서 이희천과 김국성이 비행기 이등석 업그레이드해주지 않았다고 자기를 떠났다면서 비난했습니다. 이희천과 김국성은 3월 23일 광진중앙교회에서 강연을 했는데 여기는 예전에 전광훈을 초청해서 성령집회를 했었으나 이날에는 전광훈 측 기자를 이단이라며 출입을 막았습니다. 전광훈 옹호 언론인 뉴스와논단에서는 김국성이 전광훈을 떠나자 김국성의 북한 증언은 신빙성이 없다는 기사를 냈습니다. http://www.lawtimes.net/4524
이렇게 전광훈이 계속 허탕을 치면서도, 전광훈의 정치와 사업 활동이 계속될 수 있는 이유는 그 정치와 사회 활동이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경제 공동체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이런 모델은 예전 그 악명높은 박태선의 신앙촌을 연상하게 하지만, 전 한국을 사랑제일교회화하겠다는 야심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신앙촌처럼 폐쇄적인 공동체가 되어서 몰락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사랑제일교회가 지금까지 유지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그 정치활동 때문에 계속 사람들이 들어오고 나가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나쁘게 말하자면, 사기를 당한 피해자는 떠나지만, 계속 새로운 피해자가 들어오고 있는 구조입니다. 사랑제일교회는 한 사람을 오래도록 착취하는 구조가 아니라, 적당히 착취하다 이동욱처럼, 안희환처럼, 이희천처럼 질려서 나가도 좋으니 계속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오는 구조입니다. 북한이 존재하는 한, 사랑제일교회의 기독교 극우에 매력을 느낄 사람은 끊임없이 생겨날 거니까요. 시한부 종말론을 운운하는 전광훈은 이단이 되어야 마땅합니다만, 전광훈 추종자들은 의외로 신앙의 뿌리가 깊지 않은 사람들도 많아서 전광훈이 이단이건 아니건 극우니 옳다고 믿고 따를 겁니다. 그러다가 스스로 전광훈의 착취에 지치면 떠날 뿐이죠.
전광훈을 진정으로 물리치는 방법은, 그의 특징, 곧 지속 불가능한 원대한 계획을 계속 내놓는 기독교 극우의 아이돌 엔터테인먼트 회사 같은 구조를 깨는 데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전광훈을 아이돌이라고 한 적이 있지만, 오늘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그는 아이돌이 아니고 엔터테인먼트 회장입니다. 그는 세계기독청, 자유통일당, 퍼스트모바일, 자유마을 등 기독교 극우가 추종하기 좋은 정당, 단체, 사업 등을 아이돌로 끊임없이 내놓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한 아이돌에 질릴 때가 되면 연예기획사에서는 새 아이돌을 내놓듯, 그는 극우 아이돌 엔터테인먼트로 명성을 얻고, 그 명성으로 또 다른 아이돌을 출시하면서 기독교 극우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개신교는 정교분리의 원칙을 견지하며, 종교인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조용기, 장경동 등 영향력 큰 몇몇 목사들이 전광훈을 자신들의 아바타로 삼아 정치를 참여하게 했음에도 기독교 정당이 총선마다 번번이 실패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기독교도들조차 기독정당의 존재 이유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독교가 정치에 참여할 방법을 논의하는 것 자체를 금기로 여겼기 때문에 기독교도들은 기독교 정신을 어떻게 정치에서 구현해야 할지 거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전광훈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기독교도들은 많아도 전광훈 추종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고, 왜 정교분리가 옳고 전광훈식 정치 참여는 잘못된 것인지 설명하지 못합니다. 그 결과 기독교 우파 중 일부분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정당화해주는 전광훈의 매력에 늪처럼 빠져드는 것을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정교분리의 원칙이 옳은 이유를 설명해야 하고, 기독교인으로서 정치에 참여하는 방법, 시민사회에 참여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기독교는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지역 교회의 이름으로만 할 뿐 개인의 자격으로 타종교인, 무종교인과 협력해서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정치는 타종교인, 무종교인과 협력해서 해야 하는 일입니다. 전광훈조차도 이걸 압니다. 그래서 WCC를 극렬 반대한다면서 할렐루 아미타불을 외칩니다.
극우 엔터테인먼트에 기독교도가 참여하는 일을 막으려면, 정교분리만 앵무새처럼 외우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도가 교회가 아닌 기독교 시민의 이름으로 정치하는 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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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오늘 글 쓰면서 느낀 건데 저기는 계속 어떻게든 돈을 끌어오지 않으면 유지되지 못하는, 일본 경제 용어에 나오는 '자전거 조업' 같지만 뭔가 더 안 좋은 무언가 같습니다. 물론 그건 전광훈이 계속 허황된 꿈을 팬들에게 불어넣어주고 있는 데 기인하고요.
제 친구 기독교도의 고모가 장위동에 사는데 그 분도 전광훈을 매우 싫어한다고 하더군요.
기독교도가 교회가 아닌 기독교 시민의 이름으로 정치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고민과 결론에 동의합니다.
교회가 가르친다라고 말하면 뭔가 주입식 교육 같은 것이 연상되는데, 가능한 그 방식과는 다른 교인들이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시도하고 실패해서 다시 도전하는 새로운 생활 양식으로 살아가는 문화로 퍼지는 방향이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상적으로는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겠네요.
(수정됨) 전광훈과 결탁한 대형교회 목사를 찾아보니 장경동 외에도 최홍준, 김진홍, 정필도 등을 꼽는데 전부 서울 밖에 있는 교회의 목사들입니다. 김진홍은 꽤 오래 서울에서 목회를 했지만요. 제가 놓친 게 있을 수도 있지만, 혹시 온누리교회 애국장로회나 여의도순복음교회 구국선교회 등 서울 대형교회 내부에서 전광훈을 지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들이 큰목사님들의 뜻을 비밀리에 실행하기 위한 곳일까요?
(수정됨) 하나 하나 보면 코미디인데… 저렇게 많은 일들을 동시 다발적으로 하고 있는 그의 추진력과 배경 그리고 세력을 생각하면 솔직히 무섭습니다.
그와는 다른 의미로 간첩으로 체제전복의 가능성을 허황되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가 저런 사이비의 존재입니다.
자유롭게 활동 가능한 수천~수만 명의 광신적인 신도를 가지고도 체체 전복은커녕 국회의원 하나를 못 만드는데... 제한된 자금과 활동영역을 가진 간첩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서의 체제 전복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말씀하신 점 때문에 저런 사이비가 존속할 수 있습니다. 본인들은 그 제한된 자금과 활동영역을 가진 간첩들이 민주당계 국회의원 180석, 진보 교육감 5석 등을 만들어냈다고 믿으며, 그렇기 때문에 자신들은 더 큰 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전광훈의 저런 허황된 프로젝트들도 그들에겐 현실적인 꿈이 되는 거죠.
쭉 보니까, 딱 다단계 폰지사기 사기꾼들이 하는짓이랑 거의 똑같네요.
돈의 규모 부풀리기, 권력층과 친한척하기, 정부와 뭔가 같이하는 척 하기, 외국 기업과 연관성 있는 척 하기 등등... 이런식으로 확인하기 힘든 사실들을 마치 진짜인양 떠벌리면서 사람들을 현혹하죠.
저런걸 막으려면 이 글처럼 저런 언행들을 자꾸 공론화하고, 여론을 조성해서, 저 이야기들이 거짓임을 넘어, 소송 등에 휘말리게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골드만삭스가 저 22조 발언을 문제삼아 소송을 걸어주면 돼요.
위의 유목민님도 비슷한 지적을 하셨는데 전광훈 추종자들 대다수는 다단계 회원이라기보다는 아이돌 팬에 더 가깝다는 생각은 여전합니다. 회원을 많이 끌어와서 자신이 뭔가 이득을 보는 게 아니라 그냥 전광훈과 그의 프로젝트들에 많은 사람이 입덕하기를 바라는 모습 같아요. 많은 기독교 사이비들이 신도들에게 공허한 자긍심을 불어넣어주어 심리적인 결핍을 메워준다는데 전광훈도 이와 유사합니다. 보통의 사이비는 구원이나 교회에서의 중직을 약속하지만, 전광훈은 신정국가 성취, 애국심과 정치적 효용감을 준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고요.
그러나 전광훈의 사업모델은 말씀하신 대로 다단계나 폰지사기 사기꾼들이 자기 사업을 뭔가 대단한 척 포장하는 것과 유사한 느낌을 줍니다. 실제로 전광훈 추종자 중에서는 전광훈이 언급하는 국내외 유명인사들이 전광훈한테 사기로 고소하지 않으니까 전광훈의 말이 사실이라면서 광고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래서 전광훈의 과장된 발언들을 끊임없이 지적하고 널리 알리는 것이 필요한데, 대부분의 전광훈 관련 보도는 그 점에 별반 관심이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위의 골드만삭스처럼 전광훈의 선동에 이용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별 관심이 없어 보이고요. 오히려 전광훈의 선동에 손발을 맞춰준 위 세계기독청 동영상에 출현한 정치인 같은 사람들이 자신들도 법정분쟁에 휘말릴 것을 꺼려 전광훈을 고소에서 보호해주지 않을까 우려됩니다.